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게임을 이야기하면 국제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G-STAR)를 빼놓을 수 없니다. 부산은 매해 지스타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게임 친화 도시’로서 명맥을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매개체 역할을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하고 있습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노력은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현재는 부산 지역 중소 기업들에 AI 산업과의 접촉점을 넓혀주면서 AI 산업과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웹3 게임에 대한 법적 제약에 대해 인하고, e스포츠 산업에서의 부산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하는 중입니다.
부산이 이 많은 것들을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김태열 원장을 통해 직접 들어봤습니다.

게임 산업계에서는 원장님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올해 연임하신 거로 들었는데, 연임에 대한 소회와 함께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으로서 걸어오신 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으로 연임할 수 있었던 건 저희 내부 구성원들의 좋은 성과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성과를 앞으로 더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희 진흥원은 정보 산업, 그러니까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IT산업과 콘텐츠, 게임을 포함한 웹툰, 애니메이션, 출판, 음악까지 전체를 포괄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로 보면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 두 개 기관의 역할을 합친 형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최근에는 AI가 대세로 떠올랐고,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기에, 디지털 전환과 AI의 산업 적용에 중점을 두고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 정보산업진흥원의 역할이 IT, 콘텐츠 공급 기업 육성이었다면, 현재 주력하는 건 수요 기업과의 융합, 그리고 협업입니다. 지역 제조 기업과 서비스 기업에 AI 등을 적용하여 제품과 서비스의 고도화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공급자 육성 뿐만 아니라 게임, 콘텐츠 산업을 강화하고, 시민과 기업의 행복, 두 가지 측면 강에 주력하는 중입니다.
AI에 대해 이야기하신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AI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AI를 부산에 적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부산은 인구 규모는 크지만 산업적 측면에서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산업이 발달했습니다. 중소기업에게는 AI를 직접 육성하는 것보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중소기업에게 AI, 디지털 전환 등은 어려운 문제거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수요자들에게 필요한 AI가 무엇인지 진단하고, 해결하고, 컨설팅해주면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게임, 웹툰 같은 콘텐츠 산업에도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져 이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부산하면 지스타가 떠오를 정도로, 지스타는 부산의 핵심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의 공동 주관 기관으로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수행하는 핵심 역할은 무엇입니까?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스타의 공동주관사로서 지스타 행사가 잘 개최될 수 있도록 행사 운영 전반의 행정 지원과 유관기관 협력을 중심으로 지스타가 안정적으로 개최되고 글로벌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스타조직위원회와 부산시를 비롯한 여러 유관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지스타가 열리는 기간 동안 20만 명이 넘는 참관객이 방문합니다. 덕분에 안전 문제와 더불어, 홍보, 교통 등 다양한 부수적인 부분 신경 쓸 부분이 많습니다. 지스타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경찰, 소방, 구청 등에 협조를 구하고 협업하여 주최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부산 기업을 위해서 ‘부산공동관’을 통해 지역 중소 인디 개발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시, 투자유치, 퍼블리싱 등 실질적 지원을 제공하여 산업을 육성하는데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혹시 지스타 관련된 일을 꾸준하게 관여하면서 업무에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제가 게임 산업에 기여했다는 체감은 솔직히 많지 않습니다. 다만, 세계적인 게임 행사와 맞먹는 규모의 게임 전시를 부산에서 17년 동안 해왔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저는 사실 이전에는 IT분야에서만 종사해오면서 게임을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지스타를 경험하면서 게임이 문화라는 걸 현장에서 직접 느꼈습니다. 게임유저나 일반인들도 자발적으로 화려하게 행사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게임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문화다’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덕분에 게임에 대한 시각도 달라졌습니다.
올해 지스타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주목해야 할 주요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지스타 2025는 ‘Expand Your Horizons’라는 슬로건 아래, 게임산업의 확장성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글로벌 전시회로 준비했습니다. 주요 관전포인트로는 이번 지스타에서는 국내외 80개의 인디 개발팀이 참여하는 인디 게임 부스가 양적, 질적으로 확대됐고, 컨퍼런스 섭외도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게임들을 체험하시면서 밑바탕에 있는 기술들을 느끼시고, 세상의 변화를 읽고 체험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행사장에서 많은 경험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금번 지스타에 참가하는 부산 기업의 규모와 이들 기업의 주요 전시 콘텐츠에 대해 설명하여 주십시오.
