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신이 처음 '스네즈나야'라는 이름을 언급한 건 2020년이었습니다. 약 6년이 지난 지금, 여행자는 마침내 티바트의 마지막 국가로 발을 내딛습니다. 이 스네즈나야는 원신의 스토리에서도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서브컬처 시장의 변동 혹은 세대 변화를 확실히 체감하는 시기이기도 한 만큼, 다음 버전은 게임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원신과 호요버스에게 중요한 시점입니다.
“왜 지금일까요?”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볼 수 있겠죠. 직장인이라면 좀 공감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1년 365일 입사부터 퇴직까지 매일이 위기인 것처럼, 언제나 위기라고 하는 게 아닌가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원신은 2020년부터 벌써 햇수로 6년에 가까운 시간을 서비스해온 게임입니다.
그러면서도 지금 게임의 분위기는 제법 고요합니다. 원신을 오래 한 유저들은 즐겁게 지금 버전을 플레이하고 계시겠지요. 생각보다 공월의 노래 버전은 전체적으로 만족도도 높았고, 곧 여행을 떠나게 될 ‘스네즈나야’에 대한 정보도 하나둘씩 공개되고 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지금은, 태풍의 눈 속에 있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서 천천히 살펴보고, 어째서 원신의 다음 업데이트가 정말 중요한지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인게임에서의 마신 임무, 스토리 전개입니다. 현재 원신의 버전은 공월의 노래의 여덟 번째 버전으로, 통상 버전으로 치면 .7버전입니다. 공월의 노래 버전부터는 공식적으로 숫자 버전을 쓰지 않아서 표기가 좀 달라졌어요. 아무튼 지금 버전 이후, 여행자는 바로 스네즈나야로 출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스네즈나야는 1.0버전부터 여행자와 대적해오고 끝없이 갈등을 빚어온 ‘우인단’의 본거지죠. 티바트 전 지역의 집정관들에게서 ‘신의 심장’을 수집한 얼음 여왕이자 집정관, ‘아나스타샤·표도로브나·스네즈나야’를 마주하고, 그녀의 목적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갈등만 있던 건 아니죠. 폭력으로 강탈해버린 모습도 보여줬지만, 협상을 하거나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인단 중에서도 시뇨라와 도토레와 같이 완벽한 빌런으로 접하게 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아를레키노와 타르탈리아로 대표되는 협력자의 포지션도 존재합니다. 아무튼 중요한 건, 이렇게 우인단과 벌써 6년에 가까운 세월을 치고받고 싸운 상태에서 마침내 그 ‘본진’이 되는 나라로 여정을 옮기게 된 겁니다.
이 과정에서 여행자는 ‘티바트’라는 세상에 대한 진실과, 여행자라는 존재의 의미를 비롯해 천리에 대한 진실과 세계의 역사들을 알게 됐죠. 그리고 이제 여행자의 여정에 있어서 어쩌면 거대한 전환점이자 하나의 핵심 목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셈입니다. 나아가 의미심장하게 폰타인부터 언급됐던 ‘한겨울 계획’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겠죠.

언제나 “좀 유치하다”는 평가를 거의 뗄 수 없던 마신 임무(스토리)도, 노드크라이 내내 거의 진중하게 움직였습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뚜렷하고 확실한 빌런이 훌륭하게 활약했고, 이로 인해 미묘해지던 대립 구조와 협력 관계들이 정리됐죠. 그리고 이제 앞으로의 목표까지 깔끔하게 잘 마무리된 버전이었습니다. 개발팀 입장에서 보면, 스네즈나야 이전의 여행자의 이야기가 진중한 흐름을 타도록 무게를 잡았고, 대립 구도와 목적을 확실하게 정립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스네즈나야라는 나라는 여행자가 가볍게 방문할 곳이 아닌, 적진의 한복판이라고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시작부터 무겁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마련해놓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이제 새 나라에서는 무엇을 해볼까?”라는 느낌으로 여행자가 가볍게 접근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이 됐습니다. 기존 원신이 보여준 새 버전의 시작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죠. 스토리와 세계관 관점에서 기존과 다른 시작을 하는 만큼, 원신이 어떤 이야기를 주고 변화를 할지 주목할 만한 버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 다른 인게임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출시부터 꾸준히 게임을 업데이트하고 개선한 건 맞지만, 그 흐름이 가속화된 시점이 눈에 띄는 시기가 있습니다. 특히나 3.0인 수메르 버전 이후부터, 원신은 하나둘씩 시스템들을 교체하고 개선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흐름이 5.0인 나타에서 정말 빨라졌고, 공월의 노래 버전인 노드크라이부터는 개선사항들이 쌓이고 쌓여 이제 과거의 원신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원신: 공월의 노래'라는 이름으로 바뀌기도 했고요.
