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 TGA)의 2025년 후보작 발표는 예상대로였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라는 점 자체가 사실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TGA2025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인디 게임의 눈에 띄는 성과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Clair Obscur: Expedition33, 이하 33원정대)'를 인디로 분류했기에, 이번 TGA 올해의 게임 후보는 6개 중 '33원정대', '하데스2', '할로우 나이트: 실크 송' 등 무려 3개가 인디 게임이다. 발라트로, 스트레이, 잇 테이크 투, 하데스 등 한 개의 게임이 후보에 오른 적은 있다. 그마저도 지난 해에는 인디 게임은 단 하나도 후보에 오르지 못했음을 생각하면 큰 변화다.

후보 중 단연 눈에 띄는 게임은 33원정대다. 33원정대는 올해의 게임을 비롯해 게임 디렉션, 내러티브, 아트 디렉션, 음악, 오디오 디자인, 롤플레잉, 배우까지 무려 12개 후보를 냈다. 역대 TGA 최다 기록이다. 여기에 '하데스2',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도 올해의 게임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 인디 게임 부문에는 충분히 이름을 올릴 만한 게임임에도 슬롯이 부족해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게임들도 언급되고 있다.

특히 팬들이 투표로 직접 수상작을 결정하는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에서는 33원정대가 그래픽, 내러티브, 사운드 등 주요 부문에 올해의 게임까지 싹쓸이하며 역대 최다인 7관왕에 올랐다.

▲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7관왕의 기록을 쓴 33원정대 샌드폴 인터랙티브의 기욤 브로슈 대표

무엇이 인디를 게임 시상식 중심으로 옮겨놨을까? 이건 단순히 '고티 후보 3개'라는 수치 이상의 변화를 의미한다. 바로 인디라는 개념과 III(Triple-I) 게임의 도래다.


변화가 만든 인디 게임의 오늘
1-1 기술 상향 평준화, 인디 게임도 가능하다

III가 AAA라는 표현과 유사하듯, 이들 대형 인디 게임의 등장은 인디 게임 시장, 크게는 비디오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그리고 그 핵심 배경에서는 크게 '제작 기술 대중화 - 배포 혁명 - 대규모 자금 조달'이라는 배경이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상용 엔진을 통한 기술 격차 해소에 있다. 과거 AAA 게임 스튜디오는 최고 수준의 그래픽 연출을 위해 수백 명의 인력, 그리고 그 인력이 자사 게임을 위해 전문적으로 다룰 줄 아는 전용 엔진이 필요했다. 특히 전용 엔진은 시대에 따른 개량이 필요했고, 이를 위한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해 더 높은 개발비를 필요로 했다.


하지만 이제는 언리얼 엔진, 유니티 등 고품질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상용엔진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그래픽 연출, 기술적 완성도를 그려낼 수 있게 됐다. 클레르 옵스퀴르 역시 샌드폴 인터랙티브의 개발자 33명이 개발하는 중소 규모의 스튜디오였지만, 언리얼 엔진5의 나나이트, 루멘, 메타 휴먼 등의 기술과 도구를 활용해 기존에는 표현할 수 없었던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줬다.

특히 상용 엔진의 활용은 전문 인력의 수급을 보다 쉽게 만들었다. 이미 AAA 게임 개발사에서도 상용 엔진을 사용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동일한 퀄리티의 게임 개발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변화가 만든 인디 게임의 오늘
1-2 물리 디스크에서 디지털로, 인디의 기회

이러한 상황에서 스팀의 존재는 전통적인 배급 방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의 게임 판매는 물리 디스크(카트리지) 판매에서 콘솔 기기 제작사와의 라이선스 협약이 필요했고, 오프라인 소매처, 혹은 소매처와의 다리를 잇는 도매처와의 관계 역시 중요했다. 이걸 담당하는 게 퍼블리셔다. 퍼블리셔는 과거에도 현지화, 홍보, 서버 유지, 자금 조달 등을 담당했지만, 이 출시 전략과 유통망 구축이 핵심 역량 중 하나였다.

