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저 한 명을 두 번 산다. 광고비를 들여 게임을 설치시킨 유저의 90%가 30일 안에 떠나고, 그 유저를 다시 데려오려 또 광고비를 쓴다.
RZR(레이저) 이지연 한국·일본 총괄은 21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MGS WEEK 2026' 강연에서, 이 반복을 '새는 양동이(Leaking Bucket)'라 불렀다. 앞문으로 유저를 붓기만 하고 뒷문은 열어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유저 확보(UA) 비용은 12% 늘고 유저 한 명을 데려오는 비용은 26%나 뛰었지만, 유저 수 성장률은 2%에 그쳤다. 예산은 더 썼는데 캠페인은 제자리인 셈이다.
RZR은 모바일 광고를 다루는 DSP(수요자 측 광고 플랫폼)다. 광고주가 원하는 유저에게 자동으로 광고를 태워주는 시스템으로, 유저 신규 확보(UA), 이탈 유저를 다시 불러오는 리타겟팅(RT), 그리고 스마트TV·셋톱박스 등 인터넷에 연결된 TV에 광고를 내보내는 CTV까지 세 영역을 다룬다. 리타겟팅 전문 DSP였던 '아키(Aarki)'가 지난 3월 사명을 바꾼 회사로, 이 총괄은 이 셋을 따로 돌리지 말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야 한다는 주장을 데이터와 자사 사례로 풀어갔다.
문제는 '뒷문'이다

먼저 무너지는 건 유저다. 이 총괄은 설치 후 30일 안에 90% 이상의 유저가 게임을 떠난다고 짚었다. 뒷문에서 유저를 지키지 못하면, 결국 같은 유저를 UA 캠페인으로 더 비싸게 다시 데려와야 한다. 이 총괄은 "리타겟팅이 없으면 같은 유저를 두 번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해법으로 제시된 건 UA와 리타겟팅을 한 팀에서 함께 돌리는 방식이다. RZR에 따르면, 두 캠페인을 통합했을 때 최적화 속도가 30% 빨라졌다. UA 과정에서 이미 확보한 유저 행동 데이터가 있어, 리타겟팅에서 광고 대상을 찾는 학습을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개별 운영과 비교해 통합 캠페인의 장기 이용자 가치(LTV)는 20% 높아졌고, 다시 불러온 유저의 LTV는 약 2배, iOS 리타겟팅의 유저 획득 비용(CPA)은 5~8배 절감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여기에 CTV까지 더해, RZR은 인지(CTV)→설치(UA)→이탈 감지→재참여(리타겟팅)로 이어지는 다섯 단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었다. 이 흐름의 한가운데에 이날 처음 공개된 도구 '오디언스 빌더(Audience Builder)'가 놓인다.
"이탈한 결제 유저는 하나가 아니다"

