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안은 불법 사설서버 운영 행위를 "정당한 권한 없이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제공하는 게임물과 실질적으로 동일·유사하게 구현된 게임물을 제작, 배급, 제공 또는 알선하는 행위"로 구체화했다. 현행법이 불법 게임물 유통 금지 조항을 통해 사설서버를 포괄적으로 규율해 온 것과 달리, 처벌 대상 행위의 범위를 법률에 명확히 규정한 것이다.
처벌 수위는 특허권, 디자인권 등 지식재산권 침해죄와 동등한 수준으로 상향된다. 이와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 게임사의 실질적인 피해 구제를 돕고, 사설서버 운영의 경제적 유인을 차단하도록 했다.
불법 게임물 유통으로 명백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우려될 경우, 심의 절차 없이 취급 거부·정지·제한을 명령할 수 있는 긴급차단 제도도 신설된다. 시정명령 대상에는 국내에 임시 저장 서버를 설치·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도 포함하여, 해외에 기반을 둔 사설서버 단속의 실효성을 높였다.
정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불법 게임 사설서버는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게임 콘텐츠와 기술을 무단 탈취해 수익을 얻는 불법행위로, 게임 산업계의 피해가 계속 누적되어 왔다"며, "현행법상 처벌 수준이 낮아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어 신속한 차단과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개정안은 사설서버 운영죄를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했다. 피해자인 게임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도입한 배경에는 이른바 'GTA 산 안드레스' 사설서버 사건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대법원은 락스타게임즈의 'GTA 산 안드레스' 사설서버를 운영하며 후원금을 받은 A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확정했다.
1심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해당 게임이 싱글 플레이만 지원하고 정식 서버가 없는 상태에서 멀티플레이를 구현해 주는 프로그램을 제공한 행위는 게임산업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벌금형으로 감형했다. 락스타게임즈가 사설서버 프로그램 제작사를 인수하는 등 이러한 행위를 묵시적으로 허용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당시 21대 국회에서 이상헌 의원은 이 사건을 계기로 사설서버 처벌 범위를 '업'으로 운영하는 자로 좁히고,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친고죄 단서를 추가하는 보완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의 사설서버나 '마인크래프트'처럼 게임사가 사설서버를 공식 허용하는 사례까지 일률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과잉 입법이라는 취지였다.
정준호 의원의 개정안은 친고죄 대신 반의사불벌죄를 채택하여, 수사와 기소는 진행하되 권리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정부 차원의 대응도 진행 중이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5월 발표한 '국가정상화 프로젝트' 1차 과제에 '불법 게임 사설서버 근절' 대책을 포함하고, 징벌적 손해배상과 과징금 도입, 긴급차단 제도 신설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매년 약 230만 명이 불법 사설서버를 이용하며,
이에 따른 업계 피해 규모는 연간 3,6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최근 5년간 적발된 불법 사설서버는 17만 건을 넘어섰다. 지난 5월 11일 시행된 개정 저작권법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불법 사설서버 사이트 접속을 긴급 차단할 수 있는 길도 이미 열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