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인디 게임이 모이는 축제 'BIC 페스티벌'이 오늘(14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 1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이와 함께 첫날인 오늘, 게임업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인디 개발자들이 모여 노하우를 공유하는 부산 인디 웨이브 컨퍼런스도 BIC 메인 무대에서 열렸다.
개막에 앞서 전재수 부산 시장은 영상 축전을 통해 게임을 사랑하는 모든 관계자 및 유저들의 관심에 힘입어 올해로 12회차를 맞이한 BIC 2026에는 57개 국가에서 850여 개 작품이 참가할 정도로 커졌다며 감사를 표했다. 전재수 부산 시장은 "아직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규칙이나 이야기를 먼저 즐길 수 있으며, 개발자의 취향과 문제 의식으로 고유한 색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도 인디 게임만의 매력"임을 강조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이겨내고 게임을 만드는 모든 개발자를 응원하고 지원하겠다고 당부했다.
뒤이어 메인 키노트 강연에 넥슨게임즈 IO본부의 김용하 본부장이 연사로 등단, '게임은 어떻게 세계가 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국민 게임 시대에서 각자 취향에 따라 분화되는 최근의 게임 시장 트렌드

김용하 본부장은 자신의 게임 개발 경력 27년을 돌이켜보면서, 최근 유저들에게 잘 알려진 대표작이 회사 입에서도 다소 인디스러운 시도들이었다고 설명했다. 2012년 개발에 착수했던 '큐라레: 마법도서관' 시기의 시장 트렌드는 화려한 비주얼과 액션을 내세운 PC MMORPG가 주류였으며, 모바일 게임도 이러한 그래픽과 액션을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하던 시기였다.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는 수집형 게임은 메인스트림이 아니었다. 이후 개발한 VR 게임 '포커스 온 유' 역시 회사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라기보다는 사이드 프로젝트에 가까웠다. 결과적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뒀지만, '블루 아카이브' 역시 이례적인 케이스였다. 이런 사례를 들면서 김용하 본부장은 인디다운 감각이 자신에게 여전히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과거와 다른 현재의 트렌드, 시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과거 국내 게임 시장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PC방에 모여 대세 게임을 공유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스타크래프트'나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많은 이용자가 함께 즐기고 이야기하는 이른바 ‘국민게임’과 PC 온라인/e스포츠가 중심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게임마다 각 유저층의 뾰족한 취향, 즉 특정 팬덤을 정밀하게 타겟팅하는 방식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예를 들어 '포켓몬스터' 가족 단위 방문객이 즐기는 대중적인 픽으로 자리잡았다면, '블루 아카이브'는 타겟층이 매우 명확합니다. 그럼에도 지난 6월 14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열린 첫 오프라인 러닝 행사 ‘키보토스 런 2026’에는 유저 4,500명이 모여 5km 코스를 함께 달릴 정도로 강력한 팬덤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예시로는 여성향 게임 중 원신을 뛰어넘는 매출을 보여준 '러브앤딥스페이스'가 언급됐다. 과거에 작다고 생각됐던 시장이 어느새 커진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이처럼 김용하 본부장은 과거 비주류로 여겨진 장르가 저마다 거대한 팬덤을 거느리고, 취향이 극도로 세분화된 시대가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취향의 분화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행사와 상업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국내 최대 서브컬처 행사 ‘AGF KOREA’의 방문객은 2024년 7만 2,081명에서 2025년 10만 5,18명으로 40%가량 급증했으며, 중국 상하이의 ‘빌리빌리 월드(Bilibili World)’, 일본 도쿄의 ‘코믹마켓(Comic Market)’ 역시 로컬을 넘어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상업 공간의 변화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AK플라자 홍대점은 서브컬처 브랜드를 적극 유입한 결과, 전체 점포 매출이 2021년 277억 원에서 2025년 982억 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서브컬처 팬덤의 가장 큰 특징은 소비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콘텐츠를 만든다는 점도 언급됐다. '블루 아카이브' 단일 IP로만 온리전과 이벤트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으며, 일러스트 플랫폼 '픽시브'에는 투고작만 127만 개를 넘어섰다. 제작되는 굿즈 역시 단순한 일러스트북이나 아크릴 스탠드를 넘어, 3D 프린터로 제작한 고품질 소품과 총기 모형까지 등장할 정도로 다각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나의 메인스트림이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팬들 스스로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고, 자신이 직접 만들고 확장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최근 콘텐츠 시장의 가장 강력한 트렌드라고 김용하 본부장은 강조했다.

