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전 공개된 트레일러로 확인된 풍경만 해도, '연운'이 지향하는 크기는 가늠이 안 될 만큼 크고 깊습니다. 게다가, 기본 무료로 제공되는 비즈니스 모델 또한 눈에 띕니다. 최근 출시된 넷이즈의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연운' 또한 거의 모든 구매 요소가 캐릭터를 치장하는 것에 집중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방침입니다.

내가 꿈꾸던 대로! 모든 삶이 가능한 '무협의 세계'
'연운'이 지향하는 바는 출시 전부터 매우 뚜렷했습니다. 중국 오대십국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광활한 월드에서, 플레이어는 한 사람의 무림인이 되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나가는 것입니다. 물론, 주인공의 출생이나, 시대의 흐름(?)에 따른 메인 스토리 퀘스트가 존재하긴 하지만, 게임에는 더 많은 즐길 거리가 있고, 또 파고들 부분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웹툰 형태로 많은 소비가 이뤄지고 있는 '무협 장르', 그 속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굉장히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게 됩니다. 검술의 경지에 이르고자 매일같이 수련을 하는 사람, 속세를 등지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을 하는 사람, 자신의 모습을 숨긴 채 임무 완수를 위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살수들, 심지어 마을 객잔에서 협객들에게 만두와 술을 내어주는 점소이까지도 그 세계관을 완성하는 일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운'은 바로 무협 팬들이 바라온 이러한 '세상'을 만드는 데 집중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그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일 뿐이죠. 어떤 문파에 가입하고, 어떤 활동으로 강호에서 명성을 쌓고 싶든, 아니면 반대로 세상 잘 알려지지 않은 재야의 무인으로서 자신의 길을 걸어가든, 그것은 온전히 플레이어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은 종종 '아무것도 못한다'와 종이 한 장 차이일 때가 있습니다. 게이머들이 종종 오픈월드 게임을 플레이할 때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죠. 게임이 그저 플레이어를 세상에 던져놓을 뿐이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것이죠.
처음 '연운'을 시작했을 때도 이러한 느낌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특히, 메인스토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필드에 서성이는 거대한 보스를 마주할 때 그렇습니다. 혹시 얘가 '엘든 링'에 나오는 트리 가드같은 녀석인가? 하고 무작정 잡아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것이 바로 '무엇이든 가능한 세계'니까요.


하지만, 메인스토리를 일정 수준 이상 진행하게 되면, 플레이어가 이 세상에서 무슨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여러 사이드 퀘스트를 만나게 됩니다. 꿀을 따려는 곰의 자세를 보고 무공을 훔쳐 배울수도 있고, 주화입마에 빠진 NPC를 구하기 위해 의술을 사용해볼 수도 있습니다. NPC의 혈을 짚어 마비를 시킬수도 있고, 반대로 마비를 풀 수도 있죠.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연운'에서는 플레이어가 생각보다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정 행동이 자신의 마음에 든다면, 그것을 더욱 깊이있게 배우기 위한 퀘스트를 스스로 찾아가게 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죠. 남들보다 의술을 단련해서 강호에서 이름난 의원이 되고 싶다면? 의술 관련 퀘스트를 진행해 관련 문파에 입문하는 식입니다.
이처럼, '연운'의 플레이 호흡은 전체적으로 꽤 길고, 느긋한 편입니다. 무림인이 된 플레이어 케릭터에 빙의해 꿈에 그리던 무협지 속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몇 안되는 게임이기도 하고요.

강호에서 패션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연운'을 아직 플레이하지 않은 게이머들을 위해 언급하자면, 기본적인 게임플레이 감각 자체는 요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서브컬쳐 오픈월드 게임들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넓은 땅을 모험하며 다양한 사이드 퀘스트를 진행하고, 꽁꽁 숨어있는 보물상자를 열다 보면 지도에 표시된 % 표시가 점점 올라가는 형태죠. 그렇게 한 지역이 100%가 될 때까지 탐험을 하며 내실을 채우고, 캐릭터를 육성시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는 플레이 패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특징을 지닌 대다수 게임들과 '연운'이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플레이어는 온전히 자신의 캐릭터 하나만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다 만난 적 있는, 멋진 언니오빠들을 천장을 칠 때까지 뽑을 필요는 일절 없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는 냉혹한 강호에서 자신을 뽐낼 수 있는 다양한 치장용 아이템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반기는 깊이 있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외에도, '연운'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치장용 아이템을 선보입니다. 모자와 의상은 기본에, 다양한 악세서리 슬롯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도 있습니다.
이 치장용품은 의상과 장신구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탈것, 무기, 심지어 가만히 서 있을 때 캐릭터의 자세까지도 모두 다양한 옵션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각 치장용품은 특정 퀘스트를 달성해야 하거나, 특정 문파 보상일 때도 있는 만큼, 게임에 제공하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진행할 동기를 자연스럽게 부여하고 있습니다.

