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1년 사이, 광고 단가만 크게 올랐다. 유저 한 명을 앱에 설치시키는 데 드는 광고비, 이른바 '설치당 비용(CPI)'이 안드로이드에서 48%, iOS에서 3.5배 뛰었다. 그런데 게임 매출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
미스트플레이(Mistplay) 김선우 이사는 21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MGS WEEK 2026' 강연에서 이 격차를 이야기했다. 강연 제목은 'Beyond the ROAS Wall'. 유저를 데려오는 비용은 계속 오르는데, 그 광고비를 매출로 얼마나 회수했는지를 보는 지표(ROAS)의 목표치는 그대로인 '벽'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 김 이사는 그 답을 '설치'가 아니라 '플레이 시간'에서 찾자고 제안했다.
미스트플레이는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면 보상(리워드)을 주는 방식으로 신규 이용자를 모으는 마케팅 플랫폼이다. 이렇게 보상을 미끼로 이용자를 확보하는 방식을 업계에서는 '리워드 기반 유저 확보(UA)'라고 부른다. 미스트플레이는 전 세계 4천만 명 이상의 월간 이용자(MAU)를 기반으로, 넷마블 같은 국내 대형 퍼블리셔부터 한국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중국·유럽 스튜디오까지 마케팅을 지원해 왔다. 이날 김 이사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 캠페인에서 관찰한 데이터를 근거로 발표를 풀어갔다.
설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먼저 김 이사가 던진 질문은 이랬다. "올해 작년보다 설치당 비용이 내려간 캠페인을 운영해 본 분이 있느냐"는 것. 객석에서 손을 든 사람은 없었다.
그가 짚은 문제는 숫자의 어긋남이다. 같은 기간 게임 안에서 아이템 등을 사는 결제, 즉 '인앱 결제(IAP)' 매출은 4% 느는 데 그쳤지만, 유저가 게임에 접속한 횟수는 12%, 플레이 시간은 8% 늘었다. 새 유저를 데려오는 비용은 폭등했는데, 정작 시장의 성장은 '이미 들어온 유저가 더 오래, 더 자주 플레이하는' 데서 나오고 있다는 뜻이다. 성장의 무게 중심이 '설치'에서 '참여'로 옮겨간 셈이다.
미스트플레이 설문에서 리워드 방식 마케팅을 집행해 본 담당자의 82%가 기존 채널보다 나은 성과를 봤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이사는 "리워드 마케팅이 갑자기 좋아진 게 아니라, 시장이 측정하는 가치가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마케팅 예산이 여전히 '설치'라는 첫 관문에만 보상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유저가 실제로 게임에 정착하는 지점은 그보다 한참 뒤, 게임 안에서 일정 목표를 달성하는 단계(마일스톤)인데, 보상을 거는 지점과 실제 가치가 생기는 지점이 어긋나 있다는 것이다.
'설치 뒤'가 아니라 '플레이 뒤'에 보상을 건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플레이타임 이벤트(Playtime Events)'다. 구조는 단순하다. 플레이 시간이 쌓일 때마다 정해진 지점에서 보상을 주는 방식과, 튜토리얼 완료·레벨 달성·길드 가입처럼 게임 안의 의미 있는 목표를 이뤘을 때 보상을 주는 방식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다. 앞의 것이 '언제 무엇을 받을지' 예측하게 해준다면, 뒤의 것은 유저를 게임의 깊숙한 콘텐츠로 끌어들인다.
핵심은 보상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유저 행동이 달라진다는 데 있다. 기존 방식(설치→보상)에서는 유저가 보상을 받는 순간 목적이 달성돼 게임을 떠날 이유가 생긴다. '리워드로 들어온 유저는 질이 낮다'는 업계의 통념도, 리워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보상을 '설치'에 걸었기 때문이라는 게 김 이사의 진단이다.
반면 보상을 플레이 뒤에 두면, 유저는 보상을 쫓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게임의 핵심 재미를 통과하게 된다. 김 이사는 "리워드는 유저를 붙잡아 두는 접착제가 아니라, 재미까지 데려다주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 다리를 건넌 뒤 유저를 붙잡는 건 결국 게임 그 자체"라고 말했다.
초기 캠페인 데이터에서 그 효과가 확인됐다. 게임당 평균 플레이 시간이 30% 늘었고, 광고비 대비 매출 회수율도 설치 30일 시점 기준 20% 증가했다. 김 이사는 두 수치의 순서에 주목해 달라고 했다. 플레이 시간이 먼저 늘고, 매출이 뒤따라 올랐다는 것이다. 그는 "매출 회수율은 어디까지나 목표이고, 그 앞에서 미리 성과를 알려주는 좋은 신호는 플레이 시간"이라고 정리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실제 사례로 제시됐다.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 단순 설치가 아니라 실제 결제까지 이어질 '돈이 되는 유저' 확보가 과제였는데, AI 기반 캠페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로그인·플레이하는 활성 유저가 10% 늘었다. 김 이사는 "대형 IP의 글로벌 출시에서도 성공을 가르는 건 설치량이 아니라 '살아 있는 유저의 수'"라고 강조했다.
품질 좋은 유저를, 충분한 규모로