게임 IP의 핵심은 고유의 '라이프스타일'을 느끼게 하는 것

그렇다면 이처럼 유저들을 매료시키는 '새로운 세계', 즉 IP의 핵심은 무엇일까?
김용하 본부장은 IP하면 흔히 떠올리는 로고, 캐릭터 디자인, 스토리를 먼저 언급하면서도 '게임플레이' 역시도 IP라는 관점을 제시했다. 포켓몬스터의 경우 매번 다른 캐릭터와 다른 스토리가 전개가 되어도 몬스터볼을 던져 포켓몬을 잡고 육성하면서 배틀을 하는 코어 플레이는 쭉 유지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스토리나 캐릭터 요소가 희박하지만, 낙하해서 파밍하고 생존하는 반복 행동 그리고 소위 '3뚝'이라 불리는 레벨3 헬멧이라는 상징은 IP하면 떠오르는 요소들로 자리잡고 있다. 마비노기는 판타지 세계에서의 생활과 연주, 모험이라는 반복적인 행동과 캠프파이어, 우연한 만남과 공동의 추억이라는 관계가 그간 유저들 사이에 뿌리 깊게 자리잡으면서 IP를 대표하는 하나의 축이 됐다.
이와 관련해 김용하 본부장은 존 카멕의 대표적인 발언까지 인용하면서, 게임플레이 역시도 IP의 중요한 포인트임을 강조했다. 그렇지만 단순히 게임플레이를 재미있게 설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저가 그 세계에서 어떤 역할로 생활하고 무엇을 경험할지 라이프스타일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블루 아카이브'는 '학원·청춘·밀리터리'라는 세 가지 요소를 결합하여 유저의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했다. 여기서 캐릭터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유저와 함께 어떤 경험을 할지 직관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메인 스토리 Vol.1에서 바로 학생들이 복면을 쓰고 은행을 터는 장면으로 빠르게 연결했다. 그렇게 해서 독특한 세계관을 각인시켰고, 유저에게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동고동락하는 '선생님'이라는 명확한 역할을 부여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역할과 게임 체험의 일관성'으로 꼽았다. 유저는 전투에서 '싯딤의 상자'라는 태블릿 UI를 통해 학생들에게 지시하고, 전투 밖에서는 메신저 콘텐츠인 '모모톡'으로 대화를 나눈다. 모바일 기기와 태블릿이라는 맥락을 일치시킨 것이다. 또한 메인 로비나 '메모리얼 로비'에서 캐릭터와 눈을 맞추는 구도, 전투 시 카메라 시선까지 모두 '선생님의 시점'이라는 일관된 관점으로 설계됐다. 이러한 일관성 속에서 유저는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되는 캐릭터 역시도 성격과 라이프스타일이 드러나야만 깊은 매력이 전해진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SRT 특수학원 소속의 '미유'는 보직이 저격수인 만큼 스나이퍼 라이플을 들고 있으며, 잠복해있는 경우가 많아서 옷에 나뭇잎을 붙이고 있다. 이렇게 나뭇잎을 떼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모습 등을 통해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없는 성격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그런 일면을 보여줄 수 있는 메모리얼 로비와 에피소드까지 더해지면서 유저들에게 '미유'의 깊은 매력이 유저에게 전달된다.

김용하 본부장은 최근 저마다의 세계를 지키는 게임이 범람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 사이에서 블루 아카이브는 당시만 해도 아포칼립스, 사물 모에화 계열이 많았기에 청량한 학원물이라는 빈틈을 찾았던 것처럼, 지금도 미개척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죄악 공명 잔혹 RPG'라는, 어찌 보면 극한의 세계관을 성공시킨 '림버스 컴퍼니', 공장 건설/자동화 요소를 접목한 '명일방주: 엔드필드'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IO 본부 RX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신작, '프로젝트 RX'도 그러한 고민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하 본부장은 언리얼엔진5 기반의 고품질 3D 그래픽과 생활 콘텐츠, 몰입감 있는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이세계에서의 홈스테이"에 가까운 매력적인 캐릭터들과의 일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조만간 정식으로 소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AI의 시대, 개발자에게 필요한 자질인 '안목'을 갖춰야

