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는 사실 게임 내적 요소를 평가할 때 불필요한 요소입니다. 이 맥락이 게임을 즐기기 전이면 모를까, 게임을 즐기는 그 순간에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도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간 나왔던 수집형 액션 RPG와는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완성도 높은 액션을 구현한 신작이, 그 잠재력을 미처 펼치지도 못한 채 꺾일 뻔했기 때문이죠.
물론 그간 시중에 흥한 오픈월드 수집형 액션 RPG와는 액션 외에 그래픽이나 내러티브 문법도 상당히 달랐고, 어쩌다 보니 막강한 경쟁작과 출시 시기도 겹친 만큼 '드래곤소드' 시절에는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습니다. 그렇지만 자의는 아니더라도 뽑기 기반의 라이브 서비스 대신 패키지 게임으로 전환하면서 온전히 게임플레이 다듬기에만 집중한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은 달랐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그 강점이 온전히 드러날 기반이 마련된 느낌이었죠.
※본 리뷰에는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리뷰는 사전 리뷰 빌드로 플레이를 진행한 뒤 작성했습니다.

한 번 시동이 걸리면 멈추지 않는 QTE 액션의 향연

당초 모바일을 포함한 오픈월드 수집형 액션 RPG로 시작했던 만큼,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의 액션 공식도 여타 수집형 RPG와 완전히 다르진 않습니다. 이 게임에서도 일반 공격과 캐릭터의 스킬을 섞어서 쓰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다른 캐릭터로 교체해서 액션을 이어가는 태그 액션이 핵심이죠.
그렇지만 이 태그 액션을 이끌어 가는 공식의 세부 내용은 상당히 다릅니다. 우선 다른 수집형 액션 RPG와 달리 궁극기가 없습니다. 대신 캐릭터마다 각기 다른 성능과 상태 이상 효과를 주는 액티브 스킬이 두 종류 있고, 그 효과가 발동할 때 특수 스킬인 시그널 스킬을 추가로 QTE로 발동하는 것이 특징이죠. 상태 이상 효과가 발동하면 필드에 있는 캐릭터 외에도 태그 대기 중인 캐릭터도 시그널 스킬이 활성화되는데, 이때 캐릭터를 교체하면서 스킬 연계를 쭉쭉 이어가는 것이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의 액션 공식입니다. 요는 각 캐릭터의 액티브 스킬과 시그널 스킬을 잘 연계해 상태 이상 효과를 주기적으로 계속 발동시키면 스킬 쿨타임이 없는 것처럼 쉴 새 없이 몰아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공식은 하운드13이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전작 '헌드레드 소울'에서 여러 차례 고민하면서 구현한 방식이고, 드래곤소드 라이브 서비스 버전의 피드백을 거쳐서 지금에 온 시스템이죠. 그런 만큼 한 번 시동이 걸렸을 때의 액션의 흐름은 거침없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기본으로 등장하는 류트-카스텔라-아리아만 해도 카스텔라의 Q로 기절-류트로 교체 후 시그널 스킬로 메치기 - 다운 상태인 적에게 2차 시그널 스킬 렐릭 폴 연계 - 아리아로 교체 후 Q, E로 폭탄 연계 - 시그널 스킬 스위치 온으로 화염 추가 피해 입히고 카스텔라로 교체 후 배틀크라이 이런 식으로 몰아치는 맛이 있었기 때문이죠.

