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유한) 화우(대표변호사 이명수)는 5일(금), 아셈타워 화우연수원에서 '게임산업의 국가전략산업적 발전을 위한 게임법·제도 형성'을 주제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및 4차산업혁명융합법학회와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게임산업의 국가전략산업 도약을 위한 게임법·제도 환경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집중적 논의가 이뤄진 이번 공동학술대회는, '혁신성장을 위한 국가전략산업 육성 정책과제 및 게임산업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하는 박진규 고문(법무법인 화우, 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의 기조강연 이후, 세 개의 세션별로 각각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 법무법인 화우 박진규 고문(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박진규 전 차관 "게임산업 육성, 규제와 지원의 균형이 중요"


1990년대 초 공직을 시작해 산업 분야만 담당하다 3년 전 퇴임한 박진규 전 차관은 이날 기조강연에서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게임은 중독, 규제 대상으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전략산업으로 봐야 한다"며 e스포츠 스타 '페이커' 이상혁을 예로 들었다.

현 정부 국정과제 103번 'K-컬처 시대를 위한 콘텐츠 국가전략 산업화'가 갖는 중요성 또한 설명했다. 특히 8대 분야 중심 장르 지원에서 게임이 첫 번째로 명시된 점을 주목하며 "이 내용의 각 꼭지는 세분화돼 실천 계획으로 만들어지고, 대통령 비서실과 국무조정실, 총리실에서 지속적으로 체크하며 예산을 투입하고 제도를 개편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전 차관은 "게임산업진흥법을 처음 읽어봤는데,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 등 진흥 관련 내용은 소량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규제 내용"이라며, "게임산업진흥법 자체를 논의하는 것보다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박 전 차관이 진행한 기조강연의 핵심은 "규제와 지원의 균형"이었다. 그는 한국의 국가 전략산업 육성 역사를 3단계로 나눠 설명하며 게임산업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국가의 전략산업은 전 세계 산업의 동향에 따라 직, 간접적인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2020년 이후 최근에는 탈세계화 시대로 경제위기, 코로나, 미중 갈등 속에서 보호무역주의가 재등장했으며, 이에 따른 정부의 국가전략산업 지원에 대한 변화 또한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 전 차관은 "전략산업도 과거 제조업 중심에서 제조와 서비스가 결합되고, 이제는 제조·서비스·콘텐츠가 융합되는 시대가 됐다"며 "게임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전략산업화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어떻게 볼 것인지, 규제와 지원을 어떻게 균형있게 잡을지, AI 등 변화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관련 입법 과제를 정리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법무법인 화우 김대연 변호사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달라질 게임 산업 풍경에 대비해야"


다음으로는 법무법인 화우의 김대연 변호사가 국가전략 게임산업 선결조건으로서 '노동의 다양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최근 제안된 '노란봉투법' 시행령이 게임산업에 적용될 상황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제시하며, 노사분쟁 빈발, 노노갈등 증가, 법적 절차의 장기화에 대비할 것을 조언했다. 특히, 이러한 산업 내 변확 게임 이용자 고충 증가와 산업 신뢰성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대연 변호사는 이번 발표를 통해 게임산업과 관련된 두 가지 노동규제 이슈, '노사관계'와 '노동시간'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노사관계에서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는 소위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2,3조 개정안'이다.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를 돕자는 취지로 '노란 봉투'에 성금을 모은 사례에서 유례된 해당 법안의 핵심 개정 사항은 '사용자'의 범위 확대와 노조 활동 보호 강화, 비정규직 및 간접고용 노동자의 권리 강화 등이 있다.

