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차를 앞두고 만난 빈성태 컴투스 크리에이티브컨텐츠실 실장은 지난 10년의 성과로 화려한 기록 대신 '중단 없음'을 먼저 꺼냈다. 대회를 축소하지도, 건너뛰지도 않고 10회를 채웠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회사의 의지가 없으면 마케터로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라고 표현했다. 정착의 결정적 계기로는 가장 큰 위기였던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목했다. 온라인 전환을 위해 만든 운영 프로세스와 가이드북이 이후 대회의 뼈대가 됐다는 설명이다.
빈 실장은 광고대행사에서 AE와 AP로 일하다 2018년 컴투스에 합류해 SWC 전담팀을 세팅했고, 이후 8년간 대회를 이끌어왔다. 그는 SWC를 단발적 마케팅 이벤트가 아니라 정기 업데이트와 같은 서비스 주기의 일부로 규정하면서도, 대중적 인지도 확보와 선수 생태계 구성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평가했다.

"한 번도 쉬지 않았다"
먼저 소개를 부탁드린다.
“광고대행사에서 AE와 AP로 일하다 게임을 워낙 좋아해서 2018년 컴투스에 입사했다. 당시에는 SWC를 전담하는 팀이 없었고, 사업과 마케팅의 실행 인력들이 준비하는 구조였다.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구조와 체계를 잡기 위해 전문 팀을 세팅했고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세대가 바뀔 정도로 지속된 대회다. 10회차를 맞은 소감은.
“매해 SWC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결과를 보면서 횟수가 쌓일 때마다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감정을 느낀다. 특히 모바일 e스포츠 10회는 이 업에서 역사적인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기록을 선수와 인플루언서, 전 세계 소환사분들과 함께 만들 수 있음에 자부심과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처음 시작했을 때 모바일 e스포츠가 얼마나 가겠느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내부에도 어느 정도 있었겠지만, 특히 외부에 굉장히 많았다. 그럼에도 회사의 의지와 실무진의 노력, 그리고 식지 않고 오히려 더 커진 열정을 보여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e스포츠 운영은 회사 입장에서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일이다. 경영진의 관심과 지원은 어떤가.
“의장님과 대표님께서 서머너즈 워가 12주년인 지금은 물론 11주년, 10주년, 9주년 때도 항상 하셨던 말씀이 'SWC가 없었으면 서머너즈 워가 지금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힘들게 대회를 준비하는 조직이니 힘내라고 하시는 형식적인 말씀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 말이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한다.
사실 SWC 10회를 맞아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묻는다면, 한 번도 쉬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끊임없이 10회까지 대회를 축소하지도, 건너뛰지도 않고 오히려 강화할 건 강화하고 투자할 건 더 투자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이 부분은 회사의 의지가 없으면 마케터로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그만큼 SWC를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적극적으로 투자해 주셨다.
언더독의 대회, 전략의 깊이가 만든 10년
SWC는 모바일 게임 기반으로는 이례적으로 10년간 흥행을 이어오고 있다. 모바일 e스포츠를 시도한 사례는 많았지만 자리 잡은 경우는 드문데, 비결이 무엇이라고 보나.
“결국 유저들에게 그 대회와 경기를 계속 지켜봐야 할 이유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모바일 게임은 사실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특히 컨트롤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보니 깊은 플레이가 불가능하고, 몇 년 하다 보면 단조로운 플레이가 나오면서 지겨워지기 마련이다.
서머너즈 워는 게임의 전략적 깊이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본다. 수집형 전략 RPG여서 모바일 디바이스의 한계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 어떤 수집형 전략 RPG보다 몬스터 수가 많고 스킬 개념이 다양하다. 룬과 아티팩트 같은 세팅 조합이 워낙 다양해 단조롭게 흘러가지 않고 매해 메타가 진화한다. 어느 순간에는 바둑이나 체스처럼, 앞으로 10년이 더 지나도 전략적 선택지가 계속 남아 있고 오히려 더 깊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하나는 SWC가 단순한 대회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에서만 단발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전 세계 유저들이 있는 핵심 거점 도시에서 대회뿐만 아니라 현장의 다양한 이벤트, 커뮤니티 연계, 게임과의 연계를 함께 진행한다. 유저들과 오래된 길드 동료들이 그때그때 모여 안부를 나누고, 선수들·인플루언서들과 이야기하고 플레이하는, 가장 유저에게 가까운 접점에서 생기는 유저 커뮤니티 역할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매해 유저들이 이때를 기다리고 내년에는 꼭 우리 지역에서 해달라는 요청을 계속해 온다. 그 두 가지 이유로 10회까지 올 수 있었고 앞으로 더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다른 e스포츠 리그와 비교했을 때 SWC만의 특장점은.
