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스테디의 아캄 트릴로지 아캄 어사일럼 - 아캄 시티 - 아캄 나이트는 출시 당시 역대 최고의 히어로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시리즈의 기원을 다룬 아캄 오리진은 락스테디가 아닌 워너 브라더스 게임즈 산하 스튜디오 WB 몬트리올이 개발했음에도, 아캄 시리즈의 정신을 이으며 높은 평가를 받았죠. 동시에 아캄버스가 쌓아 올린 업적을 다른 게임이 넘어서기란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락스테디의 아캄버스 신작 '수어사이드 스쿼드: 킬 더 저스티스 리그'와, WB 몬트리올이 아캄버스 바깥에서 선보인 '고담 나이츠' 모두 심각한 혹평과 상업적 실패를 겪었습니다.

그렇기에 '레고 배트맨: 레거시 오브 더 다크 나이트(이하 레고 다크 나이트)'를 평가하는 데 있어 아캄버스 작품들을 또 언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앞선 여러 게임들이 아캄버스의 그림자를 벗어나려 했다면, 레고 다크 나이트는 아캄버스의 유산을 온전히 자신의 스타일 안에 끌어들였습니다. 그리고 아캄버스 바깥에 있는, 레고만이 할 수 있는 영리한 IP 활용을 그려냈습니다. 아캄버스를 단순히 '레고 다크 나이트가 얼마나 못 미치는지'를 가늠하는 잣대로 소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장점을 어떻게 흡수하고 진화시켰는지를 보여 주는 '전작'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셈입니다.
TT 게임즈는 레고식 유머와 비교적 단순한 게임 시스템을 가지고, 그 무엇보다 가장 배트맨스러운 게임을 만들어냈습니다.
!
이 기사에는 일부 스토리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아캄버스 밖에서 새로 쓴 배트맨
오마주로 엮어낸 다크 나이트의 일대기
레고 다크 나이트의 플레이는 아캄버스 게임을 사실상 그대로 레고로 옮겨냈다고 생각하면 50% 정도는 들어맞습니다. WB가 일찌감치 이 게임을 '아캄 시리즈를 즐긴 이들이 기존의 감각을 유지한 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자 했다는 걸 보면 더더욱 그렇고요.
전투는 아캄 시리즈에서 간편하면서도 화려한 전투 연출을 그려내던 프리 플로우로 담아냈고, 배트맨이 다양한 가젯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탐정으로서의 퍼즐 풀이도 들어가 있습니다. 맵 크기와 밀도 조정 등 행성 중심의 오픈 월드를 그려낸 '레고 스타워즈: 스카이워커 사가'보다 더 완성도 있는 오픈 필드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이게 아캄 시리즈의 50이라면, 나머지 50은 레고만의 배트맨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단순하게는 아캄버스라는, 이미 고정된 세계관을 벗어난 타이틀을 다룬다는 점이 주는 자유로움. 또한 TT 게임즈의 액션 어드벤처라는 기본적인 골격이 주는 정통성까지 모두 가지고 있는 거죠.

이 아캄버스와 다른 점을 만드는 게 바로 스토리입니다. 아캄버스의 배트맨은 이미 오랜 기간 고담을 지키는 수호자로서 활동한 인물입니다. 첫 작품부터 게임 내 전투와 가젯들을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인물이죠. 그래야 별다른 초능력 하나 없는 자경단원이 다양한 슈퍼 빌런들을 제압하는 슈퍼 히어로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시리즈의 프리퀄로 만들어진 아캄 오리진에서도 배트맨은 이미 어느 정도 활동을 해온, 완성되지 않은 모습 정도로 그려졌고요.
아캄 시리즈는 모두 하룻밤에서 이틀 정도의 시간 안에 일어난 일들을 다룹니다. 하지만 레고 다크 나이트는 그렇게 짧은 시간을 다루지 않습니다. 마치 레고 해리 포터, 레고 스타워즈 시리즈가 그렇듯 각각의 이야기를 나누고, 그 안에서 꽤 긴 시간의 흐름을 담아냅니다. 그렇기에 미완성인 캐릭터의 성장, 새로운 인물의 합류, 그리고 배트맨 패밀리의 팀업 등 다양한 내용을 그려낼 수 있는 거고요.
게임에서는 이걸 챕터 형태로 구분했습니다. 하나의 챕터 안에 비슷한 시기를 다루는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챕터 1은 브루스 웨인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배트맨의 기원을 다루고, 챕터 2에서는 본격적으로 배트맨이 되어 활약하는 초기를, 챕터 3에서는 배트맨 패밀리의 확장을 그려내는 식입니다.

