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슈헤이 대표 "한국 인디 게임계,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요시다 슈헤이 YOSP 대표©INVEN

14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하는 국내 대표 인디 게임 축제, BIC 2026에 '요시다 슈헤이'가 올해에도 방문했다. 소니 재직 당시부터 수많은 게임의 유통 및 퍼블리싱은 물론, 인디 게임의 발굴까지 적극적으로 나섰던 그는 작년 1월 퇴사한 이후 YOSP를 설립해 인디 게임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자문을 맡고 있다.

올해 BIC 2026에서는 부산 인디 웨이브 컨퍼런스 연사로 참석한 그는 퍼블리셔 관점에서 개발사를 볼 때 중요한 포인트 세 가지를 공유하면서 인디 개발자들에게 영감을 전달했다. 게임 디자인과 시스템을 비롯해 소개 영상과 플레이 가능한 데모를 준비하고, 어떤 게임을 만들었던 경험이 있는지 또 퍼블리셔로부터 어떤 지원을 요구할지 명확히 하라는 그의 조언을 듣기 위해 현장에는 많은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그 후 BIC에 참석한 국내외 다양한 인디 게임을 살펴본 요시다 슈헤이 대표는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서 BIC 2026 현장에 참석한 소감과 인사이트를 전했다.


SIE 있을 때보다 최근 독립한 후에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더 많은 개발자들을 만나고 있는 것 같다. 그 외에도 SIE에 있었을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마지막 5년 정도는 인디즈라고 해서 인디 게임을 활성하는 부서를 담당했다. 그곳에 있는 동안 여러 인디 게임 퍼블리셔와 개발자들을 알게 됐다. 그래서 작년 1월 독립하고 나서도 그분들에게서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래서 현재 케플러 인터랙티브, 픽션즈 등 여러 퍼블리셔의 자문을 맡고 있다. 물론 개발사도 여러 곳에서 요청이 와서 그들의 자문도 해주고 있다.

이제는 프리랜서인 만큼 플랫폼과 관계 없이 여러 곳을 다니고 있다. 플랫폼이 아닌 퍼블리셔의 입장에서 보면, 닌텐도나 Xbox 등 여러 플랫폼에 내는 개발사도 만나고 더 나아가 넷플릭스 같은 OTT 플랫폼도 만나게 되지 않나. 그렇게 플랫폼의 경계 없이 다양한 관계자들과 함께하면서, 인디 개발사 혹은 퍼블리셔의 서포팅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해야 할지를 점차 알게 되었다. 이런 경험이 정말 새로웠다.


올해 BIC에서 개발자들이 AI를 사용하면서 적은 인원으로도 수월하게 개발했다는 말이 많이 들려오고 있는데, AI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최근 여러 개발자들이 AI를 다각도로 탐구하고 있는데, 프로그래밍에서는 정말 효율이 높다고 생각한다.

예를 하나 들자면, 내 친구이자 그간 PS용 게임을 만든 크리에이터가 지금 독립해서 인디 개발자가 됐다. 그는 아트를 만들 수는 있지만 프로그래밍을 못했다. 그래서 자기 게임을 만들고 싶어도, 인디인 상황에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수준으로 프로그래밍 스킬을 높일 수도 없고 확보하기 어려울 거라 판단해왔다. 그런데 AI의 도움을 받아서 정말 일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으며,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하더라. 더 나아가 매년 게임을 내고 싶다는 그런 말이 나올 정도였다.

또 다른 예시로 생성형 AI의 사례를 들어보자. 그간 새로운 게임의 기획을 할 때, 세계관을 어떤 아트 스타일로 만들어야 할지 고민할 때 컨셉 작업만 해도 2주 가량은 걸렸다. 아트 디렉터에게 기획 내용을 전달하고 아티스트들이 작업한 뒤 그 결과물을 기획자가 확인하고 디테일을 다듬기까지 그 정도는 소요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AI는 빠르게 결과물을 보여주기 때문에 바로 그걸 체크하면서 아트 디렉션을 빠르게 잡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인간의 독창적인 부분은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BIC에서 여러 게임을 많이 시연하는 모습이 보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들을 꼽자면?

BIC는 전시 전에 웹사이트에서 게임을 미리 다운로드해서 즐겨볼 수 있게 하는 게 특징인 것 같다. 그래서 사전에 30개 정도 다운로드 받아서 미리 15개 정도는 플레이한 상태로 방문했다.

