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League of Legend : Clash of F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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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의 과거 버전을 구현하는 신규 게임 모드 '리그 클래식'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최근 너프와 리워크로 사라진 과거의 챔피언들을 되살리는 '리그 클래식'의 개발 사실을 공식 확인했으며, 상세 내용을 12일 '리그 오브 레전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 무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테스트 서버(PBE) 유출 자료에 따르면, '리그 클래식'은 시즌2에서 시즌3 무렵의 게임 환경에 리워크 이전의 챔피언 스킬 구성을 얹은 모드로 알려졌다. 라이엇게임즈 안드레이 반 룬 리그 스튜디오 총괄도 "옛 게임플레이 킷을 되살린다"고 확인했다.

과거의 챔피언들이 돌아온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대단히 흥미로운 서사다. 라이엇게임즈는 그동안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이해하고 대응할 여지를 주겠다"는 명확한 철학 아래, 이에 반하는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스킬 구조를 꾸준히 전면 수정해 왔다. 이 과정에서 과거의 챔피언들 몇몇은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모습이 달라졌다.

이번 '리그 클래식'은 리워크와 너프 속에서 사라졌던 옛날 '날것' 그대로의 맛을 다시 마주할 기회다. 협곡의 시간이 거꾸로 흐를 때, 그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재미를 가장 잘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챔피언 5개를 선정했다. 당연히 유저마다 그리워하는 추억의 이름은 다르겠지만, 한 번쯤 복기를 시작해 볼 만한 후보들이다.


'콘샐러드'를 각인시킨 '알파 스트라이크' AP 마스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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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1일, OGN 롤챔스 윈터 12강 Team OP와 나진 화이트 실드의 2경기. 나진은 밴 카드 세 장을 미드라이너 '콘샐러드' 이상정 한 명에게 전부 쏟았다. 이때 조커로 꺼낸 카드가 미드 AP 마스터 이였다. 결과는 KDA 9/1/6. 그날 소환사의 협곡은 AP 마스터이 때문에 고통받는 이들의 비명이 가득했다.

당시 마스터 이의 명상(W)은 주문력 계수가 4.0에 달했다. 주문력 아이템을 두르고 명상을 켜면 적 셋이 두들겨도 오히려 체력이 차오르는 챔피언이었다. 여기에 궁극기 최후의 일격(R)은 챔피언을 처치할 때마다 스킬 쿨타임을 초기화했다. 한타에서 뒤에 숨어 있다가 적 체력이 반쯤 빠지면 궁을 켜고 알파 스트라이크(Q)로 하나를 자르고 쿨 초기화, 다시 알파로 자르고 또 초기화. 그리고 이 무한 연쇄가 실제 경기에서 벌어졌다. 중계를 맡은 김동준 해설은 "챔피언이 100명이 넘어가는데, 좋은 챔피언이 몇 명만 있겠습니까"라고 외쳤고, 그날 AP 마스터 이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정글 AD 마이에 밀려 잊혔던 미드 AP 마이가 이 한 경기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며칠 뒤 경기에서는 마스터 이가 밴을 당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명상이 하향되고 스킬이 손질되면서 AP 마이는 협곡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지금 마스터 이는 AD 근접 딜러다. 알파 한 번에 게임을 끝내던 그 마법사는 10년 넘게 봉인돼 있었다.

클래식 모드에서는 미드 AP 마스터이를 다시 볼 수 있을 거로 기대된다. 마스터 이는 PBE 유출 명단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콘샐러드'을 기억하는 유저라면 첫 판부터 손이 갈 챔피언이다.


전국 우르곳 협회가 기다린다... '우르갓' 구 우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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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롤챔스를 보던 시청자라면 '우르곳'의 궁극기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당시 엄재경 해설위원이 아홉 글자에 달하는 스킬명 '초동역학 위치전환기'를 우르곳이 나올 때마다 경기 해설하는 동안 꽤 자주 언급했던 탓이다. 발음하기조차 까다로운 이 이름을 여전히 많은 유저가 기억하고 있는 건, 과거 '우르곳'이 가졌던 유니크한 존재감도 한몫을 했다.

