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유명 희극인 찰리 채플린이 남긴 명언이다. 그리고 그의 명언은 이번에 출시된 블랙옵스7을 압축하여 표현한다. '콜오브듀티' 팬으로서 내적 친밀감을 가지고 플레이하면 착잡하고, 반대로 마음을 비우고 두 발짝 물러나 '친구와 함께하는 신작 코옵 게임' 정도로 생각하면 봐줄만하다.

※ 본 리뷰에는 '블랙옵스7' 캠페인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게임명: 콜오브듀티: 블랙옵스7
장르명: FPS
출시일: 2025.11.14.
리뷰판: 출시 버전
개발사: 레이븐 소프트웨어, 트레이아크
서비스: 액티비전 블리자드
플랫폼: PC, Playstation, Xbox
플레이: PC


캠페인'콜옵'아닌 '코옵'으로 생각해야


서문에서도 언급 했듯이 '코옵 게임'으로는 봐줄만 하다. '콜오브듀티'가 아니었거나, 부재를 환각과 관련된 것으로 지었다면 오히려 더 좋게 평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베테랑 슈터 게임으로서 가지고 있는 손맛, 기존 콜오브듀티에서는 볼 수 없는 '보스전', '다양한 기믹'과 '플랫포머' 스타일은 친구들과 즐기기에 괜찮게 디자인 되어있다.

또, 엔드게임이라는 '진화형 임무'를 통해 시리즈 최초로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이후에도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플레이 가능한 임무를 선보였다.

문제는 이 작품은 '콜오브듀티'이고 '블랙옵스2의 후속작'이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스토리'와 '연출'은 빈약하며 무게감이 없다.

먼저 '스토리'와 '연출'을 보면, 스토리는 블랙옵스6에 등장한 정신 환각제인 '크레이들' 설정을 이어받아 길드의 수장 '엠마 케이건'이 크레이들을 사용하여 '데이비드 메이슨'과 그의 팀, 그리고 세계를 위협한다는 내용이다.

'흑심을 품은 악역'과 '생화학 무기', 늘 콜오브듀티에서 먹던 맛이다. 낯설지가 않다. 문제는 그것을 풀어내는 연출이 가볍고 저렴하다. 잠시 블랙옵스1으로 돌아가서 플레이어가 생화학 무기, '노바6'를 두려워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자. '가스에 노출되자마자 온몸이 녹아내리는 동료들', '고통에 가득 찬 비명',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단숨에 '노바6'를 '최악의 무기'라 인식하고 경각심을 가지게 된다.

반면, 블랙옵스7의 크레이들은 '환각'으로 고통스럽게 하는데, 문제는 이 환각이 무섭고 두렵다기 보다는 무게감이 없어 몰입감을 해친다. '거대한 마체테'로 '메넨데즈'를 맞추고, 우즈를 집어삼킨 '거대 좀비 식물'과 혈투를 벌이며, 블랙옵스2의 배드 애스이자 든든한 '하퍼'가 갑자기 거대해져 사자후를 날린다.


▲ 메넨데즈 보스전, 거대한 마체테를 메넨데즈에게 날린다거나


▲ 우즈를 집어삼킨 거대 좀비 식물과 혈투를 벌인다거나


▲ 갑자기 거대해진 하퍼와 싸워야한다

이러한 연출이 캠페인 내내 지속 되다 보니 악역인 '엠마 케이건'과 그녀의 다음 계획에 집중된다기 보다는 '다음에는 어떤 연출로 실소를 선사할까' 궁금해 하는 마음으로 캠페인을 플레이 한 마음이 컸다.

또, 앞서 말했듯 코옵 기반으로 개발된 캠페인이다보니 솔로 플레이 시 동료 AI의 부재도 연출에서 크게 다가온다. 솔로 플레이 시 플레이어블 캐릭터 외에는 표시가 되지 않는데, 이 때문에 전장에서 동료와 함께 싸운다는 느낌을 크게 받지 못한다. 혼자 전투 하다가 컷신에서 갑자기 동료들이 나오니 몰입감도 떨어지고 괜스레 코옵 레벨 디자인이 야속하게만 느껴진다.

촉박한 개발 과정 때문이었을까. '추억 회상'을 가장한 '에셋 재활용'도 몰입감을 해치는 요소 중 하나였다. 팬심을 자극하는 구작에 대한 언급은 한 두번으로 충분하다. 유저들이 신작에서 보고 싶은건 '신작의 요소'이지 '구작의 무언가'가 아니다. 구작을 보고 싶으면 구작을 했지. 그런 의미에서 블랙옵스7 은 추억을 남발했다. 심지어 출시된지 이제 1년된 블랙옵스6 멀티플레이어 맵을 캠페인에 등장시키는건 '반가움'보다는 '무성의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점들이 맞물려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친구가 없으면 재미가 떨어지는 캠페인이 되고 말았다.

