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게임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방정식을 마주하고 있다. 한쪽에선 생성형 AI가 개발 속도를 10배로 끌어올리고, 다른 한쪽에선 해킹 공격이 유저 데이터의 안전을 위협한다. 대작 게임들은 쏟아지지만 무엇 하나 쉬이 성공을 보장받지 못하고, 글로벌 시장 문은 열렸지만 경쟁자는 수십 배 늘었다. 서브컬처 팬덤은 충성도 높은 소비층으로 떠올랐지만, 유저들의 마음을 찢는 소통은 게임에 대한 애정을 식게 한다.

이러한 혼돈과 기회 속에서 2026년을 관통할 7개의 키워드를 선별했다. 올해 출격하는 기대작들이 시장에 던질 파장,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보안 체계, 논란과 가능성을 동시에 품은 생성형 AI, 한국 게임사들의 본격적인 글로벌 도전, 틈새에서 주류로 부상한 서브컬처 게임, 유저와의 진심 어린 소통이 만드는 차이, 그리고 여전히 뜨거운 게임중독 논쟁까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미리 짚어보고자 한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그리고 AI의 승리는 세간에 많은 충격을 준 사건으로 꼽힌다. 바둑처럼 고도의 사고를 요하는 종목은 여전히 인간이 우위에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알파고는 간단하게 무너트렸다. 그리고 이때 이세돌 9단이 거둔 1국은 이후 인간이 알파고에게 거둔 유일한 승리가 됐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이제 AI는 입력된 데이터를 알아서 분석하고, 복잡한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등장했던 자율 주행 차량은 현실에서 시범 운행되고 있고, 인간 비서는 이제 소비자단까지 이르러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오늘날 AI의 근간이 되는 2017년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는 AI 역사의 큰 전환점을 가져왔다. 스케일 법칙에 따라 압도적인 데이터와 늘어난 연산량을 바탕으로 현대 LLM은 매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마치 바둑이 그랬던 것처럼, 인간만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분야로의 AI 확장으로 이어졌다. 단순 계산을 넘어 창의성과 직관이 필요한 영역까지 AI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건 대표적인 종합 상업 예술인 게임의 개발에도 깊은 논의를 불러왔다. AI를 활용한 속도와 자원 절약과 저열한 콘텐츠 일관성, 인간이 할 수 없는 품질 보증 과정과 일자리 감소와 윤리 문제까지. AI가주는 효율성과 함께하는 여러 논란은 2025년에도, 그리고 2026년, 또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정말 게임 업계에 파고들기 시작한 AI,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내다봤다.


달라진 게임과 AI, 활용과 우려


오늘날 게임에서의 AI 사용과 관련해 여러 우려가 공존하지만, 게임은 그 어느 콘텐츠보다 AI라는 표현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마을에서 플레이어를 반겨주는 주민 NPC, 대전 게임에서 내 앞을 막는 상대 캐릭터 등도 AI로 불렸다. 다만 전통적인 게임 AI는 사전 프로그래밍된 패턴, 미리 작성한 스크립트에 따라 움직인다. 이런 규칙 기반 AI는 이름 그대로 규칙이 존재하기에 예측 가능하고, 개발자가 제어할 수 있다.

▲ 정해진대로 움직이는 NPC 수준의 AI는 스스로 인지하고, 행동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또 하나, 근래 게임 업계에 플레이 혁신을 가져다 준 업스케일링 역시 머신러닝 AI를 활용한다. RTX GPU의 텐서 코어를 활용한 엔비디아의 DLSS는 시작부터 딥러닝 기반 업스케일 기술을 선보였다. 알고리즘 기반 AI 업스케일을링을 사용하던 AMD의 FSR 역시 FSR4부터 라데온 RX 9000 시리즈 이후 그래픽카드의 머신러닝 가속 기능을 도입했다.

게임 업스케일링은 실제 보여지는 화면보다 작은 크기로 랜더링해 더 적은 자원으로 화면을 만들고, 그걸 확대하는 기술이다. 다만 그대로 확대하면 당연히 화면이 깨져보일 수 있는데, 이를 AI가 플레이어 눈에 보이는 크기에 맞게 보정하는 역할을 한다. 애초에 작은 화면에 랜더링하는 만큼, AI 업스케일링은 고사양의 게임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에 패스 트레이싱처럼 네이티브 환경에서는 연산량이 많아 구현하기 어려웠던 그래픽 기술이 일반 소비자 단계에서 구현되고 있다.

