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e스포츠가 LCK컵에서 가장 먼저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2026 시즌 로스터가 완성됐을 때만 해도 한화생명e스포츠는 대권 후보로 불렸다. 기존 주전 멤버 모두가 계약이 종료되는 상황에서 '제우스' 최우제, '제카' 김건우, '딜라이트' 유환중을 지켰고, 군 문제로 은퇴한 '피넛' 한왕호의 빈자리는 국가대표 출신인 금메달리스트 '카나비' 서진혁으로 채웠다. 중국으로 떠난 '바이퍼' 박도현 대신 월즈 파이널 MVP 출신 '구마유시' 이민형을 영입했다.

거기에 더해 이들을 이끌 사령탑으로 LPL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오며 명장으로 꼽히는 윤성영 감독을 선임하면서 다시 한번 젠지·T1 양강 체제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실제로 2025년 말 열린 KeSPA컵에서 T1을 상대로 풀세트 끝에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6 시즌의 포문을 여는 LCK컵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는 오히려 다운그레이드 된 듯한 경기력으로 조기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안았다. 전년도 성적에 따라 장로 그룹의 수장이 됐지만, 그룹 배틀 내내 2승 3패에 그치며 장로 그룹의 패배에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고, 그 대가로 kt 롤스터에 득실 차로 밀리면서 꼴찌를 확정했다.

겉으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팀합이다. KeSPA컵 이후 한 달의 준비 기간이 있었지만, 한타에서도 운영 단계에서도 손발이 전혀 맞지 않는 듯한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카나비'의 공격성은 팀적으로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오히려 독이 됐고, 새롭게 합을 맞추는 바텀 듀오 역시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기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슈퍼위크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한 젠지가 미드 OP로 꼽히는 아지르와 오리아나를 연달아 내주는 밴픽을 진행했던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실제로 '제카'의 아지르와 오리아나는 젠지를 제대로 위협하지 못했다.

단 다섯 경기 만에 대회를 마친 한화생명e스포츠에게는 이제 LCK 정규 시즌까지 약 두 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이 기간 동안 어떻게든 팀합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LCK컵 조기 탈락과는 차원이 다른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파괴전차라고 불릴 정도의 높은 체급이 아까운 팀이 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