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게임, 아니 2026년의 게임은 어떻게 변할까? 온 세상 모든 분야가 AI를 외치고 있는 이상 올 한 해는 물론 당장 내일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 엔비디아는 조선팰리스 강남에서 '지포스 프레스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담당 분야가 이렇다 보니, 최신 기술이나 사례에 대해 계속해서 찾아보고 공부하고 있지만 이게 참 쉽지 않다. 아직까진 대부분 지극히 논리적인 부분, 그러니까 이 새로운 시대를 지탱하게 될 기반 기술에 대한 얘기라던가, 혹은 "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식의 극단적인 예시일 뿐 파격적으로 느껴질만한 것들이 피부에 확 와닿지 않은 상태였다. 뭐 당연할 수 있는데, 나도 기술을 기대하는 일반인으로서 섭섭한 부분을 얘기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근데 이번 '엔비디아 지포스 프레스 콘퍼런스'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 그간 엔비디아의 영역이라는 게 너무 광범위하다 보니 게임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느껴지는 것들이 사실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이번엔 좀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RTX 지포스, 수준 높은 플레이를 위한 필수품


이번 지포스 프레스 콘퍼런스는 엔비디아의 APAC 테크니컬 마케팅 디렉터인 제프 옌(Jeff Yen)이 맡았다. 옌 디렉터는 최근 CES 2026에서 공개된 차세대 기술들 중 주요 내용들을 한국에서 다시 한번 소개하고 핸즈온 데모를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있게끔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엔비디아 지포스의 RTX 기술들은 800개 이상의 게임과 애플리케이션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엔비디아 제프 옌(Jeff Yen) APAC 테크니컬 마케팅 디렉터



DLSS 4.5와 6x Multi-frame Gen(MFG)


DLSS 4.5는 2세대 트랜스포머 모델을 적용해 400개 이상의 게임과 애플리케이션에서 향상된 이미지 품질을 제공하는 AI 기반 뉴럴 렌더링 기술이다. DLSS, 어디서 한 번은 들어봤을 이 기능을 게이머 피부에 와닿게 진짜 쉽게 얘기하면 "AI 기반의 인게임 성능 향상 기술"이다.

과거, DLSS는 "더 많은 사람들이 품질 좋은 게임을 할 수 있도록"이었다면, 최근 적용되는 DLSS들은 "기술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는 것 같다. 날로 높아지고 있는 시스템의 사양과 그에 비례하여 기하급수적으로 요구되는 PC 성능. 4K + 240Hz라는 꿈의 숫자는 DLSS를 통해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됐다.

DLSS 4.5의 핵심은 거기에 패스 트레이싱(Path Tracing)을 켜고도 그 꿈의 숫자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한다. 패스 트레이싱은 물을 더 맑고 투명하게 한다거나 빛의 난반사를 표현한다거나 등을 돕는 고급 렌더링 기술이다. 쉽게 얘기해서 더 낮은 사양에서 게임을 할 수 있게 돕는 최적화 기술과는 정 반대편에 서있는 기술이라는 것. DLSS 4.5를 통해서는 이 고급 렌더링 기술을 적용하고도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4K + 240Hz에서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최대 6배까지 늘어나는 프레임 생성 기능과 발생될 수 있는 과부하를 조절하는 다이나믹 모드가 그 주인공이다. 1프레임을 렌더링 할 때 AI를 통해 5프레임을 추가 생성하며, 이와 연계로 다이나믹 모드를 통해 이미지 품질과 응답성의 밸런스를 조절한다.

▲ 고사양을 요구하는 '검은신화: 오공' 같은 게임에서도 고사양 옵션을 적용하고도 4K + 240Hz로 즐길 수 있다!

▲ DLSS 4.5와 함께라면 고사양 게임을 진짜 6배 높은 성능으로 즐길 수 있다


오래 된 게임에 생기를 불어넣는 RTX Remix와 Logic 시스템


엔비디아 RTX Remix는 고전 게임을 최신 기술로 리마스터할 수 있도록 돕는 모딩 플랫폼이다. 과거 오래된 구조와 플랫폼 기반의 게임들을 현재 기술에 맞는 패스 트레이싱, DLSS, 리플렉스 등이 적용된 게임으로 탈바꿈해 준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엔비디아에서 직접 제작한 리마스터 버전의 'Portal with RTX(포탈)'와, 커뮤니티 개발자들이 RTX Remix를 사용하여 개발 중인 'Half-Life 2 RTX(하프라이프 2)'다. 포탈의 경우 살짝 "와 최신 기술, 오 옛날 게임이 이렇게나 바뀌다니"까지의 느낌이 짙은데, 개인적으로 하프라이프 2는 게이머로서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다.

이에 엔비디아 측에서는 새롭게 도입되는 Logic(로직 시스템)에 대해 소개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모더들은 165개 이상의 클래식 게임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기반으로 900개 이상의 Remix 그래픽 설정을 활용하여 시각적 요소를 동적으로 변환할 수 있다.

얘기가 좀 어려운데, 엔비디아 측에서는 하나의 간단한 예시를 들었다. 예전 Remix 시스템에서는 특정 시스템을 통해 눈이 내리는 날씨를 적용할 수 있었는데, 정말 슬프게도 모든 레벨과 공간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왜 슬프냐면 실내에서도 눈이 내렸기 때문이다.

