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는 현지 시각으로 17일, 시카고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개최한 언리얼 페스트 2026에서 차세대 엔진 '언리얼 엔진6'를 공식 발표하고 세부 정보를 공개했다.
그간 넘버링이 바뀔 때마다 여러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던 언리얼 엔진이었지만, 이번에는 다소 결이 달랐다. 통상 엔진의 발전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그래픽 기술이 먼저 언급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엔진의 기반 자체를 바꾼다는 내용이 먼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언리얼 엔진6 발표에서는 C++ 기반에서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인 '버스'가 중핵으로 자리잡게 되고, 언리얼 엔진과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의 통합으로 게임 사이를 넘나드는 경제까지 그 변화의 폭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사항들이 연이어 소개됐다. 한편으로는 그 중간 단계에서 개발 최적화를 위한 5.8버전의 다양한 업데이트는 물론, 현 업계의 위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돌파구까지 다양한 제언이 키노트 마지막을 장식했다.
2027년 말 얼리액세스를 목표로 개발 중인 언리얼 엔진6는 과연 어떤 비전으로 완성될 것인지, 언리얼 페스트 2026 현장에서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CEO와 마커스 바스머 개발 부문 총괄 부사장(EVP)에게서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언리얼 엔진6를 공개하긴 했지만 아직은 언리얼 엔진5 세대이지 않나. 이번 5.8에서는 기존 버전의 어떤 문제를 중점적으로 개선하고자 했나? 또 5.8에서 주목해야 할 기능을 꼽자면?
마커스 바스머 = 언리얼 엔진 5.8의 핵심 목표는 모든 기능을 실제 기획 및 출시 단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프로덕션 레디(Production-ready)' 상태로 끌어올리고, 전체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특히 개발자 커뮤니티로부터 "기능 자체는 훌륭하지만, 실제 구동 성능이 더 최적화되었으면 좋겠다"라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이에 따라 프레임 드랍이나 끊김 현상을 줄이는 데 전력을 다했다.
이미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에서 발표한 것처럼, 게임이 기본적으로 호출하는 셰이더의 숫자를 대폭 줄이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뛰어난 셰이더 중복 제거 기술을 적용했으며, 고질적인 'PSO(Pipeline State Object) 히치' 현상을 눈에 띄게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초기 지표에 따르면, 5.8 버전은 역대 언리얼 엔진 릴리스 중 가장 안정적인 버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그리고 그동안 베타 상태에 머물렀던 수많은 기능이 이번에 대거 프로덕션 단계로 전환된다. 언리얼 엔진의 기존 리플리케이션 시스템과 함께 작동해 더 강력한 멀티플레이 경험을 지원하는 '아이리스(IRIS)' 같은 기능들이 그 예다.
아이리스는 이미 오랫동안 수많은 라이브 게임의 실제 상용화 단계를 거치며 검증을 마쳤다. 이제 어떠한 제약이나 예외 조건 없이 곧바로 프로젝트에 도입해도 좋을 듯하다. 또한 대규모 광원 처리 기술인 '메가라이트'를 비롯한 다른 핵심 기능들도 마찬가지로 완성도를 높였다. 이것이 이번 5.8 업데이트의 핵심 타임라인이며, 이 외에도 흥미로운 최적화 요소들이 가득하다.
