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레드포스 오지환 대표가 텐센트의 초청으로 중국 베이징 텐센트 사무소를 방문했다. 베이징에서 열릴 왕자영요 e스포츠 결승전을 직접 보기 위해서다. 오 대표는 "솔직히 사비로라도 한번 와보고 싶은 무대였다"며, "중국 내에서 왕자영요(HOK) 종목의 인기는 드러나는 데이터가 아니더라도 굉장히 영향력이 크다고 해서 꼭 보고 싶었다"고 방중 이유를 밝혔다.

▲ 농심 레드포스 오지환 대표

농심 레드포스는 2024년 6월 21일 HOK의 글로벌 버전인 아너 오브 킹즈 팀을 창단했다. 이후 EWC 2024 라스트 찬스 퀄리파이어에 참가했으며, 2024 한중일 e스포츠 대회에서는 팀 전원이 국가대표팀으로 선정되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오 대표는 다른 팀들이 HOK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가질 때 팀을 구성한 배경에 대해, 최근 e스포츠단들이 LoL 프랜차이즈 단일 구성에서 벗어나 종목 확장에 관심을 보인 흐름이 3~4년 전부터 있었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먼저, 그는 모기업 농심의 글로벌 홍보 효과 등을 고려해 신규 종목 선정에 세 가지 명확한 기준이 있었다고 말했다.

첫째는 단순히 특정 국가가 아닌 '글로벌 대회로 이어질 수 있는 확장 가능성', 둘째는 '성과를 거둘 만한 환경'이었다. 오 대표는 "텐센트에서도 HOK e스포츠를 개편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지점"이었기에 정성스럽게 지원 서류를 준비해 제출했다고 밝혔다. 셋째는 성과를 냈을 때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이 있는지였으며, HOK는 상금이 높고 e스포츠 수익 배분 모델 등이 잘 준비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오 대표는 모기업 농심과는 종목 운영에서 자율성을 많이 보장되는 편이라고 운영 구조를 설명했다. HOK 팀은 전년도에 시범적으로 운영을 시작했으나, 올해는 주요 종목으로서 승인받았다고 덧붙였다.

현실적으로 HOK 선수단 구성 과정에 대한 어려움도 전했다. 오 대표는 "결과적으로 좋은 선수들을 구성하고 있지만, 과정 자체를 보면 어려움이 있었고 지금도 그 어려움은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한국 내 모바일 e스포츠의 위상이 아직 높지 않아 진지하게 준비하는 유저 풀이 적은 점, 그리고 한국 모바일 MOBA 리그가 축소되며 선수 대부분이 은퇴하거나 군입대 등 다른 선택을 한 상황을 꼽았다.

그는 "지금 팀은 어떻게 보면 그런 모바일 MOBA 종목의 어떤 거의 마지막 후손들을 이렇게 잘 모아서" 훈련과 지원을 통해 효율적으로 팀을 만들어 왔다며, 기존 업계 관계자들이 "모바일 MOBA 종목의 한국에서의 성장을 위해서 되게 물심양면 간접적으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저희가 지금 어떻게 보면 이 모바일 MOBA 종목에서는 거의 지금 유일한 팀이자 아마 국가대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그런 팀"이라며 "한국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이 쏟아주셨던 그런 정성과 그런 부분들을 잘 유지하고 국위선양까지 이어지게끔 하는 게 저희한테 되게 큰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세계 e스포츠 시장을 크게 세 개 권역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첫째는 한국과 중국 중심의 '전략성 PC 게임' 지역이다. 그는 "한국이나 중국은 굉장히 사고 중심의 그런 게임을 하는 걸 되게 좋아한다"며, 깊이 있게 파고드는 종목에 강하다고 진단했다.

둘째는 유럽과 북미 지역으로, 이들은 '피지컬 느낌', 즉 슈팅 게임이 주류를 이룬다고 말했다.

셋째는 남미, 동남아, 인도, 중동(MENA)을 포함하는 '남반구의 모바일' 지역이다. 이 지역들은 초고속 인터넷이나 PC 환경 구축이 늦었기 때문에 모바일 e스포츠가 발달했고, 그 결과 모바일 e스포츠 선수와 e스포츠에 대한 존중이 훨씬 높다고 평가했다.

오 대표는 "가장 큰 잠재 시장은 대부분 다 이제 남반구 국가들에 많이 있다"며, "LoL이 한국에서는 정말 위대한 e스포츠지만 사실 남반구 국가로 갔을 때는 사실 힘을 못 쓰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반면 펍지 모바일이나 HOK는 이 지역에서 훨씬 더 파급력 있는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농심은 'e스포츠 3분지계'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동북아 중심의 PC 게임 환경, 북미·유럽 중심의 환경, 그리고 남반구 중심의 모바일 환경(HOK 등)으로 각각을 공략하고 있다는 것이다.

HOK 대회 구조와 관련해서는 현재 중국 메인 리그 'KPL'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대회 'KIC'로 나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2년 전까지는 KPL에 해외 지역 슬롯이 있었으나, 중국 팀과의 격차가 너무 커 "거의 제가 알기로는 한 세트도 이긴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텐센트가 리그를 분리했으며, 현재는 중국 코치 파견, 부트캠프 제공 등을 통해 글로벌 팀들의 레벨을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작업을 통해서 아마 한 2년 내로 다시 리그가 통합되는 걸 목표로 한다고 한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중국 e스포츠 시스템에서 배울 점에 대해 "경기장부터 시작해가지고 사실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좀 미안한 말이지만 비교가 안 되기 시작한 지 좀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한국 e스포츠가 사실 산업적으로 최고 규모를 유지하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고 보며, 내수 시장의 크기나 자본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 대표가 강조한 한국의 잠재력은 '인재'였다. 그는 "e스포츠에서 브라질 같은 곳이 되어야 한다"며, "롤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종목에서 인재가 샘솟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한국에서도 아마추어-세미프로-프로를 잇는 리그가 EWC 종목 등에 맞춰 훨씬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선수 교육 시장, 지도자 시장, 인재 공급 에이전시 사업, 육성형 e스포츠 팀 등이 충분히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양한 종목에서 멋진 선수들을 길러내고 이런 선수들을 세계로 공급하는 그런 시장으로 변해가는 것을" 협회, 정부 기관, 팀들이 함께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KPL의 에코 시스템 중 일부

농심 레드포스의 향후 목표에 대해 오 대표는 "롤 중심의 구단에서 어떻게 보면은 다양한 이제 멀티 e스포츠 팀 프랜차이즈로 이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100개나 되는 PC방 프랜차이즈를 만들어서 이거는 저희만이 가지고 있는 정말 최고의 강점"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아마 LCK 팀 중에서 합리적인 예산 안에서 가장 좀 적자 폭이 적은 구단으로 알고 있다"라고 사업적 안정성을 강조했다.

오 대표는 '사업적 안정성(지속 가능성)'과 '글로벌한 노출도를 높이는 것'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올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HOK 종목에 대해서는 "지금 그래도 이 소위 말해서 중국 다음 지역이라 말레이시아 지역에 굉장히 근접해 가는 걸로 알고 있다"며, "비중국 대회에서 한 우승 한번 해보면 어떨까"라고 목표를 밝혔다. 최근 인비테이셔널 대회 준우승에 이어 2026년에는 HOK 선수들에게 합숙 및 식사 지원을 늘리는 등 더 중요한 타이틀로 역할 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