이제는 로직 시스템을 통해 실외일 때만 날씨가 적용되게끔 설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냥 간단하고 귀여운 해프닝과 해결 방안 같지만, 게임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 기능이 추가됨에 따라 정말로 다양하고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Remix 로직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카메라 상태, 월드 바운딩 박스, 개별 오브젝트의 상태, 시간의 흐름, 플레이어가 누르는 키 입력까지 포함하여 30개 이상의 게임 내 사건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 문제 없는 이미지 같지만 실내에서 눈이 내리고 있는 슬픈 사진

▲ 엔비디아 리믹스 모더들이 모여 거대한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말하는 NPC, '엔비디아 에이스'의 실전 투입


작년 CES 2025에서 화두 되는 내용 중 하나는 크래프톤에서 정의한 'CPC(Co-Playable Character)'였다. 요약하면 생각하고 말하는 인공지능 캐릭터. 이를 시뮬레이션 게임인 '인조이'와 FPS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에 각각 개성 있는 캐릭터와 협업할 수 있는 팀원으로 적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얼마 전 크래프톤에서 배그의 인공지능 캐릭터 'PUBG 앨라이'를 곧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또한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통한 사례기도 하지만, 이번 지포스 컨퍼런스에서도 직접적인 예시를 통해 엔비디아 에이스를 소개했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토탈 워: 파라오'를 사례로 들었다. 이런 비슷한 게임의 경우 직접 부딪히며 깨닫는 묘미도 있지만 그 자체가 진입장벽이 되기도 한다.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났는데 원인을 모르면 그 페이즈에서 긴 플레이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이제 엔비디아 에이스가 적용된 인게임 내 지능형 NPC에게 "왜 반란이 일어났나요?"라고 물으면 AI NPC가 현재 게임 내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여 "세금이 너무 비쌉니다" 혹은 "기근 때문입니다" 등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분석하여 답을 해준다고 한다.

AI NPC의 조언, 처음 들었을 땐 "근데 그럼 게임이 너무 재미 없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내가 즐긴 플레이에 따라 모든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입문자를 위한 어느 정도의 가이드는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이머의 게임 이탈을 막는 좋은 기능이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 크래프톤을 필두로 소개됐던 AI NPC

▲ 이번엔 AI 가이드다! '토탈 워: 파라오'에서 적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 "세금이 너무 높습니다....."


AI 기능으로 화면 최적화! 지싱크 펄사와 AI 적응형 기술


나중에 별도의 기사로도 다뤄볼 건데, 예전에 지싱크하면 좋은 모니터의 잣대였다. 요즘은 이 적응형 동기화를 지원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있고, 엔비디아 측에서도 지싱크의 열화 버전을 출시하기도 해서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찐싱크' 모니터는 진짜배기가 맞다.

엔비디아에서는 또 한 번 새로운 명품 딱지(?) 개념을 도입한다. 지싱크 펄사(G-SYNC Pulsar)는 VRR(Variable Refresh Rate)의 차세대 혁신 기술로 가변 주파수 스트로빙, 어댑티브 오버드라이브, 롤링 스캔 기술들이 적용되어 있다. 쉽게 풀어쓰면 초고주사율과 훌륭한 화면 품질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겠다며 등장한 기술이다.

엔비디아 측에 따르면 이를 통해 모션 선명도가 4배 이상 향상되었으며, 게이머는 약 1,000Hz 주사율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저 주사율을 내 눈으로 진짜 체험을 할 수 있을지 의심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한다. 이와 함께 PC 환경 근처의 주변 주명에 따라 색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앰비언트 어댑티브(Ambient Adaptive) 기술도 함께 소개됐다.

▲ 새로운 명품 모니터의 척도가 될 수 있을까? '지싱크 펄사'

▲ 1월 7일부터 판매 시작한 지싱크 펄사 모니터 4종


AI 시대의 게이밍 환경은?


그간 게이머 입장에서 인식할 수 있었던 AI란 "개발자가 AI를 활용해서 더 좋은 게임을 출시해 주지 않을까"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엔비디아 지포스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조금 구체화된 것 같다.

고사양 게임에서 높은 옵션을 유지하고도 4K + 240Hz의 환경에서 게임을 할 수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혹은 코옵(멀티플레이)이 필수로 되는 게임에서 AI NPC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신 트렌드에 맞는 게이밍 모니터는 또렷한 화면 속에서도 1,000Hz의 주사율을 체험할 수 있다. 이번에 엔비디아에서 제시한 게이머 관련 발표는 매우 구체적이다.

게이머를 위한 엔비디아의 브리핑은 즐거웠다. 요즘 대부분 아직까지 와닿지 않는, AI에 대한 거시적인 얘기들이 주류였는데. 이 브리핑을 필두로 다양한 기업에서 저마다 독자적인 형태로 게이머에게 친숙한 기능들을 하루빨리 발표하길 바라본다.

▲ 현장에서는 앞서 소개한 기술의 데모도 살펴볼 수 있었다

▲ DLSS 4.5와

▲ AI NPC

▲ AI PC, '엔비디아 DGX Spark'도 만나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