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세천하'는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제 무측천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여성 성장 서사극이다. '디 인비저블 가디언(The Invisible Guardian)'으로 BAFTA(영국 아카데미상) 수상 영예를 안은 뉴원스튜디오(New One Studio)의 데미 구안(Demi Guan) 프로듀서와 인터뷰를 통해 게임 개발 배경과 FMV 장르의 가능성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성세천하'를 선보이게 된 계기에 대해 데미 구안 프로듀서는 "2019년 첫 작품 '디 인비저블 가디언(The Invisible Guardian)' 출시 후 인기에 힘입어 신선한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고심하던 끝에 마침내 선보이게 되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작품은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제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여성 성장 서사형 인터랙티브 드라마"라며 "유저분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고대 궁중의 이야기를 체험하고 스토리의 전개와 결말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적 인물을 모티브로 한 이유로 '감탄을 자아내는' 삶의 여정이 준 영감,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강력한 IP 기반, 그리고 플레이어가 느낄 극적인 성취감과 카타르시스를 꼽았다.
구안 프로듀서는 "주인공은 단순한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남성 위주의 폐쇄적 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맞서 싸운 용감한 여성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며 "주인공이 살았던 왕조는 중국 특유의 미학과 문화가 절정에 달한 시대로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한다"고 말했다. 이어 "궁에 갓 입궁한 비빈의 자리에서 생존의 시련과 권모술수의 함정을 거쳐 권력의 정점에 오르기까지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감동적인 경험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FMV 장르가 전 세계적으로 아직 마니아층 중심의 니치(틈새) 시장임에도 2017년부터 꾸준히 개발을 이어온 원동력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저희 팀은 2017년부터 실사를 기반으로 한 FMV를 개발해 왔으며, 그 안에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성격과 성장 배경의 사람들 모두 저희 작품에서 현실과는 또 다른 색다른 경험이나 깨달음을 즐길 수 있다"며 역사적 시대 체험, 궁중의 삶, 다양한 선택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 등을 예로 들었다.

구안 프로듀서는 "유저분들은 각자의 선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스토리와 결말을 경험하며, 그 속에서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 지향적인 플레이어의 도전 욕구와 소셜 활동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러한 특성은 FMV가 가진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로, 새로운 형식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을 이끌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BAFTA 수상 프로듀서로서 영화 제작과 인터랙티브 게임 제작을 병행하는 과정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는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었다. 매 순간이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시나리오 단계가 가장 까다로울 것이라 위로했지만 현실은 달랐다"며 "전통적인 영상 제작에 비해 훨씬 제한된 예산 안에서 동일한 수준의 퀄리티를 구현해야 했고, 4개월에 육박하는 100여 일 간의 촬영 기간 내에 30만 자 분량의 시나리오를 완성해야 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혁신적인 장르인 탓에 신중을 거듭해야 했으며, 배우의 연기력, 전통적인 제작 과정과는 전혀 다른 후반 작업과 편집 효율성 등 하나같이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고 덧붙였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같은 서구권 인터랙티브 내러티브 게임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동양 역사극으로서의 매력을 강조했다. 구안 프로듀서는 "고대 역사와 전통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저희 작품에서 고대 궁중의 치열한 암투와 생존 싸움을 직접 경험해 보시라"며 "이를 통해 전 세계에 고대 문화 특유의 다양함과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토리를 두 부분으로 나눈 이유에 대해서는 "주인공의 운명의 향방을 가르는 변곡점에 따라 1부와 2부로 나뉘어 전개된다"고 밝혔다. 그는 "1부의 테마가 생존이었다면 2부에서는 성장, 특히 한 세대를 아우르는 제왕으로 가는 길을 다룬다"며 "각 단계의 주제와 목표를 명확히 하기 위해 스토리를 구분해 전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주연 배우 에비 황(Evie Huang) 캐스팅 과정과 관련해서는 '진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답했다. 구안 프로듀서는 "맹목적으로 화제성과 인지도를 추구하기보다는 배우가 인위적인 연출 없이도 자연스럽게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표현력을 갖추었는지가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토리 초반 풋풋한 소녀부터 조정에서 권모술수를 펼치는 노련한 여인까지 모두 훌륭히 연기하며 스토리 전반을 끌고 갈 수 있어야 했다"며 "주인공이 처음으로 궁정의 대신들과 마주하며 숨겨왔던 카리스마를 드러내는 장면이 그녀의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진정성'이라는 캐스팅 기준은 다른 배우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그는 "배우들은 외형적 이미지부터 성격의 결까지, 제가 상상하던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현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관홍(Kuan Hung, 진왕 역)은 뼛속부터 귀족다운 고상함과 섬세한 마음을, 야오츠(Zeawo, 위왕 역)는 근사한 외모 아래 부드러운 면을 지녔다"고 평했다. 또한 "하나 린(Hana Lin, 고양공주 역)은 첫 만남의 생기 넘치는 모습과 삶의 전환점을 겪는 절망스러운 어둠을 모두 보여줬다"며 "세 배우 모두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마치 실제 인물이 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작품의 감정선을 깊게 완성했다"고 말했다.

플레이어의 선택을 기다리는 등 FMV 특유의 연기 지도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촬영 전 배우들과 대본을 리딩하며 서로 다른 선택지 뒤에 숨은 논리와 감정에 대해 미리 논의하고 정리한다"고 답했다. 촬영 자체는 전통적인 영상 제작과 동일하게 영상 감독이 주도하지만, 배우들은 다양한 스토리와 선택지의 내용을 정확히 표현해야 했다. 그는 "배우가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해 선택의 의미를 이해하고 결과에 대해 스스로 기대감을 품게 된다"며 "이러한 사전 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택의 순간을 기다리는 화면에도 기대감 넘치는 눈빛이나 분노하는 모습 등 배우를 통해 몰입감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디자인을 채택했다"며 "전략적 선택 같은 객관적 판단 장치들도 몰입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경험에 대해, 구안 프로듀서는 "평소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그저 보기만 해 왔던 것과 달리, 자신이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어 운명을 이끌고 결정하는 경험"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를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경험과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며 "이는 오직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개인적이고 몰입적인 경험이며, 저희가 이 장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