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샤어택은 스페인 인디 개발사 언더코더가 만들어낸 끝내주는 열차 레이싱 액션 게임이다. 기차 한 량을 마치 스케이트처럼 이리저리 미끄러뜨리며 점프도 하고, 벽도 타고, 그라인드도 타고, 나중에는 중력까지 거스르며 아슬아슬하면서도 화려한 트릭을 끊임없이 해낸다.
여기에 레이싱 게임들이 주는 속도감도 확실하게 잡았다. 드리프트, 부스트 발판 등을 밟으며 순간적으로 빠르게 튀어나가는 즐거움을 손끝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정말 뭐랄까, 오랜만에 그냥 아무런 복잡한 생각 없이, 그냥 마구 플레이해도 재미있고 흥미롭고 신나는 게임이다. 손가는 대로 스틱을 흔들고, 그러다 이곳저곳 마구 부딪히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단 계속해서 시도하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서 현란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을 볼 수 있으니까.

트랙과 트릭, 왜 이렇게 다양한 건데

'재미', 덴샤어택의 가장 큰 장점은 너무나 확실하다. 스타일리시한 ‘전차 싸움’에 순식간에 몰입해서 몇 번이고 레이싱을 하게 만들 정도로 재밌다.
이는 아주 적절한 콘텐츠의 배합, 그리고 더 적절한 레벨 디자인 덕분이다. 게임은 주인공 에미의 '도장깨기'를 기반으로, 각 지역마다 특별한 조작방식을 하나씩 하나씩 더해낸다. 우리는 그렇게 추가된 조작법을 트랙을 돌며 익히고, 그 지역의 보스를 처치하고, 다시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덴샤어택은 이 새로운 트릭들을 충분히 익힐 수 있도록 연습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부딪히고 부딪히고 또 부딪혀도, 그냥 다시 직전 체크포인트쯤으로 순식간에 돌아가서 다시 플레이하고, 플레이하고, 플레이하면 된다. 실패가 두려워지지 않는달까.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조작을 아주 능숙하게 수행하고 있는 손가락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같은 조작이지만 전혀 다르게 느껴지도록, 재미와 신선함을 선사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게 바로 트랙과 트릭이다.

덴샤어택은 모든 스테이지의 트랙을 모두 다르게 구성했다. 심지어 한 스테이지를 계속 플레이하면서도 다양한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트랙의 다양성을 높였다. 길의 갈래가 여러 개인 건 당연하고, 트랙 자체의 종류도 여러가지로 나뉜다.
똑같은 출발을 하더라도 그 뒤의 레이싱은 모두 달라진다. 지금 점프를 해서 벽을 탈 것인지, 아니면 그냥 트랙으로 달려가며 부스터 발판과 드리프트 위주의 레이싱을 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옆 트랙으로 이동해 새롭게 생성되는 또 다른 길을 향할 것인지 등등, 모든 게 그 순간의 상황에 따라 다른 갈래로 뻗어나간다.

트릭은 이런 트랙의 다양성에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덴샤어택에서 트릭을 구사하는 건 절대 어렵지 않다. 컨트롤러 기준 오른쪽 스틱을 열심히 방향에 맞춰 조작하면 끝이다. 그냥 내 마음대로 스틱을 휘두르기만 하면 어떻게든 트릭이 발생할 정도로 트릭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냥 손 가는대로 스틱을 움직여도 어떻게든 트릭은 발생하고, 심지어 트릭을 하지 않고도 어떻게든 미션을 클리어하거나 트랙의 끝까지 달리면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 보스전만 제외다.
여기에 계속 트랙에 부딪히고 조작에 실패해도 큰 문제가 없다. 로딩 없는 빠른 리스폰 덕에 계속 이어서 조작 시도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다보면 시간은 많이 들어도 언젠가는 그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


입문은 쉽게, 마스터는 어렵게, 근데 반복도 재밌게

물론, 클리어가 끝이 아니다. 덴샤어택은 파고들 수 있는 요소를 정말 다양하게 만들어뒀다. 입문은 쉽고, 마스터는 매우 어렵다. 누구나 재미있고 신나게 레이싱을 즐길 수 있지만, 높은 점수를 받고 모든 미션을 클리어하는 건 정말 어렵다.
그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건 트릭의 종류와 난이도다. 덴샤어택에 존재하는 모든 트릭에는 난이도가 정해져 있다. 당연하게도 간단한 트릭은 그냥 스틱을 왼쪽으로 슥 밀기만 해도 수행할 수 있지만, 가장 어려운 트릭은 정해진 코스를 따라 빠르고 정확하게 스틱을 움직여야만 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트릭의 움직임, 즉 키 입력을 외우는 건 정말 절대 쉽지 않다. 생각보다 트릭의 종류가 다양한데다가, 스틱 움직임도 꽤 복잡하다. 와중에 한두개의 트릭만 계속 사용할 경우, 게임은 지루하다며 획득 점수를 낮춰버린다.
즉, 제대로 높은 점수를 얻고자 한다면 어지간한 액션 게임 이상으로 다양한 키 입력, 스틱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알고 이를 수행해야 한다.