이 총괄이 강연에서 가장 공들인 대목이 '오디언스 빌더'다. 리타겟팅 캠페인은 보통 '이탈한 결제 유저'를 대상으로 잡는데, 이 총괄은 이 집단을 하나로 묶는 것 자체가 낭비라고 봤다.
같은 '이탈한 결제 유저' 안에도 5달러를 결제하고 80일간 잠잠한 유저와, 2천 달러(약 296만 원)를 결제하고 6일째 접속이 없는 유저가 섞여 있다. 앞의 유저는 이미 떠났을 가능성이 커 다시 부르는 데 큰 비용이 들지만, 뒤의 유저는 '이탈 중인 큰손'이라 하루가 곧 손실이다. 그런데 기존 방식은 이 둘에게 같은 광고비, 같은 소재, 같은 우선순위를 매긴다는 것이다.
'오디언스 빌더'는 단 1달러도 쓰기 전에 모든 유저를 점수화하고, 각 집단에 '가격'을 매긴다. 유저 수에 유저별 지출액, 이탈 확률을 곱하면 '위험에 처한 매출', 즉 가만히 두면 잃게 될 금액이 나온다. 이 계산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최근 활동을 기준으로 유저를 분류하는 '플레이어 펄스', 이탈 순으로 줄 세워 금액을 매칭하는 '천 레이더', 실제 공략할 집단을 골라 캠페인에 적용하는 '액티베이트'다.
이 총괄이 시연한 데모에서, RZR은 전체 유저를 이탈 위험 순으로 10개 그룹으로 나눈 뒤 셋으로 묶었다. 이탈 확률이 낮아 광고 없이도 돌아올 1~3그룹은 오히려 광고 대상에서 빼고(억제), 돌아올지 불확실하지만 회수 가치가 높은 4~7그룹에 예산을 집중하며, 이미 깊이 이탈한 8~10그룹은 포기하는 구조다. 데모 화면상 전체 위험 매출은 280만 달러(약 41억 원)로 표시됐다.
더 나아가 유저를 14개 집단으로 세분한 '세그먼트 랩'에서는, 결제액 71만 달러에 이탈 확률 88%가 겹쳐 위험 매출이 63만 달러(약 9억3천만 원)에 달하는 '리센트 페이어' 집단이 최우선 공략 대상('크리티컬')으로 분류됐다. 이 총괄은 "리타겟팅 캠페인을 한다면 이런 집단부터 집행해야 한다"며 "돈을 쓰기 전에 어디가 위험한지 먼저 파악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루가 아니라 60일을 보라"

세 영역을 하나씩 짚는 대목에서 이 총괄은 UA의 평가 기준을 문제 삼았다. 많은 광고주가 설치 첫날(D1)의 광고비 회수율(ROAS)만 보고 2~3주 안에 예산을 옮긴다는 것이다.
RZR의 자사 사례에서 D1 회수율은 7%로, 경쟁 캠페인(9~10%)보다 오히려 낮았다. 하지만 60일 시점(D60)에서는 75%로 뒤집혀, 경쟁사 평균(33~48%)의 약 1.9배를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 총괄은 "초기 학습이 조금 느린 건 모델이 돈이 되는 고가치 유저를 학습하기 때문"이라며 "D1이 아니라 그 이후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리타겟팅에 대해서는 "그냥 알아서 돌아올 유저에게 돈을 또 쓰는 것 아니냐"는 흔한 의문에 답했다. RZR은 리타겟팅에서 출발한 회사인 만큼, 억제(suppression)를 제대로 해 어차피 돌아올 유저에게 광고비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자체 '가구 그래프(Household Graph)'를 갖춰 기기가 바뀌어도 같은 유저를 놓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CTV에 대해서는 브랜드 홍보용 TV 광고가 아니라 성과형으로 측정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RZR에 따르면, TV 화면에서 실제로 무엇이 재생되는지 기기 단위로 파악하는 결정론적 신호(ACR)를 직접 확보하고 있어, TV 노출부터 모바일 설치·재참여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추적할 수 있다. 이 총괄은 그 근거로 LG애즈(LG Ads)와의 파트너십을 들며, LG TV의 시청·게임플레이 데이터를 1차 데이터로 받아 가구 단위로 정교하게 겨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RZR 측 설명으로, 성과 수치 상당수가 자사 데이터에 근거한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 총괄은 로비오(Rovio)의 '앵그리버드 2'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안드로이드 리타겟팅에서 소액으로 시작해 1위 파트너에 오른 뒤 iOS 리타겟팅, iOS UA, CTV로 차례로 확장했고, iOS UA에서는 4개월 안에 1위 파트너에 올라 D7 목표를 6.5% 초과 달성했으며 CTV에서는 D7 목표의 120%를 넘겼다는 것이다. 이 총괄은 "핵심은 순위 자체가 아니라, 채널이 늘어도 성과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서로를 끌어올린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총괄은 "성장은 채널의 합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이라며 "하나의 아이덴티티로, 한 팀에서 운영하는 하나의 시스템"이라는 말로 발표를 맺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