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보브랜드: 랩소디(Above Land: Rhapsody, 이하 '어보브랜드')는 중국 신생 개발사 플라잉 아마추어스(Flying Amateurs)가 언리얼 엔진5로 개발중인 협동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1인 플레이부터 최대 3인 협동까지 지원하며, 필드 파밍과 타워 디펜스 요소를 합친 게임플레이가 특징이다.
중국 상해에서 개최된 '빌리빌리 퍼스트룩' 현장에서는, 개발중인 초기 버전의 빌드를 직접 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어린 아이의 동화책을 모티브로 한 게임은 일반적인 무기 외에도 '접이식 의자', '농구공', '팽이' 등 친숙하면서 황당한 일상 생활 소품이 등장했다.

'황당함' 그 자체, 접이식 의자부터 주사위까지 없는 게 없는 무기들
이번 시연 빌드는 개발 초기 단계의 것으로, 전반적인 완성도를 기대할 수준은 되지 못했다. 그러나, 게임플레이 핵심 루프와 함께 개발진이 언급한 '황당한' 요소는 시작과 동시에 확인이 가능했다.
'어보브랜드'의 세계관은 단순함과는 거리가 멀다. 핵심만 요약하면, '인빈시블 베베(Invinsible bebe)'라고 불리는 모함을 이용해 우주의 여러 지역을 방문하는 SF+판타지 모험과 가깝다. 거대한 고대 생물들이 하늘에 떠 있는 유적지가 등장하고, 미래적인 도시에 방문할 수도 있다.

개발진은 시연 직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어보브랜드'가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본 동화책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고 밝혔다. 우주선에 홀로 남겨진 아이가, 엄마가 남긴 동화책을 단서로 엄마를 찾아 헤맨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처럼 장엄한 세계에서 플레이어가 휘두르는 무기는 사뭇 일상적이다. 옛날 프로레슬링 경기에서나 보던 접이식 의자, 농구공, 팽이, 주사위 등… 도무지 무기라고 생각되지 않는 것들이 무기로 등장한다. 개발진은 게임의 정체성이 바로 이 충돌, '장엄함과 황당함의 대비'에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시연할 수 있던 여러 무기들 중에는 대검, 한손검, 망치 등 일반적인 종류도 있었지만, 접이식 의자가 있는데 이런 흔한 무기들에 손이 갈 리가 만무하다. 튜토리얼 과정에서 잠깐 써볼 수 있었던 대검을 끝으로, 한 시간 남짓한 시연 시간은 모두 이 '황당한' 무기를 테스트하는 데 할애했다.
'어보브랜드'의 각 무기는 단순히 외형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며, 각각 고유한 전투 시스템을 가진다. 약공격/강공격 버튼에서 파생되는 전투 동작들이 있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때로는 전혀 다른 테크닉을 요구하기도 한다.
접이식 의자는 약공격으로 휘둘러 공격하고, 강공격을 누르면 의자가 커지며 강력한 범위 공격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약공격과 강공격 순서를 조합함에 따라서 이색적인 공격이 나가기도 한다.
팽이는 좀 더 숙련된 플레이어를 위한 무기라고 소개했다. 약공격을 누르면 앞으로 팽이를 내던지며, 이후 팽이를 공격해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할 수 있다. 물론, 팽이 근처에 있는 적들은 이 때 대미지를 받는 식이다. 팽이의 강공격은 '공격'이 아니라 팽이에 채를 거는 동작이며, 강공격을 누르는 시점에 어떤 방향키를 눌렀느냐에 따라 다른 효과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전진 키를 누른 상태에서 강공격을 할 경우 팽이가 있는 위치까지 순식간에 도약할 수 있고, 방향키를 누르지 않고 강공격만 누를 경우 팽이를 플레이어 쪽으로 끌어올 수 있다. 이처럼 필드에 존재하는 팽이의 위치를 자유롭게 변화시키며 전투를 이끄는 무기다.
개인적으로 주사위는 도대체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무기였다. 기본적으로 주사위를 두 개씩 굴릴 때마다 굴려진 숫자가 화면 상단 UI에 표시되고, 최대 6개까지 숫자를 슬롯에 저장할 수 있다. 그리고 일치하는 숫자의 갯수마다 몹시 이색적인 공격이 펼쳐지는 식이다.