이를 좀 더 확실하게 활용하기 위해 게임은 각 스테이지마다 '목표'를 부여해뒀다. 트릭 콤보나 트릭의 난이도를 높여 얻게 되는 '점수', 최대한 실수 없이 트랙을 달려 빠르게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시간', 다양한 '미션', 여기에 커스터마이징 재료와 업적까지, 너무나 다양하게 설정되어 있다.
이 목표들은 달성하지 않아도 게임의 스토리를 보거나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는 데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계속해서 스테이지를 다시 플레이할 목적성은 확실하게 제공한다. 그리고 이는 위에서 언급한 트랙 및 트릭의 다양성과 합쳐져 계속 플레이하더라도 지루함 없이, 여전히 넘치는 스릴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조작의 편의성도 정말 잘 갖춰져 있다. 게임 내 스테이지에서 수행할 수 있는 요소는 정말 다양하다. 드리프트, 점프, 트릭, 그라인드 등등 다양한 조작이 매우 빠른 시간 내에 아주 다채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덴샤어택은 이런 여러가지 조작들을 아주 부드럽게, 물 흐르듯 입력할 수 있도록 배치해뒀다.
단 몇 가지의 키 입력만으로도 다양한 조작을 수행할 수 있고, 그 입력들이 서로 부딪히거나 거슬리지도 않는다. 이는 스팀덱으로 플레이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트릭이나 입력 자체가 다양해지다 보니 헷갈릴 수는 있어도, 입력 자체가 서로 충돌해서 조작에 불편함을 겪는 일은 없다.
덕분에 트릭 그 자체의 다양성만 잘 기억한다면, 최소한의 조작으로도 매우 화려하고 스피디하며 몰입도까지 높은 경험을 누구나 할 수 있다. 덴샤어택의 큰 장점이자 특징이다.


덴샤어택의 백미이자 정수, 보스전

이외에도 눈에 띄는 점들은 매우 많다. 전반적으로 과장된 그림체와 화려한 색감, 여기에 다양한 질감의 톤과 선, 적절하게 등장하는 컷신, 그리고 뻔한 듯하지만 확실하게 살아있는 캐릭터성과 성우 더빙은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심지어 스토리까지 '만화'의 느낌이 가득하다. 평범하게 라면을 배달하던 주인공 에미에게 덴샤어태커로서의 특출난 재능이 있었고, 그 재능에 반한 각 지역의 강자들이 하나둘 동료로 함께하게 된다. 익숙하지만, 그만큼 누구나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가 게임 전반에 걸쳐 빠르게 펼쳐진다.
그리고 한 챕터를 마무리하고, 다양한 콘텐츠 요소를 아우르는 건 바로 보스전이다. 각 지역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보스전은 덴샤어택의 가장 특별하고, 재미있고, 두근거리는 콘텐츠다.

덴샤어택의 모든 보스전은 각자 다른 핵심 기믹을 선보인다. 날아오는 야구공을 쳐내거나, 보스의 턱을 빼앗아서 타고 달리거나, 열심히 전기를 충전하거나, 심지어 선로를 배경으로 쏟아지는 키노트를 마치 리듬게임처럼 처리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건, 대부분의 기믹이 결국 지금까지 일반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며 배우고 익숙해져 온 조작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각 지역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조작'을 최대치로 변형했달까.
그러면서도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인 트릭, 그리고 트랙의 다양성도 확실히 살려냈다. 기본적인 트랙 플레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스가 등장하고, 보스의 개별 기믹에 대응하는 중에도 반드시 기본적인 조작은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가 뻔하지 않고 특별하게 느껴지도록, 게임은 매우 다양한 연출을 선보인다. 시야각의 변경은 기본이고 괴수가 등장해서 불을 뿜으며 새로운 장애물이 등장하거나, 적의 로봇 팔을 마치 그라인드처럼 타고 올라가며 중심을 잡는 등 기본 조작까지 특별한 기믹의 하나처럼 느껴지도록 연출했다.
정말 자칫하면 너무나 산만하거나 반대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수많은 요소들을, 공통되는 조작과 변화하는 연출로 아주 적절하게 밸런스를 잡아낸 것이다.

다만 새로운 기믹에 대한 과도한 부담 때문인지, 후반부로 가면 지금까지 플레이해 온 스테이지와 크게 관계없는 보스의 전투 방식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건 아쉬운 점이다. 앞 스테이지에서 전혀 해보지 않았던 트릭이나, 반대로 기존에 이미 경험해 본 보스의 기믹이 등장하기도 한다.
중반부 정도까지 보스전이 그야말로 놀라움과 흥미로움의 연속이었기에 후반부의 이런 아쉬움은 조금 크게 다가오는 편이다. 물론, 그중에도 시야각의 변경이나 새로운 요소를 적절하게 섞어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움직임을 선보이는 건 여전하다.

덴샤어택은 참 재밌는 게임이다. 플레이하는 내내 계속 "재밌다!"를 외칠 정도로 재밌다. 정말 순수하게 오직 게임의 가장 핵심이 되는 단 한 가지, 레이싱 그 자체만으로 확실한 재미와 몰입감을 잡아냈다.
큰 화면에 사운드바, 그리고 컨트롤러를 사용하며 플레이해도 재미있고, 스팀덱을 들고 진짜 기차에 앉아 이어폰을 귀에 꽂고 플레이해도 재미있다. 아슬아슬하게 트릭이 성공하면 나도 모르게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고, 반대로 너무 멋진 트릭을 하고 있다가 착지 실패로 콤보가 깨지면 아쉬움의 외마디를 뱉는다.
순수하게 게임의 플레이적인 측면에서 온전한 재미를 끌어냈다고도 볼 수 있을 듯하다. 가타부타 뭔가를 붙일 필요도 없다. 일단 플레이하면, 열심히 손 가는 대로 트릭을 수행하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더 높은 점수를 위해 새로운 트릭을 연습하고 있을 정도로 ‘플레이’ 자체가 흥미롭다.
그리고 일단 뭐가 어떻게 되든, 플레이 내내 우측 스틱을 쥔 손가락을 절대 쉬게 하면 안 된다. 계속 부딪히더라도, 실패하더라도, 혹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오더라도, 그저 트릭을 수행하면 된다. 그럼 어떻게든, 된다. 그게 덴샤어택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