폰타인부터 변화가 체감이 조금씩 되긴 했지만, 나타 지역을 넘어간 이후부터는 확실히 체감이 됩니다. 아마 2.0쯤까지만 플레이하셨던 분들이 느끼기에 지금의 원신은 "진짜 그때 게임인가?"라고 할 정도의 변화가 많이 생겼습니다. 너무 많으니 이번에는 좀 항목과 이미지로 예시를 들어 정리를 해보죠.
우선 환골탈태한 모델링이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건 이미지로 보는 게 확실히 빠를 겁니다. 각 버전별로 달라진 장신 여성캐릭터, 그리고 스킨 적용으로 확 달라진 같은 캐릭터의 모습을 예로 들어 보여드리는 게 가장 확실하겠네요. 과거 '원신 | 비하인드 스토리——스네즈나야를 향해, 그리고 미래를 향해'의 영상을 통해서 한차례 더 개선을 할 거라는 예고까지 있고, 최근 사양 변동에 대한 공지도 있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모델링만 봐도 점점 바뀌는 모습들이 보이실 겁니다. 점차 텍스처가 좀 더 선명해지고, 질감이 세심하고 다양해지면서 장식이나 세부적인 묘사와 표현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미세하게 이러한 변화들이 쌓이면서, 유저들도 모델링이 구 캐릭터와 신 캐릭터가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됐죠. 나아가 무한 두냐르자드 돌려막기로 느껴졌던 NPC들의 모습도 차근차근 늘어가고, 월드 임무처럼 비중이 있는 경우에는 고유 모델링이 투입되기도 할 정도입니다. 티바트라는 세계가 좀 더 생동감 있게 바뀌었고, 과거와 비교해 확실하게 나아지는 모습이 눈에 띌 정도죠.
이것 외에도 초기 버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엄청 바뀐 점이 많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런 대부분의 변화들이 5.N 버전부터 급작스럽게, 그리고 빠르게 적용됐다는 게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그리고 꾸준히 업데이트 방송 이후에도 페이몬이 공식 카페를 통해 해당 내용을 정리해주곤 할 정도죠. 전체적으로 볼 때 게임 플레이와 BM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꾸준히 개선해온 주요 내용들의 요약본은 아래와 같습니다.
- 파밍 시스템 등의 개선(성유물 옵션 확정, 리롤)
- 구 버전 캐릭터들의 AS(마녀의 선물)
- 오픈월드 탐험 시스템 편의 기능 개선(나침반, 탐험 요소, 맵 상호작용, 다층 구조 개선 등)
- 소외됐던 원소 반응의 개선 및 개념 도입(달 개화, 달 감전, 달 결정 / 별 초전도)
- 대화 빠르게 넘기기, 임무 일람 기능, 다시 보기 기능 도입
- 클라이언트 편의 기능 최적화(단축키 지정, 컨트롤러 정식 지원 등)
- 엔드 콘텐츠 확장 (현실 속 환상극, 지맥 제압전)
- 대대적인 인게임 가이드 정비
- BM 완화 (별빛 포착, 신의 궤도 운명포인트 완화, 수행의 길)
- UGC, 샌드박스 요소 도입(별바다 세계)
이런 변화는 어떻게 보면 원신에게는 필연적이었을 겁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캐릭터들을 지금의 인플레이션 상황에선 쓸 수 없을 정도인 경우도 있어서 이를 끌어올려줬어야 하기도 했고요. 불편하던 파밍과 각종 기능들도 현대적으로 손봐야 했으니까요. 나아가 언제까지고 지금의 BM만을 고집해서도 안 됐고, 나선 비경 하나만으로는 수많은 캐릭터 활용이 아쉬웠기에 새로운 엔드 콘텐츠 2종도 본격적으로 만들어냈습니다.
