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팰리스 Silver Pa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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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깜짝 공개된 또 다른 오픈월드 다크호스, '실버 팰리스'가 올해 1월에 이어 지난 7월 23일에 두 번째 CBT로 돌아왔습니다. 이미 첫 CBT에서부터 섬세한 그래픽으로 구현한 빅토리아풍 오픈월드와 캐릭터, 손맛 있는 전투에 추리극과 동화 모티브를 엮은 스토리를 보여준 만큼 과연 이번엔 얼마나 발전했을지 기대될 수밖에 없었죠. 특히나 저번 CBT는 6일 동안 단편적인 부분만 보여준 만큼, 약 3주 동안 진행되는 이번 CBT에서는 어디까지 보여줄지도 관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테스트에서 기대된다고 대충 훑고 넘어갔던 단편적인 요소들이 과연 어떻게 싹을 틔우고 있나도 궁금했고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실버 팰리스는 차세대 오픈월드 RPG 대표주자로 나서기 위한 왕도를 착실히 밟아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어필할 요소들도 확실히 갈고 닦고 있기도 하고요.


술술 읽히는 추리극과 동화 모티브의 밸런스


실버 팰리스 Silver Pa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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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조금은 완화된 편이지만, 한때 중국발 서브컬처 게임을 논할 때마다 '고유명사 트랩'이라는 단어가 항상 꼬리표처럼 붙었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면 세상이 멸망한 이유와 그 이후의 세계를 설명할 때, 오픈월드라면 그 방대한 세계관과 내막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줄줄이 새로운 단어들이 나오는 게 기본이었으니까요. 물론 현실과는 또 다른 세계를 구축할 때 종종 고유명사가 나오는 건 불가피하기도 합니다. 요는 그것을 어떻게 별도의 설명 없이도 자연스럽게 이해시키느냐가 관건이죠.

실버 팰리스는 이런 구도를 초반부터 확실히 풀어냈습니다. 실버 팰리스도 시작하면서부터 리액터니, LS니 하는 그런 용어들이 줄곧 나오고는 있거든요. 그렇지만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각종 물건을 움직이는 동력 기관이나 에너지원 정도로 대강 이해하고 넘어가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가볍게 구성하고 주인공과 사건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튜토리얼에서부터 내러티브를 빠르게 이끌어갔습니다.

실버 팰리스 Silver Pa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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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팰리스 Silver Palace
기본 튜토리얼 과정에서 다소 생소한 단어가 나와도 맥락으로 바로 파악이 가능하고©Elemen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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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스전까지 매끄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Elementa

튜토리얼부터 간단히 설명하자면, 주인공 탐정 남매는 평민이지만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서 여왕에게서 훈장을 수여받게 됩니다. 그 훈장 수여식이 열린 비행선에서 여왕을 시해하려는 순수주의자들의 테러 시도가 있었고, 이를 진작에 눈치를 챈 탐정 남매의 활약으로 1차 시도는 저지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본적인 이동과 상호작용으로 단서를 찾는 튜토리얼이 전개되죠. 이후에 갑작스럽게 비행선의 리액터가 폭주하는 사태가 추가로 이어지고, 이를 제지하면서 기본적인 전투와 보스전 튜토리얼까지 매끄럽게 전개됩니다.

그런 주인공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그간 PV에서 줄곧 흑막처럼 등장한 양초인간의 훼방으로 비행선은 결국 추락합니다. 그로 인해 여왕은 서거하고, 탐정 남매 중 유저가 플레이어블로 선택하지 않은 쪽은 머리에 탄을 맞은 뒤 추락하다가 갑자기 사라져버리죠. 그 사건을 귀족들이 수습하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비행선에 있던 평민인 탐정에게 오명을 뒤집어씌우고, 탐정은 가족을 잃은 슬픔 때문에 조용히 실버니아를 떠났습니다. 그러다가 3년 뒤, 친구인 로른 경감이 괴이한 사건을 해결해달라고 편지를 보내자 그날의 진실을 밝히고 복수를 하기 위해 다시 실버니아로 돌아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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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선 추락 시기 의문의 흉적에게 동생을 잃고 실버니아를 떠난 탐정은 ©Elemen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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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른 경감의 편지를 받고 그날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실버니아로 돌아온다 ©Elementa