“우리 장점이라면 각 글로벌 권역에서 지역별 예선, 지역 컵, 월드 파이널로 이어지는 구조를 지금까지 어느 지역도 축소하지 않고 동일하게 꾸준히 유지해왔다는 점이다. 일관성 측면에서 크게 장점이 있다고 본다.
대회의 특징은 결국 게임의 특징이다. 매해 새로운 전략과 새로운 메타가 끊임없이 나와 지루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클 것이다.

그렇다면 언더독이 자주 나온다는 뜻인가.
“항상 우승 후보인 선수들은 각 지역마다 존재한다. 그런데 그 선수들이 거의 우승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선수가 우승하는 경우가 꽤 많다.
일례로 현장에서 우승자 예측 투표를 한다. 대회가 끝나면 우승한 선수의 통을 가져와 거기서 뽑아 상품을 준다. 한때 유럽 컵에서 NEF 선수가 우승했을 때는 0표였다. 통 안에 그 선수를 예측한 표가 없어서 결국 상품을 못 줬다. 2019년 LEST 선수가 처음 우승할 때도 그 통은 비어 있었다.
그만큼 전략이 다양하고 정말 말이 안 되는 조합이 나온다. 이 몬스터에는 반드시 속공 룬을 줘야 한다고 모든 유저가 생각하는데, 신속 룬을 줘서 한 턴 쓰고 버리는 용도로 사용했는데 그게 결정적인 역할을 해서 승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전략적 깊이와 다양함이 우리 대회를 다채롭고 생동감 있게 만드는 이유가 아닌가 한다.
매년 예측이 틀리는데, 대회 운영 측에서는 좋은 일인가?
“무조건 좋을 수밖에 없다. 만약 운에 의해 약하다고 평가되는 선수가 강한 선수를 이겼다면 문제가 있거나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운이 아니다. 언더독이 성적을 잘 냈던 경우를 보면 말도 안 되는 픽을 하거나 말도 안 되는 전략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 게임에 절대적인 강자가 있을 수 없는 이유는 잘하는 선수는 항상 분석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 선수가 어떤 몬스터를 갖고 있고 어떤 성향의 전략을 쓰고 어떤 플레이를 좋아하는지 분석되면 대응하기가 너무 쉬워진다. 그래서 매해 물고 물리는 무대가 나온다. 그럼에도 확률이 높은 스마트한 선수들은 항상 있다. 한국의 SKIT 선수나 중국의 LEST 선수 같은 경우는 골라도 확률이 높은 안전한 픽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서머너즈 워가 12주년에도 전 세계에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흥행에 SWC가 어떤 기여를 했다고 보나.
“다른 대형 e스포츠와 거의 동일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서머너즈 워는 수집형 RPG이다 보니 어떤 몬스터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세팅으로 사용하는지가 게임 재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 부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선수들이 선제적으로 만들어냈다.
'롤'에서 페이커 선수가 미드에서 특정 챔피언을 꺼낸 날, 그날 게임에 접속하면 미드 유저들이 다 그 챔피언을 꺼내지 않나. 우리 게임도 비슷하다. 어떤 선수가 절대 안 나올 거라고 유저들이 호언장담했던 몬스터를 꺼내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걸 시청했던 수많은 유저들이 그 몬스터를 연구하고 사용하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또 다른 메타가 나온다. 그런 것들이 게임에 굉장히 좋은 작용을 했다고 본다.
처음 맡았을 때와 비교해 SWC의 글로벌 성장은 어떤가. 눈에 띄게 발전한 지역이 있나.
“처음 맡았을 때부터 글로벌 열기는 굉장히 강했다. 특히 유럽 유저들이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상황이었고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아시아는 말할 나위도 없고 중국도 그랬다. 그때보다 지금 더 확장됐다기보다, 그때부터도 SWC는 글로벌 전역에서 사랑받는 대회였다.