나아가 원신이 그동안 쌓아올린 수많은 게임 오브젝트와 이펙트, 캐릭터들을 활용해서 ‘유저가 직접’ 놀 수 있는 콘텐츠와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UGC 모드 ‘별바다 세계’도 만들었습니다. 유저들이 싫어하든, 좋아하든 가리지 않고 원신은 정말 이것저것 많은 걸 시도해봤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과 결과들이 쌓여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오래된 것들을 개선했죠. 이를 통해서 이 시대의 플레이어들이 요구하는 눈높이와 경험에 맞춰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신의 변화는 어찌 보면 경쟁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배경에는 지금 원신이 처한 업계 상황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원신의 아성을 위협할 만한 게임들이 이제는 본격적으로 등장했다는 겁니다. 과거 원신은 ‘이차원게임’이라는 중국 내에서 분류되던 장르가 ‘서브컬처’로 본격적으로 확립되던 시점에 ‘오픈월드’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고, 전 세계적으로 원신의 성공 요인들을 분석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 결과, 원신의 아성에 도전할 게임들도 모습을 드러냈지만 원신은 굳건했습니다. 나름대로 다른 오픈월드 게임들도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하고 자리를 잡긴 했어도, 호요버스가 만든 원신이라는 거대한 성은 흠집도 나지 않고 오랜 세월을 버텨왔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지금 시장은 좀 상황이 다릅니다. 원신에게 큰 경각심과 자아 성찰의 계기를 줄 만큼 충분한 파급력을 보여준 게임이 등장했죠. 누가 낫다 나쁘다를 따지자는 게 아니고, 서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는 게임입니다. 그게 바로 명조: 워더링 웨이브죠. 강렬한 액션과 훌륭한 그래픽, 그리고 더 완화하고 개선된 시스템을 들고 나온 ‘명조: 워더링 웨이브’의 등장 이후 원신의 변화가 빨라졌다는 게 암암리에 크게 느껴집니다.

원신의 변화가 확실히 두드러지기 시작한 ‘나타’의 업데이트는 2024년 8월 28일 적용됐고, 명조는 2024년 5월 23일 출시됐죠. 물론 이전 버전들부터 차근차근 미래의 경쟁자들을 경계하면서 변화를 준비하고 있던 느낌이 4.N 버전인 폰타인부터 있었습니다. 마치 폰타인부터 준비를 하고, 나타부터는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경쟁력을 다시 키워나간 느낌입니다.
위기의식과 개선 필요성을 느낀 지점은 외부뿐 아니라 호요버스 내부에도 있었습니다. 같은 집 식구들인 ‘붕괴: 스타레일’은 정말 놀랄 만한 대성공을 거뒀고, 젠레스 존 제로라는 동생은 화려하고 강렬한 액션과 넘보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연출력을 보여줬죠. 초기에 약간 힘든 시기가 있긴 했습니다만, 이후 게임을 대단히 빠른 속도로 개선해나가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경쟁자인 명조도 “뭔 맨날 패치를 해”라고 플레이어들이 투덜댈 정도로 게임을 고쳐나갔죠. 여기서 안주하면 원신이 추구하던 가치와 제공하려던 경험의 질이 떨어지고, 경쟁 게임들에게 뒤처진다는 걸 개발팀 스스로가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폰타인 끝 버전 무렵과 나타의 시작 시점부터는, 원신 개발팀의 분위기가 달라진 점을 게임을 하는 유저들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래, 진작 이랬어야지”, 혹은 “이건 잘 바꿨네”라는 평가들이, 아직까지 불편하거나 답답한 요소들의 비평들 속에서도 확실히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었고요.

