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V 디코드 #3- 영상 한 편에도 화풍과 소품, UI와 전투 한 컷까지 게임의 방향성을 가늠할 단서가 빼곡히 박혀 있습니다. DECODE는 그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멈춰 세워, 숨겨둔 의도와 레퍼런스를 찾아내는 코너입니다.
또 다른 차세대 오픈월드 RPG, '실버 팰리스'가 두 번째 테스트를 앞두고 PV를 공개했습니다. 이미 지난 6월 테스터 모집을 할 때 트레일러를 한 차례 공개하긴 했지만, 새로운 정보보다는 그간 잘 드러나지 않았던 남자 탐정의 시점에서 액션을 좀 더 보여주면서 2차 테스트를 예고하는 성격이 짙었습니다.
그 예고에 이어 공개한 이번 PV에는 1차 테스트 이후 한층 더 발전한 부분들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오픈월드, 추리 어드벤처, 그리고 액션 RPG까지 고루고루 담고자 하는 실버 팰리스의 지향점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었고요. 과연 2차 테스트에서는 어떤 경험을 보여줄지, 2분 50초 가량의 이번 PV를 한 번 훑어보면서 추론해 보고자 합니다.
심문과 해부까지, 추리물에 더욱 충실해진 구성

실버 팰리스가 타 오픈월드 RPG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하면, 아예 주인공을 탐정으로 내세운 본격 추리 어드벤처를 표방한다는 점입니다. 지난 CBT의 메인 스토리부터가 실버니아로 복귀한 탐정이 자신을 집요하게 취재하던 기자가 불에 타 죽은 사건을 사건을 조사하는 내용이었으니까요. 이 과정에서 각종 단서를 찾으면서 심상 세계로 들어가 현장을 재구성하고, 단서들을 논리정연하게 짜맞추는 정통 추리극의 면모를 보여주면서 유저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테스트에서는 탐정 혼자만이 아닌, 각 전문가들이 활약하는 구도가 드러나면서 추리 어드벤처로서의 몰입감을 한층 더 다져갈 듯 보입니다. 일단 저번 CBT 때 사사건건 토를 달면서 무례하게 굴었던 렉스 감독관이 플레이어블 구도로 등장하는 장면이 보이고, 제복을 입은 또 다른 여성 캐릭터가 프로필 서류를 들고는 맞은 편에 앉은 수상쩍은 남자를 심문하는 장면도 확인할 수 있죠. 예전에는 친분이 있던 로르 경감 외에 다른 경찰들이 경계하던 분위기라 제한된 범위에서 단서를 찾아야 했지만, 이젠 사건을 더욱 심층적으로 파고들면서 조사하는 추리의 맛을 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추리물 하면 빠질 수 없는 '부검'도 눈에 띕니다. 부검 전문의 퍼소가 초반부터 등장하긴 했어도 그간 전투 위주로만 보여줬는데, 이번 PV에서 겸자 등 여러 도구를 들고 직접 부검하는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여러 문제로 부검 장면을 완전 사실적으로 보여주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추리 어드벤처하면 떠오르는 요소들을 하나둘 갖춰가는 모습을 보면 기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심문에 부검은 물론이고, 몰래 숨어서 조사 대상의 사진을 찍고 단서를 모으는 과정까지 보통은 들키지 않고 살금살금 가는 그런 정도로만 요약해서 표현하는 부분을 디테일하게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과연 이런 디테일을 어디까지 살려서 추리 어드벤처 특유의 몰입감 있는 스토리를 성공적으로 구현할지 궁금해집니다.