그 사이 더 커진 시장이 있다면 남미와 동남아인 것 같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처음으로 밋업을 진행했는데 나도 현장에 있었다. 더 넓은 장소를 구하지 못해 그 정도밖에 못 들어온 것이지, 행사장 안팎을 다 채울 정도로 사람이 있었다. 그날 600명 정도였던 것 같은데 우리 게임 규모로 보면 굉장히 많은 인원이다. 동남아도 태국과 베트남이 두각을 보일 정도로 성장했고, 최근에는 인도네시아도 올라오고 있다.

SWC 외에 한일 슈퍼 매치 같은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연간 대회를 추가할 계획이 있나.
“지금은 6월 선수 등록을 시작으로 8월 예선, 9~10월 지역 컵, 11월 월드 파이널이라는 구조가 거의 항상 똑같다. 하반기를 SWC가 책임진다면 상반기는 각 글로벌 권역에서 로컬 대회를 다양하게 만들어 현지화된 대회를 많이 만들자는 계획을 몇 년 전부터 세웠고, 이미 지역별로 많게는 3개, 적게는 한두 개씩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나라가 가깝고 양국의 경쟁 관계가 굉장한 재미 포인트여서 한일 슈퍼 매치라는 콘셉트로 진행한다. 미국은 북미와 남미 선수들이 랜덤으로 팀을 짜서 진행하는 로컬 대회를 하고 있다. 유럽은 그룹 스테이지 방식으로 팀을 짜서 매주 정기적으로 플레이하는 유럽형 리그나 쇼다운 형식의 간단한 대회가 있고, 동남아는 여러 국가를 합쳐 진행한다. 중국은 길드 리그라고 해서 상위 길드들이 모여 하는 대회다. 로컬 대회는 형태에 국한되지 않고 현지 유저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다 보니 그때그때 맞게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가장 큰 위기가 전환점이었다
코로나19 등 위기도 있었을 텐데, 기억에 남는 극복 사례가 있다면.
“코로나 때는 그 시점으로 보면 중단했어야 맞는 단계였다. 대응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수많은 국제 행사가 취소되던 때였다. 우리 대회가 글로벌하게 잘 관리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해외 법인의 역량이라고 보는데, 법인이 있었기 때문에 그해 대회를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게 가능했다.
온라인 대회를 진행하는 데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선수들이 공정하고 제대로 된 환경에서 참여할 수 있느냐, 그걸 어떻게 구현하느냐였다. 국내 이동이 가능한 나라도 있었지만 아예 집 밖에 못 나오는 나라도 있었다. 그 경우 해당 선수에게 캠을 보내고, 캠뿐만 아니라 뒤에 브랜딩이 들어간 월도 보냈다. 캠을 보내도 PC나 기기가 없어 설치를 못 할 수 있으니 세팅이 다 된 노트북 등 모든 기기를 대회용으로 세팅해 참가 선수 전원에게 보냈다. 필요하면 법인 인력이 현장 거점에 배치돼 대회를 진행했다.
그해에 법인들의 대회 운영 역량이 굉장히 고도화됐고, 세세한 참여 프로세스도 강화됐다. 결국 팬데믹 2년 동안의 경험이 대회 구조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 업그레이드될 수 있었던 발판이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글로벌 대회로 자리 잡은 결정적 전환점을 꼽는다면.
“2017년 당시에는 모바일 게임 e스포츠로 생겨났다 없어진 대회가 워낙 많아 10회차까지 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은 계기는 오히려 가장 큰 위기였던 코로나 팬데믹 때 만들어진 대회 운영 프로세스와 본사와의 업무 방식이다. 그 당시 정말 수많은 가이드북이 만들어졌다. 실수가 있으면 안 되니 선수를 어떻게 초대할 것이며, 어떻게 모니터링할 것이며, 중계는 어떻게 할 것이며,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담은 가이드북이 만들어져 각 지역과 인플루언서, 중계진에게 배포된 상태에서 진행됐다. 그때 정립된 것들이 이후 안정적으로 대회를 운영해 올 수 있었던 데 실무적으로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대형 광고대행사 출신이다. 그 경험이 SWC 발전에 어떤 역할을했다고 보나.
“처음 입사했을 때 SWC를 맡기 위해 입사한 건 아니었다. 마케터로 입사했고, 들어와서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 SWC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뜯어보니 마케터에게는 그야말로 보물 같은 프로젝트였다. 마케터가 한평생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의 프로젝트를 다 모아놓은 프로젝트다. ATL과 BTL, 온라인, 그리고 제품과 연관된 활동까지 있다.