▲ 블랙옵스2 멀티플레이어 맵 '하이잭'과 같이 잠깐 등장한 오래된 구작 요소는 정겨웠지만

▲ 나온지 이제 1년된 블랙옵스6 멀티플레이어 맵을 그대로 재활용 한 것은 아쉬웠다.


멀티플레이어보장된 맛, 줄어든 설렘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콜오브듀티이지만 이 특유의 '시원시원한 교전'으로 못끊는 이들이 많다.

다음으로 멀티플레이어를 살펴보자. 게임을 구성하는데 있어 '수려한 비주얼', '몰입감을 주는 스킨'도 중요하지만 FPS 게임에서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결국 '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제 아무리 그래픽이 좋다고 해도, 제 아무리 현실적인 스킨이 있다고 해도, 시각적 반동이 심하거나 탄퍼짐이 심하다면 유저들은 더 이상 플레이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블랙옵스7은 '슈터 게임'으로선 합격점에 있다. 콜오브듀티의 재미인 '런앤건'은 여전하고, 시각적 반동도 적당하여 적을 트래킹하고 맞추는데 큰 문제가 없다. 복잡한 맵 구성 없이, 3레인 맵 위주의 편성으로 교전의 피로도를 줄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 원래라면 각이 안나오는 각도이지만 벽점프로 더 높이 튀어올라 적을 제압하는 모습

본작에 간만에 돌아온 '벽타기 및 점프'도 나름 교전에 반전을 선사한다. 땅에 발을 붙이고 싸우는 지상전(Boots on The Ground)'의 경우에는 수평적 교전이 주를 이루다 보니 변수를 주려면 우회를 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벽타기와 벽점프의 등장으로 과감한 접근이 가능해졌다. 벽점프로 적의 에임을 흔들어 반격을 가하거나, 확 치고 들어가 뜻밖의 변수를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다만, 전통적인 교전 방식을 더 선호하는 이들이거나, 하이퍼 FPS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다.




▲ '그레이브메이커', 'D.A.W.G', '라이노', '스웜' 등 근미래전 장비로 적을 쓸어담는 재미는 있다.

근미래전의 강점을 살린 '특수 능력'과 '스코어스트릭'도 게임의 재미를 더했다. 홀로그램을 통한 상대 교란, 'D.A.W.G'나 '라이노'와 같은 막강한 화력을 탑재한 로봇을 활용한 교전, 아예 벽을 관통하여 적을 사살하는 투시형 저격 '그레이브메이커'등 2018년 이후 과거전이나 현대전에 초점을 맞춘 콜오브듀티가 나오면서 볼 수 없게된 창의적인 장비들로 나름 신선함을 선사했다.

또 SBMM을 최소화한 '오픈 플레이리스트'의 도입, 에임 어시스트 너프 등으로 그간 콜오브듀티 멀티플레이어에서 느껴지던 피로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려고 하였고, 최적화도 베타 빌드와 비교하여 개선되어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아쉬운 부분으로는 콜오브듀티여서 재미가 있지만, 반대로 콜오브듀티여서 피로하기도 하다. 2003년 첫 발매 이후 시리즈가 22년 동안 쉬지 않고 매년마다 나오다 보니 '늘 먹던 맛'에서 오는 피로감이 상당히 누적되었다. FPS 게임으로 나름 충실하고, 교전의 재미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좀 하다보면 금세 익숙해져 '매년 하는 콜오브듀티'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슈터 게임'으로선 합격 블랙옵스2 후속작으로는 글쎄


마무리하면, 콜오브듀티: 블랙옵스7은 연말에 즐길 슈터 게임을 찾는 이들에게 충분히 하나의 선택권이 될 수 있다. 풀프라이스가 부담된다면 게임 패스로 가볍게 친구와 즐기는 것이 가능하며, 실제로 코옵 캠페인이던 멀티플레이어이던 한 번은 즐겨볼 만 하다.

다만, 콜오브듀티: 블랙옵스2의 제대로 된 후일담, 콜오브듀티 특유의 정형화된 캠페인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준 작품이 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AAA게임의 가격이 9만원에 육박한 요즘, 게임 패스라는 '단기적 처방'이 있는 것도 맞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프랜차이즈가 계속해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매년 하는 형식적인 인사보다 '인간미'와 '진심'을 보여야 함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