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어비스가 7일 주주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허진영 CEO와 이동원 COO, 조미영 CFO가 참석했으며, 경영진 발표와 주주 질의응답을 포함해 3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됐다.
이날 설명회는 최근 주가 부진에 대한 경영진의 사과로 시작됐다. 허진영 CEO는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라며 "최근 주가로 느끼신 실망감과 불안, 회사에 대한 답답함을 경영진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설명과 소통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끼신 분들에 대해서는 개선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분명히 생각한다"라며 "회사와 주주가 같은 눈높이에서 같은 기준으로 회사를 점검하고, 나아갈 방향을 확인하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허진영 CEO "게임 잘 만들고, 성과 내서 나누고, 시장과 소통하겠다"
허진영 CEO는 회사가 파악한 주주들의 우려와 요구를 네 가지로 정리했다. ▲붉은사막의 다음 행보와 판매 지속성, 추가 성장 가능성 ▲차기작 '도깨비'의 개발 진척 상황 ▲주주환원 정책의 책임 있는 실행 여부 ▲기업가치 회복을 위한 실행 계획과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정보 공개 및 후속 소통이다.
또한 그는 이를 "게임을 잘 만들고, 성과를 내서 주주와 나누고, 시장과 잘 소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으로 요약하며, 회사가 통제할 수 있는 4대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검은사막과 붉은사막 IP의 장기 성장이다. 허진영 CEO는 두 IP를 "회사가 장기 IP로 관리해야 하는 핵심 자산"으로 규정하고, 특히 붉은사막은 출시 이후에도 추가 성장 여력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차세대 성장 동력인 '도깨비'와 '플랜8'의 성공적인 개발과 공개, 세 번째는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의 이행, 네 번째는 회사의 전략과 성과가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정보 제공 방식을 개선하는 시장과의 소통이다.
이어 발표를 맡은 이동원 COO는 붉은사막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붉은사막은 출시 당일 200만 장, 풀프라이스 기준 누적 6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동원 COO는 이를 "한국 게임사로는 처음 가보는 길"이라며 "최고의 게임사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오픈월드 싱글플레이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유저 경험을 만들었다"라고 자평했다.
숫자 외의 성과로는 게임성에 대한 신뢰, 글로벌 팬덤, 그리고 '펄어비스'라는 브랜드를 꼽았다. 그는 "펄어비스가 만들면 믿고 산다는 인식이 다음 게임의 마케팅 비용을 낮추고 판매를 끌어올리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무형의 자산이 붉은사막의 장기 판매와 차기작 판매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붉은사막의 다음 단계는 이미 시작됐다"라며 "3개월 만에 600만 장을 팔았지만, 앞으로 만나게 될 유저들은 이보다 많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펄어비스는 연출 흐름을 개선한 스토리 업데이트와 함께 새로운 스토리, 탐험, 확장된 재미를 담은 DLC를 준비 중이며, 시장의 기대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맞춰 공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더 많은 유저와 만나기 위한 신규 플랫폼 출시도 기술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작 도깨비, 플레이 루프 검증하는 단계"
차기작 도깨비에 대해서는 개발 프로세스 관점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동원 COO는 "붉은사막 개발의 목표는 하나의 게임을 개발해 출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개발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목표였다"라며, 차세대 엔진과 멀티플랫폼 최적화 시스템, 유지보수 가능한 코드베이스, 확장성 높은 에셋과 콘텐츠 제작 파이프라인, 경험 많은 인력과 협업 체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도깨비는 이렇게 구축된 체계 위에서 빠른 사이클로 개발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현재 도깨비는 세계와 자산 구축, 핵심 시스템 단계를 지나 콘텐츠를 제작하며 플레이 루프를 만들어 검증하는 단계에 있다. 루프가 잡히고 나면 글로벌 유저들이 시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출시 시점은 2028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영상 공개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영상 공개는 시장 기대를 높이는 전략적 의사결정"이라며 "최종적인 완성도는 후반부 폴리싱 과정에서 크게 높아지기 때문에, 너무 이르면 간극이 생긴다. 진척도를 보여주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정책,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실행으로"
조미영 CFO는 주주환원 정책과 시장 소통 원칙을 설명했다. 펄어비스는 연간 100억 원에 당기순이익의 10%를 더한 배당금 지급 정책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유 자사주의 50% 소각을 완료했다. 연내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진행 중이다.