업스케일 AI는 기존 데이터를 분석하고 분류하는 판별형 AI에 가깝다. 역할도 이미지 해상도 향상이라는, 개발자가 정의한 영역의 작업을 수행한다. 이 역시 규칙 기반 AI처럼 정의된 목적 내에서 작동하고, 데이터 활용이나 향상 등에 집중한다. 하지만 오늘날 게임 업계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코드 등 창작 부문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곧 게임 개발의 전 부문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성과 유연성을 의미한다.

실제로 AI만을 활용해 개발한 게임이 개발돼 출시된다. 또 기업의 규모와 관계 없이 많은 게임사가 AI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활용에 따라서는 개발자의 의도와 맥락에 따라, 자신의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개발자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결과물의 생성은 그 과정과 결과물에서의 불확실성과 윤리적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그게 AI의 생산성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AI 도입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된다.


속도와 생산성, AI 사용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게임 개발에서 AI 활용을 통해 가장 먼저 체감하는 부분은 바로 속도다. 게임 개발은 리소스 제작부터 게임의 테스트, 디버깅 등 반복적인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반복적인 작업에서 생길 수 있는 실수 등 휴먼리스크 역시 존재한다. 하지만 AI에게 반복적인 작업을 맡기면 훨씬 빠른 처리속도를 가지면서도 오류 역시 줄일 가능성이 높다. 반복적인 작업에 AI를 활용하면 개발자는 상대적으로 더욱 창의적인 부문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된다.

생산과 확인이라는 반복 작업 외에도 창의적인 부분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프로토타입 개발이다. 게임 개발은 시간과 돈, 많은 자원이 드는 콘텐츠다. 이는 곧 시장성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며, 자연스럽게 새로운 도전보다는 시장에 성공한 장르나 핵심 타깃층을 노린 게임을 만드는 경향을 띄게 된다. 하지만 AI를 통해 아이디어를 실제 눈에 보이는 초기 결과물로 만들면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글로 적힌 제안서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정 분야에만 전문성을 가졌던 개발자 하나하나가 기획자, 디렉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 누구나 게임 개발의 기본적인 부분과 시각화, 프로토타입 개발이 가능해진다면

아이디어의 현실적 실현을 돕는 것과 함께 아이디어의 발현 역시 AI가 담당할 수 있는 부문이다. 캐릭터, 세계 디자인 등 게임의 큰 틀을 시각화하는 콘셉트 아트는 게임에 수정, 변형된 내용으로 담기는 만큼, 부담없이 만들고, 적용해볼 수 있다. 또 시나리오나 코딩 등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의 창발 영역을 AI에게 쥐어줄 수 있다.

게임 개발 과정만이 아니라 개발 이후에도 AI는 유용하게 활용된다. 이미 완성된 게임의 플렝 테스트는 사람의 직접 플레이를 통해 잡아내왔다. 실제 출시 이후에는 테스트 인원보다 더 많은 사람이 게임을 즐기는 만큼 테스트 과정 중 찾아내지 못한 버그나 의도하지 않은 플레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AI를 통한 시뮬레이션은 버그를 잡아내고, 비정상적인 플레이 패턴 등을 감지한다. 밸런스가 붕괴되는 지점을 찾아내는 점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유저 이탈 구간, 난이도 곡선 등 활용 데이터를 통해 패치 방향이나 서비스 문제점도 짚어낼 수 있다. 이는 개발사, 나아가 게임을 유통하는 퍼블리셔에게도 유용한 자료가 된다.

이같은 장점에 AI 활용 기업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제 개발자 컨퍼런스 GDC2025의 설문에서는 참여 개발자의 52%는 생성형 AI 도구를 이용한 기업에 속해있다고 답했고, 직접 사용하고 있다는 답변도 36%에 달했다. 구글 클라우드가 데브컴2025에서 조사한 설문에서는 개발자 90%가 어떤 형태로든 AI를 개발 워크플로우에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유니티 게이밍 리포트 2025의 응답은 더 극단적인데, 개발자 79%가 게임 개발에서 AI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했고, AI를 사용할 계획이 없는 개발자는 단 4%에 불과했다.