과거 '우르곳'의 정체성은 '원거리 딜탱'이라는 유일무이한 역할군에 있었다. '녹서스 부식성 수류탄(E)'을 적에게 맞히면 '산성 추적탄(Q)'이 타게팅으로 유도되며 순식간에 사거리 1,200짜리 저격수로 변신했다. 여기에 피해를 입은 상대의 공격력을 15% 감소시키는 기본 지속 효과(패시브)까지 보유했다.

백미는 역시 궁극기였다. 적 하나를 지정해 자신의 위치와 통째로 바꾸는 타게팅 스킬로, 상대 핵심 원거리 딜러를 아군 한복판에 강제 배달했다. 블루 버프만 쥐여주면 홀로 상대 듀오를 압도하는 위용에 '우르갓'이라는 별명과 함께 '전국 우르곳 협회'라는 열성 팬덤까지 생겼었다.

이번 '리그 클래식'에서 '우르곳'은 개발진이 공인한 최고 기대주다. 안드레이 반 룬 라이엇게임즈 리그 스튜디오 총괄은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스킬 구성은 옛 우르곳"이라며 "우르곳이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대를 미드 라인에서 만나 교전할 때 정말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현재 '우르곳'은 PBE 데이터마이닝 유출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과거 '초동역학 위치전환기'에 무력하게 끌려가 본 아픈 기억이 있는 유저라면, 이번에는 직접 상대를 끌고 오는 손맛을 느껴볼 차례다.


전설의 14단 너프, 원딜 그레이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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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레이브즈는 정글러다. 하지만 시즌2~3 협곡에서 그레이브즈는 손에 꼽히는 바텀 원거리 딜러였다. 평타 모션과 속도가 바텀 챔피언 중에 최상급으로 좋았고, 출시 직후에는 역대급 OP를 논할 때 빠지지 않았다. 원거리 딜러 주제에 체력과 방어력이 브루저급이었고, 6레벨 이후에는 '빨리 뽑기(E)'로 파고들어 '산탄 사격(Q)'과 '무고한 희생자(R)'를 꽂으면 체력템을 두른 상대도 빈사 상태가 됐다.

당시 그레이브즈의 정체성은 '맞으면서 때리는 원딜'이었다. 사거리는 525로 원거리 딜러 평균에도 못 미쳤지만, 전투 중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이 차오르는 패시브 '진정한 용기'를 믿고 상대 얼굴 앞까지 걸어가 산탄을 퍼부었다. 가까울수록 아프게 박히는 산탄 사격의 특성 덕에, 거리를 좁힌 그레이브즈의 화력은 무시무시했다. 여기에 연막탄(W)이 있었다. 상대 시야를 통째로 지우는 스킬은 지금도 협곡에서 유일한데, 한타 한복판에 떨어진 연막 하나가 상대 딜러의 스킬과 평타를 동시에 봉인했다.

그레이브즈는 2015년 리워크를 통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연발총은 탄환 두 발을 재장전하는 더블 배럴 샷건이 됐고, 그레이브즈는 바텀을 떠나 정글로 갔다. 바텀에서 평타를 쏘던 무법자를 기억하는 건 그 시절을 지나온 유저들뿐이다.

클래식에서는 그 무법자가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안드레이 반 룬(Meddler) 리그 스튜디오 총괄은 예고 영상에서 "옛 그레이브즈를 다시 해보고 싶다"고 직접 언급했다. 다만 그레이브즈는 PBE 유출 챔피언 명단에는 없다. 라이엇이 유출 명단은 최종본이 아니라고 확인한 만큼, 12일 발표에서 바텀 무법자의 귀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핵창'을 아시나요? '창 투척' 니달리


'페이커'가 보여줬던 당시 니달리의 위용 ©OGN

니달리의 창에는 '핵창'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리워크 이전 창 투척(Q)은 주문력 계수가 높은 데다 날아간 거리에 비례해 피해가 최대 2.5배까지 불어나는 구조였다. 잘 성장한 니달리가 화면 밖에서 던진 창 한 발이면 서포터 같은 물몸 챔피언은 그대로 우물로 돌아갔다. 스킬 하나가 핵무기 취급을 받으며 니달리는 미드 1티어 자리에 오른 적이 있었다.

