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25' B2B관에 러시아 게임산업협회가 '모스크바 게임 허브'(MOSCOW GAME HUB) 부스를 마련했다.


현장에서 만난 러시아 비디오게임산업협회(Videogame Industry) 알렉산더 보드로프(Alexander Bodrov) 부사장과 모스크바 게임 허브의 샤밀 라마자노프(Shamil Ramazanov) 산업 프로젝트 부서 대표, 그리고 마르타 보차르니꼬바(Marta Bocharnikova) 국제 프로젝트 팀장은 서방의 제재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러시아 게임 시장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스타 참가 "韓 게임 인기 여전…모스크바 허브 알릴 것"

▲ 비디오게임산업협회 알렉산더 보드로프 부사장

러시아 게임산업협회가 지스타에 부스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드로프 부사장은 "2년 전 지스타를 방문했을 때 호주, 캐나다 부스를 보며 모스크바 부스도 생기길 바랐는데 올해 그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한국은 게임 산업에서 많이 협력하고 있고, 러시아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인기가 높다. 지스타는 아시아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라며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보드로프 부사장은 지스타 현장 소감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부스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며 "러시아 문화 기반의 게임인데 한국에서도 팬이 많은 것을 보고 문화 교류가 이뤄지는 것 같아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덧붙여 "스팀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인디 게임 사업들도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 모스크바 게임 허브 마르타 보차르니꼬바 팀장

마르타 보차르니꼬바 국제 프로젝트 팀장은 이번 참가가 단순한 전시 그 이상임을 강조했다. 보차르니꼬바 팀장은 "우리의 목표는 명확하다. 러시아의 유망한 프로젝트를 한국 시장에 소개하고, 반대로 한국의 프로젝트가 러시아 시장에 진출할 때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모스크바 게임 허브가 양국 게임 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8,800만 게이머 시장…PC·모바일 양분, MMORPG 강세

이들에 따르면 러시아 인구의 58%에 해당하는 8,800만 명이 비디오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들 중 73%가 24세 이하이다. 러시아인들은 책보다 게임에 4배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드로프 부사장은 "러시아 시장은 PC 게임과 모바일 게임이 거의 비슷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콘솔 게임 시장은 매우 작은 편이다. 모스크바 게이머의 플랫폼 사용 비중은 모바일·태블릿 74%, PC·노트북 58%, 콘솔 14% 순이었다.

▲ "(타르코프) 한국에서도 팬이 많은 것을 보고 문화 교류가 이뤄지는 것 같아 좋았다"

러시아 게이머들은 경쟁적인(PvP) PC 게임 및 슈팅, RPG 장르를 선호한다. 특히 MMORPG의 경우 한국 게임을 매우 선호하며 인기가 높다. '검은사막', '리니지', '아이온', 'R2' 등이 현지에서 인기 있는 대표적인 한국 게임으로 언급됐다.

보차르니꼬바 팀장은 양국의 게임 문화적 유사성을 언급했다. 그녀는 "러시아 게이머들은 스토리와 문화적 요소가 깊은 게임을 즐긴다"며 "특히 한국처럼 러시아도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PC방을 찾는 문화가 발달해 있어, 커뮤니티 기반 게임이 성공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에서 게임은 단순한 오락 그 이상으로 여겨진다. 가치관과 교육의 중요한 채널로 인식되며, 모스크바 부모의 55%는 자녀가 게임 개발자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편, 러시아 내에서도 자체적인 게임쇼를 운영하고 있다. '이그로미르'(Igromir)는 '게이밍 월드'(Gaming World)라는 뜻의 대표적인 러시아 게임쇼로, 2002년부터 개최된 '러시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KRI)에서 출발했다.


전쟁 영향 "서방 투자 위축…수요 견고, 현지 플랫폼 대체"

전쟁으로 인한 산업 변화에 대해 보드로프 부사장은 "시장 구조나 플레이어 선호도 같은 것은 그대로"라고 밝혔다.

그는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투자"라며 "서양 펀드들이 떠났지만, 지금은 주로 국내(러시아) 펀드에서 비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 규모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기도 했으나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 보드로프 부사장은 "러시아 시장에 '루스토어'(RuStore)처럼 플레이 스토어를 대체하는 새로운 대형 업체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시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은 전쟁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한국 투자사의 관심을 기대했다.


정부 지원 '모스크바 게임 허브'…"규제 적고 세제 혜택"

▲ 모스크바 게임 허브 샤밀 라마자노프(Shamil Ramazanov) 산업 프로젝트 부서 대표

러시아 정부는 게임 산업에 대해 '진흥' 입장을 취하고 있다. 라마자노프 대표는 "정부 측에서 소규모 인디 스튜디오에 그랜트(보조금)와 혜택을 많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투자 우려와 관련, 라마자노프 대표는 "중국과 같은 규제는 별로 없다"고 답했다. 그는 "프로젝트에 문화적인 부분이 있고 러시아 게이머들의 관심이 높다면, 규제 없이 투자할 수 있다"며 "수익성이 높고 게이머들의 관심이 크면 정부의 지원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양측은 정부 지원의 핵심으로 '모스크바 게임 허브'를 소개했다. 이 허브는 러시아 최초이자 유일한 게임사 지원 플랫폼이다. 특정 경제 구역에 위치해 입주 기업은 세금 감면, 임대 할인, 채무 부담 완화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보차르니꼬바 팀장은 "사실 모스크바 게임 허브 프로젝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의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허브는 아이디어 단계부터 프로젝트 완성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며 "특히 한국 기업이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화인데, 우리가 한국 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진입을 위한 가장 확실한 '입구'가 되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