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주쿠에서 진행된 ‘유비소프트 FPS DAY X’.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시리즈의 1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행사에서, 새롭게 선보일 10주년 기념 업데이트,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리얼리즘’ 모드에 대한 소개가 진행됐다.

먼저, 새롭게 추가되는 ‘리얼리즘’ 모드는 기존 디비전 시리즈가 가진 RPG적 요소를 대거 덜어내고, 택티컬 슈터로서의 요소만을 살려낸 모드다.

조금 더 자세히 리얼리즘 모드를 살펴보면, 일단 대미지 모델부터 현실적으로 바뀐다. 대부분의 적은 헤드샷 한 방으로 처리할 수 있으며, 탄약량이 극도로 부족해지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권총을 활용해야 한다. UI 기능이 굉장히 축소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색적부터가 쉽지 않으며, 스킬 또한 최소한의 기능만 지닌 채 더 늘어난 쿨다운을 지닌다. 빌드에 따라 계속 유지하거나 주력으로 쓸 수 있었던 스킬이, 진짜 ‘특수기’로서 자리 잡게 되는 셈이다.

당연히 적도 더 치명적이다. 쉽게 처치되는 적만큼 플레이어 또한 상대적으로 취약해지며, 회복을 위해 스킬을 활용하기 쉽지 않기에 방탄 패널의 수를 늘 유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리얼리즘’ 모드는 레벨업이나 경험치의 개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리얼리즘 모드는 ‘뉴욕의 지배자들’ DLC만을 대상으로 한다. 모드를 선택하면 아예 캐릭터를 새로 만들어야 하며, ‘뉴욕의 지배자들’ DLC를 리얼리즘 모드로 끝까지 플레이할 수 있다. 개발진은 리얼리즘 모드를 통해 기존 게이머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그리고 신규 유저들에게는 디비전 세계의 세계관과 슈터로서의 정체성을 먼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며 리얼리즘 모드를 설명했다.

물론, 리얼리즘 모드 외에도 10주년 애니버서리 시즌에는 다른 여러 콘텐츠와 이벤트가 더해진다. 정규 시즌에 앞서 진행되는 ‘인터 시즌’과 비슷한 볼륨을 지니고 있으며, 디비전1의 메커니즘과 플레이 경험을 가져온 다양한 미니 콘텐츠, 새로운 코스메틱과 인게임 보상이 존재한다. 그 외에도 스플린터 셀과 고스트 리콘, 레인보우 식스 등을 포함한 톰 클랜시 프랜차이즈의 다른 IP와도 콜라보레이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개발진은 발표의 마무리에서, 지난 10년간 디비전 시리즈는 매우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하며, 2026년을 ‘디비전을 다시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기’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3월 즈음 애니버서리 이벤트 및 8주년 콘텐츠를 비롯한 다양한 추후 업데이트에 대한 정보를 더 공개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다음 내용은 발표 이후 이어진 개발진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유비소프트, 야닉 반슈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Q. ‘지금이 디비전을 다시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 어떤 모드를 도입할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을 것 같은데, 왜 리얼리즘 모드였나?

=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기존 플레이어다. 이미 익숙한 시스템을 벗기고, 다른 렌즈로 디비전을 다시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 디비전은 생각보다 훨씬 유연한 게임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둘째는 신규 플레이어다. 디비전의 세계관이나 슈터로서의 매력에는 관심이 있지만, RPG적 복잡함이나 적을 쓰러뜨리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망설이는 이용자들이 있다. 리얼리즘 모드는 그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선택이다.


Q. 리얼리즘 모드를 실제로 플레이해 봤는데, 사용 가능한 무기와 스킬이 무척 제한적이었다. 레벨 개념이 없는데, 다른 스킬들은 어떻게 해금하는 형태인가?

= 체험판에서는 일부만 공개됐지만, 정식 리얼리즘 모드는 ‘뉴욕의 지배자들’ 전체 캠페인을 포괄한다. 플레이 타임은 실력에 따라 5~10시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레벨이나 경험치 같은 수직 성장은 없고,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무기 선택지를 열어가는 방식이다. “계속 강해지는 구조라기보다는, 선택지가 늘어나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

시그니처 무기와 커리어 시스템도 모두 배제되어 있다. 신규 유저가 보고 ‘이건 뭐지?’ 싶을 만한 요소는 대부분 제거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

▲ 순수한 슈터 게임에 가까운 리얼리즘 모드


Q. 뉴욕의 지배자들 구간만 플레이할 수 있는데, 서사 상 변화는 따로 없는 건가?

= 스토리는 같다. 다만 이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게 된다. 같은 캠페인이지만, UI와 전투 템포, 자원 관리가 달라지면서 체감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 그리고 디비전 세계관에 흥미를 느끼는 모두가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구간이 '뉴욕의 지배자들'이라 생각했기에, 일단 이 구간을 시범적으로 적용했다.


Q. 뉴욕의 지배자들 마지막 전투인 ‘아론 키너’전을 생각해보면, 굉장히 퍼즐적 요소가 강한 전투였다. 이런 전투도 리얼리즘으로 풀어낼 수 있겠나?

= 솔직히 말해 아론 키너 전투는 본편에서도 쉽지 않은 전투였다. 보스전은 단순 수치 조정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전투 구조 자체를 손보는 방식으로 접근할 예정이다.

▲ 밸런싱은 아직 진행 중


Q. 이벤트 종료 후 리얼리즘 모드 캐릭터는 어떻게 되나

= 리얼리즘 모드는 기간 한정 이벤트다. 전용 캐릭터 슬롯 역시 이벤트 기간 동안만 활성화된다. 종료 후에는 해당 슬롯과 캐릭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다시 열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반응이 좋다면, 리얼리즘 모드는 다른 시점에 다시 등장할 수 있다.