특히 일부 캐릭터는 시그널 스킬이 거대 보스를 공략할 때 올라타서 찌르는 형태로 변화하기 때문에, 이를 잘 맞추면 패턴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제압해서 딜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류트-카스텔라-아리아 파티를 기준으로 하면 류트가 기절 상태인 적 보스에 올라탈 수 있는 시그널 스킬을 보유하고 있죠. 그래서 류트의 Q로 기절 게이지를 먼저 쌓은 뒤 - 카스텔라 교체 후 Q스킬로 기절 수치를 올리면서 슈퍼 아머 감소 - E스킬 배틀크라이로 슈퍼 아머 브레이크 후 시그널 스킬로 기절 - 류트가 올라타서 제압한 사이에 아리아로 교체해서 Q, E, 스위치 온으로 딜하고 다시 류트로 교체 이런 사이클과 콤보가 쭉쭉 이어졌습니다.
이후에 스토리를 진행하고 새로 영웅을 영입하면서, 각 영웅의 효과에 맞춰 새로 팟을 연구하는 것도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의 또 다른 재미입니다. 예를 들면 메인스토리를 클리어하다 보면 획득하는 칼시온은 화염과 에어본에 특화가 되어 있어서 칼리엔과 엮어서 화염팟에 사용하거나, 빙결과 에어 특화인 세리스 그리고 에어 전담인 레이나와 섞어서 에어팟으로 짤 수도 있죠.


이러한 잠재력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예전엔 영웅이 뽑기 방식이라 자신이 원하는 팟을 100% 짜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패키지 게임으로 바뀌면서 스토리 보상 혹은 인게임 퀘스트로 얻은 초대장으로 확정 교환하는 방식이 된 만큼, 자신이 생각하는 액션을 100% 원활하게 구현할 수 있게 됐죠. 그래서 이전에는 초반부터 체감하기 어려웠던 특유의 액션을 좀 더 빠르고 확실하게 제시했습니다.
물론 그렇게 몰아치는 공격 시스템을 보유한 만큼, 회피 무적 시간이 굉장히 짧고 여타 수집형 RPG처럼 저스트 회피 같은 판정은 없습니다. 패링도 없으니, 적의 공격을 이리저리 달리면서 피하거나 혹은 맞기 전에 먼저 상태 이상을 발동시켜서 저지하는 수밖에 없죠. 혹은 드물게 점프로 피하는 방법도 있고요.

그런 동작들이 예전 버전에서는 좀 반응이 늦고 체공 시간이 길다는 피드백이 있었는데, 이번 패키지 버전에서는 조작감을 일체 개선해서 거의 모든 동작이 거침없이 이어졌습니다. 더군다나 원활한 패드 조작을 위해 록온 기능 추가는 물론, 적 자동 추적과 에임 보정 기능 설정까지 세부 옵션도 추가됐죠. 간혹 퍼즐 던전에서 쓰게 되는 대시 점프 같은 부분이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전투 부분에서는 이제야 비로소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이 보여주고 싶었던 QTE 액션이 만개한 느낌입니다. 잡몹 떼거리는 스킬 연계로 쓸어버리고, 거대 보스는 몰아치다가 적정 타이밍에 마운트로 패턴을 스무스하게 넘어간 뒤 다시 콤보를 이어가는 호흡 조절까지 한 번 빠져들면 계속 생각이 나는 구성이었거든요.
특히나 고난도 콘텐츠인 시련의 탑이나 레이드로 가면 적의 패턴도 상당히 매서워집니다. 그 패턴을 짤막한 무적 타이밍까지 칼같이 계산해서 넘기고 파상공세를 이어가야 하는 구성이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죠. 시련의 탑은 개인 도전이지만, 레이드는 1인 혹은 3인까지도 플레이가 가능한 만큼 초대 코드로 지인이나 친구를 초대해 팟을 꾸려서 차근차근 공략하는 맛도 상당했습니다.

초반의 문턱을 넘어, 클래식 판타지 감성으로 나아가는 이야기

개인적으로 게임을 평가할 때 스토리에 대해 정말 크게 문제가 없는 한 세세하게 이야기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플레이할 때 비중을 두는 정도나 그 스토리 자체에 대한 평가가 개인차가 상당히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보통은 그 장르에서 기대하게 되는 문법이나 내러티브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식으로 자신들의 의도를 전달하려고 연출을 짠 것인지 등등 기법이나 기술적인 부분을 살펴보고는 합니다.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은 사실 이전 라이브 서비스 버전에서 이 부분에 감점을 깔고 시작했던 작품입니다. 원신의 흥행 이후 카툰렌더링 그래픽을 가미한 오픈월드 수집형 RPG는 유저의 분신인 주인공이 주도적으로 활약하면서 그 세계 속 캐릭터와 함께하는 이야기를 그려내는 양상이 주가 됐죠. 그러면서 주인공과 함께할 동료들을 매 버전마다 뽑기로 제시하는 형식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이 게임은 류트라는 별개의 주인공을 내세우고, 류트 개인의 이야기보다는 그 캐릭터가 속하게 된 조니 용병단이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죠.