초반 이야기도 리액터 정도만 빼면 술술 읽히는 구도인데, 이후 추리극 역시도 명탐정과 그 뒤를 봐주고 협조해주는 경감이라는 전통적인 추리 소설의 구도대로 흘러가서 쉽게 이야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중간중간 가상 공간에서 탐정이 단서를 추론하고 증거물을 재배치하며 복기하는 부분으로 추리하는 맛을 살리되, 이를 짤막하게 배치해 늘어지지 않게 한 것도 포인트였죠. 한편으로는 조사판에 단서를 배치하면서 사건을 명확히 파악하고 범인을 같이 추리해나가는 과정도 각 장의 후반에 배치해, 이야기의 맥을 놓치지 않게 하면서 추리하는 감성까지 살렸습니다.

그러면서 등장한 조수 애슐리의 수수께끼도 다소 의미심장한 복선이라는 게 점차 밝혀지고, 무엇보다도 신데렐라 모티브를 적절히 녹여내면서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픽업창에 대놓고 스포일러가 있어서 처음엔 조금 시들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어떤 이유에서 애슐리가 그렇게 변해버리는지 호기심을 유발하는 장치이기도 했죠. 특히 일부 장면에서는 신데렐라 클리셰를 일부러 뒤틀면서 탐정에 대한 애슐리의 신뢰를 강조하고, 그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탐정이 휘말리지 않게 하기 위해 일부러 감추는 애슐리의 안타까운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모두가 아는 이야기와 구도를 살짝 뒤틀고 양념을 첨가하면서 결말을 알고도 먹는 그 맛을 차근차근 완성시킨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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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가 될 테니 수수께끼를 풀어달라고 한 애슐리 ©Elemen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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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애슐리를 믿고 신발이 안 맞는 척 연기해준 탐정과 ©Elemen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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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죄책감을 느끼지만 복수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나아가는 전개라니 ©Elemen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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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는 순간 바로 스포일러 당하긴 하지만, 그래도 모티브를 뒤튼 전개와 연출로 맛을 살렸다 ©Elementa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도시, 이동의 최적화까지 다듬었다



이미 지난 CBT로 한 차례 입증된 것처럼, 최초 PV에서 선보인 그 특유의 섬세한 그래픽은 거의 95% 이상 실제로 구현됐습니다. 이번에는 비행선 튜토리얼 때문에 게임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그 압도적인 절경이 보이진 않지만, 실버니아에 돌아온 그 순간부터 이미 한 번 봤음에도 다시금 멈춰설 수밖에 없었죠. 이번 2차 CBT에서는 일부 환경에서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는데, 라데온 RX 9070XT에서는 지원하지 않아서 확인하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었습니다. 그 보석같이 빛나는 눈이나 타일에 비치는 석양 같은 디테일이 PV보다 다소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이 보였거든요.

계속 PV를 돌려봐서 눈에 익었던 장면이라 그렇지, 그 외 나머지 장면에서는 섬세한 디테일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시 건물들의 소소한 장식은 물론이고 빗물에 젖은 옷 표현까지, 놓치고 지나갈 수 있는 부분들까지 세밀하게 다 구현해놨기 때문이죠. 전체적인 미장센은 더 말할 것도 없죠.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보는 실버니아의 원경은 그야말로 빅토리아풍 서브컬처 게임을 기다리던 서브컬처 유저들에겐 그야말로 꿈에 그리던 장면이니까요. 심지어 이번 CBT에서는 탐험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졌고, 그 외부에 아직 탐사하지 못하는 구간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지면서 실버니아를 온전히 둘러볼 수 있는 그날이 절로 기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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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CBT 때 이미 봤던 구간이지만 다시 봐도 놀라운 실버니아의 전경 ©Elemen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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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사이에 각종 보상의 밀도를 높이면서 탐사하는 맛도 살렸다 ©Elementa

