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다음, ‘차애’ 캐릭터는 다름 아닌 송 소령입니다. 분명 없는 보이스가 들려오는 것 같은 시원시원한 말투, 자그마한 도트 그래픽이지만 발랄함이 그대로 보이는 외형, 여기에 본편에서 적으로 대면하며 직접 뼈저리게 느낀 강함까지, 정말 그야말로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 수 없죠.
이런 송 소령이 드디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그것도 주인공으로 등장했습니다. 바로 산나비 외전, 귀신 씌인 날을 통해서요.

본편과 완전히 다른 재미, ‘무료’ 외전
귀신 씌인 날은 산나비의 첫 번째 외전으로, 본편만 보유하고 있다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DLC입니다. 하지만 무료라는 게 믿기지 않게 완성도 자체는 매우 뛰어납니다. 약 2시간가량의 플레이 타임 내내 본편과는 완전히 다른 송 소령만의 새로운 조작과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외전의 가장 큰 특징이자 놀라운 점은, 정말 본편과 완전히 다른 조작법을 가져왔다는 부분입니다. 산나비 본편의 정수이자 게임의 뿌리였던 사슬팔, 그 사슬팔을 귀신 씌인 날에서는 아예 만나볼 수 없습니다. 대신, 송 소령만의 ‘전투’ 시스템이 그 자리를 대체했죠.
본편의 경우 사슬팔을 통해 공중을 마음대로 활보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속도감 있는 공중 이동이 게임 전체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전투 역시 직접적인 무기를 활용한 공격이 아닌, 사슬팔을 활용한 이동의 일부로 다가왔는데요.
하지만 이번 외전은 다릅니다. 주인공이 금 준장에서 송 소령으로 바뀌면서, 우리가 플레이하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어요. 금 준장의 사슬팔이 사라지면서 이동에 집중하던 플레이 대신, 근접 공격과 샷건, 여기에 패링과 강화 공격까지 확실히 ‘공격’ 측면이 강화됐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공중 이동과 관련된 측면이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닙니다. 이단 점프는 여전히 만나볼 수 있고, 공중에서 공격 후 점프가 가능해지면서 좀 더 스릴 넘치는 공중 이동을 경험할 수 있어요. 여기에 샷건의 경우 반동을 통해 반대 방향으로 짧은 이동이 가능하기에 공격뿐 아니라 순간 이동기로 사용할 수도 있죠.
덕분에 공중 오브젝트 공격 후 점프, 이단 점프 후 샷건 등을 활용해 공격과 이동이 연결되는 빠른 공중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익숙해질 경우 공중에 머물면서 벽과 오브젝트, 적, 벽, 오브젝트 등을 번갈아 이동하고 공격하는 방식의 플레이도 할 수 있었고요.
특히 마지막 보스전의 경우, 확실히 이런 공중전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는데요. 무작위로 생성된 후 상승하는 오브젝트, 일반 적들을 타고 다니며 보스의 가장자리를 공격하고, 이를 통해 바닥에서 무작위로 생성되는 미사일을 피하며 플레이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이번에는 사슬팔 대신 ‘전투’다
확실히 외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이런 공중전을 포함, 다이나믹하게 벌어지는 전투 방식입니다.
단순히 근접 공격이나 원거리 샷건 공격만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모든 공격과 방어, 이동이 하나가 되어 마치 자유로운 콤보를 사용하는 듯한 빠른 전투를 경험할 수 있어요. 본편에서 사슬팔을 활용한 이동이 물 흐르듯 이어졌다면, 이번에는 바로 이러한 전투의 연결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간 보스와 메인 보스, 여기에 약 2시간의 길지 않은 플레이 타임을 가지고 있지만, 귀신 씌인 날의 전투 난이도는 아주 적절하게 상승하는 편입니다. 짧은 플레이 타임임에도 게임에 찬찬히 익숙해질 수 있도록, 또 반대로 초반이 너무 늘어지지 않도록 송 소령의 새로운 기술들을 아주 촘촘하게 배치했습니다.
덕분에 초반부는 새롭게 적용된 이동과 기본 전투 방식에 익숙해질 수 있고, 후반부에는 전투의 속도감과 연결성을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후반부 플레이, 특히 마지막 보스 플레이가 중간 보스보다 훨씬 수월하게 다가오더군요.

