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특징 덕에 HD-2D는 '옥토패스 트래블러'를 시작으로 '트라이앵글 스트래티지' 같은 오리지널 IP에 쓰였고, 이후로는 '라이브 어 라이브', '드래곤 퀘스트' 등 스퀘어 에닉스 고전의 리메이크에도 사용됐다. 모두 클래식한 감성을 앞세운 게임이고, 또 그걸 RPG라는 나름의 경계 안에서 그려낸 셈이다.
그렇기에 액션으로의 첫 확장을 그려낸 '모험가 엘리엇의 천 년 이야기(이하 천 년 이야기)'에 대한 관심의 상당수는 분명 HD-2D 액션이었다. 나머지 기대는 데모 버전을 통해 보여준 젤다나 성검전설스러운 클래식 액션 RPG에 대한 오마주였을 것이다.
실제로 천 년 이야기는 그런 기대에 딱 부합하는 게임이다. HD-2D로 빚어낸 시각적 만족감. 동시에 RPG 시리즈가 클래식한 감성을 고전 RPG에서 따왔듯, 클래식 액션 RPG의 감각이 게임에 녹아 있다.
■ 기사 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D-2D, 시각 효과를 넘어, 레벨 디자인의 변수로
HD-2D에 대한 언급이 반드시 필요했던 건, 액션으로 넘어오면서 이 기술의 활용도가 꽤나 달라졌기 때문이다.
HD-2D는 게임을 구현하는 그래픽 방식과 연출 기술에 가깝다. 실제로도 그렇고, 눈에 보이는 만족감을 중심으로 설계된 기술이기도 하다. 정적인 세계를 탐험하고, 또 전투가 턴제로 이루어지는 RPG 게임에서 특히 이러한 부분이 도드라졌다. 배경의 효과나 입체감이 길 찾기 정도를 제외하면 실제 게임 플레이 자체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게 액션에서 쓰이면서, HD-2D는 맵 디자인과 레벨 디자인 구성과 엮이게 됐다.

주인공 엘리엇을 중심으로 한 모험은 비교적 전통적인 액션 RPG의 흐름을 가진다. 필드 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적들, 적에게 부딪히면 안 되는 체력이 닳지만 회피가 없어 조작으로 공격을 피해야 하는 움직임, 그리고 엘리엇을 중심으로 8방향의 공격 방향과 정직하게 공격하고 피하는 전투 구성까지 가진다. 기본적으로는 고전 2D 액션의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공간을 만드는 입체감이 HD-2D를 통해 확장되어 있다. 보통은 쿼터뷰 형태로 세계를 담아내지만, 때로는 각도를 낮춰 보다 지면에 가까이 카메라를 눕히고 세계를 넓게 잡아내기도 한다. 반대로 3D로 구성된 배경 월드 자체의 공간감을 높낮이로 구현해 입체감을 증폭시킨다. 단순히 배경의 눕혀진 각도만으로 높낮이를 표현하는 2D 방식을 넘어, 더 복잡한 높이 개념이 추가된 것이다.
그리고 이 높낮이는 곧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피하고, 퍼즐을 풀어야 하는 액션에서 게임 디자인을 크게 흔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화면 안에서 실시간으로 높낮이가 바뀌는 발판을 언제 어떻게 밟고 지나갈 것인가, 서로 다른 높이에 있는 적은 어떻게 공격할 수 있을까, 이런 플레이 내적인 고민과 결정이 게임 안에서 나뉘어 담긴다. 한 지역 안에도 그저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 정도가 아니라, 여러 단으로 나뉘어 복잡한 길을 만들고, 고민한 퍼즐의 기본 개념이 된다.

