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브라운더스트2 공식 방송에 뜻밖의 인물이 등장했다. 타사 게임에서 전무후무한 수위를 선보인 김수연PD가 브라운더스트2 디렉터로 새롭게 합류한 것이다. 성인 등급 게임에서 입지가 남다른 그이기에 합류 소식은 금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김수연 디렉터가 다음 챕터로 브라운더스트2를 택한 이유와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지 궁금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아시는 분들에게는 이미 굉장히 유명하신 분이지만,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브라운더스트2를 더욱 가슴 벅차고 재미있는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역할을 맡게 된 김수연입니다. 새로운 환경인 만큼 저도 많이 배우면서, 제가 가진 경험을 최대한 잘 활용해 보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쁘하!
최근 브라운더스트2 공식 방송에 등장하시며 이직 사실을 알렸습니다. 많은 게임들 중에 브라운더스트2로 이직을 결정하시게 된 결정적 계기가 무엇인가요.
“ 공식적으로 말씀드린 적은 없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몸도 마음도 조금 지쳐 있던 시기에 우연한 계기로 브라운더스트2 개발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게임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상하게 제가 말이 점점 많아지더라고요.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비슷한 지점도 상당히 많았고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가지고 있던 고민과 걱정을 직접적으로 공감해 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 토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반가웠던 것 같습니다.
그 후로 자연스럽게 브라운더스트2라는 게임을 조금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됐습니다. 제가 그동안 게임을 서비스하며 캐릭터와 스토리는 물론 유저분들께서 게임을 어떻게 경험하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해왔는데요. 브라운더스트2는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고민과 특별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에 PD를 역임하시던 타사 게임도 그렇고 수위가 높은 게임과 인연이 있으십니다. 원래부터 이런 쪽에 관심이 있으셨는지 아니면 타사 게임을 담당 하시면서 발현되어 "아, 이쪽이 내 길이구나" 눈을 뜨신 건지 궁금합니다. 또, 이전에 담당하시던 게임에서 소위 말해 '보법이 다른 행보'를 보여주셨는데, 이런 보법을 보여주시기 위해서는 나름의 오픈 마인드와 데이터 수집도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평소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시는지와 데이터 수집은 어떻게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장르나 소재를 크게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접해온 편입니다. 원래 취향을 좀 안 가리는 편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사람이 무언가에 진심으로 빠져들고, 좋아하는 것을 위해 시간이나 감정, 돈까지 기꺼이 쓸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굉장히 큰 리스펙트를 갖고 있습니다. 그 대상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성인 등급 게임이나 콘텐츠에 대해서도 특별한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일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꼭 전체 이용가여야만 예술이나 문화라고 할 수 있나? 인간의 원초적인 끌림이나 욕망을 다루는 것이 부끄러운 일일까? 같은 질문들을 말이죠. 물론 답을 내리기 어려운 철학적인 이야기지만, 적어도 저는 그런 소재를 무조건 터부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인 게임 서비스를 담당하게 된 계기도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아무도 성인 등급 게임을 담당하려 하지 않아서 제가 맡게 됐는데, 이왕 맡게 된 거라면 제대로 해보자는 승부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이라는 점이 오히려 멋있어 보이기도 했고요.
그렇게 하다 보니 저 역시 이 분야를 상당히 깊게 공부하게 됐습니다. 파고들어 보니 역사도 굉장히 깊고 오랜 시간 쌓여온 견고한 세계더라고요. "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분야였구나"하고 깨닫게 된 쪽에 가깝습니다. 특히 실무적으로 오히려 어디까지가 법적으로 허용되는 표현인지 알아야 하는 상황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상상력에는 제동이 없는데, 실제로 콘텐츠를 만들 때는 여러 가지 기준과 한계가 존재하니까요.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면서 사람들이 무엇에 매력을 느끼는지 보고, "이걸 왜 좋아할까"를 계속 생각해 온 게 자연스럽게 쌓인 결과물인 것 같습니다. 여성의 시점에서 재해석한 에로틱 콘텐츠가 유저분들께 신선하게 느껴졌던 점도 컸던 것 같고요. 무엇보다 제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는 게 유저분들께도 어느 정도 전달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이런 질문을 받으면 굉장히 기쁩니다!