전투 과정에서 이런 빠른 속도감과 연계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요소는 바로 버스트, 즉 적의 미사일을 막아내는 패링입니다. 외전의 패링은 그냥 공격을 막아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닙니다. 미사일을 타이밍에 맞춰 잘 막아내면 한 번에 관통 샷건 공격이 차오르고, 동시에 세 개 이상의 미사일을 막아낼 시 일정 시간 동안 이동 속도와 공격 자체가 강화되기도 하죠.
이렇게 적의 공격을 막고, 강화된 공격을 가하고, 또다시 이동하고, 적의 공격을 막고, 샷건을 쏘고, 다시 이동하는 방식의 플레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후반부의 경험이 훨씬 더 다채롭고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타격감과 순간적인 호쾌함도 느낄 수 있고요.
뿐만 아닙니다. 이러한 전투 방식은 게임의 전체적 난이도에 비해 ‘내가 게임을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산나비 특유의 시원시원한 이동과 조작, 그리고 여기서 오는 속도감과 쫄깃함이 외전에서도 전투를 통해 느껴지는 것이죠.

다만 사슬팔을 활용한 이동, 전투가 메인이 되지 않는 그 특유의 플레이 방식이 잘 맞았던 플레이어라면 이번 외전의 경우 조금 어색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귀신 씌인 날은 분명히, 이동이 아닌 전투가 핵심이고, 메인입니다.
또한 이동 방식 자체가 본편에 비해 훨씬 까다로워졌기에, 낙사 구간이 거의 없음에도 전체적인 이동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천장에 매달려서 이동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죠.
실제로 저 역시 플레이 도중 전투보다 이동에서 머뭇거리는 시간이 훨씬 길었습니다. 본편이라면 그냥 사슬팔 한 번에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던 구간이, 지금은 더블 점프를 하고, 오브젝트를 치고, 다시 점프를 하고, 샷건도 쏘면서 겨우겨우 이동해야 했거든요. 더블 점프 후 샷건으로 아슬아슬하게 이동해야 하는 구간들이 꽤 나오는데, 보스 전투보다 여기가 더 까다롭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산나비 팬들에게 선물같은 DLC
개인적으로 산나비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흡입력 있는 플레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 타임 내내 집중해서 엔딩까지 내달릴 수 있는 몰입도, 그걸 산나비는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외전 역시 이러한 강한 몰입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번 게임을 켜면, 순식간에 두 시간이 지나가고, 엔딩이 다가오죠.
이런 강한 흡입력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플랫포머 특유의 맵과 맵을 이동하며 느껴지는 빠른 속도감, 적절한 레벨 디자인, 본편과는 또 다른 전투가 주는 조작의 재미, 그리고 너무 늘어지지도 않고, 플레이 화면과 자연스레 이어지는 스토리 컷신 등 다양한 특징과 장점이 합쳐져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결과를 가져왔어요.

그리고 이번 외전에서 가장 좋았던 건, 게임 전체에서 보이는 팬들을 향한 서비스입니다. 본편을 플레이한 이들이라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외전을 통해 다시, 그리고 새롭게 만나볼 수 있었으니까요.
송 소령과 금 준장의 첫 만남, 그들이 함께하게 된 과정이 두 시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외전을 통해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모든 우여곡절 끝, 송 소령과 금 준장, 백 대령이 함께 잡히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물 한 방울이 찔끔 나기도 하더군요.

원작의 스토리를 좋아했던 플레이어라면, 꼭 엔딩 크레딧의 일러스트들 역시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 본편에서 볼 수 없었던 금 준장의 평범했던 나날들을 단편적으로나마 볼 수 있으니까요.
모든 것을 떠나, 이 정도 퀄리티의 DLC를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산나비의 팬들에게는 가장 큰 연말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