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V 디코드 #4- 영상 한 편에도 화풍과 소품, UI와 전투 한 컷까지 게임의 방향성을 가늠할 단서가 빼곡히 박혀 있습니다. DECODE는 그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멈춰 세워, 숨겨둔 의도와 레퍼런스를 찾아내는 코너입니다.
엘리멘타가 지난 1월 29일 공개했던 몰입형 3D 아이돌 모바일 게임, 'V Project'가 오늘 공식 PV 공개와 함께 '스타투유(StarToU)'로 리브랜딩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습니다. 최초 공개 당시 '카툰 렌더링 플러스' 기술을 적용해 생동감 있는 표현력을 극대화한 캐릭터와 실사에 가까운 배경 묘사, 광원 연출로 한층 더 몰입감을 높인 아이돌 게임의 면모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게 된 셈이죠.
처음 몇 장의 이미지와 프로젝트명만 공개됐을 때에는 기존의 아이돌 게임 포맷에서 그래픽을 한층 끌어올리고 일상까지 좀 더 세밀하게 표현한 정도로만 생각됐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올라온 두 PV를 통해서 그간 아이돌 게임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스타투유'의 야심이 조금씩 드러났죠.
순하기만 한 아이돌은 No, 좀 더 반항적이고 자유분방한 아이돌

엘리멘타하면 작년에 깜짝 공개된 '실버 팰리스'가 먼저 떠오를 겁니다. 그렇지만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남자 아이돌 프로듀스 게임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인 '앙상블 스타즈!!'가 나오게 되죠. 물론 스타일을 보면 '스타투유'와 '앙상블스타즈!!'는 상당히 많이 다릅니다. '앙상블스타즈!!'는 그간 서브컬처 유저들에게 친숙한 일본풍, 특히 아이돌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적극 채택했기 때문이죠. 실제로 지금까지 쭉 IP로 이어지고 있는 아이돌 게임을 살펴보면 일본식 이름은 기본에, 캐릭터의 디자인이나 유닛 테마에 맞춰서 진짜 무대에서만 입을 법하게 과장된 의상 모두 일본 아이돌 스타일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그리고 캐릭터의 체격도 몇몇을 빼면 선이 굵지 않고 순하고 호리호리한 편이죠.
그런 만큼 '스타투유'의 이번 PV는 더더욱 놀라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요 그룹 중 하나인 맥거핀(MacGuffin)을 소개하는 이번 PV는 Tay, Yoora, Lim, Noki라는 네 명의 멤버 이름은 물론, 다짜고짜 멤버들이 싸우는 장면부터 시작됩니다. 그간 여성향 아이돌 게임에서 별로 선호하지 않았던 허름한 거리에 그래피티가 그려진 낡은 차고로 선정, 거친 느낌을 한껏 살린 소품도 킥이었죠. 그간 전통적인 남자 아이돌 게임에서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던 모두 함께 사이좋게 혹은 힘을 합쳐서 이런 말과 함께 샤방샤방하던 그 톤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요소들이니까요. 심지어 그 다음에 멤버 둘이 서로 주먹다짐을 하는 것도 모자라서 "그냥 해체해"라는 말이 바로 튀어나오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멤버끼리 싸움이 나면 보통 사과하는 과정을 조명하거나 그 싸움을 한 당사자들의 미묘한 구도를 보여주는 게 아이돌 게임 PV의 전형인데, 이번 PV에선 그런 것도 없습니다. 멤버 둘이 싸운 걸 보고 또 그러냐는 식으로 넘어가니까요. 나머지 멤버들도 개인 행동만 쭉 보여주다가 연습과 뮤비 촬영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프로페셔널하게 합을 맞추는 걸로 끝나죠. 일상복은 물론, 뮤비와 무대 의상도 좀 더 자연스럽고 파워풀한 느낌이고요.



아티스트로서의 일상에 주목한, KPOP 아이돌 스타일

'프로페셔널', 이 단어도 또 주목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앞서 아이돌 프로듀스 게임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아이돌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유형입니다. 그런 테마에 맞춰서 대체로 연령대가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맞춰져 있고, 아직 학생이고 성장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보통은 호리호리한 체형을 보여주고 있죠. 그렇지만 이번 PV에 나온 그룹, '맥거핀'은 서로 물어뜯고 싸워도 본업에 집중하는 프로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오토바이, 민소매 셔츠 사이로 드러나는 승모근과 팔뚝, 광배까지 좀 더 강건하면서도 반항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포인트들에 종종 초점이 맞춰지고 있죠.
사실 기존 서브컬처에서 지배적이던 아이돌 이미지를 벗기기 위한 시도는 2020년대 들어와서 활발해지고 있는 편입니다. 여성 아이돌 이야기이긴 하지만 KPOP 아이돌이 되기 위해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걸 크러시'가 애니메이션 제작까지 결정될 정도니까요. 그리고 남성 아이돌 계열에서는 2023년 데뷔한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가 대표적인 사례죠. 플레이브의 모델링을 살펴보면, 서브컬처계 남자 아이돌 혹은 버추얼 아이돌하면 떠오르는 호리호리하고 여린 체형이 아닌 군더더기 없이 길고 슬림한 체형에 넓은 어깨로 남성미까지 챙긴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여기에 실제 인물의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하면서 사실적이면서도 몰입감 있는 무대를 만들어냈죠.