사용자 개념이 확대됨에 따라, 개정안이 시행되는 2026년 3월 10일부터는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 조거에 의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 결정을 할 수 있는 자'또한 사용자로 보게 된다. 하청 노조의 경우 원청까지도 단체교섭의 상대방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다. 노동쟁의 개념 또한 확대되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에 대한 주장이 불일치할 경우에도 노동조합은 쟁의행위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김대연 변호사는 이러한 부분들이 혼란과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사업 경영상의 결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 운영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게임업계 노사분규 양상을 볼 때 성과 보상 이슈가 가장 큰 문제가 되는데, 이처럼 여러 단체들이 공동으로 노력한 결과에 따른 혜택 향유에 문제가 있을 경우엔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문제가)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넥슨 지회의 예를 들면, 전체 입장과 분회의 입장 차이가 있어 (네오플)분회를 해산시키는 상황까지 갔다. 앞으로는 그냥 참지 않을 수도 있다. 분회가 원청과 직접 이야기해서 교섭단위 분리시키고 협상하겠다는 식으로 나간다면, 다른 계열사에서는 가만히 있을 것인가. 전반적으로 업청난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불이익은 고스란히 유저에게 갈 가능성이 높고,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 없다"고 전했다.

근로시간에 대해서도 각 산업의 특징에 맞는 유연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행 근로시간법과 관련해 기본적인 규제가 있고,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제도로 탄력적, 선택적 근로시간 등의 내용이 있으나, 게임이 국가전략산업으로서 육성되기 위해서는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재량근로제의 경우 신상품 연구개발, 정보처리시스템 설계 분석 등 업종이 굉장히 제한되어 있으나, 게임을 완성하는 데는 프로그램 개발 뿐 아니라 기획, 미술 등 또한 중요한 영역이다. 김대연 변호사는 이러한 영역에도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며, 나아가서는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예외 적용 등 접근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주 4.5일제 실현 목표에 대해서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연결차단권'같은 제도들이 도입한다고 게임업계가 그냥 쉬지 않을 것이다"라며, "핵심적인 부분을 인도, 남아공 등 해외로 이전시켜 24시간 서비스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결과만 가져오지는 않을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론자로 참여한 광운대학교 이준희 교수는 내년 3월부터 완전히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는 만큼, 경직되지 않고 오히려 극단적으로 유연해지는 규제 상황에서 적응할 방법을 지금부터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준희 교수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에 대해 "사용자 개념 확대가 무슨 뜻이냐면, 게임회사들 중에 노조가 없는 회사라도, 협력사에 노조가 있다면 협력사 노조와 단체교섭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 협력사의 협력사의 노조와 우리 회사가 단체교섭을 할 수도 있게 된다"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또 그는 "'우리'라는 특성을 강조하는 산업이 이런 환경에서 적응하기 어렵다. 게임 산업 분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것이 '크런치 모드'인데, 과연 이것이 게임산업에만 존재하는가. 모든 산업은 특수한 상황에서 극단적인 연장근로를 하고 싶어하지만, 규제 안에서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오며 성장했다. 과연 게임산업만 이것을 감내할 수 없고, 사업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는 가지만, 다른 사람들이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고 덧붙였다.


한국 게임, '이용자 신분 인증' 때문에 플랫폼 전환에 실패했나?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전성민 교수는 '국가 플랫폼자본주의 시대, 허들로서 이용자 신분 인증'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웹젠과 같이 시대를 앞서간 한국의 게임사들이 19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으로 세계인의 게임 데이터를 축적하는 서비스를 성공시켰음에도, 왜 한국은 '스팀'이나 '구글 플레이'같은 플랫폼을 배출해내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한국 게임사들이 글로벌 수준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하지 못한 현상을 1)내부 경영 전략의 집중, 2)외부 규제 환경의 제약, 3)선점 플랫폼의 강력한 지배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한국 게임사들이 F2P 및 확률형 아이템 기반 고수익 모델을 모바일 시대까지 고도화하는 주력했고, 단기적 매출 극대화에는 성공했지만 플랫폼 구축에 필수적인 개방성, 이용자 네트워크, 장기적 R&D 투자 동력을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강제적 셧다운제와 신분 인증제로 대표되는 국내 규제 환경을 꼽았다. 복잡한 연령 인증 및 심야 접속 차단 시스템이라는 추가적 운영 비용과 기술적 부담을 안겼고, 글로벌 표준과 동떨어진 서비스를 강제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법무법인 화우 이수경 변호사는 이용자 본인을 확인하는 절차가 게임 뿐 아니라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반 영역에 규정되어 있음을 확인하면서, 각 법령들에서 본인인증을 도입한 배경과 경과를 심도 있게 살펴보면 이들 제도와 게임법제도를 함께 개선시켜 나가는 데 필요한 인사이트를 챙겨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수경 변호사가 제공한 발표자료는 소위 대포폰을 방지하기 위해 통신 계약 체결시 신원 확인 의무를 강제한 전기통신사업법과 게시판 이용자의 본인확인을 요구하는 정보통신망법이다. 전자의 경우 추가적인 불법행위와 범죄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2022년 6월 규정이 개정되었으며, 후자의 경우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개정되었다.

