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브리핑은 스킨 개발 배경과 아트 콘셉트 소개, 인게임 구현 과정 설명에 이어 약 25분간 질의응답 세션으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사라 카모디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선임 매니저, 유이 응우옌 아트 디렉터, 제프리 챈 콘셉트 아트 리드, 제시 밴디 프로덕트 매니저가 참석해 스킨 제작 과정의 비화와 선수별 요청 사항, 색감 설계 등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냈다.

유나라 스킨에서 무기 염주가 T1 마스코트인 '아티'로 표현됐다. 염주알은 기본 공격뿐만 아니라 Q, W 등 스킬마다 다른 이펙트로 표현되는데, 일반적인 구체가 아닌 아티가 들어가면서 이펙트 구현 난이도가 크게 올라갔을 것 같다. 작업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 말씀하신 것처럼 꽤 까다로운 작업이었던 것은 맞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마스코트 아티 자체가 동글동글한 형태이고, 유나라의 염주알 역시 둥근 모양이다 보니 형태적으로 잘 들어맞았다. 덕분에 기본 형태를 크게 변형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었다. 우려했던 것만큼 난이도가 아주 높지는 않았다.
Q. 도란 선수가 2025년 T1에 합류하면서 개발팀 입장에서도 우승 스킨으로는 첫 협업이었을 것 같다. 앞서 암베사 스킨 제작 과정에서 도란 선수의 요청 사항을 일부 언급했는데, 이 외에 작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 도란 선수와 협업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고, 첫 우승 스킨을 만드는 데 대한 열정이 상당하다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구체적인 요구 사항들을 시각화하는 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 차례 스케치를 주고받으며 원하는 바를 점진적으로 파악해 나갔다.
초반부터 도란 선수가 분명하게 원했던 것은 사자의 갈기를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이었다. 의상의 구체적인 형태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함께 다듬어 나갔다. 아울러 좀 더 강렬하고 엣지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피부색을 더 진하게 표현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이러한 디테일들이 모여 지금의 강인하고 사나운 암베사가 완성됐다.
Q. 한 팀이 3연속 우승하면서 매번 콘셉트를 다르게 가져가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최근 세 번의 T1 우승 스킨을 작업하면서 각각 어떤 차별점을 두려고 했나? 과거 2015년 SKT T1의 아지르 스킨 등과 비교해 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른 디자인 과정 자체의 변화도 궁금하다.
" 상당히 독특한 과제이면서 동시에 재미있는 크리에이티브 작업이다. 무엇보다 T1 선수들 역시 이 작업이 쉽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 큰 도움이 됐다. 선수들이 협업 과정에서 유용한 아이디어를 많이 제시해 주었고, 그 덕분에 매번 새로운 요소를 발견해 나갈 수 있었다.
테마 측면에서는 확실한 차별화를 시도했다. '2023 월드 챔피언십' 우승 스킨은 한국의 신을 모티브로 한층 격상된 느낌을, '2024 월드 챔피언십' 스킨은 다크 나이트처럼 강렬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추구했다. 그리고 올해는 승천하는 전사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시각적 방향성을 잡았다. 이렇게 해마다 테마를 달리하면서 서로 구분되는 스킨을 만들 수 있었다.
디자인 과정 자체에 대해 말씀드리면, 사실 어떤 콘셉트 아트든 본질은 동일하다. 광범위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그것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며 결과물을 도출하는 방식인데, 이 흐름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도란 선수의 돌거북, 오너 선수의 재킷처럼 선수가 가진 시그니처 요소가 드러나는 점에서 개발진의 센스가 돋보였다. 우승 스킨을 제작할 때 최대한 선수 요청 사항을 모두 반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이번 제작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반영하지 못한 요청이 있었나?
" 거의 모든 요청을 반영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한 가지를 꼽자면 페이커 선수의 요청 중 일부가 있다. 갈리오가 날아오를 때 마치 우주에 떠 있는 것처럼 배경 하늘을 더 크게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이를 너무 크게 만들면 인게임 시야를 가리는 문제가 생긴다. 적절한 사이즈를 찾아야 했기에 결과적으로 페이커 선수가 원했던 만큼의 거대한 하늘 배경은 담지 못했다. 페이커 선수도 이 부분은 플레이 경험을 위해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또 하나는 정말 초기 콘셉트 단계의 일이다. 도란 선수가 암베사를 좀 더 젊게 만들어 줄 수 없겠느냐고 요청했는데, 이 부분은 반영할 수 없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의 정체성은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각 챔피언의 나이와 외형 등 고유한 정체성은 변경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Q. 과거 스킨들에 비해 이번 스킨은 색감이 꽤 복잡하게 디자인된 것처럼 느껴진다. 테마 색상을 여러 개로 설정하게 된 이유가 있나? 또 T1 우승 스킨이 이미 여러 종류가 있는 만큼, 새로운 테마 색상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색감의 복잡성에 대해 말씀드리면, 전반적인 취향 면에서는 모든 선수가 비슷한 방향성을 갖고 있었다. 다만 개개인의 세부 선호를 보면 어떤 선수는 더 밝은 톤을, 어떤 선수는 더 어두운 톤을 선호하는 차이가 존재했다.