그리고 나서 현장에서는 미리 해보지 못한 게임들을 위주로 했다. 그 중 세 가지가 기억에 남는데, 첫 번째는 퍼즐 게임인 '레버리(Reverie)'다. 두 번째는 '월드워V:라스트콜'이다. 2D 픽셀로 전개되다가 갑자기 3D 액션 슈터로 변환되는 그 유니크함이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은 '빨간 공은 어디에?'라는 퍼즐 게임이다. 선생과 학생이 함께 만든 게임이라고 알고 있는데, 주인공 고양이가 귀여워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았다.

요시다 슈헤이 대표 "한국 인디 게임계,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레버리 ©Min

요시다 슈헤이 대표 "한국 인디 게임계,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월드워V: 라스트콜©Studio HORANG

요시다 슈헤이 대표 "한국 인디 게임계,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빨간 공은 어디에? ©STUDIO PEPPERMILL


퍼블리셔 자문 건으로 여러 게임을 보게 될 텐데,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나? 또 장르마다 각각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는지 그 인사이트도 궁금하다.

최근 자문하고 있는 퍼블리셔인 케플러 인터랙티브와 픽션즈의 경우, 특별히 어떤 장르를 추구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각 장르의 탑급 게임과 비교했을 때, 새로운 게임이 그와 차별화된 매력을 갖고 있나 주로 살펴보고 있다. 아트 디렉션, 게임의 메커니즘은 물론이고 만일 복수의 장르를 믹스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고 했다면, 그 각 요소가 비슷한 요소를 가진 훌륭한 게임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된 포인트가 또 있을까? 그런 부분까지도 보고 있다. 요는 기존의 게임과 차별화된 새로운 즐거움을 어떻게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발전시켰나가 핵심이다.


그간 한중일 3개국 인디 게임쇼 및 게임쇼를 다 둘러봤는데, 각국의 인디의 트렌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일본은 역시 만화, 애니메이션 문화가 활성화됐기 때문에 애니메이션풍 아트를 쓰는 어드벤처 게임류가 좀 많은 느낌이다. 또 일본 인디 개발자는 대체로 혼자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재능이 있는 개발자들이 온전히 자신만이 만들 수 있는 걸 하겠다는 게임이 많다고 할까. 다만 팀으로 활동하는 것에 어색해하는 개발자도 많은 느낌이었다.

한국의 경우, 예전에는 대형 회사 위주였던 만큼 MMORPG나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개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인디 개발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도전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매년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개발자들이 신작으로 도전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데, 그 다양한 시도를 보며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쁘고 반갑게 느끼고 있다. 장르로 보면 한국 인디 개발자들은 2D 액션, 리듬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중국은 정말 사람이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 신생 인디 개발팀이 순식간에 50명, 100명 이상의 팀을 꾸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인디 개발사인데 트리플A 퀄리티의 액션 게임들을 내는 사례도 압도적으로 많은 느낌이다.

요시다 슈헤이 대표 "한국 인디 게임계,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INVEN

요시다 슈헤이 대표 "한국 인디 게임계,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MMO, 모바일 위주였던 한국 게임 시장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INVEN

그간 정말 많은 게임을 직업으로 플레이했던 만큼 재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무뎌질 우려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도 게임을 쭉 즐기고 있는 비결이 있나?

게임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정말 오래도록 많은 게임을 해도 질리지 않는다. 지금도 항상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다.

다만 내 경우엔 개발 중인 게임을 테스트하는 게 주된 업무다. 주로 개발 중인 게임을 퍼블리셔에게 보내기 전에 테스트해보거나, 이벤트에 참가한 개발작을 시연하거나 그런 경우가 많았다. 돌이켜보면 지난 30년 동안에는 완성작을 플레이했던 경험은 그다지 많지 않은 느낌이랄까.

어쨌거나 그렇게 개발 중인 게임의 부족한 점이나 개선할 점을 발견하고 피드백을 하는 작업을 30년 넘게 했다. 그때 단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았다. 그냥 내가 해봤을 때 이 부분은 이런 것 때문에 좀 어렵게 느껴졌다, 이 부분에서 어떤 요소 때문에 진행이 막혔다 등등 개선이 필요할 것 같은 부분을 제시했다. 이를 어떻게 반영할지는 개발자 본인의 판단에 달려있다. 그렇게 하고 1~2년 뒤 피드백이 반영되어 더 완성도가 높아졌을 때, 또 개발자들이 조언에 따라서 잘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마다 항상 기뻤다.


그간 인디 게임과 관련된 일을 하고 또 인디 게임쇼도 수도 없이 돌아보지 않았나. 인디 게임은 무엇이라고 정의하고 있나?

최근 인디 게임이라는 말이 정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어서, 어떻게 명확히 정의하기 어렵다.

