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2에서 여러모로 충격을 안겨준 No Russian 미션

러시아 정부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슈팅 게임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대체할 국산 AAA급 게임 개발을 시사해 화제다. 개발비 지원은 물론 파격적인 세제 혜택까지 논의되고 있어, 실제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20일(현지 시각) 가제타.루(Gazeta.Ru)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디지털 개발부는 미하일 델랴긴 하원 의원이 제안한 '국산 대체 슈팅 게임 개발' 안건에 대해 지원 가능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디지털 개발부는 서신을 통해 "인터넷 개발 연구소(IRI)가 해당 게임 개발에 대한 자금 지원 신청서를 접수할 경우, 정해진 절차와 경쟁 메커니즘 틀 안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정부는 게임사를 포함한 IT 기업들을 위해 ▲법인 소득세율 5% 인하 ▲보험료 인하 ▲특정 조건 하 부가가치세 부분 면제 등 다양한 지원책을 이미 제공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해당 프로젝트 추진 시 이러한 혜택 적용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이번 논의는 앞서 미하일 델랴긴 의원이 디지털 개발부에 보낸 요청에서 시작됐다. 그는 서구권 게임에서 러시아가 '악의 축'으로 묘사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콜 오브 듀티가 러시아 혐오(Russophobia)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국산 AAA급 게임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논리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제안한 게임의 콘셉트다. 델랴긴 의원은 게임 속 주적(主敵)으로 러시아인이 아닌 미국, 우크라이나, 영국인을 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적대국들이 게임을 이용해 반러 선전을 퍼뜨리는 상황에서, 러시아판 게임을 만드는 것은 국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게임을 체제 선전의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현지 업계에서는 이러한 AAA급 국산 슈팅 게임 개발에 최대 100억 루블(한화 약 1,500억~1,8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델랴긴 의원 역시 개발사들의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상당한 자금 지원과 세금 감면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과거 정부 주도로 제작된 콘텐츠들이 시장에서 뚜렷한 상업적 성과를 내지 못한 전례가 있는 만큼, 실제 흥행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단순한 개발을 넘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가 게임을 국가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하려는 이번 시도가 실제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