뒤이어 김용하 본부장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AI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AI는 한 문장을 이미지로, 한 장의 이미지를 영상으로 바꾸고,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실제 플레이 가능한 게임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불과 6개월 전과 비교해도 제작 패러다임이 극적으로 변했다.
넥슨게임즈 IO본부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임 제작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5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사내 게임잼을 진행했다. 총괄 PD와 PD 사비로 포상금을 걸고 1~3명으로 구성된 51개 팀이 참가했는데, 업무 시간 중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실제로 플레이 가능한 게임이 무려 48개나 완성됐다.


상업화가 가능한 수준의 완성도와 재미를 갖춘 결과물이 빠르게 나오는 것을 보며 김용하 본부장은 시대의 변화를 체감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력이 적은 인디 개발자일수록 회의보다 AI를 통해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고 피드백을 돌리는 '이터레이션(Iteration)' 속도가 대폭 단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게임을 만들기 쉬워진 것과 유저의 선택을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스팀DB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스팀에는 1만 9,112개의 신작이 출시되었지만, 그 중 9,327개는 리뷰가 10개 미만이었고 2,229개는 리뷰가 단 하나도 없었다. 출시되는 게임은 늘어나도 유저가 게임에 투자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은 한정된 만큼, 단순히 게임을 만들어서 출시하는 것만으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용하 본부장은 이러한 환경에서 개발자가 가져야 할 진짜 무기는 바로 '취향(Taste)'과 '안목'이라고 설명했다. AI는 코딩, 수학, 분류 등 '정답 찾는 작업'과 지브리 스타일처럼 이미 많이 소비되어 데이터가 풍부한 '익숙한 표현과 패턴의 재현'에는 강점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부먹 찍먹, 물냉 비냉처럼 정답이 없는 영역에서 스스로의 주관이나 취향을 가지지는 못한다. 그저 어떤 선택이 더 좋을 것이라고 여러 정황을 통해서 설명할 뿐이다. 요리로 비유하면 문자로만 요리를 배웠기에 실제 맛을 느끼지 못하며, 수많은 후보작 중 무엇을 선택하고 어디서 어떻게 의도한 재미를 만들기 위해 고도화할지는 인간 스스로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용하 본부장이 내세운 핵심이었다. 그 안목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아하는 '호불호'를 넘어 "내가 왜 이것을 좋아하는가?"를 집요하게 탐구하고 언어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라멘을 먹고 단순히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호불호이지만, 육수의 깊이, 면의 식감, 타레의 조화를 분석하고 설명하게 되면서 점차 마니아, 전문가의 안목이 갖춰지게 된다.



게임 디렉팅 또한 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하면서 여러 결과물을 만든 뒤 나란히 비교하고, 하나를 선택한 이유를 스스로 설명하며 다시 고르는 과정을 통해 판단의 기준이 확고히 갖춰진다고 강조했다. 최근 성공한 인디 게임 '메차 카멜레온' 역시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닌, 제작자가 38개의 UEFN 맵과 5개의 스팀 게임을 거치며 자신의 취향과 디렉팅 안목을 다듬어왔기에 가능했던 결실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김용하 본부장은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남들이 다 좋아하는 기성품을 쫓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왜 좋은지 탐구하고 고도화하는 자세를 재차 강조했다. 유저에게 그 맛을 제대로 전달하는 경험과 선택이 쌓일 때, 비로소 자신만의 단단한 세계와 팬덤을 이끄는 IP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개발자들의 탐구와 도전을 응원했다.