고전미를 재해석해 빚어낸 독자적인 세계관

추리 어드벤처에 이어서 실버 팰리스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특유의 빅토리아풍 세계관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잘 정비된 도로는 마치 유럽 여행을 가다가 홀린 듯이 사게 되는 엽서 속 도시 같은 우아함이 있죠. 여기에 시간과 날씨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반영되면서 그 고풍스러운 도시 속을 직접 거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 위를 페가수스로 날아다니는 광경이나, 거대한 비행선 그리고 그와 비슷한 크기의 생명체가 하늘 위에 떠있는 모습은 한 편의 동화처럼 다가오고 있죠. 이미 '신데렐라' 등 동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부분이 많았고, 늑대인간이나 양초 인간 같은 환상의 적들도 등장하니 그런 요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비주얼적으로 가장 크게 도드라지는 차이지만, 거기에만 그치지 않고 음악과 각종 요소까지 디테일에서 차별화를 꾀한 부분들이 엿보였죠. 헨델의 수상 음악 중 알라 혼파이프나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베토벤 소나타 17번 '템페스트' 3악장까지 클래식을 좀 들어봤다 하면 친숙한 곡들을 그대로 혹은 편곡해서 분위기에 녹여냈고, 그 무드가 튀지 않게끔 전체적으로 다듬은 BGM는 1차 테스트 단계에서도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이번 PV 역시도 그런 기대감을 자아내게 하기엔 충분했습니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의 피아노 편곡에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 중 '오라, 오 복수의 전사여(Vieni, o guerriero vindice)'로 이어지는 초반부는 고전미와 익숙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구성이었죠. 그 뒤에 이어지는 BGM들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이어가면서도 템포의 완급을 조절, 일상 콘텐츠와 전투의 긴박한 연출을 풀어냈습니다.
그 분위기에 어울리는 거리와 건축물, 스토리 구성 그리고 캐릭터 디자인이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팜 파탈의 전형을 보여주는 오페라 '카르멘'의 곡에 맞춰서 붉은 장미의 도발적인 포즈와 그로부터 시작되는 댄스는 붉은 장미가 숨긴 비밀과 위험을 은유하는 듯한 느낌이었죠. 실제로 붉은 장미는 그간 쭉 탐정에게 비밀스럽게 등장해서 위험을 알려주면서 재미있어하는 모습을 보여왔거든요. 그 댄스 이후로 붉은 장미의 수수께끼 같은 독백이 이어지고, 그러면서 탐정이 겪는 여러 일상부터 전투까지 여러모로 보여주면서 몰입감을 더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100% 고전 그대로의 느낌은 아니긴 합니다. 날아다니기까지 하는 페가수스는 말할 것도 없고, 캐릭터 디자인도 그 시절의 고증대로 하면, 당시에는 여자가 맨다리를 드러내는 것을 노출이 심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을 비롯해 이번에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도 대체로 스커트 길이가 짧죠. 대신 맨다리가 노출되지 않게 스타킹으로 싸매는 절충안은 확실히 지킨 모습입니다.
캐릭터 디자인 외에도 근대 서구권의 클래식한 느낌을 즐길 수 있는 소재들도 곳곳에 보였습니다. 철마 외에도 클래식카를 운전해서 도시를 다니는 건 물론이고 그 당시 등장하기 시작했던 버스나 여러 대중교통들을 타고 보는 도시의 풍경이나 전당포 같은 곳에서 급전을 마련하는 것도 그 시기의 정취를 엿볼 수 있는 소재죠.


여기에 미니 게임도 체스는 기본에, 카드 게임 중 '브리지'를 골라 넣은 게 인상적이었죠. 요즘에는 포커나 다른 게임에 밀렸지만, 사실 브리지는 16세기 '휘스트'로 시작해 2차 세계 대전 전까지만 해도 상류층에서 자주 즐기던 카드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시대를 다룬 작품에서는 빠질 수 없는 게임이었죠. 아울러 추리물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게, 추리 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테이블 위의 카드'를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단골처럼 등장하는 게임이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4인이 모여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인원 수 제약이 덜한 다른 게임에 밀렸고, 이제는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이 추천하는 게임 이런 정도로만 인식되는 정도죠. 국내에서도 물론 동호회가 있기는 하지만, 마작보다도 인지도가 낮기도 하고요. 사실 브리지라고 100% 확실하게 영상에서 언급한 것은 아니긴 합니다. 다만 4명이서 둘이 나뉘어서 점수를 겨루는 방식에 하트로 문양이 정해진 상태에서 가장 높은 패를 낸 사람이 포인트를 가져가는 방식, 자신의 패를 공개하고 게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더미까지 그 짧은 순간에도 브리지 규칙들이 눈에 들어왔죠. 그러니 만일 이번 테스트에서 이 게임이 진짜 열린다면, 그 고전의 맛을 음미할 좋은 기회 아닐까 싶습니다.