디렉터님도 체감하시겠지만 한국에서 성인 게임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전선에 있다 보니 체감되는 부분도 크실 것 같은데요. 이런 부분에 있어 아쉽거나,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 개발진이 표현하고 싶은 것과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지켜야 하는 기준 사이에서 계속 균형을 잡아야 하죠. 특히 글로벌 서비스를 하다 보니 한국뿐만 아니라 각 권역의 플랫폼 정책이나 규정, 이용자 정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고요. 기준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판단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 창작자 입장에서는 어떤 표현이 실제 서비스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미리 가늠하기 어려운 순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창작자가 기준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그 안에서 최대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큽니다.
물론 권역별 기준과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순간이 있고, 유저분들께서 즐기시는 콘텐츠가 안정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도 저희의 책임입니다. 다만 그것이 개성을 덜어내는 방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기준을 지키는 것과 브라운더스트2다운 매력을 지키는 것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떻게든 개성과 창작 의도를 최대한 살려내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인 게임이라고 해서 단순히 수위를 높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브라운더스트2에서만 보여드릴 수 있는 표현과 재미를 놓치지 않는 것 역시 제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디렉터님의 합류로 게임의 변화를 기대하는 이용자들이 많습니다. 크게 내러티브적으로 더욱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 이용자들도 있고요. 혹은 수위적인 측면에서 더 파격적으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용자들도 있습니다.
“ 기대를 하고 계신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웃음). 바로 무언가를 보여드리긴 어렵겠지만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브라운더스트2에서 하고 싶은 변화가 단순히 '더 자극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브라운더스트2가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캐릭터와 아트의 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개성을 바탕으로 스토리와 전투, 다양한 콘텐츠가 연결되어 유저분들께서 게임에 더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캐릭터의 매력을 더 잘 보여주고, 그 캐릭터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스토리와 콘텐츠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물론 표현적인 부분에서 브라운더스트2만의 과감하고 유쾌한 색깔은 계속 가져가고자 합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브라운더스트2다운 것은 더 브라운더스트2답게. 그리고 그 매력을 스토리와 콘텐츠를 통해 더 오래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방향입니다.

이준희PD/CEO의 디렉터 직책을 맡게 되시면서 더블 체제로 전환이 됐습니다.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 앞으로 이준희 PD/CEO와 어떤 식으로 협력을 해나가며 운영을 이어나갈 계획인지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중도 합류하는 저에게 있어서 이준희 대표님이 지금까지 브라운더스트2를 만들어오면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담감보다는 오히려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제가 디렉터가 됐다고 해서 기존의 경험이나 의사결정 과정을 무시하고 제 방식대로만 운영할 생각은 없습니다. 반대로 제가 새로운 시각으로 봤을 때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더 좋은 방향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두 사람이 같은 것을 바라보면서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의견을 낼 수 있다는 것이 더블 체제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운더스트2에서 최애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또 직접 플레이해보며 디렉터로서 이 점은 아쉬워서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나, 이 점은 좀 더 강점으로 살려야겠다고 생각하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으실까요?
“브라운더스트2를 꾸준히 플레이하며 단 한 번도 ‘엘리노어’가 좋지 않았던 적이 없었는데요, ‘팔레트’ 등장 이후로 은밀한 즐거움이 더 늘어났습니다.
좋아하는 자신의 최애 캐릭터에 대해서 탐구하고 개개인의 깊은 서사를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는데요, 마물추적자 보스, 빌런 캐릭터, NPC 캐릭터, 3/4성 캐릭터 등 제대로 공개된 설정이 없거나 부족하고 일회성으로 얕게 소비된 뒤로 자연스럽게 밀려나는 구조라서 제대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브라운더스트2가 가진 캐릭터와 콘텐츠의 양 자체는 상당한 만큼, 앞으로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현시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김수연 디렉터 체제 아래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지도 궁금합니다. 좀 더 공격적인 업데이트 주기라든지 말이죠. 기존의 콘텐츠 및 업데이트 사이클을 가져가며 안정적으로 서포트하는 역할로 보수적으로 접근하실지, 아니면 좀 더 큰 변화를 주며 기존과 다른 색깔도 시도해 볼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특히 후자를 생각 중이라면 잘하면 호평, 실패하면 혹평이기도 한데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는 필요한 부분에서는 과감하게 변화시키는 쪽에 가깝습니다. 다만 변화를 위한 변화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업데이트 주기를 무작정 빠르게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유저분들께서 다음 업데이트를 기대할 수 있고 실제로 업데이트가 됐을 때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퀄리티를 담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잘 작동하고 있는 부분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되,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기존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바꾸겠습니다. 물론 큰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비판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은 디렉터로서 감수해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유저분들의 반응이 두려워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것 역시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부분은 빠르게 인정하고 수정하면서, 필요한 변화는 계속 시도하고자 합니다.

올해 합류와 함께 단기적으로 가장 목표하고 계신 내용은 무엇인가요?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점을 강화하거나 개선해 나가고 싶으신가요?
“단기적으로는 과거 팬으로서 제가 공감했던 브라운더스트2의 매력, 기존 개발진이 지금까지 쌓아온 방향성, 그리고 앞으로 디렉터로서 만들어가고 싶은 방향을 잘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무엇보다 지금까지 해오던 업데이트와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그리고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내는 것이 기본이면서도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유저분들이 불편해하는 부분은 실제로 개선하고, 업데이트를 통해 브라운더스트2가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어가려고 하는지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유저분들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스토리와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전투 콘텐츠를 포함해 게임 전체의 완성도와 깊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김수연 디렉터의 향후 행보를 기대하는 이용자들에게 다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전부터 저를 지켜봐 주셨던 분들도, 이번에 처음 만나게 된 분들도 브라운더스트2를 가슴 벅차게 덕질해 나가는 데 제가 좋은 창구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