Q. 체험 빌드에서 밸런스가 완전히 맞아 보이진 않았다. 아직도 잘 안 죽는 적이 있는가 하면, 총기 간 균형이 다소 아쉬운 느낌이었다.

= 맞다. 현재 공개된 버전은 ‘워크 인 프로그레스’다. 아직 계속 다듬고 있다. 또 하나 분명히 한 점은, 리얼리즘 모드가 ‘100% 현실 재현’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나이퍼 라이플 헤드샷은 즉사에 가깝지만, 권총은 적의 방어구나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디비전 특유의 엄폐 기반 전술 전투는 여전히 중요하다.


Q. 스킬이나 빌드 등을 배제하고 나니 굉장히 직관적으로 전투에만 신경 쓰는 게임이 되었다. 이런 느낌을 의도한 것인가?

= 정확하다. 디비전2에서 신규 플레이어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전투 그 자체보다, 전투와 RPG 시스템이 동시에 얽혀 있다는 점이다. 리얼리즘 모드는 그 복잡함을 과감히 덜어내고, 세계와 전투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UI를 최소화한 것도 같은 이유다. 기존 플레이어에게는 “그동안 익숙해졌던 도구를 일부러 빼앗아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실험”이기도 하다.

▲ 기존 유저 입장에선 '디비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Q. 리얼리즘 모드로 유입될 신규 유저들도 결국 본편으로 넘어가면 그 ‘덜어낸 경험’을 익혀야 한다. 본편으로 넘어갈 때의 ‘경험 격차’는 어떻게 보나?

= 지난 7년간 신규 유저 온보딩을 위한 장치들은 계속 개선해 왔다. 튜토리얼, 보상 구조, 성장 곡선은 이미 여러 차례 조정됐다. 기존 유저는 체감하기 어렵지만, 신규 유저에게는 훨씬 부드러워졌다. 리얼리즘 모드는 그 흐름의 연장선이다. 모두를 위한 모드는 아니지만, 관심을 가질 플레이어에게는 충분한 진입로가 될 것이라고 봤다.


Q. 좀 우스운 이야기인데, 시연하기 전까지 우리 모두가 ‘서바이버’ 모드 체험이라 생각했다. 자리에 앉아서야 리얼리즘인 걸 알았다. 그래서 묻는 말인데, 얼마 전 언급했던 서바이버 모드에 대해서도 좀 말해줄 수 있나?

= (웃음) 미안하지만 서바이버 모드는 이번 행사에서 말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 서바이버는 큰 콘텐츠로 준비 중이지만, 아직은 공개할 단계가 아니다. 다만 서바이버 모드의 개발은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다.


Q. 애니버서리 시즌 이후 이어질 8주년 업데이트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말해줄 수 있나?

= 8주년은 ‘더 넓게(broader)’가 핵심이다. 지금까지의 성과 덕분에 더 야심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상황이며, 특정 유형의 플레이어가 아니라 다양한 이용자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애니버서리 시즌은 내부적으로 ‘인터미션 시즌’에 가깝고, 이후 정규 시즌과는 직접적인 연결 고리는 아니다.

▲ 더 많은 이들을 위하는 방향이 Year 8의 기본 방향성이다


Q. 말해줄 수 없는 건 알고 있는데, 3편에 대해서도 말해줄 수 있나?

= (웃음) 좋은 시도였다. 예상했던 대로 아직 3편에 대해서는 말해주기 어렵다. 3월에 조금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Q. 최근 디비전1의 PS5 60FPS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디비전2를 출시하고도 디비전1을 계속 서비스하는 것을 보면, 디비전3 출시 이후에도 1·2편을 계속 서비스할지 궁금하다.

= 디비전 시리즈 전체의 유저를 하나의 커뮤니티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1편과 2편 유저를 분산시킨다거나, 3편이 기존 유저를 ‘카니발라이즈’한다는 개념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1편이든 2편이든 3편이든 모두 디비전을 플레이하는 가족이며, 구작의 서비스와 환경 개선 역시 이어갈 예정이다.


Q. 플랫폼 간 크로스 프로그레션(진행도 공유)이 언제쯤 가능할지 궁금하다.
= 크로스 프로그레션에 대해서는 꾸준히 문의가 있었고, 내부적으로도 수차례 검토했지만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다. 현재로서는 확정된 계획은 없다.


Q. 애니버서리 이벤트를 소개하며 톰 클랜시 프랜차이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밝혔다. ‘파 크라이’나 ‘어쌔신 크리드’ 같은 다른 유비소프트 IP와의 콜라보는 고려해 본 적이 없나?

= 과거 외부 IP인 ‘페이데이’ 시리즈와도 콜라보를 진행한 바 있다. 때문에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보면 된다. 톰 클랜시 프랜차이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우선한 이유는, 택티컬 슈터를 선호하는 기존 팬층의 니즈를 먼저 고려했기 때문이다.

▲ 톰 클랜시 세계관 외 콜라보레이션도 가능성은 존재한다. 레지던트 이블과 페이데이 처럼


Q. 그럼 레이맨도?

= 손이 둥둥 떠다니면 꽤 멋질 것 같긴 하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게임을 즐기는 디비전 프랜차이즈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디비전 시리즈의 팬들은 늘 열성적으로 개발팀을 응원해 주고 있으며, 우리 모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아마 그들의 성원이 없었다면 디비전 시리즈는 이미 서비스를 종료했을 것이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한국에서도 오프라인 이벤트를 열고 팬들과 직접 만나고 싶다. 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며, 더 많은 업데이트로 보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