주주들 사이에서 우려가 제기된 공매도와 대차거래에 대해서는 "시장 제도 안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회사가 개입할 부분은 사실상 없다"라면서도, 거래 동향을 내부적으로 점검하고 외부 기관을 통해 이상 징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명확한 증거나 객관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불법·불공정 거래가 의심되는 정황이 제보되면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보 공개에 대해서는 공정성과 정확성을 원칙으로, 서비스 지역의 타임존을 고려한 공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도 "실적에 대한 너무 넓은 범위의 추정값을 줄여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한 시장 소통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펄어비스의 다음 10년, '참여형 창작 생태계'로 확장 준비
발표 말미에는 펄어비스의 다음 10년에 대한 비전이 제시됐다. 펄어비스는 AI로 콘텐츠가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는 시대에 오히려 희소해지는 것은 "깊이 몰입하고 오래 기억되는 압도적 경험"이라며, 그 경험을 만들기 위한 역량을 오랫동안 축적해왔다고 강조했다.
붉은사막을 단 하나의 게임 출시가 아닌, 지속적으로 IP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갖추는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렇게 축적된 제작 역량은 세 방향으로 확장된다. 첫째는 붉은사막에서 도깨비, 플랜8로 이어지는 IP 포트폴리오의 확장, 둘째는 중세 판타지를 넘어 현대와 미래를 넘나드는 세계와 장르의 확장, 셋째는 플레이어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는 창작 생태계로의 확장이다.
펄어비스는 "다음 10년은 하나의 게임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다"라며 "그 모든 확장의 기반에는 블랙스페이스 엔진이 있다. 함께 상상해온 가능성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주주 질의응답
붉은사막 출시 83일 만에 600만 장 판매라는 성과에도 주가는 출시 전 수준과 비슷하다. 도깨비와 플랜8까지 실적 공백이 우려되는데, 차기작 출시를 앞당기거나 중국 판호를 받아 정식 유통할 계획이 있는가.
허진영 CEO = 현재 주가 흐름에 대해 주주들이 느끼는 실망감을 경영진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좋은 실적을 예고하고 있음에도 아직 차기작에 대한 확신을 시장에 충분히 주지 못했고, 신작 전망과 성장 기대감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까지는 붉은사막 출시가 가장 중요한 과제였기 때문에 그 부분에 매진하느라 시장 소통에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앞으로는 실적과 성장 기대감, 신작 전망을 시장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더 소통하고, 지속적인 성과와 신뢰 회복을 통해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중국 판호와 관련해서는 관심을 두고 검토 중이다. 다만 중국은 시장 규모가 큰 만큼 판호, 현지 서비스 규제, 파트너십, 콘텐츠 현지화 등 여러 요소를 신중히 봐야 하는 지역이다. 글로벌 타사 사례와 현지 업체 의견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판호를 통한 출시가 유의미한 기회라고 판단할 만한 단계는 아니다. 구체적인 판호 신청 여부나 일정은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중국을 포함한 특정 지역에서 의미 있는 진척이 생기면 공식 절차에 따라 안내하겠다.
붉은사막의 플랫폼 확장에 대해 언급했다. 닌텐도 스위치2 버전 출시 가능성은?
허진영 CEO = 붉은사막을 가능한 많은 플랫폼에서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2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 기본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되고 있다. 다만 플랫폼 확장은 단순한 이식이 아니라 해당 기기에서 붉은사막의 그래픽, 액션, 오픈월드 경험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스위치2 버전은 최적화와 기술 검증이 남아 있으며, 파트너사 협업과 품질 기준 충족 여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출시 일정을 확정해 말하기는 어렵다. 확정된 내용이 생기면 투명하게 안내하겠다.