퍼블리셔 역시 섣불리 인디 게임에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위와 같은 유통 과정에서 디스크 제조, 배송비 등은 추가적인 투자 비용이 됐다. 이에 게임 서비스에만 많게는 10만 달러 이상이 소모됐다. 이러한 초기 투자에 인기가 검증된 게임만이 퍼블리셔의 선택을 받는다. 인디 개발자 브라이언 프로빈치아노가 '레트로 시티 램페이지'를 퍼블리셔 없이, 스스로 패키지 출시한 것만으로도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준 것도 그런 이유였다.


하지만 디지털 유통의 확대로 판매 중심이 온라인으로 변경되고 있다. 초기 밸브 직원이 직접 스팀 페이지에 선별된 인디게임을 일부만 나열하던 큐레이팅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2010년 중반 일정 등록비만 내면 게임을 곧장 서비스할 수 있는 스팀 다이렉트 퍼블리싱 시대가 열렸다.

스팀 이용자, PC 게이머가 꾸준히 늘고, 별도의 계약 없이도 스팀을 통해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게임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인디 개발자 입장에서는 많아야 30% 정도의 수익만 내던 기존 방식과 달리, 스팀 수수료 30%를 떼면 나머지는 모두 챙길 수 있었다. 여기에 별도의 디스크 생산이나 유통 비용도 없었다.

이러한 변화는 근래 수익성으로 드러나며 두드러지고 있다. 2025년 서머 게임 페스트 쇼케이스에서는 제프 케일리가 스팀 판매 상위 10개 게임 중 R.E.P.O, 스케쥴 원 등의 인디 게임이 포함된 것을 가리켜 달라진 분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변화가 만든 인디 게임의 오늘
1-3 유통에서 마케팅으로, 퍼블리셔의 변신

별도의 도움 없이도 충분한 수익을 내는 게임이 등장하면서 다수의 인디 게임사는 별도의 퍼블리셔 없이, 셀프 퍼블리싱으로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괜히 중간 퍼블리셔를 끼고 수익을 분배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이런 시장에서 퍼블리셔 역시 인디 게임에 집중하거나, 인디 게임 전문 퍼블리싱 레이블을 만들어 '인디 게임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스팀의 등장으로 게임 유통 자체가 핵심에서 멀어진 지금, 퍼블리셔의 가장 큰 역할은 게임 마케팅과 개발사 지원으로 옮겨졌다. 소셜 미디어나 인플루언서 직접 접촉 등 비전문적인 셀프 퍼블리싱의 한계를 인디 퍼블리셔가 전문적으로 대신해주는 식이다. 여기에 대형 미디어 홍보나 게임쇼 및 온라인 쇼케이스 참가, 대형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개발자가 직접 하기 어려운 방식의 PR을 퍼블리셔가 담당한다.

여기에 개발적 지원도 이어간다.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현지화 작업은 더 많은 지역 서비스를 통해 단일 언어 서비스보다 훨씬 더 큰 시장 진출을 가능하게 만든다. 다양한 플랫폼 출시를 위한 포팅 작업 역시 퍼블리셔의 지원 아래 이루지기도 한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에 자체적으로는 불가능했던 출시 전 게임 테스터나 개발 장소 지원 등도 이루어진다.


이같은 서비스를 위해 디볼버, 안나프루나 등 인디 게임 분야에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퍼블리셔도 있고, EA 등 대형 게임사도 인디 전문 퍼블리싱 레이블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네오위즈가 스컬, 산나비, 셰이프 오브 드림 등을 서비스하며 일찌감치 인디 퍼블리싱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스토브 인디로 플랫폼 서비스와 퍼블리싱 확대로 인디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AAA에 대한 시선
2-1 막대한 예산, 그리고 불확실성

이처럼 인디 게임의 성장은 자체적인 개발 시스템의 향상, 나아가 그걸 서비스할 수 있는 시장의 변화가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인디 게임의 반대쪽에 있었던 AAA 게임의 신뢰도 하락이 인디 게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와 비견되는 AAA는 주요 게임사가 제작하거나 유통하는 핵심 프랜차이즈나 게임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런 만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그리고 게임 하나에 투자되는 인력이 늘어나며, 막대하다는 그 투입 예산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당대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수준의 마케팅을 선보인 파이널 판타지7 정도를 제외하면 2000년대 AAA 게임의 개발비는 2,000만 달러 정도였다. 핵심 대작이 3,000만 달러 정도를 기록했고, 개발 인원도 100여 명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2010년대 최고 수준의 예산이 투입되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 개발비는 1억 5,000만 달러 이상이었고, 2020년대 들어서는 평균적인 AAA 게임 개발비가 2억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대형 게임의 경우 5억 달러 이상, GTA6의 경우 10억 달러 이상, 1조 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개발비 상승과 함께 개발 규모도 수백 명에서 많게는 2,000명 이상으로 증가했고, 개발 기간도 5년 이상 개발하는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곧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AAA에 대한 시선
2-2 리스크 회피가 낳은 AAA의 정체

