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취재를 종합하면, 크래프톤은 전사의 실(室) 및 팀(Team) 단위 조직을 대상으로 통폐합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 개편의 주된 대상은 인원수가 적은 소규모 조직이다.
이번 통합은 업무의 연관성이나 시너지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보다는 조직의 규모를 기준으로 한 기계적 통합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됐다. 예컨대 3명 안팎의 소수 인원으로 구성된 팀을 타 조직과 강제로 합병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개편은 단순한 부서 이동을 넘어, 중복 인력 발생을 통한 자연 감소가 목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성격이 다른 두 조직이 하나로 합쳐질 경우, 리더급을 포함한 구성원 간의 업무와 역할(R&R) 중복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통합된 조직 내에서 역할이 모호해지거나 후순위로 밀려난 인원들은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직접적인 해고 통보는 없더라도, 내부 경쟁과 압박을 통해 구성원 스스로 거취를 고민하게 만드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구조조정에 준하는 인력 감축 효과를 내기 위한 우회적 전략으로 해석된다.
해당 인원들이 자연스럽게 최근 크래프톤이 시행하는 '자발적 퇴사'를 고려하게되는 셈이다. 크래프톤의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은 회사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는 구성원을 대상으로 최대 36개월치의 월급여에 해당하는 지원금을 제공한다. 일반적인 희망퇴직과 달리 직급이나 연차, 근속연수와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이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개발 스튜디오보다는 사업 및 개발 지원 등 본사(HQ) 소속의 기능 조직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프로젝트의 성패와 무관하게 조직 전반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고정비를 절감하겠다는 본사 차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의 인력 효율화 작업은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회사는 앞서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일부 조직을 대상으로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을 시행한 바 있다. 이어 이번 조직 통폐합까지 단행함으로써, 물리적인 정리해고 없이 자연 감소를 유도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구축한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