풀어서 설명하면, 대회의 구조를 설계하고 기획하고, 실제 오프라인 현장에서 이벤트를 만들고, 유저들과의 경험을 디자인해나가고, 그 안에서 VIP 마케팅도 함께 진행한다. 선수나 캐스터, 인플루언서에게 어떤 경험을 줄 것이며 그들의 콘텐츠를 어떻게 촬영해 게임 안에 반영하고 유저들에게 보여줄 것인지도 다룬다. 그 과정에서 IP 굿즈 같은 것도 만들어 유저분들께 제공한다. 온라인 쪽으로는 승부 예측 이벤트, 뮤직비디오 제작이 있고, 콘텐츠의 꽃인 라이브 방송도 진행되는데 대회 라이브는 일부다.
대회 전에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과 만드는 승부 예측 분석 콘텐츠, 각국 스타 선수들이 그 지역 유저들에게 어필하는 로컬 콘텐츠 등이 1년에 300~400개씩 만들어진다. 게임 안에서도 SWC를 소재로 응원 이벤트나 승부 예측 보상 이벤트를 진행한다.
거의 모든 부분을 총체적으로 접목해 구조를 짜고 콘셉트를 만들고 기획해야 하는 프로젝트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가 하나의 대회로만 취급받는 것도 아쉽다고 생각했고, 토털 브랜딩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봤다. 회사의 거의 모든 부서에 도움을 요청해가며 하나하나 만들어간 게 지금의 SWC다. 마케터로서의 욕심이 SWC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공식 음원과 선수 소개 영상 등 PR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는 이유는. 애착이 가는 콘텐츠가 있다면.
“대회의 구조적·시스템적인 부분을 빼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얼마나 유저들을 가슴 뛰게 만들 수 있느냐의 연출이 제일 중요하다. 그 부분에서 우리만의 콘셉트로 만들어진 음원이나 뮤직비디오는 반드시 잘 만들어져야 하고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이유로는 저작권 이슈도 있다. 직접 만든 음원은 훨씬 편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쌓아놓기 쉽다.
애착이 가는 건 초반 콘텐츠인 'WAR IS MY FATE'다. 매해 만들어지는 음원을 보면 장르가 확확 바뀐다. 나는 그럼에도 e스포츠는 록이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다만 팀원들과 부서 관계자분들이 '너무 올드한 생각 아니냐, 요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장르적 시도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요구도 많고 나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매해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작업한다. 그래도 하나만 뽑으라면 록의 정수를 보여준 'WAR IS MY FATE'라고 생각한다.
마케터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가장 중요한 고민거리를 하나 말하라면 비용이다. 대회 운영 관점이 아니라 비용이 전부라고 보시면 된다. 비용이 많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한도 끝도 없이 쓴다면 마케팅은 무의미하다. 한정된 비용 내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마케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SWC에서 자랑스럽게 느끼는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한데, 우리 예산으로 우리만한 대회를 만들어내는 건 원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전사 거의 모든 부서의 손을 빌리고 있다. 개발과 사업은 당연하고 회사에 있는 모든 디자인, 인프라, IP, 마케팅 등 거의 모든 부서와 협업해 만들어내고 있다. 이 과정이 굉장히 어렵기도 하다.
e스포츠 리그에는 슈퍼스타 마케팅이 중요한데, SWC의 슈퍼스타가 딱 떠오르지 않는다.
“게임 커뮤니티 안에서 보면 브랜딩된 슈퍼스타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한국의 SKIT 선수는 선수였다가 캐스터 생활을 오래 하다 오랜만에 나왔고, ZZI-SOONG 선수도 있다. 일본에는 TAKUZO10 선수, 미국에는 TRUEWHALE 선수, 유럽에는 OBABO, 중국에는 LEST, DILIGENT-YC, TARS 등 매해 꾸준히 나오고 있고 유저들에게는 분명히 브랜딩된 스타플레이어가 존재한다.