핵창은 밈도 낳았다. 미드 니달리가 대회에 나올 때마다 팬과 중계진은 선수 닉네임에 '창'을 붙였다. 페이커 이상혁이 잡으면 '페창', 나진 실드 '꿍' 유병준이 잡으면 '꿍창'이었다. '꿍'은 부시 너머 보이지 않는 자리까지 창을 꽂아 넣는 적중률로 '명품 투창'이라 불렸고, 중계를 맡은 온게임넷은 송대관의 '네박자'를 패러디한 '꿍박자' 영상까지 만들었다.

당시 밸런스 담당 디자이너는 니달리의 가장 큰 문제로 '상호적 게임플레이의 부재'를 꼽았다. 니달리는 아주 먼 거리에서 창을 던지는데, 상대는 반격할 방법 없이 일방적으로 맞기만 한다는 것이다. 라이엇은 2014년 4.10 패치에서 창의 피해를 깎고 투사체 폭을 절반으로 줄이는 리워크를 단행했고, 미드 니달리는 협곡에서 사라졌다. 지금 니달리는 사냥 표식을 쫓아 협곡을 뛰는 정글러다.

클래식에서 니달리는 그 창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니달리는 PBE 유출 챔피언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고, 유출대로 리워크 이전 킷이 적용되면 2.5배 핵창도 함께 돌아온다. 오랜만에 핵창의 맛을 볼 차례다.


'검무' 증강의 기원, '검의 왈츠' 피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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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라의 궁극기 검의 왈츠는 대상을 지정해 누르는 순간 피오라는 대상 지정 불가 상태로 적들 사이를 오가며 다섯 번의 물리 피해를 확정으로 꽂았다. 상대는 막을 수도, 때릴 수도, 도망갈 수도 없었다. 잘 성장한 피오라 앞에서는 탱커와 서포터가 딜러를 아무리 감싸도 소용없다. 당시 평가 그대로, 대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챔피언이었다.

전성기는 아이러니하게 찾아왔다. 라이엇은 시즌4 당시 피오라를 '최악의 챔피언'으로 지목하며 리메이크 계획까지 따로 발표했었다. 그런데 다섯 번의 타격이 전부 기본 공격 판정이라는 점이 재발견되면서 판이 뒤집혔다. 광역 피해와 흡혈이 붙은 '굶주린 히드라'를 든 피오라가 궁극기 한 번에 한타를 헤집자 승률이 치솟았고, 해외 서버에서는 '알고도 막을 수 없는 궁극기'라며 사기 챔피언 취급을 받았다. 최악의 챔피언에서 밴 카드까지 올라가는 롤러코스터, 스킬 하나가 만든 낙차였다.

라이엇은 리메이크 대신 검의 왈츠를 너프했고, 궁극기에 모든 게 걸려 있던 피오라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리고 2015년, 스킬 네 개가 통째로 바뀌는 리워크가 단행됐다. 지금의 피오라는 급소를 찔러야 피해가 들어가고, 응수(W)의 타이밍 싸움으로 승부하는 결투가다. 상대가 읽고 반격할 여지를 스킬 구조에 박아 넣은, 구 피오라와 정반대의 설계다. 흥미로운 건, 아레나 모드의 증강 '검무'는 리메이크 전 피오라의 궁극기를 거의 그대로 옮겨온 효과다. 라이엇이 그 시절의 맛을 기억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피오라는 2012년 초 출시라 시기상 클래식 후보권이지만, PBE 유출 챔피언 명단에는 이름이 없다. 라이엇이 유출 명단은 최종본이 아니라고 확인한 만큼, 확정 5연격의 귀환 가능성은 아직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