이미 게임 개발 전분야,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기업이 AI를 쓰고, 또 쓸 계획이다. 그리고 개발자가 자신의 의도, 방향성을 쥐고 있는 단계에서 AI의 활용은 장점만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이 방향성을 항상 쥐고 있을 수 없다는 점, 또 그걸 그저 AI에 맡겨두고 있기 때문에 AI의 품질 논란 역시 빚어지고 있다.


그럴듯하지만 허술한, 그리고 신뢰가 무너진다


AI의 도입이 높은 생산성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지만, 문제는 동시에 저열한 품질 리스크 역시 함께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다.

생성형 AI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 중시를 통한 편향 방지와 창의성에 있다. 이는 실제로 학습한 데이터가 다양하고, 이를 통해 같은 입력에도 내부 확률 분포를 통해 매번 다른 샘플링을 통해 변동성을 높인다. AI 모델이 사람의 선호도에 맞게 순서를 정렬하는 RLHF를 거치지만, 그럼에도 창의성과 일반화를 돕는 불확실성을 통해 답변은 다채롭게 나온다.

단, 이러한 생성형 AI 특유의 '상호작용 효과'는 작품의 일관된 품질을 보장하게 만들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시나리오 부터 아트, 코딩 등 여러 개발 단계에서 활용한 생성형 AI의 결과물은 모두 동일한 결과물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RLHF, 일관된 핵심 내용을 유지하려는 토큰 우선 성향으로 어느정도의 일관성을 보여준다.

▲ 일관성과 창의성, 그 사이에서의 고민

표면적으로는 그럴듯한 결과물이 나온 셈이다. 그리고 이 그럴듯함과 함께 높아진 생산성은 바쁜 게임 개발 일정 속에서 착실한 검수보다는 "일단 써도 되겠다"는 안일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식 출시 후 수많의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고, 여러 패턴을 체험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수면 위로 떠오른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게임 개발 과정을 돌아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의 번거로움이 다시 한 번 더해진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퀄리티에 유저들의 불만 역시 커지도, 게임에 대한 신뢰도 깎인다.

물론 이러한 불확실성을 배제하기 위해 AI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자체 생성형 AI 개발에 힘을 쏟기도 한다. 또 시뮬레이션의 일관성을 위해 파라미터를 조정하고 동일 입력-동일 출력을 보장하는 방식을 구축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생성형 AI를 보정 없이 그대로 활용한 잔재가 남아있는 경우는 허다하다. 특히 출시 후 매 시리즈 북미 매출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액티비전의 콜 오뷰 듀티, EA의 배틀필드 모두 게임과 어울리지 않는 생성형 AI 이미지가 게임에 그대로 포함된 바 있다. 실수로라도 생성형 AI 저작물이 결과물에 노출되는 순간 게임 전체에 대한 신뢰가 깎여버린다.

퍼블리셔 후디드 호스(Hooded Horse)의 CEO 팀 벤더는 임시로, 혹은 참고를 위해 넣은 AI 생성물이 게임에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 '게임에 대한 신뢰를 깎는다'라며 퍼블리싱 계약서에 생성형 AI를 쓰지 않을 것임을 명시하기도 했다. AI 생성물의 확인, 제거를 위한 품이 더 든다며 이를 암적인 존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결국 게임사의 규모, 게임에 투자된 인원과 비용과는 관계 없이 어느 부분에서든 인간의 통제 없는 생성형 AI 활용과 게임 품질 저하를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걸 게이머가 먼저 찾아내는 순간, 게임과 개발사에 대한 신뢰는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 플레이어가 생성형 AI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고 말이다. 생성형 AI 도입은 생산성 만큼이나 사람의 통제와 책임 역시 반영되어야 한다.


