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각 4월 28일, 러시아의 입법기관이자 하원인 '국가두마'에서 비디오 게임 유통을 국가 통제하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발표되었다고 모스크바 타임즈가 전했다.

러시아 시민사회발전위원회의 위원장인 야나 란트라토바는 "영화처럼 배급 인증 제도를 도입하는 것 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조치가 러시아 국내에서 컴퓨터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을 지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후, "러시아 내 비디오 게임 개발 및 유통에 관한 법안"은 국가두마에 제출되었으며, 법안 설명서에는 "시민의 도덕성, 권리 및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게임에 대한 "제한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법안은 올해 안에 심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안이 가결될 경우,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중국의 '판호'와 비슷한 골자의 허들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현재까지, 러시아 게임 시장에서 외산 게임들은 별도의 허가 없이 출시가 가능했다. 스팀이나 PS같은 글로벌 플랫폼 또한 큰 문제 없이 서비스를 해 왔으며, 국내 게임사 일부도 러시아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던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러시아의 움직임을 '디지털 주권'을 찾아오기 위한 과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게임 산업 전반에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또한 2022년부터 꾸준히 국가 예산을 투입해 국내 게임업계에 자국산 게임 엔진, 콘솔, 플랫폼 생태계 구축을 촉구하고 있다.

동시에, 세계에서 러시아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컴퓨터 게임 시장을 규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던 바 있으며, 2025년 중에는 비디오 게임에 '반러시아적' 이거나 금지된 콘텐츠가 포함될 경우 최대 500만 루블의 벌금을 부과하는 행정법 개정안도 준비했던 바 있다.

이어 지난 1월, 러시아 브랸스크 지역 두마의 미하일 이바노프 의원은 'GTA6'의 러시아 내 유통을 전면 금지하거나, 문제가 되는 콘텐츠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GTA6에 포함될 남성 스트립쇼 장면이 "러시아의 전통적인 정신적 가치를 직접적이고 냉소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바 있다.

정리하면, 러시아를 부정적인 모습으로 묘사하는 게임을 금지하고, 외산 게임들의 진입에 허들을 놓는 동시에 국내 게임 산업을 장려해 '게임 독립'을 노리는 것이 현재 러시아의 방침이다.

2025년, 러시아 게이머들의 추정 소모 비용은 1,750억 루블, 한화로는 약 3조 원에 육박하며, 이는 전년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이렇듯 게임 시장은 점점 규모를 키워가는 반면, 대형 퍼블리셔들에게 러시아는 다소 껄끄러운 시장이다.

2022년 우-러전 발발 이후, 부당한 명분에 의한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 EA, 2K, CDPR 등 다수의 대형 개발사 및 퍼블리셔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전면 철수했으며, 다시 진입하기엔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외산 게임의 공백기에 자국 내 시장을 키우고 허들을 단단히 더 굳히고 있는 러시아 게임 산업이 추후 어떤 형태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끝내 디지털 주권을 탈환하고 '자국만의 게임 유토피아'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