이번에 '스타투유'는 맥거핀이라는 그룹을 통해서 그 색다른 스타일을 게임 내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시도를 보였습니다. 마른 것처럼 보여도 숱한 트레이닝을 거쳐 다져진 신체, 그리고 이를 정밀하게 표현하는 색감과 명암 표현, 조금 더 실사에 가까우면서도 만화풍의 섬세하고 날카로운 눈매를 담아낸 얼굴까지 그 색이 2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확실히 각인됐습니다.
여기에 힙합 스타일의 비트와 파워풀한 안무까지 더해지면서, 이 맥거핀이라는 그룹이 추구하는 스타일이 그간의 일본식 서브컬처에 등장한 아이돌이 아닌 현실의 보이그룹과 유사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점이 명확해졌죠. 무대 버전 PV를 보면 다소 과장이 있긴 하지만 아예 테마에 맞춘 화려한 무대 의상과는 달리 좀 더 일상복 느낌에 가까우면서 멤버 개개인의 개성도 챙기는 방향으로 보이니까요.

'스타투유'가 V Project였던 시절에 공개됐던 영상까지 다시 훑어보면 더더욱 이 방향성이 뚜렷히 보입니다. 연습생인 만큼 연습실 장면이 포함이 되어있기는 하지만, 안 되던 것을 극복하기 위한 수행의 공간이 아닌 일상의 자연스러운 부분으로 처음부터 그려낸 것도 차이점이죠. 일본 서브컬처풍 아이돌들도 연습이야 물론 일상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기본은 좀 더 성장해야 하는 학생 이런 이미지가 있다 보니 보통 연습실이 조명될 때는 안 되는 걸 되게 하기 위한 수행의 느낌이 짙죠. 좀 더 성장해서 기반을 잡은 뒤에는 그 그룹이 특정 테마의 무대와 곡들을 상징하는 존재처럼 부각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연습실 장면이 삽입되는 일은 드뭅니다. 그런 만큼, 연습실이 처음부터 조명된 것이 눈에 띌 수밖에 없죠.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는 전방위적인 구성 예고, 사전예약까지 오픈한 '스타투유'

그간 서브컬처 아이돌 프로듀스 게임은 MV와 캐릭터의 컨셉 어필에 좀 더 힘을 실었습니다. 그간 일본 서브컬처의 아이돌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가 그간 추구한 것이 그 컨셉과 캐릭터를 토대로 게임은 물론 애니메이션까지 나아가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KPOP이 일본 서브컬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카툰 렌더링 기법과 모션 캡처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흐름을 '스타투유'의 PV를 통해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죠. 최초 공개부터 멤버 하나하나를 강조하기보다는 멤버들의 대화를 조명하면서 멤버 간 케미컬과 일상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었거든요.
물론 아이돌이 메인인 만큼, 여타 프로듀스 게임이 대체로 그렇듯 스타투유 역시도 리듬 게임을 메인으로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쨌거나 아이돌하면 음악이 빠질 수 없으니, 음악이 중심이 되는 리듬 게임으로 설계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니까요. 이를 기반으로 어떤 식으로 아이돌과의 교감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갈지가 주요 과제일 겁니다.
이번에 공개된 인게임 화면에서는 유저가 아이돌 세계에서 기억 재현을 통해 멀티 스토리를 체험하는 형태로 전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음악 공간에서는 리듬 게임을 통해 인터랙션과 무대 공연이 주가 되는 경험을 체험할 수 있고, 공연 시작 전에는 캐릭터와 의상, 카드 조합을 커스터마이징해서 자신만의 무대를 완성하는 방식을 엿볼 수 있었고요. 이를 좀 더 일상적이고 사실적인 톤으로 담아내면서도 불쾌한 골짜기는 피한 절묘한 그래픽도 눈에 띄었습니다. 실제 보이 그룹 공연의 느낌이 나는 비트와 그에 맞춘 안무도 인상적이었죠.
'스타투유'는 이처럼 그간의 아이돌 게임의 문법과 공식을 과감히 탈피한 게임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활약을 전방위적으로 보면서 몰입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아이돌 팬덤의 문법에 누구보다도 충실한 구도를 보여주고자 하고 있죠. 아직 조기 공개 단계인 만큼 속단하긴 이를지 모르지만, 아마도 '스타투유'는 여러 의미로 파문을 일으킬 작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층 더 퀄리티를 끌어올린 그래픽에 가상과 실제를 넘나드는 듯한 아이돌 어필 방식까지, 그간 서브컬처계의 문법과는 다소 다른 방향이 이미 보이고 있으니까요. 이제 사전예약까지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한 발 디딘 '스타투유'가 과연 어떤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