주롱 스튜디오(Zhurong Studio)가 개발하고 넷이즈 게임즈(NetEase Games)가 서비스하는 무협 MMORPG '역수한(영어명: Sword of Justice)'이 2025년 11월 7일 정식 출시됐습니다. 2018년 중국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억 명을 기록하며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상위권을 지켜온 타이틀이죠.

역수한에서 주목해봐야 할 점은 바로 자체 AI 모델의 도입입니다. 딥시크 및 넷이즈 독점 AI 시스템을 활용한 NPC 시뮬레이션을 통해 살아 숨 쉬는 세계를 구현했습니다. 또한 모바일 MMO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페이투윈(Pay to Win)' 구조를 철저히 배제하고 시즌제 운영을 도입했다는 점 역시 이 게임만의 차별화 전략입니다.




시즌제 = 페이투윈?


우선 역수한의 가장 큰 특징은 전투력 향상과 관련된 과금 요소가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게임 내 과금 요소는 외형 관련 아이템으로만 한정되며, 캐릭터의 스펙에는 일체 영향을 미치지 않죠. 개발사는 과거 인벤과의 인터뷰를 통해 '페이투윈(Pay to Win)'이 아닌 '페이투쿨(Pay to Cool)'을 지향한다고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시즌제 게임인 만큼 시즌 업데이트마다 모든 유저의 랭크가 초기화됩니다. 성장에 필요한 재료는 오직 월드 콘텐츠를 통해서만 획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 모두 동등한 위치에서 출발할 수 있죠. 또한 매 시즌 새로운 테마의 콘텐츠가 제공되어 플레이어는 매 시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에 집중한 무협 MMORPG


역수한의 강점은 방대하고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 텔링에 있습니다. 동명의 중국 무협 소설 '역수한'의 이야기를 재해석한 스토리는 12세기 중국 북송 말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제국의 쇠퇴와 함께 강호 세력, 왕조, 외적, 마교가 얽히며 발생하는 대규모 음모가 중심 스토리로 전개되며, 플레이어는 혼돈의 중심에서 한 명의 협객이 되어 정의와 혼돈 사이에서 선택을 내려야 하죠.

이 '선택'이라는 점이 역수한이 다른 MMORPG게임과 가장 차별화되는 파트 중 하나라고 느껴졌습니다. 메인 스토리는 물론이고, 서브 퀘스트, 히든 퀘스트 등 역수한의 이야기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모두 다른 결과를 불러옵니다. 당연하게도 전개되는 상황에 맞는 대사, 애니메이션 컷신 등도 별도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 대부분의 퀘스트에서 복수의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죠

▲ 플레이어의 활동 여부에 따라 일부 선택지가 개방되기도 합니다

플레이어가 이 방대한 스토리를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타임라인 시스템도 마련돼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스토리 분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해당 상황에서 다른 유저들은 주로 어떤 선택을 했는지도 바로 확인이 가능하죠. 또한 NPC와의 대화, 서브 퀘스트와 같은 오픈월드 탐험 요소를 진행함에 따라 새로운 선택지가 개방되기도 합니다.

여기에 역수한의 핵심 기술력인 생성형 AI를 활용한 NPC 시뮬레이션 시스템이 더해집니다. 기존 MMORPG의 NPC가 정해진 스크립트만을 출력하는 것과 달리, 역수한의 NPC는 플레이어와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하죠. 플레이어의 선택은 단순한 대화 분기가 아닌 게임 세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한 지금까지 체험해 본 구간은 메인 스토리, 서브 퀘스트 할 것 없이 전부 수준 높은 중국어 더빙이 적용되어 있어서 보다 몰입감 넘치는 체험이 가능했습니다.

▲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를 연상시키는 통계와 타임라인 기능


장르의 기본에도 충실하게


현재 게임에는 6개의 주요 유파(직업)가 존재합니다. 도검으로 적을 제압하는 딜러 '쇄몽', 권갑으로 무장한 탱커 '철의', 장창을 휘두르며 전장을 누비는 탱커 '혈하', 금검을 다루는 원거리 딜러 '신상', 비단 리본으로 아군을 치유하는 유일한 힐러 '소문', 혼등으로 영물을 소환하는 '구령'입니다.

▲ 도검을 사용하는 '쇄몽'유파

▲ 서포터 역할의 '소문'유파

▲ 금검을 다루는 원거리 딜러 '신상'

▲ 그리고 '구령' 유파까지

각 직업은 고유한 무기와 전투 스타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검을 사용하는 암살자형 유파인 '쇄몽'은 기동력과 공격력이 가장 높은 만큼 스타일리시한 전투를 펼칠 수 있습니다. 빠른 이동기와 연속 타격 위주의 기술들로 무장해 보기만 해도 시원시원한 플레이가 특징이죠.