첫 공개부터 줄곧 비슷한 게임으로 언급된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나, 스튜디오장 아사노 토모야가 직접 콘셉트의 기본 방향으로 언급한 성검전설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가장 다른 부분을 만드는 게 이 HD-2D인 셈이다. 그것도 단순히 시각적 만족도만이 아니라, 레벨 디자인의 가장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방향으로 말이다.
클래식 액션 RPG의 감각, 그 위에 쌓은 입체감
깊어진 공간감의 활용 덕에 레벨 디자인에서 여러 변주가 가능해졌지만, 그럼에도 게임의 근간은 클래식 액션 RPG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나 슈퍼 패미컴 시절 성검전설 시리즈에서의 플레이 감각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휴더 왕국에서 출발하는 주인공 엘리엇의 모험 지역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형태임에도 콘텐츠로 가득할 정도로 방대하지는 않다. 대신 하나의 월드 자체는 별도로 구분된 허브 월드가 아니라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오픈 필드로 구현됐다. 그 지역을 오가면서 다양한 식생 변화와 지역적 특징을 온전히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초원이 푸릇한 왕국 앞을 지나면 독 풀이 자라는 늪이 나오고, 해변 서쪽으로는 사막이 펼쳐져 있다. 북쪽으로는 설원이, 또 왕국 반대편 세계 끝에는 타오르는 용암지대가 존재한다. 그리고 각 지역에 존재하는 여러 던전 역시 그런 지역적 특색에 맞는 디자인과 기믹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공간에서 전투는 퍽 담백하다. 앞서 언급했듯 기본적으로는 회피 기능이 따로 없으니 막고, 공격하는 게 기본이다. 방어 시에는 가드 게이지가 감소하니 무작정 막을 수는 없고, 캐릭터를 직접 움직여 피하는 옛스러운 플레이 방식을 그려낸다. 버튼을 누르고 있어 차지 후 발동하는 필살기를 별다른 제한 없이 쓸 수 있다는 점 정도가 액션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것마저도 모으는 시간은 별다른 행동을 할 수 없으니 적 공격 전에 빠르게 제압하는 단순한 패턴이 주를 이룬다.
이렇게 단순한 전투는 게임을 진행하고, 다양한 무기를 획득하면서 서서히 다채롭게 그려진다. 처음에는 검만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무기는 창, 망치, 사슬낫, 활, 부메랑, 폭탄 등 점점 늘어나게 된다. 또 새로운 방패를 얻는 구간부터는 패링도 가능해 액션성이 한층 강화된다. 무기마다 활용도도, 전투 방식도 달라 여러 무기를 활용해 가며 전투를 다양하게 풀어 나가는 재미가 생긴다.

망치로 한 번에 큰 대미지를 주는 플레이도 가능하고, 활로 원거리에서 안정적으로 피해를 주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여기에 마석을 통한 무기 자체의 변주로 여러 가지 빌드를 구성하는 재미까지 더한다. 게임에는 레벨 시스템이 없는 대신 무기에 장비하는 마석을 통해 강해질 수 있다.
마석은 단순히 피해량이나 치명타 확률을 늘려주는 것부터, 무기 자체의 운용 방식을 변경하는 요소들도 다수 존재한다. 폭탄이 바로 터지지 않고 터지기 전까지 주변에 피해를 주는 불꽃을 내던진다든가, 사슬낫이 필살기 차지 중 화염탄을 계속 날리는 등의 옵션 변화가 마석으로 이루어진다. 무기마다 존재하는 코스트 한도 내에서, 다양한 마석 조합을 통해 전투에서 다양한 플레이 방식의 변화로 단순한 게임 방식의 지루함을 덜어내는 식이다.

탐험으로 성장하는 구조, 그 매력의 유효기간
캐릭터 성장의 한 축인 마석은 게임 중 랜덤으로 생성해 얻을 수도 있고, 던전 탐험을 통해 고등급 마석을 입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마석이야 생성이 가능해 나은 편이지만, 엘리엇의 다른 성장 구조는 모두 이 탐험을 통한 성장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석과 함께 엘리엇의 성장을 담당하는 건 체력 향상과 무기 획득이다. 별도의 레벨업 시스템이 없고, 마석을 빼면 무기 자체의 강화나 상위 등급 무기는 구매가 불가능하다 보니, 이 역시 던전에서 획득하게 된다. 체력은 던전 획득이나 사원에서 얻을 수 있는 생명의 조각을 4개 모으면 하나씩 늘어난다. 마석부터 무기, 체력까지 성장이 탐험을 통해 확장되는 구조다.
다만, 탐험 자체가 매력적인 구간은 나름 빠르게 지나간다. 폭탄으로 길을 뚫는다든가, 망치로 거대한 못을 박아 길을 여는 등 무기나 아이템으로 탐험 영역이 확장되기는 하지만, 무기를 새롭게 획득하는 시기의 몇몇 공간으로 한정되어 있다. 보통은 각 지역에 맞는 던전 기믹이 재활용되는 느낌인데, 이건 무기나 아이템을 새로 얻었을 때 잠깐 강조되고, 이후로는 활용도가 낮아지는 편이다. 근래 3D 게임에도 확장되는 메트로배니아식 레벨 디자인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물론 메인 스토리가 되는 거대 신전이나 꼭 지나가야 하는 몇몇 던전의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퍼즐을 활용하도록 만들었다. 빛을 이용한 퍼즐, 물을 빼고 채우며 헤엄치고 잠수하는 퍼즐 등 고민하고 풀어내야 하는 종류도 여럿 있다. 대신 이건 탐험의 요소라기보다는, 스토리 진행을 위한 구간 공략에 가깝다. 탐험이 성장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정작 그 탐험이 재미있는 순간이 게임 플레이 중 길지 않은 셈이다.
무기 역시 마석들이 높은 등급일수록 기존 능력치가 강화되는 식으로 구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새로운 빌드나 무기 조합은 어느 순간 마무리되고, 쓰던 무기만 쓰게 된다. 무기 활용 자체가 X와 Y, 두 버튼에 각각 하나씩 등록해 두고 쓰는 편이라, 전투 중 잠시 멈추고 무기를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어도, 특정 상황이 아니라면 쓰던 무기를 계속 쓰게 되는 경향이 강해진다.
그리고 이는 결국 다양한 무기를 활용하며 다채로워져야 할 중후반, 오히려 전투가 단조로워지게 만든다.