특히나 용병단장인 '조니'는 굉장히 고전적인 트러블 메이커이자 막무가내형 캐릭터입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치고 고집도 센 데다가, 매번 몸이 먼저 나가서 쓸데없는 사고를 치고 있죠. 그래서 대체로 초반부에는 소심한 류트가 어쩌지도 못하고 휘둘리는 전개가 이어졌죠. 자연히 주인공의 주도적인 활약, 그리고 동료와 유대감을 맺어가는 이야기를 기대하던 유저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저들이 오픈월드 수집형 RPG에서 그런 내러티브를 기대하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캐릭터를 뽑으려면 상당한 수고와, 때로는 과금까지 동원이 되어야 하죠. 그 비용을 들여서 뽑은 캐릭터들이 기왕이면 더 예쁘고 취향에 맞는, 그리고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과 함께할 믿음직한 캐릭터이길 바라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물론 나중에 조니도 용병단장 짬은 어딜 가질 않아서 멋진 활약을 하긴 하는데, 그렇게 무르익을 때까지 쭉 볼 수 있냐고 물으면 의문이긴 했죠.


자의는 아니지만 그런 틀에서 벗어나면서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은 조금은 다른 각도로 게임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소심하면서도 숨은 과거가 있는 주인공이 말썽은 일으켜도 실력은 괜찮은 용병단에 들어가서 대륙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클래식 판타지 클리셰로 말이죠. 이 게임 제목인 '드래곤소드'부터가 세상을 어지럽히는 용을 퇴치한 용사들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오르비스 대륙 그리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용들에 맞서 싸우는 용사들의 이야기를 그릴 것이라고 제시한 셈입니다.
그에 맞춰서 첫 시작에는 용과 맞서다가 전멸할 뻔한 용병단의 컷씬을 삽입, 임팩트를 한층 더 높였습니다. 이전에 해보지 않은 유저에겐 좀 갑작스러울지 모르지만, 적어도 이 게임이 제목처럼 드래곤과 연관된 이야기를 풀겠다는 점은 명확히 했죠. 실제로 초반의 우당탕탕 용병단 적응기 이후, 용 숭배자 관련 의뢰부터 드래곤들과 얽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 옛날 오르가나 여신과 마룡의 싸움, 마룡의 잔해에서부터 태어난 진룡과 이들을 물리친 6영웅의 이야기, 그리고 시일이 지나 다시금 대륙을 침공하려는 진룡들의 움직임까지 클래식 판타지의 전형적인 구성을 상당히 빠른 템포로 진행하고 있죠.

원래는 여타 수집형 RPG가 그래왔듯 계정 레벨 제한으로 브레이크를 걸었기 때문에 이전에는 이 내러티브가 온전히 들어올 수가 없었습니다. 안 그래도 클리셰인데 맥이 끊겼고, 필드 탐사나 애정 캐릭터의 이야기를 파헤치는 그런 분야에서는 약세였기 때문에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끌 동력이 부족했죠. 그렇지만 이제는 이야기가 쭉 이어지는 만큼, 클래식 클리셰를 쭉쭉 치고 나아가는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의 구성이 비로소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필드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눈에 띄는 지역 의뢰나 영웅 의뢰, 그리고 자주 만나게 되는 캐릭터들과 엮인 인연 의뢰까지 자연스럽게 동선이 이어졌습니다. 관찰자의 시점에서 이 세계를 조망하면서도, 때로는 함께 한 인연들의 비하인드를 파고들면서 점점 애정을 갖고 세계 곳곳을 탐사하는 그런 구도를 완성한 것이죠.