붉은사막의 멀티플레이 모드 개발 가능성도 있는지 궁금하다.
허진영 CEO = 붉은사막이 초기에 온라인 게임으로 기획됐다는 점 때문에 멀티플레이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을 알고 있다. 붉은사막의 액션성과 오픈월드 구조를 보면 장기적 확장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멀티플레이는 단순히 모드를 더하는 수준이 아니다. 서버 구조, 밸런스, 플랫폼별 안정성, 운영 체제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는 큰 과제다.
현재 기술적 가능성과 게임성 양쪽에서 여러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확정된 출시 계획을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붉은사막 IP를 더 오래 즐길 수 있는 방향을 계속 검토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멀티 모드가 활용될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외부 판매하거나 다른 기업과 연계해 활용할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허진영 CEO = 현재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외부에 판매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우선 내부 개발에 활용해 자체 IP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회사가 집중해야 할 일이라고 보고 있다. 엔진을 외부에 판매하려면 기술 지원, 문서화, 고객사 대응, 유지보수 조직 등이 필요하다. 이는 개발 리소스를 분산시킬 수 있다. 지금은 엔진을 판매하기보다 이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회사 가치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축적된 기술을 단순한 엔진이 아니라 창작자들이 참여해 유저 창작 콘텐츠를 활성화할 수 있는 생태계의 도구로 확장하는 방향은 검토하고 있다. 이는 자체 IP의 지속적인 성장뿐 아니라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해갈 수 있는 비전이라고 보고 있다.
붉은사막의 초기 평점과 초반부 완성도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차기작에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개발 프로세스를 바꿀 계획이 있는가.
허진영 CEO = 붉은사막 초기 평가로 주주들에게 아쉬움과 걱정을 안긴 점을 부끄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출시 전에는 해외 인플루언서 등으로부터 좋은 평가가 많았기 때문에 기대감이 컸고, 그만큼 충격도 컸을 것이라고 본다. 출시 이후 피드백을 보면 회사가 의도한 재미와 강점이 전달된 부분도 있었지만, 초반부 몰입도, 편의성, 밸런스 등 더 세밀하게 준비했어야 할 부분이 있었다.
현재는 유저 피드백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패치하고 있으며, 개선된 부분에 대한 긍정적 반응도 확인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경험을 차기 개발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내부 테스트, 피드백 수용, 초반 플레이 경험 검증을 강화해 출시 시점부터 더 높은 완성도로 평가받도록 하겠다. 붉은사막에서 진행 중인 스토리 보강 작업과 DLC 준비 과정 역시 도깨비 등 차기작 개발에 필요한 경험을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붉은사막 DLC와 할인 판매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허진영 CEO = 붉은사막을 오래 즐길 수 있도록 DLC로 확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회사도 갖고 있다. 현재 DLC는 본편을 즐긴 이용자가 추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콘텐츠 방향과 완성도를 점검하며 개발 중이다. 기본적으로는 유료 DLC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가격 구성과 출시 시점은 게임 완성도, 마케팅 일정, 플랫폼 협의가 함께 맞물려 있어 당장 확정하기 어렵다. 대신 올해 출시 여부와 방향성은 협의를 완료해 3분기 안에 명확히 말하겠다.
할인 판매는 콘솔 패키지 게임에서 중요한 판매 전략이다. 내부적으로 최적의 타이밍을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을 갖고 있으며 준비도 진행 중이다. 다만 할인 계획을 먼저 공개하면 기존 구매를 멈추고 기다리는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마케팅 일정에 따라 공개하겠다.
자사주 매입을 더 적극적으로 진행하거나 매입 완료 후 즉시 소각할 계획은 없는가.
조미영 CFO = 자사주 매입은 관련 규정에 따라 시장 가격 기준으로 정해진 범위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 회사가 인위적으로 매수 호가를 높여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매입하면 시세에 영향을 주려는 행위로 오해받을 수 있고, 법적·제도적 제약도 있다. 같은 예산을 상단 호가에 몰아 쓰면 확보하는 주식 수가 줄어들어, 향후 소각 시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오히려 작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회사는 단기 주가 부양보다 장기적으로 주주가치에 실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매입을 이어가고자 한다.