확실히 이번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에서는 그래픽 혁신보다는 엔진의 기반을 재구축하는 것을 우선시한 느낌이다. 언리얼 엔진6는 특히나 궁극적으로 언리얼 엔진과 UEFN(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의 통합을 언급했는데, 차세대 개발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팀 스위니 = 크게 세 가지의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날 것이다. 첫째는 차세대 스크립팅 언어인 '버스(Verse)'를 기반으로 한 게임플레이 로직의 표준화와 통합 엔진 API 세트의 구축이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프로젝트 간의 콘텐츠 이식이 유례없이 쉬워질 것이다. 특정 개발자가 완성한 완벽한 형태의 게임플레이 오브젝트, 애셋, 서브 시스템 라이브러리를 다른 개발자가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프로젝트에 드롭하더라도 아무런 오류 없이 작동하는 완벽한 호환성을 보장하고자 한다. 이는 전체 개발 업계의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둘째는 '소프트웨어 트랜잭셔널 메모리(STM, Software Transactional Memory)'라는 혁신적인 프로그래밍 및 네트워킹 모델의 도입이다. 이를 통해 대규모 시뮬레이션의 확장성 한계를 완전히 깨드릴 수 있다고 본다. 현재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은 세션당 100명의 플레이어를 수용하지만, 우리는 복잡한 분산 서버 프로그래밍 아키텍처를 새로 배우지 않고도 단일 월드에 수백 명, 수천 명, 나아가 수백만 명의 동시 접속 플레이어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때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단일 프로그래밍 모델을 유지하면서 초거대 월드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MMO 게임들이 이러한 거대 월드를 만들기 위해 구현하기 까다롭고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 복잡한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기법을 사용했다면, 우리는 이 고난도의 기술을 누구나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하려 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 셋째는 글로벌 표준 기반의 파일 포맷과 오픈 프로토콜로의 전환이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게임 엔진과 개별 컴포넌트 간의 상호 운용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본다. 개별 게임들의 게임플레이 시스템과 인게임 경제가 하나로 묶이게 되며, 개발자가 원한다면 A라는 게임에서 구매한 아이템과 자산이 B라는 게임에서도 아무런 마찰 없이 자동으로 연동되는 크로스 게임 이코노미(Cross-game economy) 체계가 실현되리라 믿는다.
에픽게임즈는 그간 익숙한 독점 모델이 아닌, 지배자가 없는 개방형 생태계를 강조하지 않았나. 이러한 동등한 동반자들 간의 동맹이 점차 거대해지고 있는 테크 플랫폼 독점 기업에 맞서는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보나?
팀 스위니 = 그렇다. 오픈 생태계는 유저들에게 압도적인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한 번 구매한 캐릭터 스킨이나 의상을 플랫폼의 경계 없이 모든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디지털 자산의 가치는 수십 배로 뛸 테니 말이다. 업계의 수많은 기업이 이 가치에 공감하고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기꺼이 협력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덧붙이자면, 다른 플랫폼의 비즈니스 형태를 폄하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냉정히 말하면 지금의 포트나이트 역시 어느 정도는 폐쇄적인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포트나이트에서도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게시하려면 반드시 에픽게임즈의 중앙 검수 시스템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즉 지금까지는 모든 기업이 이전 세대의 기술적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해온 것뿐이다. 하지만 차세대 기술, 즉 언리얼 엔진6는 이 한계를 넘어설 것이다. 포트나이트라는 런처를 실행하는 것만으로 유저가 수많은 독립적인 가상 세계로 확장해 나갈 수 있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각 기업은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궁극적으로 하나의 거대 독점 기업이 무엇을 만들지 통제하거나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수익을 갈취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완전히 독립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해지는 시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과거에 AI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했는데 지난 1년 동안 매우 빠르게 AI를 수용하고 있는 느낌이다. 현재 AI에 대한 내부 입장은 어떠하며, 향후 언리얼 엔진 내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마커스 바스머 =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지난 1년 동안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정말 놀라웠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례로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AI 기반의 소스코드 생성 도구들은 실무에 쓰기엔 퀄리티가 다소 떨어졌지만, 지금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해졌다.
이에 우리는 '창작자의 고유한 의도'를 철저히 존중하고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툴로서 AI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을 대전제로 삼고 있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코드가 안정적이고 고성능을 발휘해 주기만 한다면, 이는 개발 프로세스 단축 측면에서 모두에게 윈윈이지 않겠나.
팀 스위니 = 마커스의 말대로 우리는 툴로써 접근하고 있다. 개발자가 수많은 리소스를 일일이 수동으로 코딩하고 제작하는 대신, 엔진에 자연어로 프롬프트를 입력해 원스톱으로 빌드할 수 있다면 이는 근본적으로 개발 패러다임의 혁신이 되지 않겠나. 파이프라인과 워크플로우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며, 테크니컬 아티스트와 프로그래머들의 가치와 생산성은 수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본다.


언리얼 엔진6에서 블루프린트와 액터가 초창기에는 활용되겠지만 향후에는 더 사용되지 않을 거라고 예고하지 않았나. 이런 전환 과정에서 개발 파이프라인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나?
