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인터뷰에서 박재혁은 조세 회피 논란과 이후의 미흡했던 대처에 대해 '몰랐다', '안일했다', '죄송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특히 여론이 집중된 상황에서 태연한 척 연기했던 이유는 "무서웠기 때문"이라고 고백하며, 2주가 지난 지금에서야 숨지 않기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반복된 사과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점의 적절성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LCK에서 징계가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사과했다는 추측이 나올 정도로 팬들은 싸늘하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인 경중을 차치하더라도, 이후의 대처는 최악에 가까웠다. 선수 본인뿐만 아니라 소속팀 젠지, 그리고 에이전시인 슈퍼전트 모두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지난 1일 SNS 사과문 게재 당시 이와 같은 해명이 이루어졌다면 여론이 이토록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대중은 '룰러'가 약속했던 '온전한 책임'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사과문 이후 보름간 실질적인 조치나 행동은 부재했고, 그저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모습은 과거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공인들의 전형적인 회피 패턴과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이슈는 선수 개인의 문제를 넘어 e스포츠의 대외적 이미지와 LCK 리그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박재혁이 진정으로 과오를 반성하고 있다면,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그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많이 봤을 것이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고, 팬들 덕분에 우리가 있다". "팬들 덕분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프로게이머들의 상투적인 다짐이 기만으로 비치지 않으려면, 본인이 언급한 '책임'의 무게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만약 '룰러'가 말한 책임이 그저 LCK 징계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라면, 그 진정성은 결국 징계 수위라는 타인의 결정에 의해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진정성은 징계의 수위가 아니라, 얼마나 자발적이었느냐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