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를 뜨겁게 달궜던 2026 EWC(e스포츠 월드컵) LoL 종목이 디플러스 기아(DK)의 극적인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파리 현지 취재를 마친 뒤 현지에서 EWC를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가장 큰 점은 기존 라이엇 국제대회와는 확실히 다른 EWC만의 매력이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 League of Legend : Clash of Fates
©EF 재단

EWC의 가장 큰 특징은 단 5일 동안 쉼 없이 펼쳐지는 ‘고농축 일정’에 있었다. 기존 국제 대회가 일정 수준의 간격을 두고 경기, 스크림, 피드백을 거치며 호흡을 길게 가져갔다면 EWC는 하루도 쉬지 않고 승부가 이어진다. 방식에 따라 장, 단점이 있겠지만, 항상 라이엇의 템포에 익숙했던 우리들에게 EWC는 신선한 재미이자 어찌 보면 숏폼, 쇼츠 시대에 딱 부합한 게 아닌가 싶었다. 하루마다 새로운 화젯거리가 생기고, 도파민을 계속 주입하는 압축된 구조는 대회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EF 재단이 파트너 팀들과 협력해 선보인 '슈퍼팬 프로그램'도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티켓을 판매하고 팬들이 알아서 찾아오기를 기다리던 기존 대회의 수동적인 틀에서 벗어나, 전 세계의 열정적인 팬들을 직접 현장으로 집결시키고 밀착 지원하는 이 시스템은 팬들 입장에서는 기존 라이엇 국제 대회에선 절대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추억이다.

LoL 종목 일정이 진행되는 동안 T1의 슈퍼팬 팬미팅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런 선순환 구조는 EF 재단이 지향하는 팬 중심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현장 경험을 선사하는 슈퍼팬 프로그램은 EF 재단이 구축해 낸 가장 차별화된 포인트이자 또 하나의 큰 장점이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 League of Legend : Clash of Fates
©EF 재단

대회장 내부 시설 역시 감탄을 자아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선수 라운지 규모나 편의 시설은 기존 월즈나 MSI보다 훨씬 뛰어난 수준이었다. 선수들이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최대한 컨디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최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마련한 EF 재단의 섬세한 배려와 압도적인 자본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장을 찾았던 라이엇 게임즈 크리스 그릴리 e스포츠 총괄 역시 "EWC 현장의 최고급 대우와 연습·휴식 환경은 라이엇 자체 대회에도 도입을 고민할 만큼 큰 자극을 받았다"고 인정했을 정도였다.

또한, 사소한 차이지만 방송 연출에서도 감탄한 부분이 있었다. 한타 전투나 긴박한 대치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선수 개인 화면을 보여주는 연출은 선수들의 화려한 컨트롤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박진감을 더했다. 보통 한타가 종료된 후 리플레이를 통해 보여주는 장면들인데, 단순히 실시간으로 보는 것만으로 확실히 달랐다.

리그 오브 레전드 League of Legend : Clash of Fates
©EF 재단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제 겨우 3년 차를 맞이한 EWC는 올해부터 현장 미디어의 규모를 크게 늘린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경기나 일정과 달리 인터뷰 진행은 아직 조금 미숙하고, 더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럼블 인터뷰 형태로만 운영되는 점 역시 아쉬웠고, 그마저도 수십 명의 미디어가 있는 가운데 참여 선수는 팀당 2명밖에 되지 않아 혼잡하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다. 선수 라운지나 다양한 부대 시설 규모에 비해 인터뷰가 진행되는 콘텐츠 허브가 조금 더 넓은 공간에서 더 많은 선수들을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2026 EWC LoL이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된 것은 우승팀 디플러스 기아의 서사, 다른 언더독 팀들의 반란 등, 원래라면 없었을 색다른 스토리가 EWC라는 대회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다가올 LCK 3~4라운드나 월즈까지 이어지는 일정에서 보는 재미를 더해 줄 것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League of Legend : Clash of Fates
©EF 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