또한 권갑을 사용하는 '철의'는 강력한 제어 기술과 높은 방어력으로 메인 탱커 역할을 수행하며, 비단띠를 사용하는 '소문'은 치유 및 부활 기술과 다양한 버프를 제공해 파티에서 필수적인 존재로 평가받습니다. 이처럼 각 클래스는 컨셉과 역할이 명확하게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MMORPG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역할 수행'에서 오는 만족감 역시 잘 챙겼습니다.

▲ 스타일리시한 전투가 특징인 '쇄몽'유파

▲ 지형을 이용한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 속성을 조합해 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의 전투도 가능!


살아 숨쉬는 오픈월드


역수한의 오픈월드는 설산, 죽림, 대초원 등 다채로운 지형으로 구성되며, AI 시스템을 통해 NPC를 시뮬레이션해 살아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찬 세계를 구현합니다. NPC가 단순히 배경을 채우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라고 느끼게 해 주죠. 플레이어가 NPC에게 도움을 줬다면 친절하게 반응하고, 만약 적대시했다면 대화 진행이 불가하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NPC와의 상호작용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농사, 요리, 건축, 서예, 음악, 바둑 등 100가지 이상의 방대한 생활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으며, 이 활동들은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죠. 이런 구성 덕분에 더 이상 할 게 없는 이른바 '토끼공주'가 될 걱정도 없습니다. 고개를 약간만 돌려도 새로운 콘텐츠가 기다리고 있고, 여기에 시즌제라는 게임의 특징까지 더해져 한시도 지루할 틈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죠.

특유의 '탐지' 기능을 활용한 숨겨진 요소 탐색도 역수한 오픈월드의 백미입니다. 새로운 이벤트가 발생하는 NPC부터, 강력한 몬스터, 숨겨진 보물 등이 존재하며, 수수께끼를 풀거나 퍼즐형 탐험 콘텐츠, 횡 스크롤 미니게임 등을 통해 숨겨진 보상을 발견할 수 있죠. 동굴에서 비급을 발견하거나, 절벽 아래에서 보검을 발견하는 등 무협소설이나 영화에서 볼 법한 클리셰를 게임 내에서 실제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수집 요소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세계를 탐험하고 발견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장치로 기능합니다.

▲ 이른바 '무협 센스'를 사용한 수집 콘텐츠부터

▲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까지

▲ 횡스크롤 방식의 미니게임도 존재합니다

이동 시스템 또한 무협의 낭만이 가득합니다. 말을 타고 강산을 누비는 것은 물론이고, 심도 있는 경공 시스템을 통해 강호를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습니다. 경공만을 위한 별도의 스킬 트리가 존재하며, 공중에서 어떤 조작을 하느냐에 따라 모션도 변화하게 되죠. 수상보행이나 등반은 물론이고, 검과 몸이 하나가 되어 순식간에 돌진하는 '승영검'을 통해 보다 역동적인 경공도 가능합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무협인의 정체성 그 자체인 만큼, 역수한은 이를 게임 메커닉으로 완벽히 구현해 냈습니다.

▲ 무협의 꽃은 당연히 경공 아니겠습니까?

▲ 아무것도 안하고 경공만 해도 재밌다!


MMORPG의 새로운 기준점 제시할까?


역수한은 AI 기반 NPC 시스템, 페이투윈 배제, 진정한 의미의 오픈월드 자유도 등 MMORPG 장르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오랜 기간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게임인 만큼 외관에서 연식이 느껴지긴 하지만, 게임 내 시스템만 살펴보면 현시점에서 봐도 혁신적인 기술과 파격적인 시스템이 도입된 차세대 게임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게임과 AI의 만남이 국내 게이머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게 다가오는 건 사실입니다. 게임 개발자 입장에서는 덕분에 개발 리소스가 줄어든다거나 하는 등 AI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AI의 적극적인 도입 이후 실상 유저들이 접하는 파트는 부자연스러운 이미지나 저작권 침해 문제 등의 잡음이 대부분이었으니 말이죠.

하지만 역수한은 AI를 단순한 비용 절감 도구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세계' 구현을 위한 핵심 투자로 접근했음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무협 세계관의 수용도, 시즌제 운영의 지속 가능성 등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지만, 생성형 AI를 게임의 본질적 가치 향상에 활용한 역수한의 접근법이 MMORPG 장르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음은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