“올해 지스타 2025에는 부산공동관을 중심으로 B2B 16개사, B2C 8개사로 총 24개사를 지원했습니다. B2B에는 에버스톤, 무기고 등이, B2C에는 마상소프트, 씨플레이 등이 나옵니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 공동관과 인디 쇼케이스 2.0에도 부산 개발사가 참여해 부산기업들의 무대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될 전망입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이번 전시가 단순한 참여에 그치지 않고, 투자유치 퍼블리싱 해외 진출 등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스타는 부산 기업들에게 너무나 중요한 도전의 장이자 성장의 출발점입니다.
지스타의 부산 개최가 지역 경제 및 게임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어느 정도입니까?
“지스타가 부산에서 열리기 시작한 이후,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게임 전시회를 넘어, 도시의 산업 구조와 경제 생태계 자체를 바꿔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2009년 이전과 비교하면 지역 게임산업 규모가 약 6배 성장하였고, 2023년 기준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약 3,000억 원, 일자리 창출은 약 3,0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스타가 부산 산업 성장의 중요한 축이 되어왔다는 뜻입니다. 다른 쪽에 파급 효과도 많지만, 저희는 부산 기업 자체가 더 성장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국내외 게임 기업들이 본사 이전이 아니라도 R&D 연구센터, 서비스센터 등 부산에 유치해서 부산을 '게임 빌리지'로 만드는 데 노력하고자 합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기에 더욱 노력하고 싶습니다.

최근 부산에서 웹3 게임 관련하여 컨퍼런스를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당 행사를 기획한 이유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떤 성과가 있었을까요?
“한 마디로 표현하면 ’웹 1.0은 읽기만 하고, 웹 2.0은 읽고, 쓰고, 웹 3.0은 읽고 쓰고 돈이 된다’라고 요약하고 싶습니다. 웹 3.0은 인터넷 사용자들의 소유권을 인정할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처럼 게임에서도 유저가 캐릭터를 가지고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에는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갑니다. 현실 세계에서도 노동을 투입해 생산물이 만들어지면 대가를 받습니다. 당연히 게임 세계에서도 돈과 시간을 투입하면 그것이 내 것이 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웹3의 개념은 '소유권 시대', '경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게임 세상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부산 웹3 게임 컨퍼런스는 AI이외 차세대 기술 흐름을 게임산업과 연결하기 위한 플랫폼 행사로 기획되었습니다. AI와 마찬가지로 웹3 역시 개발사에게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과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부산은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라는 제도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투기성 자산’이 아닌 ‘게임 본연의 재미’ 중심의 웹3 활용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최적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 리더와 국내 개발사가 함께 참여하여 실제 비즈니스 적용 사례를 공유하고, 실질적인 투자 협력 논의를 진행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생각합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으로서 웹3 게임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어떤 시각으로 평가하고 계실까요?
“웹3는 부산 게임산업의 경쟁력 확장을 위한 새로운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진흥원은 이를 모든 기업에 강요하기 보다는 기술 도입의 필요성이 있는 기업에게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방식을 지향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미’, 게임의 본질입니다. 기술은 게임성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뒷받침하는 수단이어야 합니다. 진흥원은 부산의 인프라를 활용한 Poc(실증) 기회, 기술 컨설팅, 글로벌 파트너 연계를 통해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실질적 경쟁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예정입니다.
웹3게임과 관련된 산업 활동이 해외에서는 활성화 되고 있고, 세상은 그런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국내 법의 제약이 많습니다. 법적인 제약으로 그런 부분을 신경 쓰지 못하고 있기에 저희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서 기술 발전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고, 새로운 전환이 생겼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최근 세르비아를 방문하셨다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방문의 계기와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를 통해 부산의 정보 및 게임 산업 분야에서 달성한 성과는 무엇입니까?
