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감 넘치는 사슬 액션과 조선 사이버펑크라는 특별한 분위기로 수많은 팬을 사로잡았던 원더포션의 산나비가 무료 외전, ‘산나비: 귀신 씌인 날’로 돌아온다.

귀신 씌인 날은 11월 27일 출시를 앞두고, 지스타 2025를 통해 데모 버전을 공개했다.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행사장 오픈과 동시에 순식간에 대기 4시간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수많은 관람객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몰렸다.

그리고 직접 플레이 해 본 귀신 씌인 날은 15분이라는 데모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을 정도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비록 사슬 액션은 없어졌지만, 호쾌한 공중전이라는 공통 분모 하에 좀 더 전투적이고, 다양한 조작을 경험할 수 있었다.

▲ 원더포션 유승현 대표


새롭지만 확실히 이어지는 분위기, 산나비: 귀신 씌인 날


외전의 주인공은 본편인 산나비에서 매력 넘치는 캐릭터성으로 큰 인기를 누린 송 소령이다. 금 준장을 만나기 전 의금부 12호실 복무 시절을 다뤘으며, 한양 외곽의 공격 로봇 폐기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금 준장이 아닌, 송 소령을 주인공으로 선택하게 된 건 유저들에게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데모 플레이 후 만난 원더포션 유승현 대표는 외전을 기존 금 준장의 플레이로 반복하고 싶지는 않았고, 반드시 새로운 걸 넣어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 외전의 주인공, 송 소령

문제는 본편인 산나비를 개발한 지 오래 되었고, 사슬 액션 자체가 더 이상 새로운 걸 추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개발팀은 여러 가지를 테스트했다. 몇 달 동안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주인공으로 어떤 새로운 것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아무리 해도 찾기 어려웠다. 이에 아예 주인공을 바꿔 다른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하자는 생각에 송 소령을 선택했다.

사실 우리는 이미 본편에서 송 소령의 플레이를 ‘적’으로 한 번 경험해봤다. 하지만 이번 외전에서 직접 플레이하게 되는 송 소령은 전혀 다른 기술들을 선보인다. 아무래도 보스 중 하나로 등장하는 본편의 경우, 플레이어에게 공략하는 재미를 주기 위해 강력한 기술을 보유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다양한 조작의 재미, 플레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에 개발팀은 송 소령을 플레이어블 캐릭터에 어울리도록 전체적으로 손을 봤다. 플레이에 재미를 줄 수 있는 액션 위주로 다시 한 번 재편을 하고, 그걸 적절하게 조합해 완전히 새롭지만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송 소령을 다듬었다.

덕분에 외전에서 만나게 되는 송 소령은 본편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선보인다. 금 준장의 사슬 액션이 사라진 대신, 송 소령은 다양한 공중 조작과 근접 공격, 샷건 등을 활용한 전투 등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본격적인 전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돌진하거나 날아가서 적을 공격하는 방식의 간접적인 전투만 가능했던 본편과 달리, 송 소령은 직접 무기를 사용해 적을 타격할 수 있다.


재미있는 건 이렇게 플레이 스타일이 매우 다름에도 ‘공중전’이라는 공통점 덕에 ‘산나비’라는 정체성은 그대로 느껴진다는 점이다.

송 소령에게 사슬팔은 없지만, 그녀는 공격을 통해 사슬 그 이상으로 오랜 시간 공중에서 머무르며 전투를 벌일 수 있다. 근접 공격과 샷건은 단순 공격을 위한 기술이 아니다. 우리는 이 공격들을 이용해 공중 점프, 공중 이동, 회피 등의 추가적인 효과를 이어낼 수 있다.

이런 특징을 가지게 된 건, 분명 새로운 느낌을 주면서도 산나비라는 큰 맥락에서는 동일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유승현 대표는 처음 송 소령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뒤, 일반적인 전투 위주의 개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재미와 별개로 이러한 전투 시스템은 산나비 본편과 완전 다른 게임의 느낌을 줬다.

많은 고민 후 유승현 대표가 살린 건 ‘공중전’이라는 특징이었다. 플레이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본편과 마찬가지로 공중에서 계속해서 머물 수 있는 것, 이러한 플레이 스타일을 그대로 이어냈다. 그 결과, 완전히 다른 속도감과 플레이 방식임에도 공중 액션이라는 산나비의 가장 중요한 ‘소울’을 유지할 수 있었다.

▲ 공중 액션은 그대로

확실히 데모 버전 플레이 중 초반에는 이동하는 방식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버스트까지 배우고 난 뒤의 데모 후반부에서는 공중에서 펼쳐지는 시원시원한 연속 전투를 자주 경험할 수 있었다.