소각에 대해서는 자사주를 매입하고 곧바로 소각하는 것이 주주가치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이해한다. 다만 현재 자사주 매입은 신탁 계약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신탁 계약 기간 중 매입 완료 직후 즉시 소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매입 완료 후 소각 여부는 현 시점에서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향후 이사회에서 재무 구조, 투자 계획, 주주환원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사안이다. 결정된 내용은 공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현재 펄어비스는 코스닥에 상장해 있는데, 코스피 이전 상장도 검토할 계획이 있는가.
조미영 CFO = 코스피 이전은 기업 인지도, 투자자 접근성, 수급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 주주들이 이를 요구하는 취지도 이해하고 있다. 다만 이전 상장은 단순히 시장을 옮기는 문제가 아니다. 상장 요건, 비용, 절차, 주주총회 승인, 거래소 심사, 실제 기업가치 제고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이전하겠다거나 하지 않겠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 기업가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
코스닥 승강제 도입과 관련해 펄어비스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조미영 CFO = 정부와 거래소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세그먼트 제도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기준과 세부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래소의 공식 발표와 추진 상황을 면밀히 보고 있다. 평가 지표의 윤곽이 드러나는 대로 회사도 1군 세그먼트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주요 지표로 거론되는 시가총액, 재무 평가, 지배구조 등을 충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성과를 유지하고,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과 전사 체계를 선제적으로 다듬겠다.
게임업은 인력이 중요한 산업이다. 2019년 인사 이슈 이후 조직 관리와 개발 인력 유지, 역량 축적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허진영 CEO = 2019년 인사 이슈가 있었던 시기는 검은사막 출시 이후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였다. 2014년 검은사막 출시 이후 회사가 100명 미만 규모에서 매년 두 배 가까이 커졌고, 2018년 검은사막 모바일 성공과 코스닥 상장 이후에는 더 빠르게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규모를 키운다고 해서 역량이 비례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경험을 했다. 이후 회사의 비전과 목표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고, 채용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붉은사막과 도깨비를 개발하는 팀은 검은사막부터 연속적으로 성과를 만들어온 인력과 신규 인력이 결합된 구조다. 근속 연수가 짧아 보이는 것은 회사의 설립 시기가 상대적으로 짧고, 신입 개발자를 많이 채용해 자체적으로 성장시키는 구조의 영향도 있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근속 연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축적된 제작 역량이 차기작 개발에도 이어질 것이다.
도깨비 출시까지 2년 이상 공백이 예상된다. DLC와 플랫폼 확장이 어느 정도 매출 공백을 메울 수 있는지 정량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가. 또 플랜8의 개발 진척 상황도 듣고 싶다.
허진영 CEO = 도깨비 출시까지의 공백을 숫자로 설명하는 것은 이 자리에서 어렵다. 향후 어닝스 레터 등을 통해 가능한 범위에서 설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 붉은사막은 검은사막 라이브 서비스처럼 장기적으로 살려가야 하는 IP라고 보고 있으며, 현재도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
플랜8은 이전 실적 발표 때 콘셉트 단계에 있다는 언급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의 중장기 신작 라인업 중 하나로 준비중인 프로젝트고. 슈터 장르로 현재는 콘셉트와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다. 아마도 도깨비 개발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면 핵심 인력들이 플랜8로 순차적으로 이동하면서 개발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붉은사막 스토리 개편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 부탁한다. 또 매주 패치로 유저들이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적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매주 이뤄지는 패치 때문에 DLC나 차기작 제작에 악영향이 있지는 않은지 걱정된다.
이동원 COO = 이 자리에서 "스토리를 다 갈아엎고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스토리는 전체적인 부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추가되는 연출과 콘텐츠까지 포함하여 총체적으로 검토하고 개선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다.