느슨한 시간 여행, 그 속에서 통하는 왕도
이렇게 게임 후반 비교적 단조로워지는 게임 진행의 흥미를 잡아주는 건 서사다.
게임은 주인공 엘리엇이 왕국을 지키기 위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초반에 묘사되는 엘리엇은 클래식 RPG에서 그려지는 영웅이나 용자가 아니라, 사람들 돕기를 좋아하는 모험가일 뿐이다. 하지만 모험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고, 또 시대를 오갈 수 있는 시간의 문을 오가며 스케일이 점점 커지게 된다.
천 년 이야기라는 제목처럼 공주 휴리아의 가호 마법을 통해 야만족으로 보호받고 있는 가호의 시대부터 인류 멸망의 위기를 겪고 있는 재건의 시대, 발전한 마법으로 번영을 누린 마법의 시대, 그리고 막 싹이 튼 문명과 마법을 가진 뮤족과의 이야기를 다룬 발아의 시대까지 긴 시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엘리엇은 방대한 시간대를 넘나들며 각 시간대의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또 그들의 사건에 관여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꽤 느슨하게 굴러간다. 엘리엇의 행동은 현재인 가호의 시대는 물론, 훗날 여러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나비효과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엘리엇의 행동에 따른 변화는 그다지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물건을 지키다 죽을 위기에 처한 상인을 구하면 훗날 물건을 소중히 아끼라는 가훈이 인간을 더 소중히 하라는 새 가훈으로 바뀐다. 바뀐 가르침에 맞게 주점 주인은 사람들을 아끼는 인물로 바뀌지만, 그것 외에 그 사람의 인간 관계나 상황 등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건 이야기 중심에 있는 엘리엇이, 자신의 인생에 핵심적인 영향을 주는 사건에 관여해도 마찬가지다.
복잡한 과학적 사고나 이론보다는, 편의적으로 시간 여행의 변화를 대입하는 식의 결과다. 여기에 이야기 초반 답답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도까지 어우러지면서, 서사적 몰입감은 처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 자체가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 그건 이 게임이 가진 클래식함, 왕도적인 이야기 구조 덕분이다. 모험가라는 직업은 일반적으로 호전적인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주인공 엘리엇은 그와는 다른 성향의 인물이다. 보육원에서 자라 자신처럼 부모 없이 자란 아이들을 친동생처럼 보살핀다. 또 버려진 자신을 누군가 구해 살아남을 수 있었기에, 위험에 빠진 이들을 지나치지 않는다.

이러한 성격은 엘리엇이 대뜸 왕국의 위험을 구하고, 나아가 세계를 구하는 모습을 플레이어가 어색하지 않은 상황으로 느끼게 한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 등장하는 빌런 정도를 제외하면, 악역들도 나름의 사연이 있고, 대개 갈등도 오해에서 비롯된다. 선량한 인물들의 묘사는 이야기를 담백하고, 순수하게 만든다.
구간이 엇나간 재미를 하나로 잇는 감성
이 서사의 구조는 사실 초반에는 비교적 밋밋하게 그려진다. 사실상 게임의 후반부를 여는 첫 엔딩은 페이크 엔딩에 가깝고, 본격적인 세계의 비밀이나, 엘리엇과 주변 인물들의 깊이 있는 이야기는 이때부터 풀어진다. 왕국이나 마을 내에서의 이벤트가 꽤 잦고, 그걸 모두 더빙된 음성 연기와 함께 담아내는데, 이야기의 전개 속도가 느리니 일부 답답함이 느껴지는 구조다.

