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트라이
©Sean Murray X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디스크를 들고 환호하는 이들, 이 사진을 기억하는가. 망한 작품에서 이제는 수작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평가를 끌어올린 '노 맨즈 스카이'의 골드행 사진이다.

"Gone Gold", 이 짧은 문장은 콘솔 게임을 좋아하는 이라면 한 번쯤 접해봤을 문장이다. 골드행이라고 불리는 이 과정은 게임의 개발이 온전히 종료됐으며, 개발 최종 버전이 디스크에 수록될 수 있다는 의미다.

2028년부터 콘솔에서 디스크가 사라질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소니는 이미 성명문 발표를 통해 행동으로 옮겼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차기 콘솔인 프로젝트 헬릭스(Project Helix)의 디스크 미탑재를 검토 중이라는 업계 내부 소식이 들려왔다.

디스크가 사라진다는 말은 다른 말로 하면 피지컬 골드행도 함께 사라진다는 말이다. 물론 단체 사진 등을 찍으며 여전히 분위기야 낼 수 있겠지만, 이전처럼 패키지를 든 사진, 디스크를 들고 환호를 외치는 전통적인 골드행은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

피지컬 골드행이 사라진다는 것은 비단 생산적인 부분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게임 개발이 주는 '무게'와 '책임감'도 재정립됨을 의미한다. 디스크가 사라지고, 실질적인 피지컬 제품이 생산되어야 하는 골드행이 사라지면 자연스레 회사와 개발자들에게 부여되는 압박이 덜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에는 디스크를 생산하고 시중에 유통하면 되돌릴 수 없었다. 최근에는 데이 원 패치 등으로 디스크 버전에서 발생한 문제를 케어할 수 있지만, 디스크에 온전한 게임을 담기 위해 개발자들은 노력한다.

한 번 생산에 들어가면 되돌릴 수 없는 디스크의 존재는 개발자들에게 있어 어느 정도 신중함과 사명감을 부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회사와 개발자는 업계에 없겠지만서도, 극단적으로 피지컬 골드행이 존재하던 시절에는 감히 엄두도 못 내던 출시를 감행할 여지도 있다. 완벽함이 담겨야 하는 디스크와 달리, 디지털은 항시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출시, 후수정 기조가 강해질 수도 있다.

어찌 보면, 피지컬 골드행은 회사와 개발자들에게 있어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부여된 마지막 책임감이었을지도 모른다. 온전한 디지털로의 전환을 맞이하는 게임 개발이 어떤 흐름과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이제 게임 개발에서 전통적인 '골드행이 사라졌다(Gone Gold)'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