뿐만 아니라 도시의 밀도와 탐사의 재미도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벽타기는 여전히 안 되지만 점프는 비전투 상황에서 가능해지면서 그간 자잘한 문턱 때문에 돌아가던 수고를 덜 수 있었죠. 갈고리나 부유장치, 하강장치 등 각종 장치들도 이곳저곳 도시 외관을 최대한 해치지 않게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어서 이동의 불편함도 많이 해소됐습니다. 그러면서 사이사이에 보물상자나 각종 기믹 퍼즐을 배치해 보상을 찾아먹는 재미까지 놓치지 않았죠.

무엇보다도 탈것의 조작감이 상당히 쾌적하게 개선된 것이 컸습니다. 주행은 몰라도 비행할 때 강하나 착지, 내리기, 그리고 방향 전환이 한 템포씩은 느렸는데, 이를 살짝 빠르게 끌어올리면서 원하는 대로 탈것을 몰기가 편해졌죠. 물론 아직도 난간에 어정쩡하게 걸칠 때 이도 저도 못하고 그냥 착지해야 하거나 혹은 그냥 문턱에 걸리기를 기도해야 하는 등 불완전한 부분들이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부분은 3차 CBT가 예고되어 있으니 그때 피드백을 받고 고쳐질 거라 기대해 볼 수 있었죠.

실버 팰리스 Silver Palace
1차 CBT보다 확실히 탈것의 조작감은 나아졌지만, 좀 더 개선은 필요하다 ©Elementa


익숙하게 다듬은 루틴에 손 쉴 틈 없는 액션의 짜릿함까지


실버 팰리스 Silver Pa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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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 때부터 저번 CBT, 그리고 이번 CBT까지 쭉 이어지는 실버 팰리스 전투의 핵심은 '패링'입니다. 물론 최근 출시된 오픈월드 게임에도 패링을 일부 지원하기는 하지만, 태그 혹은 타이밍에 맞춘 공격으로 발동하는 식이지 패링 키를 따로 두지는 않았죠. 이 부분은 실버 팰리스도 동일했지만, 이번 2차 CBT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여타 오픈월드 게임처럼 패링 키를 따로 배정했습니다. 그 정도만 놓고 보면 핵심으로 두긴 미묘하지만, 실버 팰리스에서는 패링을 사용할 상황이 굉장히 잦습니다. 보스는 물론이고 일반 몹들의 대부분의 공격이 패링이 가능하다는 노란색 원 표시가 뜨니까요. 뿐만 아니라 그 일반 몹들이 스톰트루퍼처럼 헛쏘지도 않기 때문에 몇 번 싸워보면 저절로 콤보 중간중간에 패링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는 그 패링을 얼마나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활용하면서 액션을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겁니다. 패링이 핵심이라고는 해도 패링하면 떠오를 또 다른 액션 장르인 소울라이크와는 결이 다르니까요. 소울라이크라면 한정된 스태미나와 빡빡한 판정을 어떻게 잘 활용해서 적을 공략하느냐가 관건인데, 실버 팰리스는 스킬과 궁극기에 캐릭터 교체까지 빠르게 액션을 이어가면서 몰아치는 수집형 RPG의 전형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칫하면 공격하다가 패링을 연결하면서 템포가 끊어질 우려가 있어 보였죠. 그렇지만 공격하는 와중에도 패링 키를 누르면 거의 즉각적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그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어찌 보면 좀 코어한 맛은 떨어지겠지만, 화려한 이펙트에 깡깡 호쾌하게 쳐내는 사운드까지 더해지면서 일방적으로 몰아칠 때와는 또 다른 액션의 템포를 자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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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그 패링의 빈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고, 나중에는 패링으로 못 막는 공격까지 틈틈이 섞이기 때문에 맹공을 이어가다가 패링, 그리고 연계를 이어가다가 패링 그리고 긴급 회피라는 변주까지 이어졌죠. 적의 패턴도 이전에는 일반 몹은 단일 패턴에 엘리트 몹이 두세 개 정도, 보스도 신데렐라를 빼면 단조로운 편이었지만 패턴도 늘리고 패링 가능 공격과 불가능 공격을 절묘하게 섞으면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맛도 살렸습니다.