여기서 게임의 특징인 HD-2D와 이쿠시마 나오키의 일러스트가 분위기를 다잡는다. 특히 서사 내에서 캐릭터 일러스트가 함께 잡히는 구간이 많은데, 표정이나 대사에 따른 입 움직임까지 담긴 이쿠시마의 화풍은 서정적이면서 부드럽게 분위기를 강조한다. 덕분에 인물들의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성격과 그 행동에 대한 공감을 불러오게 한다.
이렇게 초반 구간을 지나면 서사적으로 쌓여있던 여러 사건들이 급박하게 쏟아져 내려온다. 네 개의 시대를 오가면서도 사실 플레이어가 교류할 수 있는 마을은 한정되어 있어, 등장 캐릭터 숫자는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이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다음 시대에 미치는 영향들이 하나둘 드러나며 속도감 있는 전개가 이루어진다.
이들 전개는 두 번째 엔딩까지는 진중하게 잡혀 있고, 마지막 진엔딩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숨돌릴 여유 없이 급박하게 흘러간다. 사실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정도인데, 엔딩 구간 이 이야기의 복선이 게임의 초반부터 계속 이어져왔음을 깨닫게 되면, 아쉬움보다는 잘 마무리됐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는다. 이 역시 인물들의 서사를 시간여행이라는 틀 안에서, 다세계나 타임 패러독스 같은 복잡한 전개 대신, 이야기 흐름에 맞춰 필요한 부분만 취한 담백함 덕에 가능하기도 하고 말이다.

또 이러한 이야기의 중심이 엘리엇, 그리고 그와 함께 다니는 요정 페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점 역시 클래식 RPG를 떠올리게 한다. 요정 페이의 등장 이후 게임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땅에 떨어진 화폐 툴이나 마석 재료를 넓은 반경 내에서 획득해주고, 가속, 순간이동, 점화 등의 마법을 수행한다. 이들은 보스 기믹이나 퍼즐을 풀 때도 쓰이고, 부족한 액션성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툴을 내면 죽은 상태도 되살아나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되살아날 때마다 비용이 오르기는 하지만, 소모처가 많지 않은 돈의 가치가 달라지게 된다.
또 이야기적으로는 내내 혼자 모험을 떠나는 엘리엇의 여정에 생동감을 불어넣어준다. 화면 하단에 모습을 띄우고는 쉴 새 없이 떠드는 페이는 적막할 게임의 분위기를 띄우고, 또 나아갈 길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길잡이 역할도 한다. 게임 내 많은 캐릭터가 그렇듯, 악의 없고, 또 귀엽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페이의 모습을 통해 게임의 세계에 부드럽게 녹아들게 된다.
이처럼 비교적 정직한 캐릭터 연출과 대부분 명확한 복선으로 예상 가능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각각의 시대 전환은 서사 부분에서는 몰입감이 깊어지게 된다. 다만 이야기 부분과 달리 게임플레이적으로는 그리 큰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다. 기본적으로 지형 자체가 거의 공유되어 있어, 새로운 지역을 탐험한다는 느낌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그저 구성이 약간 달라진, 같은 지역을 또 탐험하는 느낌에 가깝다. 오히려 서사 부분에서 그 부족한 만족감을 채우는 식이다.

모험가 엘리엇의 천 년 이야기는 하나하나 매력적인 요소들을 다양하게 담아냈다. 성검전설을 떠올리게 하는 전투와 젤다의 전설이 생각나는 탐험과 성장 구조, 클래식 JRPG와 같은 왕도적 이야기까지. 이런 부분의 재미 구간이 꽤나 어긋나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초반에는 전투와 탐험에서 다양함이 플레이에 재미를 만들고, 후반에는 부실했던 서사의 속도가 탄력이 붙으며 몰입감을 더한다. 그리고 이 어긋난 재미 구간을 HD-2D와 일러스트가 주는 감성적인 연출과 게임 내내 서정적으로 그려지는 음악으로 이어 붙인다. 그래서 모든 이야기를 끝내고 게임을 돌아봤을 때 아쉬움보다 하나의 잘 끝난 이야기와 플레이에 대한 만족감이 더 크게 남는다.
마지막 엔딩 이후에는 기본적으로 뉴 게임+를 지원하는 만큼, 다시 한 번 그 세계를 되돌아볼 수 있다. 게임 안에 넓게 담겨있던 복선들을 곱씹으면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