이러한 명확한 주제 아래, 각각의 챕터는 기본 뼈대가 되는 이야기를 다른 작품에서 가져와 그려냅니다. 예를 들어 배트맨의 기원 부분에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를 따라가며 라스 알 굴로부터 수련받는 내용이 담깁니다. 이렇게 보면 영화 이야기를 따라간 여러 레고 게임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그걸 단순히 따라가는 정도에 그치지 않게 풀어냅니다.
배트맨 비긴즈처럼 브루스는 고담의 정의와 복수 사이에서 흔들리다가, 자신의 정의를 구축하고 고담으로 돌아오죠. 하지만 동시에 레드 후드의 등장, 그리고 화학물질 통에 빠지는 모습을 그려 조커와의 악연 시작을 다루기도 합니다. 배트맨으로서 출발점을 다루는 점에서, 그와 끈질기게 이어지는 악연의 출발점을 같은 챕터 안에 담아낸 거죠. 그마저도 조커의 출발을 레드 후드 갱을 이끄는 범죄자 레드 후드 원으로 그리며, 추락 장면은 언더 더 레드 후드를 떠올리게 하는 등 코믹스와 영화 등 여러 작품을 오마주하고 엮어 새롭게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이런 챕터 구분과 오마주는 게임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펭귄으로도 잘 알려진 오스왈드 코블팟은 카르미네 팔코네의 부하이자 비열한 악당으로 묘사됩니다. 이건 영화 더 배트맨이나 드라마 고담에서의 모습이 더 강조된 부분이죠. 특히 배트맨이 배트모빌을 몰아 코블팟의 자동차를 전복시키고는 불길 속에서 걸어 나오는 장면은 더 배트맨의 장면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챕터2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창백한 피부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날생선을 뜯어먹고, 폭탄을 달아놓은 펭귄 부대를 이끌고 배트맨을 위협하기도 하죠. 이건 팀 버튼의 배트맨2(배트맨 리턴즈)를 완벽하게 오마주하고 있습니다. 챕터1과는 전혀 다른, 원작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 점은 사실 하나의 작품 안에서 변화를 명확히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하지만 레고 시리즈만이 가진 가벼운 분위기와 유머는, 그런 변화가 어색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당장 진지하기만 한 배트맨이 러버덕을 들고 형사 흉내를 내고, 유치한 화장실 유머도 꽤 스스럼없이 나오죠. 여러 작품의 오마주와 변화 역시 일종의 유머로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인 셈입니다.
레고 시리즈만의 자유로움, 그건 한 작품에서 연결시키기 어려운 작품별 캐릭터 해석을 하나로 담아넣을 수 있게 만든 요소죠. 넓게 보면 슈퍼 히어로와 악당의 기원에서부터 선함과 악함의 심화, 갈등의 고조까지 서서히 진화해 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요. 근래 코믹스 판매 차트에서 스파이더맨과 함께 최상위권을 다투는, 슈퍼 히어로 솔로 IP 중 가장 활발하게 소비되는 캐릭터 배트맨. 그만큼 수많은 작품과 저마다의 해석이 더해진 캐릭터 설정을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팬들에게는 알면 알수록 많은 것이 보이는 깊이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아메리칸 사이코의 여피족 명함 장면까지 오마주한다 ©INVEN
게임 조작이나 메카닉의 상당수는 아캄 시리즈에서 이어졌지만, 세계관만큼은 아캄버스에서 벗어나 완벽하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자 했습니다. 이 점이배트맨의 수많은 명장면을 하나로 섞어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건 레고 시리즈였기에 가능했고요. 적어도 배트맨 시리즈의 팬을 자처한다면, 이 정도로 다양한 명작들의 장면을 짚어가며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은 레고 다크 나이트가 처음이자, 앞으로도 쉽게 만나기 어려울 겁니다.
레고로 부활한 아캄의 프리 플로우
모두 챙긴 간결함과 다양성
이야기의 확장이 레고의 자유로움을 상징한다면, 전투와 도구 활용은 아캄 시리즈의 DNA를 이어받은 부분입니다. 격투와 반격과 회피, 간단한 버튼 입력만으로 다양한 액션을 그려내는 프리 플로우 액션은 아캄 시리즈의 그것을 완벽히 계승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레고 액션 어드벤처 시리즈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액션성 부족을 단번에 해결하는 열쇠가 됐습니다. 레고 게임의 전투가 그동안 스토리 탐험의 곁가지 요소에 머물렀던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부족한 전투 모션이었기 때문이었으니까요.
여기에 이제는 주류 액션에서 벗어난 프리 플로우가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근래 많은 액션 게임이 소울라이크에서 파생된 스태미너 관리, 상대 모션 파악 중심의 전투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리 플로우라는 이름처럼 콤보 카운터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우아하게 적을 제압하는 모습은 확실히 근래 액션과는 다른 방식의 쾌감과 보상을 느끼게 하죠.

