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재 NC AI CTO가 게임업계에 퍼진 인공지능(AI) 기대감에 대해 언급했다. 김민재 CTO는 2026년 7월 6일 세계 최대 머신러닝 학회 'ICML(국제 머신러닝 학회)'의 부대 행사 'AI for Games'에서 '과대광고 너머: 게임 제작과 운영에서 AI의 현실 점검'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는 두 부분으로 나뉘었다. 앞부분은 NC AI 조직이 게임 제작과 운영에 실제로 투입한 AI 도구들을 다뤘으며, 뒷부분은 도구를 만들며 얻은 세 가지 교훈을 소개했다. 김 CTO는 이를 "현장에서 배운 쓰라린 교훈"이라 표현했다.
김 CTO는 텍스트·이미지 생성 AI가 게임 기획과 콘셉트 디자인 단계에 이미 깊이 들어왔으며, 최근에는 실제 에셋을 만드는 핵심 제작 단계로 빠르게 확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NC가 개발한 도구로는 3D 메시와 텍스처를 생성하는 'VARCO 3D', 게임 사운드 생성 도구가 소개됐다.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가 이 도구로 기본 3D 모델과 배경을 뽑아낸다.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에도 AI가 쓰인다. 다국어 TTS(음성 합성) 도구는 한국어 텍스트를 입력하면 여러 언어의 음성을 생성하고 입 모양까지 맞춘다. 애니메이션 자산 관리에는 'AI 모션 빌더'가 투입됐다. 과거 프로젝트에서 원하는 동작을 찾는 일을 김 CTO는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에 비유하며, 이 도구가 애니메이터의 검색과 재활용을 돕는다고 말했다.
라이브 운영에서는 실시간 번역 도구와 고객 지원 챗봇 '엔써(NCER)'가 소개됐다. 엔써는 게임 업데이트 정보를 안내하고 계정 문제 해결을 지원하며, 게임 스크린샷을 읽는 멀티모달 기능도 갖췄다.

여기서 김 CTO는 발표의 방향을 틀었다. "여기까지는 완벽해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행복하지 않다."
첫 번째 교훈은 창작자를 위한 인터페이스다. 김 CTO는 아티스트와 게임 디자이너가 텍스트 프롬프트를 편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설명할 때는 문단을 타이핑하지 않는다. 스케치를 그리고 레퍼런스 이미지와 영상을 보여주며 손짓까지 동원한다. 창작 개념 자체가 본질적으로 멀티모달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텍스트 입력을 강제하면 창작 의도와 맥락이 대량으로 유실된다. 슬라이드에는 머릿속 이미지를 언어로 번역하고 다시 이미지로 되돌리는 과정의 손실을 도식으로 표현한 자료가 제시됐다. 김 CTO는 "차세대 AI 도구는 텍스트 프롬프트를 넘어서야 한다"며, 스케치와 이미지 등 창작자가 가진 어떤 형식이든 받아들여 프롬프트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교훈으로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 역설'을 제시했다. AI 업계 전체가 할루시네이션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NC 역시 엄격한 RAG(검색 증강 생성) 시스템으로 사실 기반을 확보해왔다. 문제는 게임이 허구의 세계라는 점이다. 게임마다 고유한 물리 법칙과 언어, 역사, 종족이 있다.
김 CTO는 현실 세계 기준의 엄격한 사실 검증을 적용하면 오히려 픽션을 죽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세계관 구축에 필요한 창의적 놀라움과 예측 불가능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는 페니실린이 실험실을 치우지 못한 실수에서 발견됐듯 창의적 혁신이 우연한 이탈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게임 AI의 목표는 할루시네이션 0%가 아니며, 진짜 기술적 과제는 지식과 창의적 일탈 사이에 적절한 경계를 설정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결론이다.
세 번째 교훈이자 발표의 결론은 하나의 질문이었다. "AI는 정말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가?" 슬라이드에는 '기술은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다. AI만으로는 게임 본연의 즐거움을 설계할 수 없다'는 문구가 함께 제시됐다. 김 CTO는 근거로 세 가지 사례를 들었다.
첫째, AI 기반 NPC는 정해지지 않은 무한한 대사를 생성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는 여전히 인간이 설계한 촘꼼하고 감정적 몰입이 담긴 스토리텔링을 선호했다.

둘째, 사진 기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다. 4~5년 전 김 CTO가 직접 이끈 프로젝트로, 사용자가 사진을 입력하면 AI가 캐릭터를 자동 생성하는 기능이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김 CTO는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절대적 사실성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I가 실제 얼굴을 정확히 재현해도 유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아름답고 대칭적인 캐릭터를 원했다는 것이다.
셋째, AI TTS로 성우를 대체하려던 시도다. 서브컬처 게임 유저들이 강하게 거부했다. 김 CTO는 이들에게 성우가 "K팝 아이돌 같은 존재"이며 팬덤이 형성돼 있다고 짚었다. 유저는 목소리를 단순한 오디오 파일이 아니라 캐릭터의 영혼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AI 음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 CTO는 "AI는 쇼의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은 언제나 게임플레이"라며 발표를 맺었다. AI 연구자와 개발자의 역할은 기술이 얼마나 똑똑한지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심리를 깊이 이해하고 재미에 정확히 봉사하는 기술을 찾아내는 데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