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사양을 구현할 수 없는 PC 게임 시장의 확대, 반도체 수급 문제에 따른 PC와 콘솔 기기의 전체적인 가격의 상승, 그리고 비용 상승에 의한 개발비의 소비자 전가로 느껴지는 게임 소비자가 인상까지. 그 속에서 최적화는 게임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또 그 비용을 적게 들일 수 있는 '가성비' 개념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닌텐도 스위치2로 이식된 'P의 거짓 컴플리트 에디션(P의 거짓)'의 최적화는 최고 수준이라 칭할 만하다. 이건 단순히 고프레임을 위한 타협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게임의 장르와 게임플레이, 비주얼,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2의 기술적 활용은 분명 눈에 띄니 말이다.

30/40/60 - 세 가지 프리셋, 세 가지 타협
콘솔은 밝기 옵션 정도를 제외하면 PC처럼 세밀한 그래픽 설정이 없다. 그렇기에 이미 짜인 그래픽 프리셋 안에서,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눈에 보이는 시각적 만족도 안에서 균형을 잡느냐가 중요하다. P의 거짓은 이 둘을 모두 잡아낸 모습이다.데이원 패치가 적용된 닌텐도 스위치2 출시 버전을 기준으로 P의 거짓은 '성능 중시', '균형', '품질 중시', 총 세 가지 그래픽 품질 옵션을 지원한다. 독모드를 기준으로 하면 각각 60fps, 40fps, 30fps를 목표로 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 목표 프레임에 근접한 수치가 명확하게 달성된다.
품질 모드에서는 30fps로, 근사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1440p 출력 해상도와 대부분 고정된 30fps 프레임으로, 비주얼적 만족도가 높은 옵션이다. 특히 광원이나 물 반사 효과, 물에 옷이 젖는 표현 등은 닌텐도 스위치2 게임 중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현재 기준으로는 눈에 거슬릴 정도의 팝인 효과도 찾기 어렵고, 프레임이 들쑥날쑥하는 페이싱에서의 문제도 심하지 않다. 닌텐도 스위치2에 이식된 많은 AAA 게임들이 30fps를 목표로 하는 만큼, 닌텐도 스위치2가 주력 플랫폼이라면 프레임이 거슬리는 문제는 없을 거라는 이야기다.
성능 모드에서 게임은 완벽한 60fps를 지원한다. 당연히 시각적 품질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가장 부드러운 화면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표현 그대로, 크게 프레임이 튀는 구간 없이 안정적인 60fps를 보여준다.

훌륭한 이식률을 보여주는 여타 닌텐도 스위치2 게임들이 그렇듯, P의 거짓 역시 모든 그래픽 옵션에서 오브젝트나 광원 효과 등 기본적인 메모리 절감이 이뤄졌다. 최고 옵션인 품질 모드에서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대신 이 '정리' 과정이 개발진이 연출적으로 꼭 지켜야 하는 필수 요소가 아니라면, 그걸 빼고 게임플레이 안정도를 높인다는 데 더 집중하는 게 나을 수 있다. 그리고 그걸 위한 추가 작업이 PS5, XSX보다 훨씬 낮은 사양의 닌텐도 스위치2에서도 타 플랫폼과 비슷한 게임플레이를 전달하는 핵심이다.
그리고 이건 P의 거짓이 가진 장르적 특징과도 연결 지을 수 있다.
소울라이크 - 프레임에 집착하는 이유
P의 거짓은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부터 게임플레이 방식까지 개발진이 직접 설명한 '소울라이크' 문법을 따르는 게임이다. 이 소울라이크 게임은 일반적인 액션 게임과 다른 프레임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강박이 존재한다. 그건 장르의 철학과도 엮여있다.소울라이크 장르의 핵심은 죽음을 통한 학습, 그리고 그 학습을 통한 죽음의 회피에 있다. 불합리한 맵 구조와 적 배치에도, 결국 죽음의 책임은 플레이어의 실수에 있는 것이다. 불합리하다 느끼면 외우고, 잘 막고, 잘 피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죽음의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게 만들어선 안된다. 소울라이크 장르가 최고 프레임을 맞추지는 못할지언정, 적어도 안정적인 프레임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 최적화가 아쉬운 정도로 끝날 이야기가, 소울라이크에서는 불공정하다는 감정으로 번지게 될 테니.
여기에 판정 역시 프레임 하나하나에 물려 있는 점도 여기에 집착하게 만든다. 구르기 같은 회피, 적의 공격을 완벽하게 맞춰 튕겨내야 하는 패리 모두 캐릭터 애니메이션의 특정 프레임 구간, 거기에 판정이 몰려있는 구조다. 덜 부드럽거나 끊긴다는 프레임 오류는 판정 자체가 밀리거나 엇나가게 된다.
이러한 기술적 강박은, 프레임 하나하나에 승패가 갈린다는 점에서 소울라이크와 비슷한 대전 격투 게임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드러난다. 그렇기에 스트리트파이터6는 스위치2 이식에 그래픽 품질 대신 고정 60fps 구현에 더 힘을 썼다. 나아가 모탈컴뱃1은 성능이 더 낮은 닌텐도 스위치1 출시 당시 60fps 목표 프레임을 달성하기 위해 매우 낮은 해상도와 시각적 충실도를 버리는 선택을 해야 했다.
P의 거짓이 플랫폼의 한계에도 고정 30fps, 60fps를 유지한 건 그래서 꽤 중요하게 읽히는 대목이다.