이에 서로 다른 선호를 한 스킨 라인 안에 모두 담으면서도 일관성을 유지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이를 한꺼번에 담아낼 수 있었고, 결과물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그만큼 유연성을 확보한 덕분에 미스 포츈은 흰색을 많이 사용하고 암베사는 검은색을 많이 사용하는 식으로 선수별 개성을 살리면서도, 전체를 모아 놓았을 때 하나의 그림으로 잘 어우러지게 만들 수 있었다.
사라 카모디 선임 매니저는 3년간 T1 우승 스킨 작업을 진행해 왔는데, 그동안 작업한 T1 우승 스킨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가장 좋아하는 스킨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
" 2023년을 제외한 지난 두 해의 우승 스킨 작업에 참여했다.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좋아하는 스킨은 역시 MVP 스킨 라인이다.
지난해 페이커 선수의 사일러스 스킨이 특히 좋았다. 이런 MVP 스킨을 처음으로 작업하게 된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페이커 선수, 그리고 T1 팀과 직접 소통하며 작업한 것도 처음이라 무척 즐거운 경험이었다.
올해는 구마유시 선수의 미스 포츈 역시 MVP 스킨인데, 다른 스킨들과 대비를 이루면서도 동시에 같은 스킨 라인의 느낌을 줘야 하기 때문에 그 균형을 찾는 일이 상당히 흥미로운 크리에이티브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애착이 간다.

톰 코치의 와드 스킨은 꼬마 감독의 와드 스킨에 이어 코칭스태프를 주인공으로 한 스킨이라 흥미롭다. 다만 꼬마 감독의 와드 스킨은 사람 형상에 가까웠던 반면, 톰 코치의 와드 스킨은 '톰과 제리'의 톰을 모티브로 한 듯한 고양이 형상으로 보인다. 이 고양이 형상은 본인의 요청이었나, 아니면 개발진의 아이디어인가?
" 먼저 꼬마 감독의 와드 스킨도 엄밀히 말하면 사람 형상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귀여운 햄스터 마스코트의 모습을 반영했는데, 이번에는 같은 정신을 이어받아 고양이로 제작하게 됐다.
'톰과 제리'를 참조한 것은 전혀 아니고, 우리만의 톰 코치를 반영한 고양이를 만들고자 했다. 톰 코치의 헤어스타일, 헤드폰을 착용한 모습 등 특징을 담아 톰 코치를 닮은 고양이로 스킨을 완성했다. 참고로 이 와드 스킨은 결정적인 승리들의 숨은 설계자였던 톰 코치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으며, '마법 고양이이자 전략가'라는 콘셉트로 재해석했다. 고양이가 들고 있는 책에는 문도 박사의 이미지가 담겨 있는데, 이는 톰 코치가 오너 선수에게 문도 박사를 픽하도록 지시했던 결정적 순간을 오마주한 것이다. 와드처럼 작은 요소에도 이런 이스터에그를 숨겨 두었다.
Q. 월즈 우승 스킨 작업의 스케일이 해가 갈수록 커지는 느낌이다. 제작 인원이나 시간 등 여러 측면에서 일반적인 스킨 제작과 비교해 특별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 스케일이 해마다 커지는 느낌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정말 기분 좋게 들었다. 다만 사실 우리는 매년 표준적인 인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팀의 역사적인 3연패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요소를 일부 더 담긴 했지만, 일반적인 해에는 동일한 수준의 스코프와 투자로 제작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팀과의 협업이다. 선수들과 직접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점이 일반 스킨과 구분되는 월즈 우승 스킨만의 특별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출시를 기다려 온 LCK 팬과 T1 팬, 그리고 e스포츠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스킨에는 T1 선수들과 함께 상의한 수많은 이스터에그를 숨겨 두었다. 개발자들이 정말 많은 시간을 들였고, 우리 역시 팬이다 보니 곳곳에 재미있는 요소들을 배치해 두었다. 직접 플레이하면서 하나하나 발견해 나가시길 바란다.
가장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응원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스킨을 구매하는 것이다. 스킨을 실제로 활용하실 때 플레이어 여러분의 반응이 어떨지 무척 기대된다. 이번 스킨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개발자인 동시에 e스포츠 팬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팬심을 가진 무언가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오늘 좋은 질문을 많이 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팬과 플레이어 여러분 모두 이 스킨을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