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IT DIE ― 죽어도 괜찮아..!


'슈퍼트릭 게임즈(SUPERTRICK GAME)'가 지난 10년간 쌓아온 '렛 잇 다이' 시리즈의 역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12월 4일, PS5와 스팀(Steam)을 통해 동시 출시되는 '렛 잇 다이: 인페르노(LET IT DIE: INFERNO)'는 단순한 후속작을 넘어, 시리즈가 추구해 온 철학의 완성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일상의 물건이 무기가 되는 순간


'렛 잇 다이: 인페르노'를 특징짓는 요소 중 하나는 독특한 무기 콘셉트다. 개발팀은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얻어 "이걸 무기로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전작에 등장했던 다리미나 볼링공 같은 무기가 대표적인 예시다. 단순히 기괴함을 노린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예상치 못한 무기를 만났을 때의 놀라움과 재미를 동시에 전달하려는 의도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각 무기마다 고유한 공격 모션이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공격 모션 중에는 회피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기 선택은 곧 전투 스타일의 선택을 의미한다. 록온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팀은 내부 검토 결과 록온이 게임과 잘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며, 이는 플레이어에게 더 높은 집중력과 숙련도를 요구하는 하드코어한 방향성으로 이어진다.

▲ 일본도와 야구 방망이 쌍수라니...

▲ 기상천외하고 다양한 무기들이 존재한다

▲ 다리미... 다리미를 다오...


그래도 장비보단 실력, 컨트롤이 승패를 가른다


전작들이 장비 강화에 무게를 뒀다면, '렛 잇 다이: 인페르노'는 플레이어의 실력에 더 큰 비중을 둔다. 무기를 사용하면 파라미터가 올라가던 기존 시스템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파라미터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대신 아이템의 조합과 플레이어의 컨트롤 능력이 전투의 승패를 결정한다.

새롭게 추가된 '코어' 시스템이 이러한 방향성을 뒷받침한다. 신체에 장착하는 파츠 형태의 코어는 무작위 효과를 가지며, 기존 장비와의 시너지를 통해 캐릭터 빌드를 더욱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같은 무기라도 붙는 옵션이 랜덤이기 때문에 파밍의 재미도 배가된다.

스킬 시스템 역시 전략적 선택을 강조한다. 몬스터를 처치하면 최대 2까지 차오르는 스킬 포인트를 활용해 양손에 장착한 무기 각각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스킬 모션은 크지만 제대로만 활용하면 한 방에 적을 제압할 수 있는 위력을 자랑한다.

▲ 지옥에서도 가장 무서운 건 역시 사람

▲ 새롭게 추가된 '코어' 시스템


상승에서 하강으로, 구조가 만들어낸 전략적 깊이


전작들이 '바브의 탑'을 오르는 상승 구조였다면, 이번 작품은 '지옥문'이라 불리는 거대한 구멍 속으로 내려가는 하강 구조를 채택했다. 단순한 방향의 변화처럼 보이지만, 이는 게임 플레이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신 히데유키 디렉터는 "근접 액션을 더욱 추구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한다. 맵을 진행할수록 더 많은 플레이어들과 마주치게 되는 구조는 긴장감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장치로 작용한다.

대재앙 '어스 레이지' 이후 출현한 지옥문의 최심부에는 세계를 지배할 힘을 가진 '사신의 눈'이 잠들어 있다는 설정이다. 매 플레이마다 달라지는 스테이지와 아이템 배치 속에서 플레이어는 이 끝없는 '인페르노'를 뚫고 살아남아야 한다.

▲ 미지의 공포로 가득한 '지옥문'의 입구

▲ 아이고 이러다 도착하자마자 죽겠어

▲ '사신의 눈'은 무슨 비밀을 감추고 있을까?


PvPvE의 긴장감, 선택은 플레이어의 몫


'렛 잇 다이: 인페르노'의 핵심은 PvPvE 구조다. 몬스터, 적대 조직의 전투원, 그리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한데 뒤섞인 혼돈 속에서 생존해야 한다. 게임의 목표는 명확하다. 지옥에서 '스피리튬'이라 불리는 자원을 일정량 모으고, 랜덤한 위치에 생성되는 로켓을 타고 탈출하는 것이다.

렛 잇 다이의 PvP 요소는 점진적으로 도입된다. 초반에는 PvE에 집중하다가, 플레이어가 게임에 익숙해지는 후반부로 갈수록 PvP 비중이 늘어난다. 하지만 원한다면 PvP를 피할 수도 있도록 설계됐다. 전작 '데스버스: 렛 잇 다이'에서 PvP를 중점으로 다뤘던 노하우가 이번 밸런스 조정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게 개발팀의 설명이다.

▲ 전작의 노하우가 더해진 PvPvE 구조


코믹과 호러의 절묘한 균형


'렛 잇 다이' 시리즈의 정체성 중 하나는 코믹과 호러의 조화다. 지옥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일반적인 지옥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지양했다. 오히려 밝고 펑키하며 힙한 요소들을 가미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어?"라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신 히데유키 디렉터는 "10년간 어두운 분위기를 강조해왔기에, 이번에는 보다 팝한 요소를 더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코믹함만 추구한 것은 아니다. 호러 요소는 극도의 공포보다는 게임 플레이 자체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부담감으로 표현된다. 캐릭터가 죽으면 영혼이 척추를 타고 로켓처럼 날아가는 장면 같은 디테일에서 이러한 균형 감각을 엿볼 수 있다.

▲ 상상력으로 탄생한 색다른 지옥

▲ '저세상 감성'그 자체


'렛 잇 다이'의 진정한 의미


게임의 제목 '렛 잇 다이(Let It Die)'는 단순한 표어가 아니다. 신 디렉터는 한국 팬들에게 "죽어도 괜찮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진행하다 보면 이 시리즈만의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강조한다. 죽음에 대한 스트레스보다 그 과정 자체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몰입하게 되는 것이 이 게임의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학습의 과정이다. 로그라이트 장르의 특성상 매번 달라지는 스테이지에서 죽고 다시 도전하며 점차 실력을 쌓아가는 구조다. 이러한 반복 과정에서 이뤄지는 약간의 변주는 플레이어가 게임 플레이를 지속하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 렛 잇 다이의 마스코트 '엉클 데스'(좌), '신 히데유키' 디렉터(우)


10년의 여정이 만든 완성형


'렛 잇 다이: 인페르노'는 시리즈 10년 역사의 집대성이다. 1편이 구축한 로그라이트 기반, 2편 '데스버스'에서 시도한 PvP 요소를 하나로 통합하며, 그간 시리즈가 보여주고자 했던 모든 것을 담아냈다. 약 2년의 개발 기간 동안 유저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이 개발팀의 자신감이다.

중간 규모의 개발팀이지만, 렛 잇 다이를 개발해 온 베테랑들이 포진해 있어 시리즈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정식 출시 이후에도 스토리와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어서, 장기적인 운영 계획 역시 탄탄하게 수립되어 있다.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Playstaion Store)'에서 세 가지 에디션(스탠다드, 디럭스, 얼티밋)의 사전 예약이 진행 중이며, 각 에디션마다 제공되는 아이템과 특전에 차이가 있다. 특히 디럭스와 얼티밋 에디션에는 다양한 보디(캐릭터 타입)가 기본 포함되어 있어, 초반부터 다채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시도할 수 있다.

'렛 잇 다이: 인페르노'는 하드코어 액션 로그라이트를 선호하는 게이머라면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어에게, 이 게임은 지옥으로의 매력적인 초대장이 될 것이다. 12월 4일, 지옥의 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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