매 판마다 달라지는 육성 방법 - '로그라이트' 요소

이번 시연을 통해 확인한 어보브랜드의 주요 게임플레이는 30분 가량 걸리는 '디펜스+로그라이트'라고 정의할 수 있다. 개발진은 해당 게임플레이가 이번 시연을 위해 준비된 특정 챕터이며, 이후 챕터와 맵에서는 별도의 플레이 구조 또한 계획중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플레이어는 거점 지역인 우주선에서 기본 장비를 설정하고, 맵을 선택해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거대한 맵에 위치한 신전을 방어하는 것이 목표이며, 몇 차례 진행되는 웨이브 끝에 보스를 물리치면 승리하는 식이다.
하나의 세션은 이렇게 진행된다. 먼저 1분간 진행되는 웨이브를 막고, 자신의 빌드를 완성할 여러 모디파이어들을 맵을 탐험하며 획득한다. 웨이브는 8분마다 한 번씩 진행되며, 총 4번의 웨이브를 막고 나면 보스전으로 향하는 포탈이 열린다.
첫 웨이브 이후, 플레이어들은 공중에 펼쳐져 있는 거대한 맵을 돌아다니며 적을 죽이고, 재화를 파밍하고, 때때로 얻게 되는 카드 형식의 모디파이어를 장착할 수 있다. 3종의 카드 중에 원하는 하나를 고르는, '로그라이트' 장르에서 익숙하게 봐 온 것들이다.

같은 무기를 장비하고 있다고 해도, 모디파이어들을 장착하는 과정에 따라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전혀 다른 성능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적에게 확률적으로 독 상태이상을 거는 카드, 공격당하면 주변에 독안개를 내뿜는 버섯이 자라는 카드, 독이 걸린 적에게 더욱 강력한 도트 대미지를 입힐 수 있는 카드 등을 모아 독 속성 위주 빌드를 완성하는 것이다. 물론 운이 따라야 할테지만.
이렇게 8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신전으로 돌아와 웨이브를 막는다. 같은 방법으로 캐릭터를 육성하다 보면 보스전까지 갈 수 있는 식이다.

개발진에 따르면, 2인 이상 매칭을 통해 게임을 할 경우 더욱 자유로운 전략 설계도 가능하다. 한 명이 기지를 방어하는 동안 다른 한 명은 파밍을 계속할 수도 있고, 이 역할을 중간에 자유롭게 교대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개발진은 '어보브랜드'의 게임플레이를 일종의 '소꿉놀이'라고 표현하며, 친구를 불러 부담없이 노는 감각, 베테랑 플레이어와 신규 플레이어 사이 격차가 크지 않는 환경을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그저 즐겁게, '동심'을 추구하는 어보브랜드

이번 시연 빌드는 어디까지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완성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자 한다. 개발진 스스로 세션 콘텐츠가 약 50% 정도 수준이고, UI는 아직 리디자인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서사와 전장을 제외한 콘텐츠는 약 30% 정도로 골격만 갖춘 상태다. 다인 협동 또한 본격적인 개발이 막 시작된 단계로, 모디파이어 등의 밸런스나 능력 보완 또한 추가로 진행될 예쩡이다.
그럼에도 시연 빌드에서 볼 수 있었던 핵심 플레이 루프는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다.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던 무기들에 대한 인상이 가장 깊었지만, 각 무기마다 완전히 새로운 전투 매커니즘을 구축한 것은 이 '황당함'을 개발진이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다.
'그저 함께 놀기' 위해 설계하는 플레이어 별 격차 보완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개발진에 따르면 팀이 자원을 공유하는 시스템이라든지, 기존 플레이어가 신규 플레이어에게 줄 수 있는 '선배의 가호' 시스템, 팀 전멸 후에도 30초간 만회 기회를 주는 시스템 등 협동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도 기획되고 있다.
앞으로 남아 있는 개발 과정을 거쳐, 게임의 모습이 얼마나 달라질 것인지는 섣불리 예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다른 게임들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황당한 무기와 부담없는 협동, 그리고 아이의 동심에 진심인 개발진의 열정이 '어보브랜드'의 다음 빌드를 기대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