여기에 한 가지 더 강력한 폭탄이 시장에 던져집니다. 서브컬처에서 거의 빼놓지 못한 ‘뽑기’, 가챠에 변화가 생긴 겁니다. 명조도 가챠를 과감하게 개선했다지만, 그거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변화한 것들이 나오고 있는 셈이죠. 역설적으로, 호요버스의 과금 시스템이 그만큼 플레이어들에게 피곤함으로 다가왔다는 증명이기도 했습니다. 듀엣 나이트 어비스는 가챠를 삭제하고, ‘무한대 ANANTA’도 캐릭터 가챠는 없다고 못을 박아둔 상태입니다. 이환은 픽뚫이 없는 천장을 도입하고, 가챠의 형식과 연출을 보드 게임으로 만들어서 ‘보는 재미’도 있고 기대할 수 있는 가챠 시스템을 선보여 높은 만족도를 보여줬습니다.
이는 호요버스식, '픽뚫'이 나는 ‘천장’의 개념을 바꾸고 스트레스를 크게 줄였습니다. 십수년간 고정됐던 서브컬처 가챠의 큰 틀을 흔들어버린 셈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이런 픽뚫이 없는 천장을 가진 게임들이 없던 건 아닙니다. 실제로 많이 나왔고요. 하지만 이환과 명조만큼 확실하게 임팩트를 준 게임이 없었다는 게 맞겠죠. 하지만 지금 명조와 이환은 확실히 시장에 그 신호를 던졌고, 듀엣 나이트 어비스와 아직 출시하지 않은 무한대도 비슷한 맥락을 같이 합니다. 서브컬처 게임이 ‘세대 교체’를 제대로 선언했다고도 볼 수 있겠죠. “과금 스트레스가 그나마 덜한 게임”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고, BM의 다변화와 확장이 또 하나의 키가 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은 겁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이러한 BM들은 기존의 순수 ‘가챠’로만 승부한 게임들보다는 매출이 낮게 잡힐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의 평가는 훨씬 더 좋아질 여지도 있겠죠. 나아가 가챠 자체의 기회비용이 낮아지게 되다 보니, 신규 캐릭터들을 많이 낼 수밖에 없는 서브컬처 게임 특성상 반드시 따라오는 ‘성능 인플레이션’ 이슈에 대해서도 다소 너그러운 반응을 보일 수도 있고요.
이제 더 지켜봐야 할 시기입니다. 완화를 어느 정도 했음에도 좋은 선례로 남은 명조도 사실 과금 스트레스가 없는 게임은 아니니까요. 픽뚫을 제거한 이환, 그리고 가챠 자체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듀엣 나이트 어비스도 계속 미래를 지켜봐야 합니다. 이들이 충분히 성장하면서도 좋은 평가를 얻는다면 구시대적 BM은 이제 게임 자체의 최고의 단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습니다. 원신이 첫 등장했던 6년 전과 지금은, 다른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특히나 원신이 굳건한 건 충성 유저층이 아직도 많고, 실제로 이 유저들에게는 꽤 만족스러운 행보를 지난 버전 내내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겠죠. 사실상 원신은 소통이랄 게 없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업데이트를 공개하고, 방송으로 예고를 내보내고, 테스터들과 새 콘텐츠들을 테스트하며 다듬어서 업데이트를 적용하죠.
그리고 이렇게 약속한 일정을 몇 년 동안 거의 어기지 않았죠. 말하자면 플레이어들에게 ‘루틴’을 제대로 만들어줬습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콘텐츠 만족 설문 조사 등으로 피드백도 수집하기도 했고, 오프라인 이벤트나 콜라보도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직접적인 소통은 잘 하지 않을지라도, 서비스로 약속된 부분은 꾸준히 지켜졌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럼에도 쉽지 않은 건, 오랜 세월의 흔적들입니다. 말도 안 되는 양의 콘텐츠가 쌓여있기에, 입문하면 1년 내내 즐겨도 다 못 끝낼 정도입니다. 그만큼 초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상시’ 캐릭터들과 픽업 캐릭터들의 성능 차이도 있고, 초기 지역의 편의 기능들도 썩 좋지 않다는 단점이 나옵니다. 이는 아직 원신이 다듬지 못했지만 당장 손대기도 어려운 꽤 막막한 숙제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반면에 오랜 세월을 이어오면서 쌓인 운영 노하우, 그리고 꾸준히 성장한 연출력, 콘텐츠 구성 방법, 스토리와 세계관 및 분위기 구성 경험은 난공불락의 거대한 성입니다. 그리고 6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여행자가 쌓은 추억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겁니다.