물론 프리 플로우 전투가 기본 격투에만 머문다면 익숙해지는 동시에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거기에 변주를 주는 무언가가 필요한데, 게임에서는 가젯 활용과 스킬로 그 다양함을 채웠습니다. 각 캐릭터가 지닌 고유 무기는 프리 플로우 전투 중 자유롭게 사용해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그리고 스킬을 익혀나가며 회피 중에 가젯을 입력한다든가, 포커스 미터로 여러 적을 한 번에 제압하는 필살기급 액션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액션의 다양성을 여러 방식으로 채워나가는 게 프리 플로우 전투인데, 레고 다크 나이트는 동시에 레고 특유의 간단함 역시 살리고자 했습니다. 일단 각 캐릭터가 활용할 수 있는 가젯은 두 종류뿐입니다. 배트맨의 경우 아캄 나이트와 비교하면 폭발 스프레이, 연막, 냉동기, 폭발 젤 등 다양한 가젯 대신 배터랑과 배트클로만 활용할 수 있죠. 메인 스토리 중에는 사실상 배트맨만 조작하는 아캄 시리즈와 달리, 메인 스토리 중에도 여러 캐릭터를 다양하게 조작해야 하기에 복잡성을 줄인 선택으로 보입니다. 또 게임 자체가 보다 너른 나이대의 유저층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복잡한 조작을 폭넓게 도입하기도 어려웠을 겁니다.
사실 배트맨 한 명을 조작하는 게임에서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기믹과 가젯으로 전투의 다양성을 늘려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엔딩까지 빠르게 진행하려면 자주 쓰는 가젯만 반복하게 될 수밖에 없고요. 여러 가젯 활용은 특수 임무나 도전과제, 콤보 숫자 늘리기 정도에나 필요했습니다. 실제로 여러 캐릭터를 번갈아 조작하는 레고에서는 가젯이 두 종류만 있어도 프리 플로우 전투의 다양성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셈이죠.

보다 쉬운 조작성 부분에서는 은신 기믹의 약화도 꼽을 수 있습니다. 앉기 버튼 자체가 없다 보니 적의 뒤로 돌아가기만 해도 테이크다운을 노릴 수 있습니다. 이게 난이도가 높은 상황이라면 자신의 명확한 은신 상태를 확인할 수 없어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 게임 자체가 쉬워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속도감 있게 이동해도 뒤만 잘 잡으면 되니 답답함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하고요. 테이크다운 후에는 레고답게 브릭이 박살 나 사라지기에, 쓰러진 적 때문에 위치를 발각당할 일이 없다는 점도 난이도를 쉽게 만들었습니다.
도구 역시 현재 선택되어 있지 않더라도 사용처에 맞춰 조준하면 알아서 전환되는 편의성을 챙겼습니다. 전체적으로 크게 어렵지 않다는 특징을 편의성의 향상으로까지 연결시켜 놓은 셈입니다.
순찰하는 배트맨 + 배트 패밀리
아캄으로 완성된 레고식 오픈 월드
모든 캐릭터가 적절한 수준의 전투 다양성을 갖추려면 당연히 캐릭터 각각의 활용과 깊이를 신경 써야 했고, 이는 플레이어블 캐릭터 숫자의 제한으로 이어졌습니다. 스토리 중 사용하게 되는 캐릭터는 배트맨 패밀리와 짐 고든, 캣우먼 정도가 전부입니다. 적이든 아군이든 상관 없이 모든 캐릭터를 다 플레이어블에 넣어 놓는 레고 시리즈의 특징 자체는 옅어졌죠. 대신 의미 없는 외형 변화가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특색이 제대로 강화됐습니다.
기존 레고 게임의 다양한 캐릭터는 사실상 몇몇 핵심 능력을 공유하는, 겉모습만 다른 캐릭터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각 캐릭터가 서로 다른 도구를 가지고, 확실하게 다른 액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캣우먼은 손톱으로 유리에 구멍을 내고, 나이트윙은 전류 방향을 바꾸는 전기 케이블을 쏩니다. 어린 로빈은 곡예사로서의 특징이 더 강해 줄을 설치해 이동 범위를 넓힐 수 있죠.