“현 세르비아 국회의장이자 전 국무총리가 2년전 한국에서 서울과 부산을 방문했다가, 저희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창조산업과 콘텐츠 산업에 관심이 많으셨고, 부산에서 저희 진흥원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어 대화를 이어 나갔습니다. 세르비아의 ‘Creates’라는 창조청(Creative agency)의 성격을 가진 곳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인큐베이팅 및 문화복합시설이 개관할때를 맞춰 저희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 IT 기업 행사, 게임 기업 5개사 등 총 10개 상단을 꾸려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기업들은 처음에는 세르비아 방문을 꺼렸습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세르비아는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 배울 부분도 많고 협력할 부분도 많았습니다. 세르비아는 자신들이 발칸에서 나름 종주국의 위치에 있으며 우리한테 와서 잘 되면 발칸 주변 국가도 진출하기 용이하고 협력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곳을 허브로 삼아 다른 주변 국가로 확장하려고 합니다. 저희는 현지에서 다양한 기관과 정부부처 관계자들을 만나서 상호 국가간의 정보를 공유하였고, 특히 세르비아 IT산업협회와 게임산업협회와 MOU를 맺고 단순 1회성 교류가 아닌 지속적 교류를 이어나갈 발판도 만들었습니다.
부산은 e스포츠의 중심지로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원장님이 취임하신 지난 2년간 부산 e스포츠 산업의 주요 성과와 변화를 설명하여 주십시오.
“다양한 국제 행사들이 많이 유치되었습니다. 부산 e스포츠 경기장 브레나를 포함해서 사직구장 같은 장소를 활용해 다양한 e스포츠 행사가 2년 동안 열렸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로드 투 MSI’와 ‘발로란트 킥오프’ 이벤트를 국내 최초로 유치했으며, 이러한 노력으로 부산진구가 한국 최초의 ‘청년친화도시’로 선정되는 데에도 기여했습니다. 또한 아마추어 및 생활 e스포츠 리그의 활성화, 청소년 진로프로그램 등 e스포츠를 문화와 산업 양 측면에서 확장해 왔습니다.

국제 e스포츠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온 부산의 입장에서, 내년도 글로벌 규모의 게임 및 e스포츠 관련 행사 유치 계획 또는 준비 중인 다른 이벤트가 있습니까?
“이번 정부는 부산을 e스포츠 중심의 허브 도시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공약인 e스포츠 재단 설립을 저희 부산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아레나 같은 대형 공연장이나 전용 공연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한류 아이돌 공연은 물론이고 해외 유명 팝스타의 공연도 하기가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부산에 e스포츠와 문화산업에 쓰일 대형 아레나를 만들어 e스포츠의 성지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게임의 역사를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는 게임 박물관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도 행사유치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는 밝힐 수는 없으나, 긍정적으로 얘기를 나누는 행사가 좀 있습니다. 잘 협의해서 내년에도 부산에서 멋진 이벤트가 개최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부산 뿐만 아니라 많은 지자체가 e스포츠 경기장을 설립하는 등 e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부산이 ‘e스포츠의 성지’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차별화 전략이 있을까요?
“완벽하게 다른 자치단체장님들의 정책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주요 시정 방향에 '게임 허브 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약이 있는 곳은 저희 부산 뿐일 겁니다. 박형준 부산 시장님도 부산을 게임 허브 도시로 만들기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런 일들은 정부 정책의 영향이 큽니다. 그래서 시 차원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IT, 디지털 경제에는 ‘선발자의 이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먼저 시작하는 사람에게 이점이 엄청나게 크다는 말입니다. 부산은 인디 게임 페스티벌을 제일 먼저 한다든지, 광안대첩이나, 지스타를 계속키워나가는 등 선발자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부산이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문화 발상지’ 역할을 해내기 위함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지스타를 방문한 국내외 게임 산업 관계자 및 게이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말씀하여 주십시오.
“게임은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젊은 세대가 우리 세대보다 더 규칙을 잘 지키는 걸 보면서 ‘이런 게 게임의영향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게임은 규칙 속에서 움직이니까요. 정해진 규칙에서 게임이 진행되는 것들이삶의 규칙을 배우는 윤리 생활의 시작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또한, 게이머든 게임 산업의 종사자이든, 수요자의 목소리를 듣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부산 지스타를 방문하는 분들께서 최신 기술을 느끼고, 다음 세대에 나올 것들이 무엇이 있을지 이야기하고 느끼는 자리가 되기를바랍니다. 문화 전환의 시발점으로서 게임과 부산이 역할을 해니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