Q&A
Q. "취향이 안목이 되는 과정이야말로 AI 시대에 개발자가 가질 수 있는 무기다"라는 견해가 흥미롭다. 다만 개발자 입장에서 '내가 진짜 안목을 가지고 있는가?' 스스로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어떻게 확신을 얻을 수 있을까?
김용하 본부장 = 사실 완벽한 확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남이 보기에는 "저 사람은 흉내만 낸다", 혹은 "진짜다"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막상 자기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100% 확신을 갖기는 정말 어렵다.
결국 직접 많이 만들어보는 수밖에 없다.
머릿속으로 그리던 이상적인 세계관, 플레이, 캐릭터를 실제로 구현해 보면 열에 아홉은 의도대로 안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에 부합하도록 다듬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안목을 다지는 길이다.
다른 사람의 피드백도 중요하다. 스스로 디자인한 캐릭터나 스토리, 혹은 소규모 게임을 커뮤니티나 유저들에게 올려봤을 때 "내가 의도했던 반응이 실제로 나오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스스로 정한 장벽을 넘어서고, 유저들로부터 의도했던 반응이 실제로 나왔을 때 비로소 확신이 조금씩 생겨난다. 한 번에 되는 것은 없으며, 무수한 시도와 비교, 고도화의 과정을 거쳐 도달해나가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Q. 좋아하는 게 너무 많고 최고 좋아하는 작품도 그때그때 달라져서 무엇 하나 잡고서 파고들기가 너무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취향을 잡고서 안목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다.
김용하 본부장 = 굉장히 어렵고, 개인차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돌아가면서 꽂히는 경우는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고도화가 불리한 건 사실이다. 그럴 때는 앵커를 일단 하나 박고, 왜 좋아하는지 좀 더 깊이 파고 드는 게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그 테이스트를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안경 캐릭터를 예로 들면, 안경 캐릭터를 왜 좋아하는가? 그 디자인 때문인가? 그 안경 캐릭터의 스테레오타입에 해당하는 성격을 좋아하나? 또 아방가르드함이라고 하면, 아방가르드에서 좋아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그렇게 하나를 잡고 질문하다 보면, 본인이 어떤 느낌에서 그런 유형을 좋아하는지 점점 더 파고들 수 있다.
음식으로 따지면 비냉을 좋아하는 사람, 훠궈를 좋아하는 사람 등등 이 있고 또 여러 음식을 다 좋아한다 이러는 사람들이 있을 거다. 이럴 때는 공통 분모를 한 번 찾아보는 것도 답이다. 비냉과 훠궈로 치면 매운맛을 좋아한다는 공통 분모가 있지 않나. 그것부터 시작해서 탐구를 하다 보면 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도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이번 강연에서 IP와 관련해 주로 비주얼, 시스템, 상호작용을 언급했다. 사운드나 음악은 IP 형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김용하 본부장 = 블루 아카이브 개발 과정에서 굉장히 신경을 썼던 부분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리듬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고, 장르적으로는 EDM을 좋아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학원물에서 EDM을 넣을 때 카와이 베이스가 어울린다 생각했다. 그런데 학원물 중에 EDM, 카와이 베이스를 쓴 사례가 없더라. 보통은 락이나 팝류였다. 그래서 카와이 베이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게 맞나 싶긴 했다. 그런데 이 방향이 맞을 수 있다 생각해서 EDM을 매칭시켜서 쭉 듣다 보니까 카와이 베이스의 반짝반짝한 느낌과 명랑한 사운드가 잘 맞으리라 판단했다.
그래서 그쪽 작곡가를 섭외해서 게임에 넣었고, 좋은 반응이 이어졌다. 일반적으로는 매칭이 잘 되지 않았던 취향이지만, 이를 고도화해서 의도에 맞게 잘 동작하지 않았나 싶다.
Q. 취향의 고도화를 통해서 자신만의 매력을 갖춰간다 강조하지 않았나. 나만의 맛과 안목으로 사람의 흥미를 이끄는 것이 앞으로의 방법이라면 IP로서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방법론이 지금과 동일할지 아니면 나중에 좀 바뀔지 그 견해도 궁금하다.
김용하 본부장 = IP 장기화는 본인만의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나 역시도 블루 아카이브가 여기까지 호응 받으리란 생각은 못했다. 그런데 장기화하는 전략, 시장의 크기까지 미리 생각하기엔 솔직히 너무 어렵다. 일단 주어진 상황, 본인이 생각하는 맛이 명확하게 나오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다.
요즘은 본인부터 해서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킬 퀄리티가 나왔다고 하면, 그 좋아하는 것으로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은 맞다. 미디어가 파편화되면서, 개인의 취향을 빨리빨리 찾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공통점, 접점이 있는 사람끼리 커뮤니티를 구성하기도 편해졌다. 본인이 만족할 수 있는 퀄리티가 나온다면 그것을 중점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그것이 이어지면 IP로서 수명이 이어질 수 있게 됐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