다채로운 무기, 그리고 각 무기별 숙련의 깊이 또한 연운이 가진 핵심 강점입니다. 무기의 외형은 위에서 말한 스킨이 담당하지만, 그 속에는 더욱 깊이 있는 '무공'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같은 검이라도 무공에 따라 다른 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얼마나 고강하게 숙련하느냐에 따라 더 높은 효율을 보이는 옵션이 해금되기도 하죠.
이 무공과 관련한 육성 시스템은 처음 마주했을 때 '뭐가 이렇게 복잡해?!'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이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모든 무기와 장비에 통용될 수 있도록 장비 슬록 자체를 강화하는 시스템(첩음)이 있는 한 편, 특정 무공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돌파, 또 주력 무공과 연관된 패시브 능력을 부여하는 심법에 이르기까지. 강호에서 이름난 무예인이 되기 위해서는 신경써야 할 것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곧 어떤 삶도 가능한 '연운'의 세계관과도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원한다면 특정 무공만을 연마해 한 분야에서 이름을 떨칠 수도 있고, 최대한 많은 무공을 배우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뽐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각 문파가 가진 특징도 꽤나 인상적입니다. 연운에 존재하는 문파들은 저마다 특화된 무공을 가지고 있고, 문파원들은 여러 활동을 통해 특정 무공의 비급을 전수받을 수도 있습니다(때로는 훔쳐서 배워야 할 때도 있지만).
흥미로운 점은, 문파별로 저마다 규율을 가지고 있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규율 점수가 떨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해 두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자신이 가입한 문파의 규율에 벗어난 행동에 일종의 제약이 생깁니다. 이처럼 플레이어의 선택은 자유롭지만, 그 결과는 종종 생각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둘만 합니다.

패링? 못해도 괜찮아요

과거 몇 차례 진행된 테스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지만, '연운'의 전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패링' 시스템입니다. 적의 공격을 받아쳐 진기를 소모시키는 것은 이 게임의 핵심 요소이며, 진기를 모두 소모시킨 뒤 가하는 공격이 가장 높은 대미지를 줄 수 있어 전투에 필수불가결한 장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 소울라이크 게임을 접해본 우리 게이머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패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요. 그래서 '연운'은 초심자를 위해 자동으로 적의 공격에 맞춰 패링 버튼이 나타나게 하는 편의성 옵션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편의성 옵션에 더해, 난이도 또한 여러 단계로 나누어 플레이어의 실력에 따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인상적입니다. 전투보다는 다른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여러 편의성 옵션을 킨 채 게임을 플레이하면 되고, 더욱 매콤한 전투를 맛보고 싶다면 난이도를 높이고 패링 지원 옵션을 끈 채 플레이하면 됩니다.

체험을 하는 동안 경험에 따르면, 패링 지원 옵션을 끈 상태에서 연운의 전투는 생각보다 난도가 높았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한 사람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쪽 저쪽에서 화살이 마구 날아오는 사이에 다수의 적들을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죠. 패링 지원을 켜면 날아오는 화살도 모두 튕겨낼 수 있어 보다 쾌적한 게임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보스전의 경우는 패링 지원을 켜도 종종 도전적인 상황이 자주 연출되곤 했습니다. 바로 쳐내기를 할 수 없는 몇몇 공격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공격들은 제 시간에 회피를 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만큼, 몇 차례 시도하다보면 공략을 위한 전략적인 방법을 체득하게 됩니다.

스킵하면 후회할, 무협영화 뺨치는 컷신들

지난 11월 7일, 국내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현장에서는 '연운'의 실감 넘치는 모션을 위해 무술 감독 동웨이, 베이징무용학원 텐텐 교수 등과 긴밀한 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개발진의 노력들은 연운을 플레이하는 내내 컷신에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그리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게임의 초반, 주인공이 강호에 들어서는 여정을 그리는 프롤로그만 하더라도 상당히 몰입감 넘치는 컷신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선 나루에서 이모와 함께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주인공, 언제나 호시탐탐 강호에 나설 기회만 엿보던 그의 눈 앞에 나타난 실제 강호의 모습은 생각보다 더 잔혹했습니다.

다소 무협지의 클리셰와도 같은 전개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가 무협지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연운'은 과거 홍콩 무협 영화들이 세계를 호령하던 시기를 떠올릴 만큼 높은 완성도로 컷신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개인적으로는 초반에는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이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프롤로그를 마친 뒤 동료 기자들에게 곧장 "이거 대박이다"라고 말해야 했을 정도로요.
그렇기 때문에, '연운'을 처음 접하신다면 컷신만큼은 스킵 없이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무협 영화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진 플레이어라면 더더욱 말이죠. 분명 익숙한 카메라 각도와 액션, 괜스레 심금을 울리는 장면들이 앞으로의 여정에 몰입감을 더할 테니까요.

많이 나아진 현지화, "출시 이후에도 개선해나갈 계획"

다채로운 콘텐츠, 깊이 있는 육성 시스템, 무협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컷신으로 무장한 '연운'이지만, 과거 테스트부터 불안했던 점은 역시나 '현지화'였습니다. 중국 무협 용어를 한국어 그대로 번역하면,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캐릭터들이 갑자기 대화 도중 존댓말을 한다든지, 누가봐도 나보다 어린 캐릭터와 대화를 하는데 서로 어투가 달라지는가 하면, 일부 대사는 구글 번역기보다도 낮은 퀄리티를 보여 이해하기 어려웠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죠.
출시 직전 진행된 프리뷰를 기준으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과거 테스트 기간보다는 훨씬 나아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적어도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대부분의 대사들을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장족의 발전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발전할 여지는 많습니다. 개발진에 따르면 게임에 등장하는 NPC는 1만여 명이 넘고, 이들 모두와의 상호작용에 포함되는 대사를 하루아침에 모두 현지화하는 것은 힘든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넷이즈코리아 측에서 "출시 이후에도 꾸준히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힐 만큼, 현지화에 대해서는 좀 더 너른 마음을 가지고 기다려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동안 잘 나타나지 않았던 '무협' 게임 시장 속, 거대한 오픈월드와 자유도를 강점으로 내세운 '연운'은 무협 팬이라면 한 번쯤 즐겨볼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최근 치장용품 위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편한 넷이즈 게임인 만큼, 외형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무자본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습니다.
눈 뜨면 코 베어가는 고대 중국의 강호, 여러분이 꿈꾸던 협객은 어떤 모습인가요? 모르긴 몰라도, '연운'에서라면 그 꿈을 대부분은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