좋은 유저를 찾았다 해도 규모가 받쳐주지 않으면 성장은 멈춘다. 김 이사가 두 번째로 꺼낸 주제는 '규모(스케일)'다. 대형 광고 네트워크는 유저 수는 많지만 품질 편차가 크고, 품질 좋은 채널은 금방 물량이 바닥난다. 좋은 채널을 찾아도 한 달 만에 소진되는 경험은 마케터라면 익숙하다.
미스트플레이가 내놓은 답은 검증된 리워드 모델을 게임 밖으로 넓히는 것이다. 리워드에 반응하는 유저는 게임에만 있지 않다. 금융 앱에서 포인트를 모으고, 이커머스에서 캐시백을 챙기고, 멤버십 앱을 매일 여는 유저들은 이미 '보상을 위해 움직이는 습관'이 몸에 밴 이용자다. 이런 앱 카테고리를 하나로 연결한 것이 '미스트플레이 오디언스 네트워크(MAN)'로, 게임 광고가 평소 닿지 못하던 4천만 명 이상의 이용자라는 새로운 접점이 열린다.
김 이사는 실무에서 정작 중요한 건 운영 방식이라고 했다. 접점이 늘어도 관리할 일이 함께 늘면 확장이 오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네트워크는 앱마다 캠페인을 따로 만드는 대신, 하나의 캠페인을 전체 네트워크에 배포하고 유입 경로별로 광고 단가만 자동 조정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정리하면, 이 네트워크는 '유저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규모)에, 플레이타임 이벤트는 '그 유저에게 어떤 행동을 이끌어낼 것인가'(행동 설계)에 답한다. 김 이사는 "좋은 유저를 찾아도 행동 설계가 없으면 이탈하고, 행동 설계가 좋아도 규모가 없으면 성장이 멈춘다"며 둘을 함께 쓰는 것이 '리워드 마케팅 2.0의 방정식'이라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시장에서의 검증 사례로는 중국 개발사 레니우게임즈(Leniu Games)의 '인페르노 나인'이 제시됐다.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동시에 진입 장벽도 가장 높은 한국 MMORPG 시장에 도전한 이 게임은, 설치 30일 시점 광고비 회수율이 목표의 2.5배를 기록했다. 또 게임을 설치한 다음 날에도 다시 접속한 유저 비율(하루 차 잔존율)이 40%, 30일 뒤에도 남아 있는 유저 비율이 10% 이상으로 나타났다. 하루 차 잔존율 40%는 비슷한 방식의 다른 광고 채널 평균보다 16% 높은 수치다. 특히 토너먼트·길드 퀘스트 같은 함께 즐기는 기능이 유저를 오래 붙잡아 두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본은 '넓게'보다 '깊게' 판다

마지막은 '누구에게, 어떻게'다. 김 이사는 수백만 유저의 플레이 데이터를 국가·장르별로 나눈 분석을 공유했다.
한 사람이 일주일에 즐기는 게임 수를 보면, 미국·영국 유저는 여러 게임을 동시에 즐기는 반면 한국·일본 유저는 적은 수의 게임을 깊게 파는 성향이 뚜렷했다. 한국의 경우 주간 2~3개를 즐기는 유저가 58%로 압도적이었다.
이 차이가 전략을 가른다. 서구 시장에서는 유저가 즐기는 여러 게임 중 하나로 자리 잡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하지만 한국·일본에서는 유저의 '메인 게임'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진입 문턱은 높지만, 일단 그 자리를 차지하면 한 유저가 장기간 안겨주는 가치의 깊이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유저를 겉핥기로 설치만 시키는 캠페인보다, 게임 깊숙이 데려가는 초반 안내(온보딩)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돌아오게 만드는 '미끼'도 달라야 한다. 서구 유저에게는 새로운 콘텐츠·이벤트 같은 짧은 주기의 신선함이 통하지만, 한국·일본 유저에게는 내 캐릭터, 내 랭킹, 내 길드처럼 시간을 들일수록 커지는 자산이 강하게 작동한다. 김 이사는 "같은 리워드 예산이라도 서구에서는 '다시 와 볼 이유'에, 동아시아에서는 '떠날 수 없는 이유'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르별로도 결제가 붙는 속도가 다르다. 미스트플레이 플랫폼 데이터 기준, 퍼즐 장르는 설치 30일 안에 돈을 쓰는 유저 비율이 7.4%, 첫 결제까지 걸린 기간이 1.6일로 결제 전환이 가장 빠르고 강했다. RPG는 과금 유저 비율 5%, 첫 결제 1.7일로 접속·결제 흐름이 고르게 상위권인 '수익화 균형형'이었다. 전략 장르는 과금 유저 비율 4.3%, 첫 결제 2.2일로 가장 느리지만, 유저 한 명이 게임에 접속하는 횟수는 가장 많았다. 참여가 먼저 쌓이고 결제가 뒤따르는 장르다.
김 이사는 "결제가 빠른 퍼즐의 잣대로 전략 게임 캠페인을 30일 시점에 평가하면 멀쩡한 캠페인을 죽이게 된다. 성과를 재는 기간부터 장르에 맞춰야 한다"고 짚었다.
"리워드 vs 퍼포먼스는 틀린 프레임"

김 이사는 업계가 오랫동안 '보상을 주는 마케팅(리워드)이냐, 성과 중심 마케팅(퍼포먼스)이냐'를 대립 구도로 봐 온 것 자체가 틀렸다고 봤다. 'vs'를 'for'로 바꾸는 순간 정리된다는 것이다. 발표 전체를 한 줄로 줄인 메시지가 'Reward for Performance', 즉 리워드는 퍼포먼스의 반대말이 아니라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는 도구라는 것이다.
그는 실무에서 바로 적용할 체크리스트 네 가지를 제시했다. △성과를 보는 첫 지표를 설치당 비용에서 플레이 시간·유저 행동 지표로 바꿀 것 △설치 이후 유저가 핵심 재미에 도달하는 경로를 마케팅팀이 직접 설계할 것 △시장·장르마다 다른 동기를 하나의 캠페인 구조로 복사하지 말 것 △품질이 검증된 모델은 접점을 다각화해 규모를 키울 것 등이다.
김 이사는 "이 중 하나라도 이번 분기에 실험해 본다면 오늘 세션은 값을 한 것"이라며 발표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