한층 더 박력 넘치는 연출과 여러 구도로 몰입감까지 더한 '실버 팰리스'

그간 실버 팰리스가 주로 추리나 빅토리아풍의 고유한 세계관 위주로 주목받았지만, 이를 오래도록 보여주기 위해서는 결국 전투와 스토리 연출의 박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라이브 서비스 오픈월드 게임은 전투가 핵심이기 때문이죠. 그 부분 역시도 이번 PV에서 제대로 살렸습니다. 첫 플레이 테스트 영상 때부터 이어진, 패링과 스킬 연계로 적을 화려하게 제압하는 그런 장면들이 곳곳에서 드러났거든요.
특히 이번에는 좀 더 한층 더 화려한 이펙트와 복잡한 시퀀스로 풀어낸 궁극기 컷씬이 눈에 띕니다. 이전 트레일러나 테스트에서 보였던 컷씬도 박력은 있지만, 이펙트는 타격의 순간에만 집중하는 등 절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게 연출의 미학일 수도 있지만, 실버 팰리스의 경우는 트레일러 단계에서 이미 프레임 드랍이 보였기 때문에 그렇게만 볼 수도 없었죠. 실제로 그 이유 때문에 몇몇 캐릭터가 첫 트레일러 공개 이후 등장하지 않았다가, 이번 PV에 다시 등장하는 모습이었고요. 그러면서 지난번과 유사하게 절제된 연출의 궁극기를 사용하는 캐릭터와 처음부터 화끈하게 밀어붙이는 유형 두 가지를 다 같이 보여주는 만큼, 최적화 부분도 이전보다 상당히 쾌적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마 이펙트 이야기가 나오면 연출이 다소 이펙트에 묻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을 텐데, 그 부분에 대한 염려는 덜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서 스킬 연출도 이펙트만 덕지덕지 붙이지 않았던 것처럼, 스토리 연출도 이펙트에 의존하지 않고 캐릭터의 배치와 구도, 그리고 카메라 시점까지 다각도로 활용해서 몰입감을 더하고 있었거든요.
특히 눈에 띄는 장면은 1인칭을 적절히 살린 파트입니다. 이번 쇼케이스 영상을 보면 주인공 남매가 여러 차례 수난을 겪고 있는 모습이 있는데, 그 장면을 1인칭으로 써서 긴박함을 더했죠. 여탐정이 적과 싸우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동생인 남탐정이 누나를 돕기 위해 문틈 사이에서 리볼버를 겨누고 있는 장면이나, 여탐정이 추락하고 있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허공에서 발버둥치는 장면, 그리고 뒷골목에서 기습을 당해서 조직원들에게 끌려가는 장면 등이 그 예입니다.



이렇게 1인칭으로 표현한 장면 외에도, 다양한 구도로 여러 고난을 겪는 장면들도 긴박하게 연출한 것도 몰입감의 또 다른 포인트입니다. 그것도 강적을 만났다는 그런 장치가 아닌, 주인공과 함께 있던 캐릭터가 납치되거나 함부로 무력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창을 깨고 도망을 가는 극적인 상황들이 눈에 띕니다. 그간 서브컬처 오픈월드 게임에서는 대체로 주인공이 최강자이거나 혹은 그에 준하는 자질을 갖춘 존재였지만, 이번 '탐정'은 좀 다른 상황이라는 걸 방증하는 장치일 테고요. 처음부터 대체로 모든 사람들이 협조적이거나 혹은 적과 강 대 강으로 부딪히는 타 오픈월드와는 다른 내러티브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울러 그간 탐정 남매가 따로따로 등장했던 것과 달리, 이번 PV에서는 같이 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본격적으로 실버 팰리스의 이야기를 유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졌습니다. 통상 성별 중 하나를 고르는 게임에서 남매 구도가 되면 둘이 대체 어떤 일을 겪었길래 한 명은 플레이어블이고 한 명은 NPC로 나오게 되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궁금해지기 마련입니다. 그 의문에 이제 답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인 셈이죠.
작년 깜짝 공개로 수많은 시선을 사로잡았던 '실버 팰리스'가, 곧 진행할 두 번째 테스트를 앞두고 이렇듯 여러 생각이 오가는 트레일러를 던지며 또다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차세대 오픈월드로서의 여러 싹이 벌써부터 보이고 있는 만큼, 과연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다듬었을지 2차 테스트에서 직접 확인해볼 날이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