수 억 달러의 개발비를 들인 만큼, AAA 게임은 실패하면 안 되는 사업이 됐다. 대규모 예산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안전함은 정체로 이어졌다. 하지만 단순히 스튜디오의 존망을 넘어 회사 투자자, 주주에 대한 책임 역시 게임 결과물에 따라 달라진다.

리스크 최소화 차원에서 이미 잘 만들어진 프랜차이즈의 힘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곧 안전한 속편이나 리메이크, 리마스터, 리부트에 의존하는 시장을 만들었다. 이들은 검증된 판매량을 보장하지만, 반대로 이미 어느 정도의 틀이 정해진 만큼 창의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5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2주 만에 서비스 종료로 이어진 콘코드 등의 게임은 신규 AAA 게임에 대한 리스크만 키웠다.


하지만 비슷한 게임의 반복은 AAA에 대한 피로도 증가로 이어졌다. 본래라면 대형 개발사가 하지 못할 창의적인 실험을 이어가야 할 중견 스튜디오들이 2010년대 들어 대거 사라지면서 AA급 게임 개발도 크게 줄었다. 결국 그 새로운 역할을 해주는 게 인디 게임이 됐다.

과거 인디 게임은 AA 게임보다 부족한 만듦새나 연출력을 가지고 있어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부류였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기술의 발전과 투자는 인디 게임 역시 AAA에 견줄 기반을 마련했다. 여전히 창의적인 플레이 하나로 시장에서 사랑받는 게임도, AAA에 버금가는 만듦새를 가진 게임도 모두 인디 시장에서 나오는 시대가 된 것이다.


AAA에 대한 시선
2-3 풀프라이스 저항감, 인디에게는 기회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게임 개발비는 자연스레 게임 가격 인상 논의로 이어졌다. 흔히 풀프라이스라고도 불리는 AAA의 멀티플랫폼 통일 가격은 2000년대 초반 50달러 수준이었고, 2020년대까지도 60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NBA2K21이 70달러로 콘솔 버전 가격을 책정하며 많은 대형 게임사들이 게임 가격을 인상했다. 여기에 닌텐도 스위치2에 맞춰 닌텐도가 80달러 게임을 선보이며 AAA 게임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이어졌다.

이러한 가격 인상에 게임사 측에서는 막대한 개발비 인상에도 너무 오랜 기간 게임 가격은 고정되어 있었다며 가격 인상을 옹호하기도 한다. 반면 유통 혁신으로 디지털 게임 판매가 전통적인 물리 디스크 판매를 넘어서며 수익 증대가 이루어졌는데도 가격을 인상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유저들의 반대 의견도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디 게임의 가격 자체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미 최고 수준의 연출력을 가진 게임 경험을 위해 풀프라이스 가격을 투자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유저들이 늘어가는 셈이다. 이는 Z세대를 중심으로 변화한 소셜 게임, 유머 중심의 협동 게임의 선호도 증가도 한몫하고 있다(이에 대한 내용은 기사 [새로운 세대의 스팀, 왜 '협동과 유머'에 주목하나]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스팀 매출 상위 게임에 이름을 올린 인디 게임들

할인 이벤트도 이런 현상을 부추긴다. 과거 물리 디스크 가격은 악성 재고나 출시가 한참 지나서야 가격이 떨어졌다. 물량이 부족하면 중고에도 프리미엄이 붙어 더 높은 가격에 게임을 구매해야 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장에서는 최고 수준의 개발력이 투자된 게임도 수개월이 지나면 게임사, 유통사 주도의 할인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세일 문화의 변화가 정가 구매에 대한 저항감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미디어들 역시 게임 비평을 AAA 기업의 마케팅 도구로 보는 시선을 넘어, 인디와 AAA를 동등하게 평가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게임의 평가 지표에서 인디 게임의 노출을 더욱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3 규모가 아닌 독립성, 인디의 새로운 기준
이처럼 인디 게임의 기술적 성장과 규모, 외적 만듦새에 대한 상승은 사라진 AA 시장의 가능성을 인디 게임이 대체하는 모양새로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곧 인디 게임에 대한 정의 자체를 흔들리게 하고 있다. III라는 용어의 등장처럼 투자도 받고, 개발비도 많이 투입된 게임을 어디까지 인디게임으로 볼지에 대한 의문말이다.

