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메이징 시선 게임즈의 미소녀 TPS RPG, '스노우 브레이크: 포비든 존'이 3월 2일부터 두 달 가까이 서버 점검 중이다. 서버 기술 점검을 이유로 들었지만 자세한 내막은 언급하지 않았고, 그렇게 서버 점검을 개시한 뒤 감감무소식이다.
라운지 공지를 훑어보면 장기 점검은 어느 정도 각오할 수는 있었다. 데이터 규모가 커서 점검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질 수 있다는 말도 있었다. 작년까지 출시된 한정 캐릭터와 무기 라인업 중에서 선택해서 수령할 수 있는 선택권 보상에, 서버 점검 일정이 24시간씩 연장될 때마다 한정 뽑기권인 계시자 공명 서약을 하나씩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문구도 있었다.
더군다나 '스노우 브레이크'의 팬들은 이 게임이 중국 본토에서 다사다난했다는 것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출시 직후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자 개발진은 게임을 남성향 노선으로 본격적으로 틀었고, 그 과정에서 내부 직원은 물론 중국 내 협력업체들과도 충돌이 불거졌다. 당시 중국 서브컬쳐 업계에서는 각 게임의 팬덤끼리의 분쟁에 여러 이슈까지 격화되고 있었는데, 그 파장이 고스란히 새로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던 '스노우 브레이크'로 왔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당국의 검열을 여러 차례 받으면서 여러 차례 수정을 거치기도 했고, 일부 개발진의 사보타주로 야심차게 내놓았던 이벤트와 캐릭터마저도 전면 취소하고 재작업을 하는 일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서버에는 '그래픽 최적화'를 적용하고, 한국 서버의 경우에는 엉망이었던 번역을 차츰차츰 고치면서 한국어 더빙까지 추가, 궤도에 올리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왔다. 그렇게 행동으로 증명해왔던 과거가 있었기에 팬들은 믿고 기다렸지만, 팬들의 인내심은 점차 바닥이 나고 있다. 그간 진심을 증명하기 위해 아둥바둥해왔던 게임이,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기다리라는 말 한 마디만 한 채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팬들은 초기에 그간 '스노우 브레이크'가 겪었던 고난을 상기하며 기다려주었다. 사실 그렇게 해줘야만 하는 의무는 없다. 게임사는 유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저는 비용을 지불하는 비즈니스적인 관계이기 때문이다. 유저가 굳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부분유료화 게임은, 유저가 더 그 서비스에 꾸준히 비용을 지불하고 접속하도록 노력해왔다. 특히 서브컬쳐 게임은 최근 블러드 오션이라는 말이 돌 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한 번 늘었던 파이가 좀처럼 더 확장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회사가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이를 어필하는 것은 서비스 제공자로서 당연히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다.
이런 사실은 굳이 가타부타 늘어놓지 않아도 이미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게이머들은 좀처럼 이런 말은 절대 꺼내지 않는다. 어느 문턱을 넘어선 순간부터 단순 서비스의 차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게이머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추억과 감동이 이미 인생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사람들이지 않나. 그 형태가 제각각 장르나 스타일에 따라 다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단순히 돈으로 치환하는 순간, 값을 매길 수 없는 추억에 가격표가 붙어버리는 꼴이랄까. 그래서 어지간해서는 의식하지 않고, 순수하게 즐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스노우 브레이크'는 유저들이 그렇게 줄곧 믿고 공감하며 같이 해왔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게임사도 각종 이슈에도 어떻게든 활로를 찾고자 했던 '진심'을 끝내 결과물로 보여줬었고, 그러기에 이번에도 그러리라 믿었다. 그래서 유저들이 수시로 희망을 품고 라운지를 들락날락하면서 기다렸지만, 한 달 넘게 공지 한 줄조차도 없었다. 이런 무례함은 과거에 잘한 것으로 상쇄될 수 없음에도, 그간의 애정을 담아 유저들은 기다려줬다. 그 기다림에 시선 게임즈는 이제 답해야 한다. 그 답이 최악의 결과가 됐든 아니든, 유저는 들을 권리가 있다. 그 권리마저도 빼앗는, 기약 없는 기다림은 이젠 끝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