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스타 2025의 둘째 날, 막 강연을 마치고 나온 오메가포스의 '토모히코 쇼' 프로듀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토모히코 쇼 프로듀서는 오메가포스의 설립부터 '진 삼국무쌍 오리진'에 이르기까지 오랜 역사를 함께 해 온 시리즈의 대부라 할 수 있다.
이날 강연에서, 토모히코 프로듀서는 오랜 세월 이어온 시리즈를 완전히 뒤엎고 리부트하는 과정에서 어떤 고민들이 있었고, 또 어떤 결정들을 내렸는지, 그리고 그 결정의 이유는 무엇인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의 의도 대로 '진 삼국무쌍 오리진'은 이전까지의 시리즈와는 무척 다르면서도, 시리즈의 핵심을 그대로 보존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단번에 시리즈를 다시 정상 궤도로 올리는데 성공했다.
이번 인터뷰는 몇몇 국내 매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진 삼국무쌍 시리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부터, 최근 공개된 DLC인 '몽환의 4영걸', 그리고 내년 초 출시가 예정된 '진 삼국무쌍2 리마스터'에 대한 내용까지 다루었다.

Q. 개인적으로는 진 삼국무쌍 오리진에서 보여줬던 새로운 캐릭터 해석이 마음에 들었다. 장각 같은 경우는 만화 창천항로가 생각나기도 했다. 인물 해석에 어떤 미디어들을 참고하거나 하는지, 그리고 이런 색다른 해석이 DLC의 인물들에게는 어떻게 더해지는지 궁금하다.
“창천항로도 당연히 보기는 했었지만, 삼국지 관련 만화나 소설 전반을 거의 다 읽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은 있겠지만,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는 느낌은 아니다. 지금까지 봐왔던 여러 요소를 전부 녹여내서 ‘진 삼국무쌍의 장각은 이렇다’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본편도 그렇고 DLC도 마찬가지다. 각 캐릭터와 이야기의 배경은 이미 만들어둔 상태이며, DLC에서는 본편에서 그리지 않았던 부분을 제대로 이야기할 예정이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본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전 강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오리진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삼국지 그 자체의 매력을 어떻게 많은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다. 이는 진 삼국무쌍 2 이후로도 계속 고민해온 부분이다.
각 시대마다 표현 방식과 기술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시대에 맞춰 삼국지를 그리는 방법을 적용해왔고, 이번 작품은 과거에 비해 표현력이 크게 상승한 시대라는 점을 의식했다.
‘내가 생각하는 삼국지’라는 해석도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내 취향만으로 만들 수는 없기에 플레이어들의 반응과 감상을 꾸준히 받아 왔고, 그 과정 속에서 팬들이 원하는 것과 시리즈가 추구하는 삼국지 표현을 조율해 온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을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Q. '몽환의 4영걸'에서 파트너 무장으로 주화가 등장하는 것이 확정됐다. 본편의 시점을 고려하면 죽은 지 꽤 지난 인물인데 어떻게 등장하는지가 궁금하다. 그리고 신규 무기인 활과 승표를 사용하는 무장은 누구인지 궁금하다.
“주화가 왜 파트너 무장으로 추가됐는지는 직접 플레이하며 확인해줬으면 한다. 힌트를 굳이 말하자면 이번 DLC 제목인 ‘몽환’에 의미가 들어 있다.
신규 무기인 활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수수께끼의 캐릭터가 사용하는 무기로 설정돼 있다. 승표는 초선이 사용하는 무기다.
Q. 기존 무기에도 새로운 액션들이 추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규 액션이 어떤 방향으로 개발됐는지 궁금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10종 무기를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액션을 새롭게 추가했다. 각 무기 액션이 더욱 즐거워지는 방향을 목표로 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추가된 활과 승표는 반드시 즐겨줬으면 하는 부분이다.
Q. 여러 무쌍 시리즈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지금도 ‘삼국무쌍’의 매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프로듀서가 생각하는 무쌍 시리즈의 매력은 무엇이고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 생각하는지도 궁금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 삼국무쌍의 매력은 앞으로도 충분히 미래가 있고 통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질문을 자주 받는데, 애초에 ‘진 삼국무쌍’과 일반적으로 말하는 ‘무쌍’은 내 기준에서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강연에서도 말했듯 진 삼국무쌍은 네 가지 요소를 축으로 한다.
- 택티컬 액션
- 일기당천의 상쾌함
- 전장의 긴장감
- 삼국지 그 자체의 매력
일반적으로 ‘무쌍’이라고 부르는 개념은 이 중 일기당천의 상쾌함 하나만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이 네 가지는 25년 전에는 내가 구상한 만큼의 레벨과 퀄리티로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내가 생각한 것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오리진에서도 어느 정도는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진 삼국무쌍의 매력은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강연에서 말한 ‘원점 회귀’라는 표현도 사실은 기존의 매력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아니라, 25년 전 처음 생각했던 콘셉트를 지금의 기술과 시대에 맞게 어떻게 더 잘 표현하느냐를 계속 고민해왔다는 뜻이다. 결국 초심을 잃지 않는 방식으로 시리즈를 만들어왔다고 보면 된다.