학습 데이터의 그늘, 저작권과 배신감


내부적으로 품질 문제가 있다면 외부적으로는 저작권과 창작자 권리 문제가 생성형 AI 사용에 있어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생성형 AI는 모든 데이터를 병렬 처리하는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성능을 높일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리고 스케일의 법칙에 따라 더 큰 모델에 맞춘 더 많은 학습 데이터를 제공하면 성능이 더 빠르게 올라간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스케일의 법칙은 오늘날 한계에 도달했다고 평가받지만, 어쨌든 지금까지의 학습 과정에서 서적, 그림, 음악 등 수많은 데이터가 사용됐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원저작자의 동의가 이루어졌고, 수익 배분에 관한 문제도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다.


단순하게 생각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챗GPT로 지브리풍 그림 만들기, 촬영장 셀카 AI 영상 등 제작 과정에서 스튜디오 지브리나 할리우드 배우들의 학습 허가와 사용 동의가 이루어졌냐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은 어느 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챗GPT의 오픈AI는 뉴욕 타임즈와, 스태이블 디퓨전의 스태빌리티AI는 게티 이미지, 클로드의 안트로픽은 작가들과 소송을 벌였다. 메타, 퍼플렉시티, 미드저니 등도 예외는 아니다. 구글, 오픈AI, 퍼플렉시티 등 개인정보를 무단 크롤링했다는 의혹 역시 남아있다.

이러한 저작권 문제를 피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만을 통해 데이터를 학습하기도 한다. 이미 엔씨, 넥슨 같은 국내 AI 선두 게임사들이 이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자체 데이터 학습은 회사의 아트 스타일과 게임 특성을 어느 정도 일관성있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학습 데이터의 부족은 일반화를 위한 수준으로의 데이터 구축에 어려움을 겪에 한다. 생성 결과 역시 평범하거나 반복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특히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만큼, GPU와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해 소규모 개발사에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

여기에 유저들의 반발도 뒤따른다. 유저들은 자신의 돈과 시간을 투자한 게임을 인간이 직접 제작한, 창작물의 결과로 바라본다. 이는 게임의 규모가 크고, 풀프라이스에 가까운 게임일수록 더 강하게 드러난다. 그렇기에 게임 개발 전반에 생성형 AI를 활용했다면 게임에 대한 실망 역시 클 수밖에 없다. 특히 AI 활용 현황을 밝히지 않았다 밝혀질 경우 배신감 역시 뒤따른다. 게임 개발에서 어느 부분에 AI를 썼는지, 어느 정도 비중으로 활용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스팀은 개발 중 생성형 AI 사용을 필수로 작성하도록 하고, AI가 만든 콘텐츠임을 스토어 페이지에 표기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이같은 AI 표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모든 게임 개발에 AI가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는 게임 스토어에 AI 태그는 의미 없다는 의견을 남긴 바 있다. 반대로 트레일러에 '실제 게임플레이가 아님'이라고 표시하듯, AI 사용 여부 역시 표시하는 게 소비자의 권리라는 주장 역시 힘을 얻고 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의 논란 역시 이와 비슷하다. 인디 게임 어워드는 후보 등록시 생성형 AI 미사용 서약을 이유로 들어 게임의 수상을 추후 모두 취소했다. 개발진은 생성형 AI가 개발 초기 도구로만 사용했다고 밝혔고, 출시 후 첫 패치를 통해 인간 아티스트의 작업물로 교체해 현재 AI 생성물이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AI 사용, 그리고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어워드 서약을 어긴데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는 이들 역시 크게 늘었다.

생성형 AI의 사용이 확대될수록, 저작권과 게이머 신뢰 회복에 대한 문제 역시 반드시 해결할 과제가 될 것이다.