이제 특별한 기믹 풀이를 위해서는 특정 캐릭터가 꼭 필요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이건 단순히 배트맨 혼자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배트맨을 넘어, 배트 패밀리, 동료들과 함께 도시를 지키는 수장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했습니다. 이는 넓고 다양한 고담시의 모습과도 이어지고요.
아캄 시리즈에서 그려지는 도시는 악당들만 가득한 세계입니다. 적들이 득실거리는 상황이어야 액션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고, 실제 작품 분위기도 그에 맞게 어두웠으니까요. 그리고 배트모빌이 강조된 아캄 나이트에서는 지나가는 행인들을 칠 수는 없으니 더더욱 시민들을 넣을 수 없었습니다. 전기 충격기로 적을 밀어낸다는 정도의 설정으로 타협해 불살주의를 지키려 한 부분을 보면 더더욱 그렇고요.
그런데 레고 다크 나이트에서는 좀 다릅니다. 도시에서는 자동차가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배트모빌을 타고 다 때려부수면서 다녀도 문제 될 게 없죠. 오히려 부수면서 스터드를 얻는 레고 시리즈에 더 어울리는 플레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가득한 고담이라는 새로운 모습을 게임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배트맨도 아캄 시리즈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순찰'이라는 표현을 쓰고, 빌런 퇴치자가 아니라 도시를 지키는 수호자로서의 이미지가 강조됩니다.

이는 다양한 보조 콘텐츠를 클리어하는 데에도 더 큰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빌런들이 풀려나고, 도시가 폐쇄되고, 당장 공포 가스가 퍼지느니 마느니 하는 상황에서 한가롭게 리들러의 퍼즐이나 풀고 있는 건 작중 시간이 짧은 아캄 시리즈 특성상 어울리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고담시를 일상적으로 순찰하는 레고 다크 나이트의 배트맨에게는, 리들러 같은 빌런의 문제를 해결하고 단서를 따라가는 일 역시 중요한 업무가 되죠.
실제로도 게임은 이런 레고 시리즈와는 다른 수준의 오픈 월드 콘텐츠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레고 스타워즈: 스카이워커 사가 이전의 레고 시리즈들은 사실상 허브 수준의 오픈 필드를 구축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 작품이 그나마 여러 행성을 그리며 오픈 월드를 구현했는데 깊이는 부족한 편이었습니다.
레고 다크 나이트는 챕터를 이어나가는 주요 미션을 별도 장소로 이동하는 형태로 구현하고, 고담 시티 자체는 넓은 심리스 오픈 필드로 만들었습니다. 규모 자체도 크고, 곳곳에 여러 빌런의 사이드 퀘스트와 수집품을 연결해 플레이 밀도를 높이는 형태를 취했습니다. 사실상 아캄 시리즈의 핵심 모델을 그대로 가져온 셈이죠.

그리고 이 월드에서 수집품을 획득하는 과정은 주요 캐릭터들이 가진 각각의 능력을 활용하는 형태로 그려집니다. 기존의 레고 시리즈와 달리, 훨씬 전문화된 능력을 가진 캐릭터 말이죠. 캐릭터 수집을 대신해 각 캐릭터의 코스튬, 차량 등을 수집하는 형태로 리플레이성을 높였습니다.
레고 다크 나이트는 WB와 TT 게임즈가 아캄 시리즈를 계승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던 것 이상으로 아캄을 닮았습니다. 그리고 발전시켰죠. 보스전은 각각의 기믹이 분명히 살아 있지만, 되도록 일반적인 격투 액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또 다양한 탈 것이 있음에도 강제로 배트모빌을 사용하게 하는 구간은 없습니다. 오히려 훨씬 간편해진 활강 시스템이 있는데도, 탈것을 이용하면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살려 플레이어가 스스로 탈것 사용을 고민하게 만드는 영리한 전략을 취했고요.

아캄 시리즈의 단점을 개선하고, 장점은 한 단계 발전시켰다고 볼 수 있죠. 그만큼 아캄 시리즈에 대한 언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게임입니다. 동시에 다양한 IP를 다뤄온 TT 게임즈의 레고 시리즈가 의미 있는 성장을 보여준 셈이기도 하고요. 적절한 난이도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면서, 하드코어 배트맨 팬에게는 인상적인 오마주와 리믹스를 선사하고, 가벼운 분위기를 원하는 이용자에게는 레고 특유의 코믹한 톤으로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게 합니다.
레고 다크 나이트는 아캄 시리즈의 게임플레이 틀 안에서 확장한다는 한계는 있지만, 동시에 레고 시리즈 자체의 수준을 끌어올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