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SteamDB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이 2025년 한 해 동안 역대 최대 규모의 신작을 쏟아내며 외형적 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유저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게임이 절반에 달하는 등 '풍요 속의 빈곤'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SteamDB에 따르면, 2025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스팀에 출시된 신작 게임은 총 20,006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기록한 18,500여 개 대비 약 8% 증가한 수치로, 스팀의 신작 출시량은 매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시장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매일 55개의 새로운 게임이 시장에 나온 셈이다.

장르별로는 전통적인 인기 장르인 액션과 어드벤처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스팀의 태그(Tag) 시스템 특성상 중복 집계가 포함되지만, 어드벤처 태그가 달린 게임은 7,747개(전체의 약 38.7%), 액션은 7,456개(약 37.2%)를 차지했다. FPS나 TPS 등 슈팅 장르가 액션/어드벤처 태그를 공유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2025년 출시된 신작의 3분의 1 이상은 액션과 모험을 테마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발 트렌드의 변화도 감지됐다. 완성된 게임을 내놓기보다 개발 도중 유저 피드백을 반영하는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방식의 채택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25년 얼리 액세스로 출시된 게임은 2,702개로, 2024년(2,137개) 대비 무려 26.4%나 급증했다. 전체 신작 중 얼리 액세스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11.5%에서 13.5%로 2%p 증가해, '선 출시 후 완성'이 인디 및 중소 개발사의 핵심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쏟아지는 신작의 홍수 속에서 양극화는 더욱 뚜렷해졌다. 2025년 출시된 2만여 개의 게임 중 약 48.8%에 달하는 9,300여 개 타이틀이 스팀 유저 리뷰 수 10개 미만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뷰 수가 유저 관심도의 척도임을 감안할 때, 작년 한 해 나온 게임의 절반가량은 사실상 유저들에게 노출조차 되지 못하고 '무관심' 속에 묻혔다는 의미다.

게임 개발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며 시장의 파이는 커졌지만, 그만큼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는 더욱 어려워진 현실. 이제는 단순히 '게임을 완성해 스팀에 올리는 것'을 넘어, 어떻게 수만 개의 게임 속에서 유저의 눈에 띌 것인지에 대한 마케팅과 생존 전략이 필수적인 시점이 도래했다.

▲ 2만 개의 신작 중 유저 리뷰 수가 100개를 넘은 건 고작 16.4%에 불과하다 (출처: Steam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