여기에 전투 조작법도 익숙한 방식으로 바꾼 건 물론이고 속성 효과나 캐릭터의 역할군도 확실하게 다듬으면서 유저들이 더욱 직관적으로 전투를 설계할 수 있던 것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로기 게이지를 증가시키는 브레이커, 스킬 딜러, 속성 수치를 빠르게 누적시켜서 공명 효과를 발생시키면서 피해를 입히는 공명 딜러, 버프를 주는 서포터, 파트너의 HP를 회복하거나 보호막 생성에 특화된 프로텍터 이런 식으로 구분했기 때문이죠. 또한 속성 수치가 누적되어 발생하는 공명 피해나 교체기인 기습기, 처형기까지 스킬 설명에 명확히 표기해서 유저들이 시스템을 한층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죠.

실버 팰리스 Silver Palace
역할군도 명확하게 분류, 파티 편성이 더욱 쉬워졌다 ©Elementa

한편, 전투 외에 루틴도 좀 더 세밀하게 다듬어진 것이 눈에 띕니다. 그간 오픈월드 수집형 RPG가 수렴 진화한 방향에 맞춰서 행동력을 소모해서 각종 육성 재화를 모으고, 도시 곳곳에 있는 재료를 수집하는 형태로 다듬어졌죠. 일부 육성 재화는 필드 채집 외에도 캐릭터를 뽑으면서 얻은 재화로 교환해서 필드를 도는 수고를 다소 덜어내는 식이었고요. 여기에 로그라이크식 콘텐츠인 힐베르트 호텔, 주기적으로 리셋되는 나선 비경류 가상 실험까지 익숙한 요소들이 눈에 띕니다. 이러한 기본 외에도 최근 도시형 오픈월드에서 기본 행동력과는 별개의 행동력을 사용해 각종 활동을 수행, 기본적으로 게임 내에서 쓰이는 돈 외에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증권 같은 재화를 벌어들이는 것도 있었죠.

현재 CBT에서는 카페 타이쿤이나 포커의 족보를 응용한 로그라이크 덱빌딩, 승마 대회 정도가 오픈됐는데 각 장르의 기본적인 요소는 확실히 갖추면서 자신만의 특징을 다듬어 가는 중이었습니다. 특히 승마 대회는 여타 레이싱과 달리 말의 스태미나 문제로 풀 스피드로 쭉 달릴 수 없기 때문에, 코스를 잘 보면서 가속할 타이밍과 다소 쉬어가야 할 타이밍을 잡는 묘미가 있었죠. 이미 모 게임을 통해서 잘 알려진 도주, 선행, 선입, 추입 이런 정도의 깊이감은 보여주지 않더라도, 차가 아닌 말을 타고 경주하는 그 미묘한 차이점은 잘 캐치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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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육성 재화 던전에 주기적으로 도는 로그라이크 콘텐츠 외에도 ©Elemen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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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팰리스 Silver Palace
도시 생활과 관련된 여러 미니 게임까지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Elementa


아직 남아있는 공백, 3차 CBT로 어떻게 채워갈지 기대되는 실버 팰리스


실버 팰리스 Silver Pa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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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CBT 이후 불과 6달 만에 이 정도로 채운 것이 놀랍긴 하지만, 아직 실버 팰리스가 가야 할 길은 좀 남아있습니다. 일단 이야기는 저번보다는 전개가 좀 더 나아갔지만. 기승전결에서 승까지만 온 느낌입니다. 주요 인물도 거진 찾았고 수상쩍은 구간도 조사를 한 번 해봤겠다, 이제 범인을 잡으러 가야지 하는 순간에 딱 끝나버리죠. 그리고 메인 스토리 외에 캐릭터의 호감도가 쌓이면 해금되는 비밀 데이트 같은 콘텐츠도 아직 다 구현이 된 게 아니었고요.