교환과 탐사로 차근차근 육성하는 성장기

라이브 게임이 패키지 게임으로 전환됐을 때 플레이 패턴이 미처 그에 맞춰지지 않은 게 가장 우려될 겁니다. 패키지 게임은 대체로 한 번 쭉 플레이하는 걸 염두에 두지만, 라이브 게임은 서비스 기간에 유저가 매일 접속하는 걸 고려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캐릭터 육성 방식부터 레벨 디자인까지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이런 부분에서 국내 개발자들이 콘솔 패키지 게임을 개발할 때 상당히 낯설어했던 적도 있죠.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의 기본 구조는 기존 라이브 버전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던전에서 소위 '유물'이라고 하는 세트템이나 각종 경험치 재화를 파밍하고, 필드나 보스를 돌면서 추가 재료 및 스킬 재료도 획득하면서 캐릭터를 강화하는 오픈월드 수집형 RPG의 익숙한 방식이죠. 이를 단순히 행동력 제한을 풀어버리는 게 아니라, 반복 파밍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모험의 인장이라는 교환 재료를 확정 획득하게끔 했습니다. 그래서 어지간한 성장 재료는 교환으로 수급, 캐릭터 파밍을 위해 불필요한 반복을 최소화한 것이죠. 전용 장비인 카르마 획득도 월드 보스나 시련의 탑을 클리어해서 얻는 보상을 연성해서 교환하는 방식으로 성공적으로 교체했습니다.




이러한 소위 뺑뺑이 이외에도, 오픈월드를 표방한 만큼 필드 탐사는 어느 정도로 구현했는지도 관건일 겁니다. 이 부분에서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은 콘텐츠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아서 조금은 아쉽습니다. 낚시나 그런 것도 없고, 필드를 이리저리 탐사하면서 여러 기믹을 풀고 상자를 획득하는 정도이기 때문이죠.
전투에서는 각종 상태 이상을 활용한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인 것에 비해, 필드 기믹은 좀 단조로운 편입니다. 오브젝트를 올려놓거나 밀기, 던지기, 그리고 글자 맞추기 정도죠. 그리고 중간중간 마멋의 미니 게임이나, 에오나의 유산 활성화를 위한 던전 도전이 있긴 하지만 비슷한 유형의 도전이 이어지는 수준입니다. 중간중간에 숨어 있는 던전이 나오는 등 연출이 뒷받침되거나 보물지도라는 색다른 요소를 더했지만, 그 과정에서 큰 차이가 있진 않았죠.




이런 단조로움 때문에 루즈해지는 걸 막기 위해서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은 보물 상자의 밀도를 대폭 늘리고, 업적 보상에 필드 이동의 핵심인 퍼밀리어와 관련된 요소들을 넣었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상자들을 보고 딴 길로 새고, 그러면서 상자를 계속 발견하고 새로운 것들을 찾아보게끔 한 것이죠. 그렇게 방향성 없이 다니는 것도 재미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플레이가 이어지지 않으니 업적 보상을 통해 뚜렷하게 목표를 정하고 움직이게끔 유도했고요.
혹은 사이드 퀘스트 등을 통해서 각종 비어있는 사항들을 자연스럽게 채워가도록 한 것도 눈에 띕니다. 일례로 레시피는 자신이 직접 이런저런 재료들로 만들어보지 않으면 개방되지 않는데, 그런 수고를 덜기 위해 곳곳에 굶주린 모험가 퀘스트를 배치해 레시피를 파악하게 했죠. 일부 지역 퀘스트를 하다 보면 미처 지나치기 쉬운 사각지대로 가서 높은 등급의 보물 상자를 발견하는 등, 퀘스트와 보상의 디자인이 상당히 유기적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당히 높은 이동 자유도를 고려해 곳곳에 배치한 히든 요소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퍼밀리어를 타면 어지간한 곳은 다 올라갈 수 있고 꽤 깊은 곳까지 잠수할 수 있는데, 그 범위를 고려해서 보물 상자는 물론 심해에 도전 던전을 배치하는 등 탐사할 거리를 상당히 배치했기 때문이죠. 그런 히든 요소에서부터 이어지는 사이드 퀘스트 같은 요소는 좀 부족하지만, 캐릭터 각성을 위해 필요한 재료를 구하는 과정이 단순 반복 노동이 아닌 탐구로 이어질 정도로 디자인 자체는 준수한 편입니다.