마커스 바스머 = 매우 중요한 지적이다. 이미 우리 대표작인 포트나이트 자체도 수십만 개의 블루프린트 구조로 얽혀 있다. 즉, 이 거대한 전환 과정을 우리 스스로가 가장 먼저 겪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포트나이트라는 초대형 라이브 서비스를 새로운 UE6 프레임워크로 안전하게 이전하기 위한 자체 마이그레이션 툴을 개발 중이며, 이 툴들을 완벽하게 패키징하여 전 세계 커뮤니티와 개발사들에 그대로 무상 제공할 예정이다. 그 핵심 결과물이 바로 '블루프린트-버스 자동 전환 툴'이 될 것이다.
또한 엔진의 구조적 아키텍처가 완전히 바뀌는 만큼, 개발사들이 코드를 안전하게 리팩토링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자동화 헬퍼 프로그램들을 대거 준비하고 있다.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 마지막에 AAA게임이 연이어 무너지는 위기를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엔진 레벨에서 기술적 마찰을 줄이는 것이 실질적으로 현 업계 상황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나?
팀 스위니 = 현재 글로벌 게임 산업이 직면한 불황과 위기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다. 하지만 고도화된 엔진 툴과 개발자 간의 긴밀한 협업 인프라가 제공된다면 이 위기를 타개하는 데 결정적인 열쇠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현재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게임 제작 기간이 너무 길어지고, 그에 따른 개발 비용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치솟았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시장의 인건비와 인프라 비용은 엄청나다. AAA급 게임 하나를 만드는 데 1억 달러가 소요되는데, 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매출 마지노선이 5,000만 달러에 불과하다면 자본주의 구조상 그 어떤 게임사도 이 위험한 투자를 지속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최근 우리가 목격한 수많은 대작의 몰락과 폐업은 시장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제작비 책정이 낳은 비극적인 결과인 셈이다.
그리고 게임사들은 이 방식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무모한 제작비 투입을 멈추게 될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엔진의 기술 혁신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툴의 성능을 개선하여 동일한 퀄리티의 게임을 만드는 데 필요한 개발 효율을 딱 3배만 끌어올릴 수 있다면 어떨까? 과거 1억 달러가 들던 프로젝트의 제작 단가는 3,300만 달러로 급감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5,000만 달러의 매출만 올리더라도 손익분기점을 넘어 확실한 순이익을 남기는 구조로 체질이 바뀐다. 따라서 생산성 향상은 게임 개발이라는 비즈니스를 영위하기 위한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또한, 이는 궁극적으로 게임의 본질적인 '퀄리티 향상'과도 직결된다. 설령 게임사가 동일하게 1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기술적 마찰이 줄어든 생태계에서는 이전 세대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밀도 높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비용 효율성과 절대적인 퀄리티의 한계 돌파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개발사 간의 가장 치열한 전장이 될 것이다.
그러나 멀티플레이어 라이브 게임 생태계에는 또 다른 독특한 장벽이 존재한다. 유저들은 보통 자신이 속한 실제 친구 그룹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경향이 강한데, 이 친구 무리 전체를 기존에 하던 게임에서 아예 새로운 신작 게임으로 한꺼번에 이주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업계 전체를 통틀어 수년에 한 편 나올까 말까 한 초대형 메가 히트작만이 이 커뮤니티 이주를 성공시킨다. 최근 출시된 수많은 멀티플레이어 신작들이 연이어 참패한 결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저들이 이미 포트나이트, 콜 오브 듀티, 카운터 스트라이크, 에이펙스 레전드에 공고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구들을 두고 혼자 다른 신작으로 떠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UE6를 통해 구현하려는 '게임의 경계를 넘나드는 크로스 플레이 소셜 링크' 기능은 엄청난 비즈니스 가치를 지닐 것이다. 유저들은 A 게임에 접속해 있는 상태에서도 B 게임에 있는 친구들과 음성 채팅으로 파티를 맺고 신작 게임을 한 번 해보도록 유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여기에 게임 간 자산 소유권까지 연동된다면, 타 게임에서 획득한 희귀 아이템을 신작 게임으로 가져와 인증할 수 있으므로, 유저들에게 새로운 신작을 플레이해야 할 강력한 경제적 동기와 명분을 제공하게 된다. 단순한 재미의 영역을 넘어 플랫폼 차원의 메리트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가 언리얼 엔진 6의 코어 아키텍처로 설계 중인 소셜 및 경제적 상호 연결성은, 차세대 개발사들이 게임을 훨씬 더 효율적이고 정교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유저들을 강력하게 락인시켜 글로벌 흥행 확률을 비약적으로 높여줄 것이다.
