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런 특유의 유쾌한 감성은 주사위 배틀로 제대로 구현됐습니다. 보통 이런 주사위 배틀 장르의 보드 게임은 방식이 명확하게 갈립니다. 협동이냐, 대결이냐로 말이죠. 그리고 '다 함께 즐기자! 프리니 보드 배틀'은 또 그 룰을 흔들어 제멋대로인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고요.
게임의 기본 룰은 간단합니다. 게임 내 등장하는 보스를 처치하고, 쓰러트린 보스를 들고 출발 지점으로 돌아가는 거죠. 이 과정을 주사위를 굴리는 보드 게임 형태로 풀어내는 식입니다.
초반의 보스는 혼자 상대하기에는 굉장히 버겁습니다. 그렇기에 함께하는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서로 '협력'해 보스를 쓰러트리는 거죠. 하지만 보스를 쓰러뜨린 이후에는 보스를 출발 지점으로 가져오는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이때부터 '배신'이 시작되는 거고요.
이 핵심 룰은 디스가이아 시리즈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내는 방식으로 구현했습니다. 우선 보드 위에 있는 칸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능력치가 오르거나 내려가는 공간이 기본이 됩니다. 여기에 칸에 도착했을 때 건물을 짓거나, 혹은 적이 생기거나 하는 칸이 있습니다. 나머지는 랜덤 이벤트 정도고요.

능력치라는 부분에서 알 수 있듯, 게임의 핵심은 보스를 상대하기 전 얼마나 빠르게, 또 어떤 방향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킬지 고민하는 RPG 개념이 담겼습니다. 실제로 능력치도 공격력, 마력, 생명 등 디스가이아 시리즈에서 봤던 능력치들로 구성되어 있고요. 다만, 이 능력치 상승이 주사위 배틀 게임에 맞게 슬롯을 통해 랜덤으로 결정된다는 게 문제지만요.
능력치 상승 공간이 충분히 존재하는 만큼, 이곳들을 빠르게 이동해 더 강해지는 게 초반의 준비 단계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칸은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그게 어느 순간부터는 단순히 능력치를 쌓아가는 것보다, 더 다양한 방법으로 강해질 방법을 고민해야 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핵심은 건물입니다. 무기/방어구점이나 만물상, 강화 건물 등은 기본적인 상점 역할을 하는데요. 여기서 게임 중 벌어들인 돈으로 간단한 강화나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특히 건물 등은 디스가이아 시리즈 특유의 던지기를 활용해 쌓고, 쌓아가다 보면 랭크가 꾸준히 올라가게 되고요.

그리고 직접적인 강화는 없는 만물상의 아이템 구매가 게임 향방을 크게 뒤바꾸기도 합니다. 게임의 턴을 플레이어가 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게임에서 턴은 주사위 돌리고, 다른 칸으로 말을 이동하는 행동으로 끝납니다. 이게 '진행'인데요. 이 진행 외에 다양한 액션은 한 턴에 모두 소화할 수 있습니다. 적을 공격하거나, 직업에 맞는 기술을 쓰거나, 아이템을 활용하고, 던지기도 수행할 수 있죠. 마땅히 할 행동이 없어 주사위를 바로 돌리는 진행만 플레이하는 경우도 있지만, 근처 적 공격도 하고, 아이템도 훔치고, 던지고, 그다음 주사위를 돌려 게임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아이템이 진행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아이템 사용 시 특정 숫자만큼 칸을 이동할 수 있는데, 이때 이동한 건 진행이 아니라 아이템 사용 액션으로 처리됩니다. 즉, 내가 위치한 공간에서 4칸 뒤에 강력한 능력치 상승 칸이 있다면, 아이템으로 정확하게 4칸만 이동해 능력치도 상승하고, 주사위를 굴리는 다음 진행 액션을 한 번 더 수행할 수 있는 겁니다.
이 턴의 활용이 게임의 전략성을 크게 높이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 턴에 수행하는 추가 액션만큼, 다른 플레이어보다 먼저 나아갈 수 있다는 거니까요.


이 행동의 전략성 중 아이템과 함께 중요한 부분이 던지기입니다. 던지기는 앞서 말한 건물 외에도 다른 플레이어는 물론 적군까지 던질 수 있습니다. 던지기의 핵심은 건물 쌓기지만, 후반부에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면 던지기를 통해 플레이어를 던져 주요 이득 구간에서 멀리 던져버릴 수도 있고, 또 보스 근처로 보내 먼저 죽게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프리니는 언제나 그랬듯, 던지면 폭발합니다. 다 함께 즐기자! 프리니 보드 배틀에서 플레이어는 프리니, 전사, 마법사, 아처, 도적 등 생성 캐릭터를 선택하게 되고, 시리즈의 주요 캐릭터들이 사천왕 등 적으로 등장하는 구성입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 중 폭발하는 프리니의 난이도가 확실히 높다는 느낌이죠. 개발진도 프리니를 나름 상급자용 캐릭터로 의도했다고 하고요.
어쨌든 폭발하는 프리니를 비롯해, 던지기가 한 턴 안에서 다양한 변수를 만들 수 있게 만들어진 셈입니다. 여기에 캐릭터마다 다른 스킬과 공격 방식도 존재합니다. 기본 공격의 경우 룰렛을 돌려 피해량이 결정되는데, 마법의 경우 그런 것 없이 높은 피해를 줄 수 있거든요. 대신 마나를 소비해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하죠. 또 아처는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고요. 이런 여러 변수에 더해 다른 플레이어의 수를 가늠하다 보면 머리가 더 복잡해지기도 합니다.


또 다른 특징은 의회 시스템입니다. 보통 플레이 중 얻는 많은 돈은 세금이라는 이유로 의회에 상당수를 뜯기게 됩니다. 하지만 의회 건물에 들어가면 이 뜯긴 돈으로 의회에서 안건을 낼 수 있습니다. 이 안건들이 현재 게임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요.
작게는 한 번의 이동 기회를 더 주는 것부터 대미지 증가나 이동량 증가, 상점의 아이템 등급 향상 같은 변화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슬롯 회전 속도를 늦추거나, 플레이어들의 순서를 바꾸는 등 일반적인 보드 게임이라면 불가능한 룰 부분의 변경도 가능하죠. 다만, 이건 의회에서 안건이 가결됐을 때 이야기지만요.
이처럼 모두가 강력하게 게임을 즐기거나, 플레이어 자신만 강하게 하거나. 모두 선택에 달렸습니다. 협력 중에도 경쟁이 가능하고, 경쟁 중에는 자신의 이점을 더 강화할 수도 있는 거죠.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는 이 플레이 방식이 게임을 더 특별하게 만듭니다.

시연은 CPU와의 대결로 진행했는데도 갑작스러운 공격과 배신에 꽤나 놀랐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멀티플레이에서는 이따금 발생하는 배신을 다른 플레이어가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복수의 의지가 타오르고요. 또 시연 버전에서는 비교적 작은 스테이지만 즐길 수 있었는데, 본편에서는 보드 판 역시 더 다양하게 준비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더 다양한 상황이 나올 것 같고요.
다 함께 즐기자! 프리니 보드 배틀은 11월 12일 닌텐도 스위치2, 닌텐도 스위치, PS5, PC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