다만 질문 주신 부분의 핵심은 SWC의 대중화일 텐데, 대중화는 사실 거의 못 됐다고 보는 게 맞다. 서머너즈 워를 모르는 사람은 아예 모른다. 그러다 보니 인지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앞으로의 10년을 고민한다면, 서머너즈 워를 잘 모르더라도 우리 대회의 재미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마케팅적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나는 e스포츠라는 게 그 게임을 아는 사람들의 축제라고 생각하지, 모르는 사람은 애초에 진입이 불가능한 영역의 마케팅 툴이라고 본다. 그래도 콘텐츠적으로 시도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으니 다양한 시도를 통해 기회를 도모해보자고 생각하고 있다.
선수 생태계 측면에서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
“대회나 마케팅 툴로서 할 수 있는 것은 굉장히 많이 했기 때문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기보다 거기서 얼마나 더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도전해보고 싶은 부분은 서머너즈 워 e스포츠 생태계를 구조적으로 강화하거나 보완하는 일이다.
아시다시피 롤처럼 프로 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선수들의 고충이나 관리 문제가 늘 존재한다. 그렇다고 프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겠지만, 우리만의 방식으로 선수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구조에 어떤 방법이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INTO THE LEGACY"

10주년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한다. 그동안 가지 않았던 지역에서 열 수도 있었을 텐데 한국을 택한 이유는.
“고민은 별로 하지 않았다. 10회를 맞아 가장 상징적인 월드 파이널 개최지가 한국이라는 건 처음부터 거의 확정적으로 생각했다. 서머너즈 워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가장 열정적이고 치열하게 고민거리를 던져주시는 팬들이 한국 팬이다. 한국이 e스포츠의 성지이기도 하고, 기술적으로도 10회에 걸맞은 퀄리티의 대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최근 1~2년간 음식과 문화 등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 세계 소환사분들께 물어봐도 한국에 대한 호감과 관심이 크다. 그런 여러 이유로 10회 월드 파이널은 한국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0회는 한국이라는 생각은 예전부터 늘 염두에 두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10회 SWC 기획을 시작해야 하는 지난해 초쯤이다. 보통 그해 대회를 3~4월쯤 기획해놓고 다음 해 개최지를 미리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그때 마지막까지 다른 후보지가 있긴 했지만 한국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대회장은 어디인가.
“KBS 아레나에서 진행한다. 올해 상반기 내내 여러 곳을 검토했는데, 비용 이슈는 전혀 아니었고 일정상의 이슈로 갈 수 있는 곳 중 가장 규모가 큰 KBS 아레나로 정했다.
올해 슬로건과 준비 중인 콘텐츠는.
“올해 슬로건은 'INTO THE LEGACY'다. 역사를 담고 싶었고, 올해 SWC에 참여하거나 선수로서 우승한 기록이 지워지지 않는 SWC의 일부이자 역사가 된다는 생각으로 지었다. 예년에는 슬로건을 잡을 때 '승리를 쟁취해라', '이겨라', '넘어서라'처럼 앞으로의 일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는데, 올해는 과거와 지금까지 쌓아온 것에 집중했다.
그간의 SWC 역사와 기록을 전시해 유저분들께 보여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대회 외적인 공간들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다. 공개된 것 중에는 SWC 홈페이지에 예년과 달리 아카이브 탭이 신설돼 있다. 들어가 보시면 2017년부터 대회 우승자뿐 아니라 누가 월드 파이널에 올라왔는지, 어느 지역에서 대회가 진행됐는지 볼 수 있고, 클릭하면 당시 대회 다시보기와 현장 이미지를 마치 박물관처럼 볼 수 있도록 제작해뒀다.
현장을 특별하게 만들 요소가 있다면.
“방법론적으로는 10회에 걸맞은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무대 연출이 기본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SWC가 있게 하는 데 기여했던, 이미 역사의 일부가 된 수많은 선수와 인플루언서, 유저들을 전 세계에서 역대급으로 많이 초청할 계획이다. 그분들이 현장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오프라인에서 유저들을 만나기도 하고, 대회 연출에 일부 참여하거나 콘텐츠를 촬영하는 것들을 특별하게 준비하고 있다.
전략적 깊이나 언더독의 반란 같은 대회의 서사도 지금까지는 한눈에 보기 어려웠는데, 당연히 콘텐츠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회를 맞아 다큐멘터리처럼 긴 호흡의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대회 룰에도 변화가 있다.