효율 뒤의 그림자, 일자리와 커리어의 재편


외부의 플레이어만큼이나 개발자들 역시 개발단의 AI 도입을 가장 예민하게 바라본다. 자신들의 일자리와 직접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성, 효율성, 비용 절감을 위한 기술은 장기적으로 업계 전체의 인력 구조, 개발자들의 커리어를 뒤흔들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AI는 개발자가 자신의 의도와 방향성을 쥐고 있을 때 빛을 낸다. 불필요한 반복 작업의 축소, 휴먼리스크가 생길 수 있는 오류 검증 등을 맡기면 인간은 고차원적인 설계와 창의성에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AI를 이런 보조 도구로 활용할지, 아니면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대체 수단으로 사용할지는 개발자가 아니라 회사에게 달려있다. 회사가 효율 중심으로 나가는 방향이라면,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물론 AI를 도구로 활용한다고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AI는 아직 업무에 능숙하지않은 신입, 주니어 레벨 개발자들의 일을 대체한다. 그것도 훨씬 빠른 속도로. 초안 작성, 기초적인 코드 작성, 테스트 스크립트 등 업무의 기본 업무를 AI가 대신하니 신입 개발자들은 경험을 쌓을 기회조차 막혀버린다. 단기적으로는 팀의 생산성이 높아지지만, 결국 핵심 인력의 부족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는 AI에 대한 의존을 더욱 높이게 된다. 여기에 AI가 더욱 고도화된다면 전문 인력들의 필요성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같은 일자리 감축은 이미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AI를 활용해 로봇에 기존보다 더 많은 역할을 맡길 수 있게된 아마존은 창고, 물류 분야에서 직원 고용 75% 로봇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2033년까지 최대 60만 명의 일자리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2025년 미국의 일자리 감소는 팬데믹 시기 이후 최대인 117만 명으로 알려졌으며, 이중 5만 5천 명이 AI 때문에 해고됐다고 명시됐다. 이러한 AI 확장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AI First'를 천명한 크래프톤 역시 전략에 따른 체질 개선을 이유로 자발적 퇴사, 조직 통폐합 등을 단행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AI 분야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로 산하 스튜디오 렐루 게임즈는 AI를 적극 활용한 '언커버 더 스모킹 건', '미메시스'를 선보인 바 있다. 또한, '인조이'는 캐릭터에 엔비디아와 함께 고도화된 AI 기술을 적용했다. 개발자들은 AI 활용의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했지만, 회사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등의 흥행에도 AI전환을 이유로 감원을 단행한 셈이다.

분명 회사는 AI가 더욱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만큼, 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효율성 증대를 꿈꿀 것이다. 또 실제로 AI 보다 맡은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직원을 그대로 끌고갈 이유도 없다. 반대로 이들이 성장하고, AI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보호할 책임도 있다. 이러한 논의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개발자 개개인의 불안은 가중되고, AI를 통해 얻은 생산성 향상과 그 이익 역시 상쇄될 수밖에 없다.


되돌릴 수 없는 흐름, AI와 함께 설계할 게임의 미래


이처럼 여러 불안에도 업계는 여전히 AI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설문 외에도 굵직한 개발자들이 AI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꾸준히 높아지는 개발비에 AAA 게임 개발은 몇몇 대형 게임사를 제외하면 한계에 도달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AI를 통해 개발비를 절감한다면 더는 불가능했던 AAA 규모 게임을 더 빠르고,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다만 여러 우려에 AI 도입에 적극적인 의견을 내는 이들 역시 사용 한계를 명확히해야 한다는 단서를 덧붙이고 있다. 발더스 게이트3, 디비니티 등으로 유명한 라리안의 스벤 빈케는 생성형 AI 도입 발표 이후 개발 전 임시 자료에만 쓰인다며 콘셉트 아티스트, 작가 들을 오히려 더 많이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데스다의 총괄 프로듀서 토드 하워드도 AI를 유용한 도구지만, 인간의 창의성을 절대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AI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됐다. 코지마 히데오는 이를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며 AI의 쓸모나 의미를 떠나, 스마트폰처럼 일상의 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회사의 형태나 사업 부문과 관계 없이 모두 AI 개발에 열을 내고 있다. 우리나라 게임사 역시 AI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엔씨, 넥슨, 크래프톤 외에도 넷마블이나 스마일게이트 역시 AI 부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말처럼, AI는 거스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우리의 모든 삶에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다.

AI가 게임 개발 어느 한 부분에 쓰이지 않는 시대는 곧 사라질 수 있다. 그리고 AI 성장이 가속화되고, 고도화된 2026년에는 더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AI 활용에 대한 기업의 확실한 방향성, 그리고 여러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더욱 고민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