AA 게임은 닌자 씨어리의 헬블레이드 시리즈 출시 이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다시 쓰이기 시작했다. 5,000만 달러 수준의 개발비를 가진 AA 게임은 대형 게임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적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으면서도, 인디 게임보다 수준 높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대형 게임사들은 이런 식으로 기존 중견 개발사의 역할을 자본력을 앞세워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럼 인디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실제로 이런 의문이 본격적으로 국내에도 퍼진 건 '데이브 더 다이버'의 글로벌 흥행에서 나왔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더 게임 어워드2023에서 인디 게임 후보에 올랐다. 실제로 개발 규모 측면에서는 소규모였고, 완성 단계에서도 팀 규모는 30명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게임 개발을 이끈 황재호 PD는 매달 정기적으로 임금을 받고, 개발 지원을 받는 자신들을 인디 게임이 아니라고 답한 바 있다. 다른 사람들이 게임을 인디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인디 개발자들을 존경하며,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자 한다고도 이야기했다.

▲ 민트로켓 황재호 PD

33원정대 역시 에픽게임즈, 넷이즈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아 제작됐다. 케플러 인터랙티브라는 퍼블리셔의 도움도 있었다. 하지만 서구권을 중심으로는 33원정대를 인디로 구분짓는 경향이 강하다. 100명이 되지 않는 적은 규모, 그리고 창작의 독립성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길을 먼저 가 전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게임이 발더스 게이트3다. 발더스 게이트3는 약 1억 달러로 추정되는 개발비와 라리안의 전 세계 7개 스튜디오에서 약 6년간 개발했다. 게임 자체는 최고 수준의 완성도와 연출력을 선보이며 출시 당해 올해의 게임으로 여럿 선정되기도 했다. AAA 게임 기준으로 꼽히는 투자와 완성품의 품질 기준을 충족한 셈이다.

하지만 인디 스튜디오라는 라리안의 배경, 셀프 퍼블리싱을 통한 서비스, 인디 게임 기준의 독립성과 철학은 이 게임을 인디 게임으로 보는 시각을 낳기도 했다. 그렇기에 일각에서는 AAA 인디 모델로 게임을 평가하기도 한다.


4 창의성, 인디가 증명한 가치와 시작
인디 게임에 대한 정의는 언제나 모호했고, 그 기준과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단순히 소규모에서도 수준 높은 게임을 만들 수 있고, 창작의 독립성을 유지한 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인디 게임도 등장할 수 있다.

데스 스트랜딩으로 유명한 코지마 히데오의 발언 역시 이와 비슷한 의견을 남긴 바 있다. 코지마 감독은 스스로 인디(독립)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고, 게임 디자인부터 프로듀싱, 프로모션, 시나리오까지 전부 직접 맡는 인디 개발자 같은 면이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신은 여전히 AAA 게임을 만든다며 인디에 대한 복잡한 의미를 구분짓고자 한 바 있다.

결국 인디 게임의 정의는 더 이상 개발 규모나 예산만으로 규정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인디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게임들이 기존과는 다른 재미와 경험을 앞세워 시장에서 점점 더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규모가 작아서, 혹은 AAA급의 깊은 경험을 전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 성과에 비해 낮게 평가받았던 게임들이 말이다.

III라는 새로운 용어의 등장이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모든 게임들이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순 없겠지만, 창작 독립성을 앞세워 보다 적은 예산으로 AAA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지도 모른다.

▲ AAA, AA, III, 그리고 인디라는 용어 이상의 게임적 가치가 주목받는 시대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TGA 등 2025년의 게임 시상식은 새로운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AAA라는 이름에 갇혀있던 좋은 게임에 대한 열정, 그리고 그것을 알아보는 시장의 성숙함은 앞으로 더 크게 빛날지 모른다. 인디 게임은 대안이 아니라, 주류로 자리매김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