매주 패치에 리소스를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동의한다. 직접 개발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개발 효율이나 속도가 확보되어 있다. 매주 패치하는 정도는 다른 영역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처리할 수 있는 숙달된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매주 진행하는 무료 패치도 결국 앞으로 붉은사막이 더 많이 판매되고, 신규 이용자들이 접했을 때 더 나은 경험을 위함이며, 스토리를 개편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DLC나 도깨비 개발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픈월드 게임 중 하나인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이 6천만 장 이상 판매고를 기록할 수 있었던 데는 활발한 모드 커뮤니티의 활성화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 회사 차원에서 '붉은사막'의 모드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동원 COO =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현재 모드 커뮤니티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굳이 찾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공식적인 모드를 배포해 게임 내에서 모드를 켜고 끄는 선택지를 드리는 것이 좋을지 등, 여러 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
허진영 CEO = 모드에 대한 관심은 출시 전부터 가지고 있었고, 내부적으로 결정하진 못했지만 모드 커뮤니티 기회가 많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앞서 10년 후의 비전을 말씀드린 대로 오픈월드 기반에 샌드박스형 게임들이 커뮤니티와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펄어비스는 자체 엔진과 제작 툴을 확보하고 있어 글로벌한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또 블랙스페이스 엔진의 모바일 확장 가능성도 내부 개발을 통해 보고 있다. 엔진 개발을 시작하면서 그렸던 꿈이 점점 완성되어가고 있고, 이와 함께 개발 역량을 시장을 확대해가는 쪽으로 펼쳐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 단계다.
AI가 발전한 상황에서, 모든 것을 자동화해 주지는 않지만 R&D시간이나 반복 작업에 굉장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회사 차원에서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허진영 CEO = AI는 개발 효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기술로 보고 있다. 펄어비스 내부에서도 개발 파이프라인 안에서 반복 작업 자동화 등 여러 영역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게임의 핵심 재미와 창의적 의사결정은 개발장의 중요한 역할이며, AI는 더 좋은 결과물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한 도구라고 보고 있다. 물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AI를 이용한 여러 시도들은 끊임없이 진행중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GTA6가 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중인데, GTA6의 출시가 '붉은사막' 판매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보고 있나?
허진영 CEO = 과거 실적발표에서도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 다행히 붉은사막이 먼저 출시되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GTA6는 출시 이후 시장이 변화할 수 있는 요소를 담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그 정도의 대작이 나올 때는 신작 공백기가 생긴다. 내부적으로는 그 공백기를 이미 런칭한 '붉은사막' 세일즈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검증하고, 전략을 짜고 있다.
또 시장에는 큰 기대작이 나오고 나면 디바이스, 플랫폼이 풀리고 시장이 확장되는 면도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저희의 차기작이 출시될 때 시장 기대감이나 가격 설정 여지들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GTA6는 저희 제품보다 높은 가격을 설정한 바가 있기 때문에, 다음 게임 출시에 어떻게 활용할지 참고하고 잘 활용하도록 하겠다.
CCP 매각으로 인해 생긴 현금성 자산과 지난 영업이익 등이 회사의 차기작에 대한 투자에도 들어가겠지만 외연 확장 위한 M&A 검토 등 방향성도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허진영 CEO = 현금성 자산이 많이 생기고 개발에도 투자 여력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고민하는 바가 많다. 하지만, 앞선 사례들을 돌아보면 M&A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현 시점에서 확정되거나, 논의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것은 아직 없지만, 차기작 개발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추진해야하는 부분 있기 때문에, 전략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회가 보인다면 열린 자세로 임하고자 한다.
오는 8월 게임스컴에서 펄어비스가 블랙스페이스 엔진에 대한 발표를 진행한다고 알고 있다. 단순히 발표 외에, 부스에서 새로운 영상이나 신작이 공개될 여지가 있을까.
허진영 CEO = 확정된 부분부터 말씀드리면, 게임스컴 데브 행사에서 블랙스페이스 엔진 개발과 관련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며, 또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붉은사막을 통해 유저분들을 만나뵐 예정이다. 다만, 도깨비 등 신작 개발 현황 공개는 이번 게임스컴에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