전통적인 의미라면 인디펜던트 게임의 약자일 텐데, 그렇다면 무엇으로부터 독립했나 하는 문제가 생긴다. 예전에는 퍼블리셔 없이는 게임을 출시하기 어려웠으니 그 퍼블리셔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출시한다는 의미로 쓰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시대가 다르다. 스팀 및 각 스토어를 통해서 자신이 직접 게임을 출시하기 쉬워지지 않았나. 더군다나 이제는 인디 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퍼블리셔도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의미의 인디는 다소 궤가 맞지 않는다. 특히 인디 퍼블리셔가 인디 게임계 확장에 큰 영향을 줬던 만큼, 더더욱 애매하다.

지금에 와서 인디 게임을 정의하자면, 아무래도 '인디스피릿'이 깃든 게임이지 않을까. 자기가 만들고 싶으니까 만든다, 그런 크리에이터의 생각이 정말 강하게 담겨있는 그런 게임이라고 본다.


그간 다양한 인디 게임을 보면서 마케팅과 홍보에 미숙해 좌초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많이 봤을 것 같다. 그런 개발자들에게 자신의 게임을 어떻게 어필해야 할지 조언을 하자면?

개발자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하는 직업이다. 그러니 마케팅 분야를 잘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마케팅에서는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고 부족한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게 하려면, 그 부분 역시도 정말 중요하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도 알려지지 않으면 묻히지 않나.

우선 조언을 하자면, 이벤트에 게임을 내는 것부터 말하겠다. 물론 BIC, 비트서밋 등 큰 이벤트는 내고 싶어도 선택받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래서 출전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우선 작은 이벤트, 누구나 출전 가능한 이벤트부터 출전하는 게 좋을 거라 본다. 어떤 자리든 다른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거나 혹은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알음알음 자신의 게임을 알릴 수 있다. 또 자신의 게임을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소셜네트워크, X 등에 자신이 만든 게임의 영상이나 아트워크 같은 것을 보여주는 것도 또 다른 방안이다. 그러면 유저나 개발자, 퍼블리셔가 보면서 피드백을 남기거나 공유하면서 알려질 확률이 있다. 게임이 완성되고 있다면, 퍼블리셔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혹은 인플루언서에게 플레이를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어제 컨퍼런스에서도 말한 것이지만, 스팀 페이지를 개설할 때는 영어와 중국어를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어를 넣으면 물론 좋지만(웃음), 이 두 언어는 이제 필수다.

요시다 슈헤이 대표 "한국 인디 게임계,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INVEN

요시다 슈헤이 대표 "한국 인디 게임계,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INVEN


작년에 이어 올해도 BIC에 방문했는데, 좋았던 점과 개선됐으면 하는 점은 무엇인가?

그간 한국 인디 게임하면 BIC라는 말을 들어왔다. 그런데 SIE 시절에는 게임스컴, 그리고 PAX까지 연달아 있다 보니 일정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독립한 이후에는 독일 밥 더 안 먹어도 되겠구나 싶었다(웃음). 그래서 작년과 올해 BIC를 왔는데, 맛난 해산물도 많이 먹고 한국의 다양한 인디 게임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사전에 웹사이트에서 여러 게임을 미리 다운로드해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특색이 있었다.

앞으로 더 바라는 점이라면, 좀 더 관람객이 많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좋은 게임들이 많은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더 널리 알리고 인디 게임 팬층을 더욱 확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곳에 오신 모든 분들이 함께 힘을 합쳐서 BIC를 널리 알려주시면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또 하나 더 아쉬운 점이라면 해외, 특히 서구권 퍼블리셔들이 많이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좋은 게임이 있으면 이를 발굴해서 알릴 퍼블리셔도 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오기 전에 서구권의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BIC에 대해 잘 모르는 눈치였다. 물론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권 퍼블리셔는 꽤 참가하기는 했다. 아마도 지리적으로 가까우니 비교적 쉽게 올 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는 좀 더 많은 퍼블리셔에게 알리고 더 넓은 권역의 퍼블리셔도 참가를 독려해서, 한국의 뛰어난 인디 게임을 널리 알릴 기회가 좀 더 많아지면 좋을 것 같다.


한국의 게임 개발자 및 업계 관계자, 지망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올해는 BIC 컨퍼런스에서 패널로도 참석했는데, 한국 개발자들과 뜻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내년 그리고 내후년에도 와서 교류가 이어지고 쭉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BIC를 더욱 번성시키고, 이를 토대로 한국의 게임계가 더 발전했으면 한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며, 환영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