다만 조작이라는 측면에서는 좀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슬팔이라는 큰 뼈대 하에 추가 조작이 이루어지던 본편과 달리, 외전의 경우 공격, 샷건, 버스트, 점프 등 조작 자체가 좀 더 체계화되었달까. 큰 가지에서 여러 잔가지가 뻗어나온 게 본편이라면, 이번에는 공중전이라는 뿌리 위에 작은 가지들이 여럿 자리한 느낌이다.

물론 이는 15분이라는 짧은 시연 데모 하에 거의 모든 조작법과 기술을 넣어뒀기 때문일 수 있다. 2시간 가량의 전체 플레이 과정에서 차근차근 배워야 할 조작법을 15분 만에 일단 다 배워야 하니, 복잡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유승현 대표 역시 시연 시간이 짧아서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며 “본편은 포물선이라는 예상하기 힘든 움직임을 보였지만, 외전은 보편적인 조작 체계를 따른다”며 “여기에 낙사도 없기에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나비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사슬 액션 말고도 하나가 더 있다. 바로 감성적이고, 잘 짜여진 스토리다. 그리고 이런 스토리적 완성도는 외전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유승현 대표는 내러티브라는 게 빌드업이 필요하고, 그 흐름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8시간의 본편과, 2시간 외전은 스토리적 전략을 완전히 다르게 잡았다. 본편이 초반부터 서사를 쌓아 마지막에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외전은 단편 만화처럼 강렬한 연출과 뒷맛이 개운한 엔딩, 여기에 본편의 팬들이 궁금증을 풀어나갈 수 있는 요소 위주로 작고 알차게 만들었다.

유 대표는 “본편과 같이 깊은 스토리텔링은 아니지만, 그와 별개로 단편으로 완성되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번 외전의 경우, 푸른색을 메인으로 가져갔던 본편과 다르게 송 소령의 테마색인 붉은색을 핵심 색감으로 잡았다. 덕분에 포스터부터 플레이했던 데모의 인게임 그래픽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강렬한 붉은색이 눈에 띄는 편이다.

유승현 대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이버펑크적으로 해석한 한국형 오컬트의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 이에 붉은 느낌의 비주얼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전체적인 키 비주얼 역시 따라갔달까. 화끈한 송 소령의 스타일을 아주 잘 살려낸 색감이기도 하다.

▲ 붉은색이 인상적인 귀신 씌인 날


확고한 목표가 있는 인디 개발사, ‘원더포션’


산나비는 출시 후 한국 유저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인디 게임이다. 그 인기와 관심은 외전을 플레이하기 위해 몇 시간의 대기도 마다하지 않는 이번 지스타만 봐도 확실히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전작의 성공과 기대감은 분명 차기작에 대한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유승현 대표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유 대표는 그러한 기대감 덕분에 두 번째 게임 개발이라는 기회를 얻었다며 유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원더포션이 산나비: 귀신 씌인 날의 다음으로 개발하고 있는 게임은 낙원공방이다. 플랫포머였던 산나비와 다르게, 낙원공방은 ‘장도리를 든 천사의 유혈낭자 하드코어 느와르’라는 컨셉의 내러티브 기반 탑뷰 액션 게임이다.

산나비 못지않게 독특한 낙원공방의 컨셉은 중세 역사, 그리고 하이 판타지와 던전 앤 드래곤 세계관을 좋아하는 유승현 대표가 그려냈다. 유승현 대표는 하이 판타지의 잔인한 세계를 현대, 그것도 199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에 맞춰 느와르로 재해석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이전부터 해왔다. 이에 산나비가 끝난 뒤 해당 세계관을 발전시켜 후속작에 적용시켰다.

플랫포머에서 탑뷰 액션으로 비록 플레이 경험은 달라지지만, 유승현 대표는 산나비로 쌓아온 게임의 재미 포인트를 찾는 노하우를 살려낼 계획이다. 유 대표는 “게임의 재미를 가져오는 근본적 포인트는 결국 비슷하다고 본다”며 “낙원공방을 통해 같은 액션에 대한 다른 차원의 노하우를 더 쌓아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 원더포션의 차기작, 낙원공방

원더포션이 바라보는 목표는 구체적이고, 확실하다. 공감 가능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내러티브와 독특한 메커닉을 섞어 풍부하면서도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걸 정말 잘하는 개발사다. 유승현 대표는 “그냥 남들만큼, 다른 게임만큼 잘하는 게 아니라 내러티브와 새로운 경험, 그 두가지를 확실한 개성으로 가진 개발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승현 대표는 팬들의 사랑 덕분에 두 번째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팬들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만들다 보니 귀신 씌인 날의 볼륨이 원래의 약속보다 훨씬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 대표는 “걱정이 많이 되지만 재미있게 플레이해 주셨으면 좋겠고, 차기작인 낙원공방, 그 다음 산나비2까지도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