지난 세월, 원신: 공월의 노래 버전을 둘러보면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과 경험이 많은 재미있던 버전인 것 같습니다. “원신은 돈 벌 생각이 있는 거야?”는 논란으로 시작해서 아쉽긴 했고 파격적인 100레벨 돌파에 대한 접근도 아쉬웠는데, 막상 이후의 행보들은 정말 나쁘지 않았습니다.
인플레이션에서 밀려난 구 캐릭터들을 끌어주는 캐릭터를 출시하면서도, 구 캐릭터들의 AS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각종 편의 기능도 많이 도입됐고, 핵심인 마신 임무의 만족감도 높았습니다. 신규 지역인 노드크라이의 행보도 훌륭했는데, 약간은 찝찝할 수 있던 결말을 수메르로 돌아가 성대하게 매듭지었고요. 마지막으로 쉬어가는 연결 버전에서도 여행자들이 만족스러울 만한 스토리를 보여줬습니다.
나아가 메인 스토리인 마신 임무는 아니지만 원신 유저라면 누구나 감탄할 공간의 신전과, 마지막 버전에 공개된 서리달 지역은 원신이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우주라는 색다른 분위기와 몽환적인 내용을 자연스럽게 녹여냈죠. 마녀회와의 스토리는 원신 초기 버전의 추억을 되살리는 치트키로도 쓰였고요. 그리고 꾸준히, 구 버전의 주역들도 이벤트 혹은 마신 임무에 등장시키고 이들의 일상을 보는 콘텐츠까지 업데이트하면서 끊임없이 플레이어들의 '추억'을 자극하고, 티바트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습니다.

물론 약간 아쉬운 이벤트들은 있었겠지만, 전체적으로 신규 캐릭터와 마신 임무, 그리고 월드 임무까지 원신 코어 유저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부분들은 다 만족스럽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원신: 공월의 노래' 버전은 “고점 갱신” 혹은 “중흥기”라는 말이 어울릴 만한 버전이었다고 회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다음 버전이 바로 핵심적인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PV를 유심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전에는 '원신: 공월의 노래'를 풀 네임으로 언급하고 표기했던 반면 새 버전부터는 다시 '원신'으로 돌아왔습니다. 이건 바로 '앞자리'가 바뀌었다는 의미와도 같다고 봅니다. 그리고 호요버스 게임에서 앞자리의 번호가 바뀌는 패치는, 그야말로 새로운 나라(혹은 지역), 스토리, 캐릭터를 포함해 새로운 척도들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확장팩 개념에 가까운 가장 큰 업데이트입니다. 그만큼 많은 유저들의 관심과 기대가 쏟아지는 시점이고요. 이 버전은 호요버스가 가장 큰 힘을 주며 도약을 노리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스토리와 세계관상으로도, 지난 몇 년을 거쳐온 갈등과 사건이 가장 크게 재점화되는 시점입니다. 업계의 분위기를 보면 새롭게 자신들만의 무기로 무장한 강력한 경쟁자들이 이미 등장했고, 또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노장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시기라고도 봅니다. 이 정도면 “큰 거 오냐?” 하고 호들갑 떠는 기대를 좀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약 6년 전 원신이 스네즈나야를 처음 언급했을 때와 지금의 시장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리고 원신도 달라졌고, 또 다른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결국 8월 12일로 일찌감치 출시가 확정된 다음 버전은 원신에게 일종의 ‘증명의 무대’입니다. 여행자는 6년 만에 그 문 앞에 서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