리율 법률사무소 강지현 변호사는 "게임을 하기 위해 신분증 인증을 해야 하는 지극히 한국적인 법제도로 인해 세계의 게임개발자들이 한국의 게임 포털을 서비스의 관문으로 활용하는 것을 꺼려했고, 결국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실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증 절차가 세계적 게임 플랫폼 구축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다"며, "글로벌 성공 플랫폼들의 성장과정은 공통적으로 규제 환경보다는 킬러 게임 콘텐츠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국내 게임사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인증 규제 완화는 오히려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시켜 산업 경쟁력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안전망을 공고히 하되, 글로벌 시장을 견인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 개발과 IP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인 정책 방향이라 판단된다"고 전했다.


"확률형 아이템, 기업의 BM 규제 필요성 여부로 접근해야"


마지막 세션을 맡은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게임법/정책 연구센터 정정원 겸임교수는 게임과 관련한 이르바 '사행성 통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정정원 교수는 "게임은 원칙적 허용과 예외적 규제의 영역인 반면 '사행성'은 원칙적 규제와 예외적 허용의 영역"이라는 점을 설명하며, 규범의 세계에서 '게임'과 '사행성' 사이의 교집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게임 내 확률요소의 작동에 따라 제기되는 여러 문제들(확률형 아이템 등) 또한 사행성의 존부와 정도에 관련한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사업모델에 관한 문제가 필요할 것인지, 또는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수준으로 규제되어야 할 것인지 등 지점에서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정정원 교수의 설명이다.

가천대학교 법학과 이근우 교수는 "각종 규제가 어느 순간 규제의 본래 목적 대신 규제를 위한 규제로 변질되기 쉽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게임에 사행적 요소가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이를 사행산업이라고 파악해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 도박 내지 관리가 필요한 사행산업은 다른 쾌락을 주는 요소는 극히 배제되고, 오로지 재물의 득실을 위한 승부결정만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고안된 경기로 제한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화우 김종일 게임센터장은 최근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발간을 준비중인 '경품제공금지 백서'의 감수를 진행한 경험을 소개하며, "법원은 게임규제와 사행성규제가 적용의 국면이 다름을 반세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판결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반면, 게임규제당국은 사행성이라는 규범적 용어를 법리에 맞지 않게 의도적으로 남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행게임산업법 제 28조 제3호가 금지하는 것은 "경품 제공을 통한 사행성 조장"이지, 게임 자체의 사행성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후관리 단계에서 과도한 행정조치가 이루어지는 사례가 빈번함다고 지적했다.

김종일 게임센터장은 "개념적으로 게임 자체는 사행성을 내포할 수 없으며, 게임산업법이 게임의 '사행성'을 확인한다는 표현은 개념적 모순이다. 오히려 법은 게임을 이용한 도박, 사행행위를 규제해야 한다"며, "확률형 아이템 또한 사행성 문제가 아니다. 기업의 사업 모델에 대한 규제 필요성 여부의 문제이지, 게임의 사행성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논의"라고 재차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