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송파갑)이 주최한 '앱스토어 수수료 차별과 공정경쟁 확보 방안 토론회'가 2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렸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후원한 이번 토론회는 애플이 국내에서 여전히 최대 30% 수준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이승훈 안양대학교 교수가 좌장 겸 발제를 맡았고,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와 박준형 파트너변호사가 두 번째 발제를 이어갔다. 패널토론에는 이선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부가통신조사지원팀장, 곽미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플랫폼팀장, 강남규 변호사,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이 참여했다.
이승훈 교수는 발제에서 앱마켓 등장 초기의 기대와 현재의 괴리를 짚었다. 그는 "1인 개발자부터 대기업까지 전면 개방된 인앱결제는 한 번의 결제로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당시로서는 새로운 변화였다"면서도 "시장과 생태계는 계속 진화하고 있는데 제도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2008년 애플이 처음 책정한 30% 수수료가 20년 가까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고속도로도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면 통행료를 낮추거나 무료로 전환하는데, 앱마켓은 변화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수수료라기보다 통행세로 청구되는 구조"라며 앱 리뷰·환불 처리 과정에서 개발사에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세계 최초로 시행된 한국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실효성 논란에 부딪힌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유럽은 우리보다 강하게 규제하다 보니 수수료가 실제로 인하되고 있지만, 국내 이용자는 그 혜택을 못 받는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며 "DMA(디지털 시장법)처럼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 지정하고 차별 행위를 금지하는 강력한 법제화, 그리고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이행 감독과 제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강남규, 박준형 변호사는 해외 소송 사례를 통해 30% 수수료의 정당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중소 개발자들이 제기한 카메론 대 애플 소송에서 애플이 약 1,500억 원 규모 기금을 조성하고 수수료를 낮추기로 합의했고, 구글 역시 유사한 소송에서 9,000만 달러(한화 약 1,400억 원) 규모 기금을 조성했다. 강 변호사는 "이 소송들을 계기로 30% 수수료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픽게임즈 대 구글 소송 과정에서는 경제학 전문가가 법정에서 "독점적 지위가 없는 정상적 경쟁 시장이라면 적정 수수료는 9% 수준"이라고 증언한 사실이 공개되며 구글의 수수료 인하(9~20%)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영국 개발자들이 애플을 상대로 진행한 소송에서는 법원이 인앱결제 10%, 앱마켓 유통 17.5%를 적정 수수료 기준으로 제시한 사례도 소개됐다.
박준형 변호사는 "미국 법무부(DOJ)도 애플이 셔먼법 2조를 위반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불법적 독점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전 규제 입법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우리만 고집부리는 게 아니라 잘못된 구조라는 판단이 각국에서 이미 내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남규 변호사는 국내에서는 애플이 23년 1월 수수료 산정 방식(부가세 포함 여부)을 불분명하게 바꾸면서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흘러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공정위·방통위·검찰 간 협업이 부족했던 점을 한계로 지적하며 "집단소송 제도 도입과 부당이득 환수·배분 권한 신설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날 두 변호사는 애플이 국내 개발사에만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매겨온 관행도 짚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에는 공급가액에 부가세 10%가 더해지는데, 이 부가세는 개발사가 국세청에 그대로 납부해야 하는 세금임에도 애플이 이를 포함한 소비자가 전체에 30% 수수료를 적용해 사실상 공급가액 기준 33%를 징수해왔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모바일게임협회는 2022년 이 문제를 근거로 애플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당시 약 3,400억~3,500억 원의 부당 수수료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애플은 조사 착수 이후 2023년 1월부터 국내 개발사에도 부가세를 제외한 공급가액 기준으로 수수료를 산정하도록 방식을 바꿨지만, 두 변호사는 "이미 수년간 부당하게 징수된 부분에 대한 소급 배상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정부 측의 자성과 업계의 누적된 불만을 함께 들어볼 수 있었다.
이선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팀장은 "조사를 진행하고도 처리가 늦어진 데 대해 사과드린다"며 조만간 심의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과징금 상한이 매출액의 1%, 인앱결제 강제 금지 시행령에 따라 2%로 상향 조정했지만 공정위나 해외 사례에 비해 턱없이 낮다"며 상향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미경 과기정통부 팀장은 구글과 애플의 최근 수수료 정책 변화를 소개하며 "다만 애플은 규제가 강한 국가 중심으로만 정책을 바꾸고 있어, 이런 우회 정책이 오히려 국내 개발사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업계를 대표해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애플과의 싸움이 벌써 10년째"라며 "우리나라 개발사만 부당하게 33% 수수료를 10년간 냈고, 이를 추산하면 약 3500억 원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미래를 바꾼다는 것, 무언가를 책임진다는 것은 과거의 일을 책임지고 난 후 그려야 할 것"이라며, "애플의 과거 잘못된 금액에 대한 전향적인 의사 결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은 "수수료 수치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혜택과 선택권이 함께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책정된 수수료를 지불했을 때 그 가치에 준하는 혜택과 기회가 제대로 제공되고 있는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웹툰, 웹소설 납본 지불 비용에 대한 고민을 사례로 들었다. 저작권자들과 수집의 주체인 도서관 사이의 입장과 가치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 입장의 차이를 줄이는 데 주효했던 것은 납본의 목적이 지닌 가치와 의미, 제공자들에 대한 혜택의 종류와 수준 등이었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애플은 규제가 강한 나라에서만 정책을 바꾸고 한국에서는 그대로 유지하는, 그 태도부터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