아울러 조작감을 전반적으로 한 번 고치긴 했지만, 아직도 LS 조작 같은 부분은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특히나 대부분의 퍼즐이 좌클릭을 길게 누르면서 드래그하는 LS 조작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몇 번이고 리트하게 되는 일도 잦았죠. 일부 재화는 LS 조작으로 수집하는 게 빠른데, 그때도 종종 입력이 씹혀서 다시 트라이해야만 했죠. 이 외에도 패링 표시는 보이지만 적이 자주 카메라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액션이 조금 따로 노는 느낌이 아직도 있는 편이었고요. 전투 뿐만 아니라 도시 활동도 하다 보면 다소 단조로워서, 숙제로 하게 되면 지칠 염려도 있었죠. 더군다나 아직 최적화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서 다수의 적이 갑자기 출몰하는 구간에서는 병목 현상으로 프레임드랍이 여지없이 발생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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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분의 조작감은 좋아졌지만 LS 조작은 아직도 묘하게 불편하다 ©Elementa

아울러 뽑기 같은 영역도 상시는 그간 친숙했던 BM이지만 한정 픽업은 50% 확률 보정 없이 100회 내 픽업 캐릭터 확정이라 다소 낯설었습니다. 즉 100회 이내에 5성 캐릭터가 여러 번 나와도 픽업 캐릭터는 100회에서야 나올 수도 있는 식이죠. 대신 풀천장으로 160회, 180회 이렇게까지는 가지 않는 이점도 있는 터라 어떤 게 좋을지 테스트 단계에서 속단하기는 이릅니다. 게다가 아직 2차 CBT인 데다, 인게임 설문조사로 3차 CBT를 예고한 상황입니다. 그러니 현재는 이렇다 정도로 짚어두고, 앞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다듬을지도 미지수죠.

테스트 후반부에 와서 이런저런 불안 요소들이 보이긴 하지만, 2차 CBT라는 걸 감안했을 때 실버 팰리스가 보여준 저력은 상당히 놀랍습니다. 특히 그간 서브컬처 오픈월드 게임 후발주자들이 CBT에서부터 초반 스토리를 확실하게 매력적으로 끌고 간 사례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실버 팰리스는 달랐습니다. 메인 스토리는 물론이고, 추리에 따라서 멀티엔딩으로 이어지는 기이 사건, 각 캐릭터의 이야기를 담은 개인 의뢰, 그리고 도시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시민 의뢰까지 현 CBT 단계에서부터 촘촘하게 잘 짜뒀기 때문이죠. 특히 기이 사건의 경우 각종 판타지적인 설정은 물론, 탐정과 그 오랜 친구인 퍼소와의 묘한 관계와 서로에 대한 심리까지 과감한 구도로 풀어내면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아름다운 그래픽과 매력적인 캐릭터, 박력 있는 전투, 그리고 당시 도시 느낌을 담아낸 콘텐츠까지 서서히 담아내면서 실버 팰리스는 점차 그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기대작이었지만, 조금씩 현실이 되면서 더더욱 애타게 기다리게 하는 매력을 뽐내고 있다고 할까요? 이제 곧 2차 CBT가 마무리되고 설문 조사와 피드백도 얼추 다 모인 만큼, 이를 바탕으로 다음번에는 출시 때까지 못 기다리게 만들 치명적인 매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실버 팰리스 Silver Palace
언제 또 이 아름다운 도시를 둘러볼 수 있을까, 3차 CBT 그리고 정식 출시일이 기다려진다 ©Elemen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