“우리 게임은 SWC와 상관없이 두 달에 한 번씩 밸런스 패치가 있다. 패치할 때 PvP나 PvE의 사용량 데이터를 철저히 검토해 반영하고 있다. 대회와 관련된 부분은 대회 룰인 것 같다. 대회는 특정 메타로 고착화되는 것을 더 막아야 하니 픽과 밴으로 조율한다.
지금까지는 싱글 프리 밴 요소라고 해서 양 선수가 상대방의 몬스터를 한 마리씩 밴하고 플레이를 진행해왔다.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룰은 '스택 밴'이다. 매 판마다 프리 밴이 한 마리씩 누적된다. 첫 판은 프리 밴이 없고 그다음부터 한 마리씩 누적돼 5판 3선승제 기준 최대 8마리까지 프리 밴이 되는 룰이다. 한두 마리 몬스터에 의해 전체 경기 결과가 결정되지 않는 그림을 만들고자 했다.
듣자마자 '롤 피어리스 따라 했네'라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 정확히 말씀드리면 따라 하는 게 아니다. 내부적으로 룰을 검토할 때 항상 한편에 있었던 게 누적 밴 룰이었다. 그간 적용하지 못했던 이유는 선수들이 몬스터를 한두 마리만 더 룬이나 아티팩트로 세팅한다고 해도 받는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밴 카드가 하나가 아니라 두세 개만 돼도 스트레스가 큰데 누적까지 시킨다는 건 엄두가 안 났던 것도 사실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피어리스 드래프트를 보고 힌트를 얻었다. 피어리스도 처음 적용됐을 때는 경기 시작 전까지 선수와 구단, 모든 관계자가 '너무 심하다, 큰일 난다'는 반응이었는데, 실제 적용되고 나서 유저와 선수 반응을 보니 재미있고 오히려 더 건강해졌고 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걸 보고 우리도 대회를 돌면서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스트레스를 받는지 물어봤다.
또 지난해 진행한 'TOMORROW' 업데이트로 룬 수급량과 파밍이 대폭 개선되면서 선수들의 몬스터 운용 폭도 굉장히 넓어졌다. 여러 이유로 적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고, 올해 룰을 만든 뒤 상반기에 한국을 포함한 모든 글로벌 지역에서 테스트 대회를 해봤다. 거의 압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마케팅이 있다면.
“콘텐츠는 필요한 걸 기획해서 만들어내면 되는 부분이라 늘 고민하면 된다. 단순하지 않은 것 중 하나는 왓치 파티를 좀 더 구조적으로 활성화하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도 동시 언어 중계를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이다. 최대 15개 언어까지 중계하고 있고, 유럽 대회는 현장에 3개 중계진이 오고 월드 파이널은 6~7개 정도 언어로 중계된다. 다만 공식 방송이다 보니 유저들과 소통하는 무드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2년 전부터 유명 인플루언서들을 현장에 초청해 왓치 파티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하지 않던 선택이었다. 트래픽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게 자랑하기도 쉽고 해서 늘 한 곳에 모으길 원했는데, 그것보다 좀 더 편하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유저분들과 인플루언서들이 함께 이야기하며 대회를 즐기는 게 훨씬 즐겁다는 생각에 왓치 파티를 하나둘 늘리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섭외하고 고용하지 않아도 인플루언서들이 자연스럽게 현장에 와서 중계할 수 있는 형태의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다.
SWC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SWC는 서머너즈 워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마케터로서 매력적인 통합 마케팅 플랫폼이라고 말씀드렸는데, SWC는 정기적인 밸런스 패치나 업데이트와 같은 하나의 '주기'라고 본다. 단발적인 마케팅 필요에 따라 할 때는 하고 말 때는 마는 것이 아니라, 서머너즈 워가 서비스되는 한 하반기 유저 경험과 재미를 반드시 책임져야 하는 필연적인 축이다.
향후 10년,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다고 보나.
“스타크래프트도 공식 글로벌 리그는 없어졌을지 몰라도 지금도 수많은 지역 리그가 진행되고 있지 않나. 스타크래프트도 거의 바둑화됐다고 보는데, 서머너즈 워도 거의 바둑, 체스가 됐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게임이 엄청난 거다.
이 질문은 서머너즈 워가 얼마나 갈 수 있겠느냐는 질문과 차이가 없다. 모바일 게임 중에 바둑과 체스처럼 자리 잡을 수 있는 게임이 있다면, 내가 지금까지 플레이해왔고 현재도 나오고 있는 게임들을 보면 서머너즈 워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