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정부 부처가 국회 발의 법안에 대해 '신중 검토' 등의 유보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X)'라는 강경한 의견을 제시했다.

27일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문체위 회부법안 검토(게임산업법)'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는 개정안 제59조 제1항의 게임관련사업자 준수사항 변경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행 게임산업법은 게임물의 사행성 조장을 막기 위해 경품 제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조승래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게임을 '디지털게임'과 '특정장소형게임'(아케이드 게임 등)으로 구분하고, 디지털게임 사업자에게는 원칙적으로 경품 제공을 허용하되 사행성을 조장하는 경우에만 금지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도입하려 했다.
문체부는 이러한 규제 전환이 디지털게임의 사행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 측은 검토 의견서를 통해 "디지털게임 또한 그 내용과 운영 방식에 따라 사행화 가능성이 높으므로, 특정장소형게임과 동일하게 경품을 제공하여 사행성을 조장하지 않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웹보드게임, 소셜카지노게임, 성인 아케이드 게임 등은 사행성 조장 우려가 큰데,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해당 게임들이 디지털게임으로 분류되어 제한 없이 경품을 제공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규제 방식의 변화에 따른 부작용도 주요 반대 근거로 제시됐다. 문체부는 "현행 포지티브 규제에서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 시, 법령을 우회하여 개발한 신종 경품 방식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법이 금지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보상 체계가 등장할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청소년 도박 문제와의 연관성도 강조했다. 문체부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새 도박으로 입건된 범죄소년이 5.5배 증가했다는 2024년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하며, 경품 전면 허용이 청소년의 사행 심리를 조장하거나 경품 획득을 목적으로 한 대리 게임 강요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경품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파생 조항들에 대해서도 줄줄이 반대 입장을 냈다. 개정안은 경품 금지 조항 삭제에 맞춰 경품 제공 위반 시 신고 포상금 제도를 삭제하고, 관련 벌칙 조항도 없애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문체부는 사행성 방지를 위해 경품에 관한 제재와 포상금 제도는 현행법과 같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문체부는 개정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자 준수사항 위임 근거를 삭제한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현행법은 웹보드 게임 등 사행성 모사 게임에 대한 규제 조항을 대통령령(시행령)에 두고 있는데, 법률상 위임 근거가 사라질 경우 사행성 방지 방안의 법적 토대가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국회 전문위원 역시 검토보고서를 통해 문체부와 유사한 우려를 표명했다. 전문위원은 "경품 및 사행성 관련 규제 완화 및 영업자 준수의무 변경 등 개정안의 주요 내용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 과정 및 사회적 합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2006년 제정된 현행법이 급변하는 게임 산업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되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디지털 게임에 대한 경품 허용이 마케팅 활성화와 산업 진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