업계는 지금 이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통계적으로 20대 이상 성인 인구의 순수 게임 플레이 타임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반면, 틱톡이나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 동영상 플랫폼 체류 시간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즉, 현재 게임 산업은 다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세력과의 거시적인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우리는 한 단계 더 진화하여 이 거대한 미디어 전쟁에서 승리해야 하며, 우리가 제공할 차세대 개발 툴들이 게임 산업 외부의 경쟁자들(숏폼, OTT 등)을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언리얼 엔진이 2027년 얼리액세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 했는데, 얼리액세스 그리고 정식 출시 전에 정식 출시 전에 기술 스택을 검증하기 위해 에픽이 출시할 타이틀이나 사전 업데이트에 대한 타임라인 및 리스크 관리 계획은 어떻게 되나?
마커스 바스머 = 그 프로세스는 이미 가동 중이다. 핵심은 포트나이트의 라이브 빌드 자체가 현재 UE6 개발 메인 스트림 소스코드와 완벽히 동기화되어 결합해 있다는 점이다.
팀 스위니 = 쉽게 말해, 현재의 포트나이트 자체가 곧 언리얼 엔진6라는 거대한 실험실 위에서 빌드되고 있다는 뜻이다.
마커스 바스머 = 실제로 우리는 UE6 엔진을 개발함과 동시에 포트나이트 라이브 서비스를 그 엔진 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구동하며 고도화하고 있다. 따라서 매 시즌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할 때마다 포트나이트의 레거시 코드를 UE6 시스템 본진으로 이식하는 작업을 상시 진행 중이다.
현재 UEFN 생태계는 이미 대부분의 아키텍처가 '버스' 언어와 차세대 공간 관리 인프라인 '씬 그래프' 체계로 전환을 완료한 상태다. 우리는 향후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의 메인 시스템까지도 UE6의 씬 그래프와 버스 환경으로 완벽히 이전할 계획이다. 당사가 보유한 모든 퍼스트 파티 독점작들을 가장 먼저 UE6 기술 스택의 시험대에 올려 점진적으로 검증해 나가는 것, 이것이 당사의 리스크 관리 핵심 전략이다.
그간 언리얼 엔진6의 새로운 핵심인 프로그래밍 언어 '버스'를 굉장히 강조해왔고, 실제로 UEFN을 통해 검증해오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언리얼 엔진 대비 UEFN가 대중적이지 않은 상황인데, '버스'의 강점 그리고 특징에 대해 좀 더 소개하자면?
마커스 바스머 = 그 사실은 우리도 알고 있다(웃음). 일단 '버스' 언어에 대해 설명하자면, 팀이 앞서 말한 '초대형 상호 연결 메타버스 게임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동하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언어다.
첫 번째 독보적인 강점은 버스가 '소프트웨어 트랜잭셔널 메모리(STM)' 구조를 엔진 레벨에서 원천 지원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멀티스레드 환경이나 백엔드의 수많은 분산 서버 풀에서 코드가 동시다발적으로 실행되더라도, 개발 단계에서 가장 골치 아픈 버그인 '데이터 레이스(Data Race, 멀티스레드 환경에서 여러 스레드가 공유 메모리에 동시에 접근하고, 그중 최소 하나가 데이터를 변경할 때 발생하는 버그)' 현상이 아예 물리적으로 발생할 수 없게 된다.
즉 수많은 유저가 실시간으로 소스코드를 만들어 올리는 UGC 생태계에서, 데이터 레이스로 인해 발생하는 치명적인 서버 크래시나 버그 패러다임 자체를 엔진 단에서 100%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개발 안정성 측면에서 엄청난 진화다.
또한 '버스'는 태생부터 '완벽한 하위 호환성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설계됐다. 여러 크리에이터와 개발사의 코드가 복잡하게 얽혀 의존성을 띄고 있더라도, 엔진 업데이트나 모듈 변경 시 컴파일 에러가 발생해 프로젝트 전체가 터져버리는 불상사를 완벽히 막아준다. 하위 호환성 공식이 언어 규칙 자체에 박혀있기 때문이다.