꺾일 뻔했던 드래곤소드, 패키지에서 그 가능성 꽃피우기를
사실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은 여건상 기존 드래곤소드에서 아주 크게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조작감을 한층 더 다듬고 컨트롤러 대응을 위한 기능 추가, 일부 컷씬 재배치 및 영웅 의뢰 몇 개 추가, 스태미나 대폭 증가 및 보물 상자와 히든 보상 증가 정도를 추가하고 패키지 게임에 맞춰 BM을 재정비한 정도죠. 그러면서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이 본래 갖고 있던 잠재력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메인 스토리 한 시간 분량만 공개한 스팀 넥스트 페스트 데모에서 최다 플레이 TOP50에 스팀 위시리스트 30만이라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이를 좀 더 다듬어서 출시하는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은 패키지 게임으로의 전환을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불필요한 반복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에 필드 밀도와 퀘스트 비중을 높이면서 단순 반복 파밍 대신 필드를 좀 더 돌아보고 퀘스트를 즐기도록 유도했죠. 여기에 수준급이던 스위칭 QTE 액션도 캐릭터를 확정으로 부담 없이 획득하게 바꾸면서 초반부터 확실히 체감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액션 못지않게 착착 빠르게 이어지는 스토리 전개로 플레이에도 속도감이 붙었고요.

물론 기존에 라이브 서비스용으로 만들다가 중도에 선회한 만큼,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의 분량과 밀도는 아직 풀 패키지라고 하기엔 약간 부족하긴 합니다.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 게임들을 참고해서 구현한 필드 기믹이나 퀘스트는 상당히 단조롭고, 사고뭉치 용병단의 활약을 그리는 클래식 클리셰를 따라가는 내러티브는 대체로 예상 범위 내에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연출로 커버하고자 시도했지만 고전적인 느낌이 강해서 임팩트를 주기엔 다소 옅었고요.
그렇지만 수준급 액션과 이를 토대로 빚어낸 플레이 템포 하나만큼은 놀라운 수준이었습니다. 조금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이처럼 스위칭 QTE 시스템으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액션을 체계적으로 다듬은 액션 RPG는 근래에도 찾아보기 어려울 겁니다. 그것도 단순히 스킬만 난사하는 게 아니라, 격투 게임처럼 메치거나 띄우면서 공콤을 먹이고 혹은 수렵 액션처럼 올라타서 찌르는 그런 다채로운 동작까지 수행하는 유형이면 더더욱 찾아보기 어렵겠죠. 여기에 거침없는 조니 용병단의 행보가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빠르게 클라이맥스를 향해가는데, 이번에는 거기에 허들이 없어서 쭉쭉 치고 나아갈 수 있었죠. 그래서 그 알고도 먹는 맛이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게다가 하프 프라이스로 책정했으니, 15시간 넘게 충분히 즐기는 분량임을 감안하면 플레이타임 가성비도 상당한 편이죠.
그렇게 패키지에 맞춰 다듬긴 했지만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진룡의 습격을 한 차례 막아냈지만, 또 다른 진룡들의 움직임이 보고된 상황이죠. 그리고 여러 지역 중 오르비스만 공개됐고, 다른 지역이 언제 추가될지는 여건상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부유섬 DLC는 예고됐지만, 그 이후를 100% 확신하긴 이른 상황이죠. 그렇지만 어느 정도 이야기를 매듭짓고 새로운 이야기와 액션을 기대하게 만들 토대는 갖춘 만큼, 기존의 뽑기 유형이 아닌 DLC 형태로 전개되는 새로운 오픈월드 수집형 RPG의 가능성을 꽃피우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