40 - 비주얼과 플레이의 균형
P의 거짓은 이러한 두 고정 프레임 프리셋에 '균형' 옵션을 추가로 뒀다. 40fps를 목표로 하는 프리셋은 사실상 고정 40fps에 가깝게 큰 변화 없이 프레임을 유지한다.40fps는 120Hz를 지원하는 기기에서 30fps보다 훨씬 부드러우면서도, 60fps보다는 더 나은 그래픽 관용도를 보여주는 옵션이다. 기본적으로 과거 모니터 표준에 가까운 60Hz 디스플레이의 경우 60fps 게임은 초당 60개의 프레임을 한 번씩, 30fps 게임은 프레임을 2번씩 보여주면 되기에 깔끔하게 표현된다. 하지만 40fps는 60Hz에서 딱 나누어 떨어지지 않기에, 1번과 2번씩 번갈아가며 화면을 보여준다. 그렇게 균일하지 않게 표현되는 것이 화면이 끊겨 보이는 '저더' 현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사실상 120Hz 디스플레이가 대중화된 지금은 40fps 역시 120을 3으로 딱 나누어 떨어지는 숫자다. 저더 현상 없이 온전한 프레임 타임을 그대로 체감할 수 있는 조건인 셈이다. 30fps의 프레임 타임은 33.3ms, 40fps는 25ms, 60fps는 16.7ms다. 30에서 40으로 초당 10프레임이 늘어나며 프레임타임은 8.3이 감소했는데, 40과 60은 20프레임 늘어나는데 동일하게 8.3이 감소했다.

프레임 타임이 낮으면 플레이어의 입력을 확인하는 주기가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입력 지연이 줄어든다. 당연히 40fps는 30fps보다 10fps만큼만 높이는 수고로 60fps의 절반 수준의 이점을 챙길 수 있다. 그리고 기기 성능과 한계가 정해진 닌텐도 스위치2에서, 또 입력 반응성이 중요한 소울라이크 장르에서 그 효과는 더 크게 드러나는 셈이다.
최적화 - 변명 없이 증명한 P의 거짓
국내 PC/콘솔 시장 성장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전 욕구는 많은 게임사들이 드러내왔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 관계자와 만날 때면 항상 그걸 해낼 수 있는 인재 부족을 토로했다. 오랜 경력으로 실력 있는 개발자들은 많지만, 콘솔 분야의 경험을 가지고 이를 주도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P의 거짓은 그런 상황에서 나온 결과물이기에 더 눈에 띈다. PC와 거치형 콘솔로 다져온 최적화 방향이, 사양이 분명히 더 낮은 닌텐도 스위치2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여느 게임이든 경험 있는 인재의 부족도, 사양의 한계도 결과물 앞에서는 변명이 되지 않는다. P의 거짓은 그 변명이 통하지 않는 자리에서, 세 가지 프리셋 모두 목표치를 정직하게 달성해냈다.
오늘날 최적화가 넓은 의미로 쓰이는 건 기기값과 개발비가 함께 오른 지금, 최적화 자체가 곧 가성비의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닌텐도 스위치2 역시 9월 가격 인상을 앞둔 그럼에도 PC, 콘솔 가격의 인상으로 여전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기로 남는다. 그 저렴한 기기 하나로 무엇을 얼마나 구동해낼 수 있는지가, 오늘날 최적화가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울라이크에서 그 증명은 한 가지를 더 요구한다. 소울라이크에서 프레임은 그저 화면이 매끄러운지의 문제가 아니다. 그 프레임 하나에 죽음의 책임 소재가 걸려 있다. P의 거짓 스위치2 버전이 지킨 건 결국 그 책임의 소재였다. 저렴하고 낮은 사양의 기기를 손에 쥔 플레이어에게도, 죽음은 여전히 기기 탓이 아니라 자신의 실수여야 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