팀 스위니 = 핵심은 완벽한 하위 호환성을 구동하는 언어 자체의 구조적 마감과 강력한 '타입 체커(Type Checker)'의 존재다. 패키징해서 한 번 출시하면 소스코드가 고정되던 과거의 패키지 게임 개발 방식과 달리, 미래의 개발 환경은 수백만 명의 크리에이터와 기업들이 단일 가상 월드 내에 자신들의 오브젝트와 에셋을 끊임없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거대한 메타버스 생태계가 될 것이다.
이 우주가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려면, 누군가 자신의 모듈을 업데이트해 재배포하더라도 이를 가져다 쓰던 다른 서드 파티 개발자들의 시스템에 절대 링크 에러나 크래시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절대적인 하위 호환 신뢰도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려먼 수많은 제작자들의 파편화된 리소스들이 표준 API 규격을 준수하며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예를 들자면. 유저가 어떤 게임 서버에 접속해 있는데, 자신이 타고 있는 '자동차'는 A라는 개발자가 만들었고, 손에 쥔 '총기'는 B가 만들었으며, 딛고 있는 '스테이지 월드'는 C가 빌드했다고 치자. 이 세 명의 개발자는 서로 만난 적도 없고 코드를 조율한 적도 없으며, 결코 함께 합동 테스트를 진행해 본 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 개의 코드는 유저의 화면에서 완벽하게 상호작용하며 작동해야 그 우주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나아가 A가 자동차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소스코드를 패치하더라도, B의 총기나 C의 맵 시스템을 망가뜨리지 않아야만 유지가 된다.
이것이 우리가 C++이나 C# 대신 '버스'라는 완전히 새로운 차세대 언어를 창조한 결정적인 이유다. 기존 웹 표준 언어인 자바스크립트를 예로 들면, 타입 시스템 자체가 없다. 웹페이지들이 그나마 돌아가는 이유는 고정된 단일 페이지 단위로 개발자가 전체 테스트를 끝마친 뒤 소스코드를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수백만 명의 개발자가 실시간으로 작동 중인 하나의 거대한 라이브 공유 공유 코드베이스에 자바스크립트로 각자 코드를 짜서 밀어 넣는다면, 하루에도 수천 번씩 전체 시스템이 터져나갈 것이다, 개발 툴은 사전에 어떤 부분이 오류를 유발했는지 찾아내지도 못할 테고. '버스'는 이 메타버스 규모의 협업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언어다.
마커스 바스머 = 언어 자체의 혁신뿐만 아니라, 기존 언리얼 엔진3 시절부터 수십 년간 이어져 오며 다소 노후화된 '액터-컴포넌트 아키텍처'를 완전히 백지상태에서 재설계하여 새로운 차세대 게임플레이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버스' 언어의 강력한 성능을 100% 끌어내면서도, 극도로 모듈화된 직관적인 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기술적 세팅이 완전히 끝난 시점에는 전 세계 프로 개발자들이 "정말 일할 맛 나는 깔끔한 프레임워크"라고 극찬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전에는 언리얼 엔진의 버전 관리 시스템이 다소 취약해서 버전 업데이트 등을 제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보니,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에서 발표한 '로어'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하는 것 같다. '로어'의 특장점이 무엇이며, 이것이 게임 개발 프로세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마커스 바스머 = 로어는 대규모 게임 개발 스케일에 완벽하게 최적화된 차세대 버전 관리 및 에셋 저장소 인프라라고 하겠다. 기존의 대표적인 오픈소스 버전 관리 툴인 깃(Git)의 경우, 텍스트 기반의 소스코드 관리에는 유용하지만 기가바이트 단위의 고해상도 3D 그래픽 에셋 등 대용량 바이너리 파일을 다루는 데는 치명적인 성능 저하와 한계를 보였다.