Q. 지금 기준으로는 조금 먼 이야기이지만, 오리진의 이야기 이후 이어질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미래에 대해 궁금하다. 재생산될 것이 분명한 시리즈의 다음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새로운 것들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그 시점쯤이면 아마 내가 정년퇴직 시기라 회사를 그만두고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후는 젊은 개발자들에게 맡기게 될 것이라 본다.
Q. 어차피 못 만든다면, 말이라도 해 주면 안 될까?
“지난주에도 회사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나누기는 했다.(웃음) 하지만 내가 다음 아이디어를 말해버리면 그게 곧 젊은 개발자들에게는 ‘해야 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구상은 있긴 하지만 공개하기는 어렵다. 한 마디만 하자면, 앞으로는 더욱 미시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Q. 기술적·연출적 측면에서 전투의 분위기나 감정을 어떻게 전달했는지 궁금하다.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듣고 싶다.
“강연에서도 이야기했듯, 플레이어의 감정을 어떻게 끓어오르게 할 것인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을 어떻게 설계할지 집중해 제작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의 이벤트나 대사, 표정, 움직임 등을 이전과 다르게 구성해 더 인간적인 표현을 강화했다.
전투 역시 마찬가지다. 이전 시리즈에서는 전투 전에 이벤트가 존재하더라도 왜 이 전투를 해야 하는지, 감정이 어떻게 고조돼야 하는지 충분히 전달하기 어려웠다. 이번에는 전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인물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해 감정의 상승을 제대로 만들었다.
앞으로도 전투와 액션 같은 미시적인 부분에서 고양감과 흥분감을 만들어내는 방향을 더 강화하고자 한다.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이 남아 있다.

Q. 강연에서 ‘모든 의견을 들을 필요는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듣고 “그렇다면 추가 DLC는 없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묻는 것이지만, 혹시 추가 DLC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DLC는 만들고 싶지 않다. 하나의 게임으로 완결되는 형태가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리진을 플레이한 유저들이 “더 깊게 플레이하고 싶다”, “장각과 함께 더 하고 싶다”는 요청을 많이 보냈고, 이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 DLC 제작이 결정됐다.
만약 콘텐츠를 만든다면 나는 DLC가 아닌 속편을 만들고 싶다. 오리진의 다음 작품이 되는 것이 맞고, DLC는 이번 하나로 끝나는 것이 좋다.
Q. 진 삼국무쌍 2 리마스터의 트레일러는 비주얼적인 변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하지만 시스템 자체는 오래된 부분이 많다. 시스템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트레일러 말미에 자란의 옷자락으로 보이는 붉은 끈이 등장했는데, 이에 대해 해줄 수 있는 말이 있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비주얼과 시스템 양쪽 모두 손을 댔다. 처음에는 비주얼만 깔끔하게 만드는 형태로 접근했지만, 비주얼만 고치면 병사 수가 적어 보이는 문제가 발생한다. 병사를 늘리면 시스템 구조에도 손을 대야 하기 때문에 결국 비주얼뿐 아니라 게임 구조 전반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시스템 일부도 개편해야 해서 고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레일러 말미의 붉은 끈에 대해서는 음... 말을 아끼겠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Q. DLC와 함께 닌텐도 스위치 2로 오리진이 발매된다. 이를 기점으로 주요 플랫폼에서 게임이 모두 나오게 되는데, 후속작도 모든 플랫폼 동시 발매가 가능할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오리진을 스위치에서 즐기고 싶어 하는 유저들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다음 작품도 스위치 2로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확정적으로 약속할 수는 없지만, 이후 작품들은 가능한 모든 플랫폼에서 발매되는 방향이 옳다고 본다.
Q.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매우 많은 무장이 독특한 컨셉과 함께 등장했다. 이래도 되나 싶은 요상한 무기들도 굉장히 많았는데, 프로듀서가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무장이 있다면 누구인지 궁금하다.
“솔직히 말하면 모든 무장을 다 좋아한다. 하지만 굳이 한 명을 꼽으라면 삼국무쌍(격투게임) 시절부터 이어져온 조운이다. 조운과 창은 절대 바꿀 수 없는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특이하고 애착 있는 무장은 제갈량의 부채(우선)다. 현실적으로는 부채로 싸울 수 없지만, 액션 게임으로서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 다양한 시도를 했다. 빔을 쏘거나 워프를 하거나, 여러가지 제멋대로 만들 수 있어 애정이 크다.

Q. DLC의 제목이 ‘몽환’이고, 죽었던 주화도 등장한다. 전부 다 가상인 것으로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은 의혹이 있는데, 말해줄 수 있나?
“실제로 플레이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웃음)
다만 나는 삼국지는 조조·손권·유비의 이야기가 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의 이야기는 IF 중에서도 상당히 강한 IF라고 본다. 그래서 완전히 꿈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지만, 플레이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여담이지만 주화는 본편에서 죽은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시체를 명확히 보여준 적은 없다. 아직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Q. 오리진을 개발하며 플레이어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감정이나 메시지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번 오리진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것은 삼국지 이야기의 매력과 각 무장의 삶의 방식이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는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다. 엔터테인먼트로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플레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삶이나 생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