반면 로어는 대규모 소스코드는 물론, AAA급 게임의 초고용량 무거운 에셋들까지 극도로 빠르고 안정적으로 추적 및 동기화하도록 설계됐다. 더불어 로어는 엄청난 확장성을 지니고 있어 페타바이트(PB)에서 엑사바이트(EB) 단위의 초거대 에셋 데이터와 플레이어 로그 데이터까지 단일 백엔드 스토어에 안전하게 적재할 수 있다. 개인 개발자의 소규모 토이 프로젝트부터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규모의 초거대 인프라까지 무한히 확장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팀 스위니 = 그리고 이 로어 인프라 역시 에픽게임즈의 글로벌 라이브 서비스 전체에 전면 도입해 리얼 월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에픽게임즈가 운영하는 수많은 온라인 서비스와 배포 엔진들은 각기 파편화된 개별 스토리지 시스템을 혼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유저들이 포트나이트의 메인 업데이트를 다운로드할 때, 혹은 서드 파티가 만든 포트나이트 아일랜드 에셋을 유저 머신으로 실시간 스트리밍할 때, 나아가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게임을 다운로드하거나 통합 에셋 마켓플레이스인 '팹(FAB)'에서 리소스를 내려받을 때의 모든 백엔드 밑단은 이 로어의 버전 관리 시스템 단일 파이프라인으로 통합된다. 대규모 팀 단위 개발에서 버전 관리의 본질은 수백 명의 개발자가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서 서로의 코드를 침범하지 않고 독립적인 브랜치(Branch)를 따서 작업하는 동시에, 현재 서비스 중인 '라이브 빌드'와 다음 주에 배포할 '차기 빌드'의 무결성을 완벽하게 분리 유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프로젝트와 개발팀의 규모가 거대해질수록 이 브랜치 관리와 머지의 복잡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는 개발 속도를 갉아먹는 주범이 된다. 일례로 현재 포트나이트 생태계에서 글로벌 유저들은 지난주에 배포된 라이브 빌드를 플레이하고 있고, 당사 개발진은 당장 다음 주에 배포할 빌드를 로어 위에서 다듬고 있으며, 핵심 테크 팀은 몇 달 뒤에나 적용될 장기 UE6 통합 아키텍처 빌드를 동시에 작업하고 있다. 이 세 그룹의 작업 영역은 철저히 격리되어 있으면서 서로에게 단 1%의 사이드 이펙트도 주지 않아야 합니다. 이를 해내게 하는 것이 '로어'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모든 온라인 서비스의 코어 엔진 단계에 로어가 안착하게 되면, 개발사들은 에픽게임즈 스토어 정식 출시 전 완벽한 샌드박스 베타 테스트 환경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포트나이트에 자신들의 UGC 콘텐츠를 론칭하기 전 완벽한 사전 빌드 검증을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에픽게임즈가 호스팅하는 글로벌 메타버스 생태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하고 정교한 단일 공유 버전 제어 인프라 위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데 로어가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개발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마커스 바스머 = 2019년 그리고 작년에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때 한국 개발자들의 압도적인 기술 역량과 장인정신에 깊은 경외심을 느꼈다. 한국에서 개최된 언리얼 페스트 현장이나 개별 개발사들을 방문했을 때마다, 혹은 물밑에서 개발이 진행 중인 수많은 언리얼 엔진 기반 신작들의 퀄리티를 보면서 전율을 느꼈을 정도다.
한국 개발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심플하다. 이미 여러분은 시장을 집어삼킬 준비가 됐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최고의 결과물들로 언리얼 엔진의 한계를 시험해 주시고,우리 엔진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빛날 수 있도록 멋진 게임들을 계속해서 창조해 주시길 바란다. 작년에 한국에서 직접 확인했던 그 경이로운 프로젝트들이 하루빨리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어 세상에 충격을 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팀 스위니 = 한국은 오래 전부터 '메이플스토리'와 '리니지' 등 여러 게임으로 이미 글로벌 게임 산업에 라이브 서비스 기반의 온라인 게임이라는 거대한 비즈니스 모델과 개념을 세계 최초로 정립하고 종파한 종주국이다.
비록 현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 개발사들의 거센 추격과 거시적인 경쟁에 직면해 있지만, 패러다임이 바뀌는 지금이 기회라고 말하겠다. 언리얼 엔진6가 열어젖힐 '국경과 플랫폼의 경계가 무너진 상호 운용 가능한 소셜·경제 메타버스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도입한다면, 타국 개발사들보다 명확하게 한 세대 앞서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과거 한국이 온라인 게임의 패러다임을 지배했듯, 차세대 생태계의 기술 리더십을 다시 한번 거머쥐고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게임을 선사할 것이라 믿는다. 그 시대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국의 개발자들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